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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에 관하여
작가 : 펭윙
작품등록일 : 2017.11.3

21세기,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이시대에 갑자기 오래전 모습을 감췄던 신들과 악마들이 나타난다. 인류와 함께 악마들과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신들과, 신들을 굴복시키고 인류를 타락시키려는 악마들의 마지막 이야기


 
진실로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2)
작성일 : 17-11-04 00:42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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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뵙겠습니다, 일본의 고야산 진언종에서 온 이케다 레이와입니다."

 그녀는 일본에서 온 비구니였다. 고야산 진언종,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불교의 종파인 밀교의 계파 중에서도 가장 큰 고야산을 본산으로 한 계파. 보우는 언젠가 혜산 스님에게 이것에 대해 들은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스님은 무협지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밀교에 대해 물어본 보우에게 밀교에 대해 자세히 알려줬었다. 스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보우는 스님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근데 방금 스님께선 밀교는 우리나라와 큰 관련이 없다 하시지 않았나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고 계세요?"

  "수십년동안 불자의 몸으로 수행을 해왔는데 어찌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고 내가 모를 수 있겠나. 계속 이것저것 배우다보면 다 알게 되있다네."

  그 때 보우는 그런가보다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었다. 하지만 지금, 보우는 문득 그때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사람의 기술로는 치료할 수 없는 상처를 고치는 곳에서, 왜 밀교의 비구니가 스님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 없어요. 빨리 뭐든 해야 해요." 시엔이 다급하게 일행들을 다그쳤다. 그들은 병실을 떠나 수술실로 향했다. 그곳의 수술실은 사람들의 병원의 수술실과는 많이 달랐다. 집게나 칼같은 도구 대신 여러 크기의 십자가와 묵주, 막대기가 있었고, 온 사방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인간의 것들과 비슷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다른 형태의 복잡한 기계들도 있었다.

  "이런 것들은 지금은 모두 쓸모가 없습니다. 서양과 중동지역에서 쓰던 걸 바탕으로 한 장비들이여서, 천자마한테 당하신 데다 평생 밀교를 수행하셨던 분이라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미카엘이 직접 치료하기엔 마귀들한테 위치가 노출되기 쉽고, 근원께선 아직 대부분의 힘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밀교와 불교에 대해 잘 알고계신 이케다 스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서신부가 말했다.

  "스님의 몸에 악귀가 스며들어 스님의 정신과 몸을 망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워낙 오랫동안 수행하셔서 의식을 완전히 지배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대로 두면 분명 위험해지식 거에요."

  레이와는 자신이 가져온 짐가방에서 염주를 꺼내고 작은 책들을 꺼내 만델라와 보우에게 나눠줬다.

  " '광명진언'이 적힌 책의 한국어 번역본입니다. 불교에서 내려오는 여러가지 악귀를 대하는 진언 중 하나이죠. 앞으로 의식을 치를 때 악귀가 스님의 몸에서 나오는 중 성직자나 신들이 아닌 당신들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때 이 책을 펼쳐서 안에 있는 걸 읽으세요. 그러면 능히 막을 수 있습니다."

  레이와는 스님이 누워있는 침상 옆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뒤, 돗자리 앞에 불을 피워놓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불 속에 공양물을 던져 넣어 재앙을 퇴치하는데 수월함을 얻는 '식제호마'와 광명진언처럼 악귀를 교화시키는 진언인 '항마진언'을 외우는 것을 동시에 진행할 겁니다. 그러면 빠르게 스님 몸 속의 악귀를 끄집어내고 교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구마의식을 시작했다. 불길 속에 여러가지 물건을 던지고, 항마진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아이금강삼등반편,신승금강반월풍륜..."

  항마진언의 소리는 계속됬지만 스님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보우는 초조하게 의식을 바라봤다.

  "역칙천상공중지하, 소유일체작제장난..."

 여전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보우는 점점 기다림에 지치고 있었다. 불타는 절에 도착할 때부터 보우의 정신은 이미 점점 혼미해지고 있었다. 더이상 버틸 기력이 없어 휘청일 때 쯤, 서신부가 만델라에게 소리쳤다.

