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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서오세요! 마녀의 목장에!
작가 : 도개
작품등록일 : 2017.11.2

대기업 본부장으로 잘나가던 '서준'. 하지만 치명적인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 후 자살하기위해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마녀 목장'이라는 이상한 목장에서 머물게 되는데...

<제 10항. 투숙기간 중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불을 켰다면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오세요.>

알 수 없는 주의사항과 함께 서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여름의 찬란한 마녀 목장으로!

 
S# 2. 비밀의 유리온실
작성일 : 17-11-03 23:19     조회 : 290     추천 : 3     분량 : 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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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해요!! 손님이신 줄도 모르고...”

 

 “괜찮습니다. 알바가 그럴 수도 있죠.”

 

 “아... 알바요?”

 

 “사장님은 어디 계시죠?”

 

 

 알바로 착각한 서준의 말을 들은 도의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사장이에요!”

 

 “아.”

 

 

 처음부터 실수를 저질렀다. 평소 남에게 뒷이야기 듣는 걸 싫어하는 그는 평소 매너 있게 행동하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알바라는 말을 들은 그녀가 또 자신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할 것이 뻔했다.

 

 

 “그럼 가실까요?”

 

 

 도의는 무안해진 그를 먼저 이끌었다. 목장에서 가장 큰 건물은 목재로 이뤄진 다락방이 있는 이층집이었는데, 그곳은 도의의 집이자 예약 손님들의 명단을 적어 놓는 홀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까지 가는 사이 두 사람은 서로 말 한마디 없는 상태였다. 어색한 침묵을 싫어하는 도의는 먼저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여긴 뭐하시러 온 거예요?”

 

 “그냥... 이것저것이요.”

 

 

 자살하러 왔어요- 라고 말할 수 없어 대충 둘러댔다. 하지만 도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목소리가 어두운 갈색빛의 나무로 만들어진 복도에 울려 퍼졌다.

 

 

 “아 그럼 여기 목장체험 하러 오신 건가? 여기 양들이 진짜 귀여워요~ 한번 보시면 반해버릴걸요?”

 

 “목장체험은 아닌데요.”

 

 “아 그럼 카페? 근데 예약 전화 주실 때 미리 메뉴를 말씀 안 해주셔서 아무것도 준비가 안 돼 있네요...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시면,”

 

 

 서준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서준은,

 

 

 “숙박하러 왔습니다.”

 

 

 숙박을 하러 왔을 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준이 그 말을 꺼내자 그녀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그 자리에 멈춰섰다. 서준은 왜 그러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지만, 도의의 얼굴은 이미 기겁, 경악, 절망으로 일그러졌다.

 

 

 “왜 그러시죠?”

 

 “숙... 숙박이요?!”

 

 

 그녀의 눈을 길을 잃은 상태였고, 어딘가 불안한지 손톱을 잘근잘근 씹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서준 역시 덩달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왜... 왜 그러시는 건데요?”

 

 “정말 숙박하러 오셨어요? 그냥 다른 체험 하시면 안 될까요? 제가 무료로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제발...”

 

 

 도의의 간절한 눈빛에 서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미 비행기는 떠났고, 예약해 놓은 티켓도 없어요. 지금 당장 티켓을 구하기도 어렵고요.”

 

 

 그의 말에 도의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 노숙은... 죄송해요. 역시나 안 되겠죠.”

 

 “네.”

 

 

 도의는 울상을 짓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지옥으로 가는 길 마냥 고통스럽게 한칸 한칸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방이 없어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도의는 축 처진 어깨로 ‘206’이라고 적힌 한 방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방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서준은 눈을 감고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꼴이... 이래서요...”

 

 

 외면하고 싶을 정도의 현실이라는 것은 바로 이 방안의 모습이었다.

 

 

 “이게 방... 이라는 거죠?”

 

 “죄송합니다!”

 

 

 방 안의 모습은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다. 벽은 곰팡이 때문에 이상한 냄새가 났고 바닥은 먼지가 눈처럼 소복하게 쌓였으며, 커튼은 색이 바라고 이리저리 찢어져 있었다.

 

 

 “...”

 

 

 그리고 서준을 제일 환장하게 만든 건, 역시나 툭 하면 끊어질 것 같은 전등이 매달린 천장에 아마존 원시림처럼 우거진 거미줄이었다.

 

 

 “혹시 여기 스파이더맨이 투숙하다 갔나요?”

 

 “...할 말이 없어요.”

 

 “이런 방은 생전 처음 보네요.”

 

 

 창문에 달린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거미줄은 쓸데없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누군가 그랬지. 너무 화나면 화도 안 난다고. 서준은 지금 딱 그 기분이었다. 어색하게 웃는 그녀를 따라 그는 이를 꽉 깨물었다.

 

 

 “분명 전화했을 땐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 말이죠.”

 

 “그게... 손님이 목장체험인지 숙소예약인지 말씀을 안 하셔서... 그냥 얼씨구나 좋다, 하고 예약받았죠.”