  "만델라, 보우군좀 부축해주세요! 이제 시작입니다!"

  순간 스님의 온몸에서 검은 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레이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언을 계속 외웠다.

  "사제포악패역지심, 어불법중함기신심..."

  스님의 몸에서 나온 연기가 어느새 한 곳으로 뭉쳐 사람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다. 곧 수술실은 정체불명의 괴음으로 가득찼다. 만델라와 보우는 그 소리를 도저히 견디기 어려워 손으로 귀를 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제 스님의 몸에서 나와 온주위를 날뛰며 발광할 겁니다. 절대 마귀와 접촉하지 마세요!"

  기어코 마귀는 스님의 몸에서 나와 괴로워하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레이와는 잠시 머뭇거린 뒤 마지막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옴 소마니 소마니 훔 하리한나 하리한나 훔 하리한나 바나야 훔 아나야혹 바아밤 바아라 훔 바탁!"

 그러자 방금 전까지 흥분상태였던 마귀가 갑자기 제자리에서 멈추더니 점차 움츠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과 발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슴을 향해 구부러졌다. 잠시 뒤 마귀는 자궁 속의 태아와 같은 자세로 숙여 곧 자신에게 닥쳐올 최후로 인한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레이와는 얼굴을 찡그린 채 옆의 천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원래 밀교의 구마의식은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승려들이 한번에 해야 합니다...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상태로 저 마귀를 묶어두는 것 뿐...당신들이 마무리를 지어주시죠."

  미카엘이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칼을 소환해 가만히 움츠려있는 마귀에게 천천히 칼을 꽂았다. 마귀는 칼이 깊숙히 들어올 때까지 끔찍한 비명소리를 지르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고요함이 잠시 방 전체를 뒤덮었다. 레이와는 땀이 흥건한 얼굴로 조용히 일어나서 마귀의 상태를 확인했다.

  "구마의식은 성공했습니다. 다만 스님께서 워낙 나이가 많이 드셔서, 앞으로는 스님에게 달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일 뿐...죽음은 천사도 신도 함부로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되니까요."

  잠시 뒤 아까 스님을 수술실까지 데리고 온 신부와 수녀들이 마귀의 육체를 거두어갔다.

  "저건 어떻게 처리하는 겁니까." 만델라가 물었다.

  "마귀의 종과 이름을 알아낸 뒤 구마의식 과정과 날짜와 함께 STO의 퇴치 대상 명부에 적은 뒤 시스템에 등록해 전세계의 STO 지부와 공유합니다. 그 다음 저 육체는 고위 성직자들이나 천사들이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죠. 영적 존재들은 언제든지 사라지고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야죠." 서신부가 말했다.

  "제가 마저 정리하겠습니다. 일행 여러분과 천사분들, 그리고 근원께서는 잠시 나가셔서 쉬고 계시죠. 특히 저 소년의 얼굴이 많이 힘들어보이네요." 레이와의 권유에 그들은 수술실 밖으로 나와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보우는 레이와의 말대로 몹시 힘든 난색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만델라가 그런 보우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괜찮아 보우? 빈 병실에 침대 많으니까 좀 누워서 쉬어. 어차피 밤도 늦었고, 아니면 집에 데려다줄까?"

  "아니요, 괜찮아요. 아직 스님도 안깨어나셨는데..." 보우는 미카엘에게 지금껏 봐온 괴물들에 대해 물었다.

  "저런 것들이세상에 얼마나 널려있는 거죠? 방금 스님의 몸에서 나온거랑, 아까 남산에서의 커다란 괴물이랑...어디에 얼마나 있는가에요?"

  "그건 우리도 잘 모릅니다. 방금 남산에서 본 괴물은 '지하국대적'이라는 괴물입니다. 한반도 땅속에 있던 지하국이라는 괴수들의 서식지에서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있던 건데, 저희에게 마지막으로 보고된 것은 약 4천년전 환인의 후손이 지하국을 정벌하면서 멸종시켰다는 것이 마지막입니다. 그 후 환인은 물론 동양의 모든 신들과 연락이 끊겨 더이상 아무 얘기도 들을 수 없었죠. 그래서 지금 어디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괴물들과 마귀들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아무도 모릅니다."

  "성경에는 왠만한 악마들은 다 무찌르는 것처럼 나오는데, 천사들이 그런 것도 모르면 어떻게 악마들을 죽여요?!"

  보우의 외침에 순간 천사들 사이에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엔은 그런 그들을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켜볼 뿐이었다. 아즈라가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악마들과 전쟁을 치른 후, 그들이 모두 세상으로 재림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우리 또한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또 우리와 악마들이 싸우면서 나온 영력들의 부작용으로 인류 또한 많은 피해를 입었어요. 17세기 유럽은 우리들의 영력의 부작용으로 인해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소빙하기를 겪었습니다. 이때문에 농사가 잘 안되고 마녀사냥이 일어나고 잦은 반란이 일어나는 등 극심한 혼란의 도가니였죠. 그 이후 근원께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봉인하시고 우리 또한 영력을 봉인시켰습니다.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요."

  "그러면 지금 그걸 다시 써야죠! 지금 시내 한복판에서 이 사단이 일어나고 스님이 다쳤어요. 거기다 만약 더 많은 사람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아직은 우리 마음대로 봉인을 풀 수가 없어."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시엔이 말했다.

  "아직은 내 마음대로 다시 힘을 가져올 수 없어. 그 힘을 다시 되찾기 위해 나랑 천사들이 이곳에 온거야."

  보우는 다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시엔을 보고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시엔, 당신은 왜 아까부터 계속 알 수 없는 얘기만 하고..."

  "제가 다시 설명드리죠." 아즈라가 시엔 대신 설명하기 시작했다.

  "근원은 우리들과 근원이 스스로 봉인한 힘 또한 '원천'에 보관하셨습니다."

  "'원천'에요? 그건 아까 당신들이 만 년도 전에 만들었다고..."

  "지금 인간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와 비슷하다 보면 돼요. 인간들이 메일이나 메신저로 파일과 메시지를 다른 장치로 전달하듯이, 근원 또한 원천과 항상 연결되있어서 원천으로 영력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장치에서 무언가를 가져오려면 그 장치를 직접 다뤄야 하듯이, 원천에 보관되있는 힘을 사용하려면 직접 찾아서 열쇠를 이용해 봉인을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 열쇠가 보우군이고요."

  보우는 아즈라의 설명을 듣고 다시금 속이 쓰림을 느꼈다. 자신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이라니, 보우는 얼마 전 쓰러졌을 때 본 아버지의 환영이 한 말이 다시 생각났다. '이제 넌 그분들을 도와 오랫동안 계속된 싸움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그 말이 이 뜻이었다니. 보우는 자신의 운명에 수긍하고 열쇠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낼 자신이 없었다.

  "아까 말했듯이 보우 너한테 이번 일을 강요하고 싶지 않아. 영매가 하나만 있단 보장도 없어. 그러니 너무 우리를 미워하지 말아줘. 절대 너한테 처음부터 그런 목적으로 다가간게..."

  "알았어요. 좀 생각할 시간을 줘요." 보우가 머리를 붙잡고 짧게 말했다. 만델라는 그가 좋지 않은 상태인것을 보고 벌떡 일어났다.

  "그래 보우, 천천히 생각해. 난 여기 좀 구경좀 해야겠다. 어이 거기 천사님들, 그리고 지오, 나 여기좀 소개좀 시켜줘요. 시엔이랑 같이"

  만델라가 능청스럽게 그들을 데리고 휴게실에서 나오고, 이제 안에는 보우 혼자만 남았다. 보우는 무언가를 계속 고뇌하고 있었다. 자신이 열쇠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때 닥칠 위험과 천사들이 힘을 얻지 못할 경우 인류가 당할 재앙으로 인한 2개의 두려움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아직 17살인 소년은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레이와는 구마의식을 할 때 썼던 기구들을 모두 다시 자신의 짐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얼굴과 온몸을 적신 땀을 닦은 뒤, 아직 정신을 차리지 않은 듯한 스님에게 나지막히 속삭였다.

  "스님, 정신을 차리신거 다 압니다. 이제 저밖에 없으니, 눈을 뜨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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