 

 

 서준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화를 삭이려 했다. 하지만 방안을 들여다보고 들여다볼수록 화가 났다.

 

 

 “정말 화나서 화도 안 나네요.”

 

 

 서준의 반응에 그녀는 미안한지 신발 앞코를 바닥에 툭툭 치기 시작했다.

 

 

 “혹시, 바쁘세요?”

 

 “아니요. 안 바쁩니다. 계획에 없던 일, 아니 생각도 안 한 일이 벌어져서 계획이 다 사라졌거든요.”

 

 

 서준은 가시 박힌 말을 일부러 빙빙 돌려 말했다. 하지만 그런 말에도 도의는 상처 하나 안 받는지 다시 생글생글하게 웃으며 서준을 바라봤다.

 

 

 “실망하셨죠?”

 

 “네. 잘 아시면서 물어보시네요.”

 

 “그럼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주시겠어요? 금방 치울게요!”

 

 

 도의는 정말로 미안한지 고개를 휙 숙여 사과의 인사를 한번 하고는 쾅 소리가 날 정도로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서준은 머리가 아픈지 이마에 손을 한번 짚고는 이 답답한 복도에서 벗어나고자 건물의 밖으로 나갔다.

 

 한숨을 쉬며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던 중, 그의 시야에 커다란 한 새장 모양의 유리온실이 눈에 띄었다. 2층으로 이루어진 온실은 웬만한 건물 한 채보다 커다랬다.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유리온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딸랑-’

 

 

 조심히 문을 열자 맑은 종소리와 함께 녹음(綠陰)으로 우거진 모습이 서준을 반겼다. 울창할 정도로 꽉 찬 식물이 햇빛을 가려 여름치곤 시원했다. 온실 안의 촉촉한 공기가 온 피부에 닿았다.

 

 신기한 점은 온실 안이 일반 카페같이 꾸며졌다는 것이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카페 카운터와 투박하게 만들어진 원목 가구들이 딱 카페였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은 보이지 않았고, 손님 또한 어디에도 없었다. 온실 안을 둘러보던 중 길게 자란 등나무에 얼굴에 부딪혔다. 살며시 손으로 걷어보니 유리계단이 눈앞에 나타났다.

 

 

 ‘올라가 보지 않을래?’

 

 

 순간 계단이 속삭인 것처럼 들렸다. 분명 서준이 스스로 생각한 것일 텐데 말이다. 그렇게 조심스레 한 발 한 발을 내디뎠다. 끝없이 내려온 등나무를 헤치고 올라온 이곳 역시 아래의 풍경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딱 하나, 한 쪽은 깔끔하게 유리로 이루어져 넓게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보였다. 강한 햇살에 서준은 눈을 찡그리며 생각했다. 저곳에서 빠져야겠다고. 그가 머릿속에 그렸던 바다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죽을 생각이야?”

 

 

 그러던 순간 갑자기 뒤에서 들린 사람의 목소리에 서준은 뒤로 돌아 주변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뒤에서 사분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서준은 소름이 끼쳤다.

 

 

 “옛날에도 저기에서 여자 하나가 죽었지.”

 

 “멍청아! 그걸 말하면 어떡해!”

 

 “왜!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분명 2층의 모든 곳을 둘러보고 있었지만, 사람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얼굴이 새파래진 서준은 계단 쪽으로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저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사람이 빠져 죽은 바다라니.”

 

 “것보다, 넌 왜 죽으려 하는 건데? 너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니?”

 

 

 그리고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뒤에서 키득키득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1층으로 내려갔다.

 

 

 “손님? 주문하시겠어요?”

 

 

 마지막 계단을 내려오자 텅 빈 카페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준은 비명을 지르며 온실을 나왔다. 그가 온실을 나가자 내부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아무래도 놀란 것 같지?”

 

 “응. 우린 도의한테 죽었어. 손님을 놀라게 했다고 엄청 혼날 거야.”

 

 “어떡하지!”

 

 “어떡해!”

 

 

 온실 안에는 ‘어떡하지’라는 걱정스런 목소리들로 가득 찼다. 물론 여전히 온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푸른 잎을 가진 식물들만이 있었다.

 

 

 “대체 뭐야...?”

 

 

 서준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온실을 돌아다 봤다. 분명 말소리가 들렸는데... 서준은 순간 식물들이 말한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하긴 일이 과도하게 많긴 했어.”

 

 

 그는 어이없는 듯 코웃음을 내뱉으며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그 생각을 비웃듯 여전히 온실 안에서는 대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때 저 멀리서 아까 들었던 익숙한 여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계셨네요! 준비 끝났어요! 어서 오세요!”

 

 

 

 

 서준은 지금 눈앞의 광경을 한번, 그리고 옆에서 헤실거리며 웃고 있는 여주인을 한 번씩 쳐다봤다. 그리고 손목을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20분. 오로지 딱 20분 만에, 이 여자는 아까의 그 방을 완벽하게 바꾸어놓았다.

 

 

 “어떠세요? 괜찮죠?”

 

 

 좁긴 했지만, 다락방처럼 포근한 나무로 이루어진 벽지와 바닥, 그리고 하얗고 폭신해 보이는 침대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스탠드 조명에 서준은 눈썹만 꿈틀거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몇 시간도 아닌 20분 만에 완성된 이 방에 그는 속으로 경악했다.

 

 

 “손님? 혹시 맘에 안 드세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렇게 서준은 바로 방안으로 들어와 짐을 풀기 시작했다. 어딘가 꺼림칙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는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아까의 온실 안에서의 이상한 목소리들, 그리고 지금 이방. 이 목장은 어딘가 이상했다.

 

 

 “맘에 안 드나...”

 

 

 눈앞에서 쌀쌀맞게 닫힌 문에 도의는 시무룩하게 서 있었다. 오랜만의 손님에 힘 좀 썼는데 별 반응 없는 남자에 그녀는 입술을 삐죽였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방문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투숙하면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은 테이블 위에 적어놨어요! 그럼 편안한 밤 되세요!”

 

 “주의사항?”

 

 

 캐리어에서 막 꺼낸 자살 노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려던 순간 그녀가 적어놓은 것인지 손바닥 크기의 메모지에 자그마한 글씨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었다.

 

 

 <주의 사항>

 

 1. 밤에는 조용히 할 것.

 2. 목장에 있는 가축들 건드리지 말 것.

 3. 텃밭을 건들이지 말 것.

 .

 .

 .

 10.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해가 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어길 시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올 것. 제 방은 복도 끝에 있습니다.

 

 

 계단에서 올라오면 바로 있는 서준의 방과 복도 끝에 위치한 도의의 방은 굉장히 멀었다. 그의 눈이 10항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내 그는 항목이 적힌 종이를 탁자 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다시 짐을 풀기 시작했다.

 

 

 “이 목장. 어딘가 이상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졌다. 회사 생활을 하며 그는 종종 이런 분류의 위험함을 느꼈는데, 겉으론 잘 모르겠지만 분명 속으론 비밀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특히나 이 기분을 느끼곤 했다.

 

 *

 

 ‘서준아, 너는 미래에 이 회사를 이끌어가게 될 거야. 그 아이보다 잘 할 수 있지? 꼭 아버지에게 인정받아야 해. 그딴 첩 자식이 우리 회사를 이어받는 꼴은 절대 못 봐.’

 

 ‘아들, 엄마 사랑하지?’

 

 ‘엄마. 시안이가 말이야-’

 

 

 서준의 입에서 ‘시안’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그녀의 흉측한 왼쪽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화상으로 인한 그 얼굴이 그렇게 변할때 마다 서준은 두려움에 덜덜 떨어야만 했다.

 

 

 ‘너, 그 년 자식이랑 친하게 지내니? 어!?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엄마 얼굴 이렇게 만든 거 다 그 첩년 때문이라고!!’

 

 

 그녀의 쨍한 목소리가 서준의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분을 표출하다 거울에 얼굴이 비춰지자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그녀는 자신의 거울 속 얼굴을 싫어했다. 아름다웠던 외모는 반절뿐 이었다. 그녀는 끈질기게 아들에게 집착했다. 이미 망가진 몸, 그녀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이었다.

 

 어머니라는 사람은 서준을 매일같이 괴롭혔다. 오히려 그녀가 매우 혐오하는 그 여자와 ‘시안’이 부러웠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적어도 아들은 이용하지 않잖아. 그리고 그 부러움에 언제는 그 여자를 어머니보다 더 어머니처럼 따랐던 날이 있었고, 그날 서준은 자신의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해야만 했다.

 

 

 ‘어머니! 살려주세요! 다신 안 그럴게요!’

 

 ‘조용히 해! 감히... 네가 감히!!!’

 

 

 서준은 어두워진 지하실에 던져지고 문이 닫히던 순간 반쯤 드러난 그녀의 흉측한 얼굴은 울고 있었다.. 자신을 싫어하는 표정으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8살밖에 안 된 아이를 두고 그대로 지하실 문을 굳게 잠갔고, 서준은 그 여린 손이 피로 범벅이 될 때까지 두드렸다.

 

 

 ‘어머니!! 제발 열어주세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점점 흐릿해져가는 시야에 세상이 빙글 돌았고 눈을 뜨자 방 안의 천장이 보였다. 꿈이었지만 생생하도록 끔찍한 느낌에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하아....”

 

 

 거친 숨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고, 목을 조이는 듯한 답답한 느낌에 옷을 잡아당겼다. 어둠뿐인 침실에 숨이 쉬어지지 않아 급하게 침대 옆에 있던 스탠드의 불을 켰다. 그러자 방이 환하게 밝혀지며 서준은 그제야 막혀왔던 숨을 깊게 내쉬었다.

 

 지하실에 갇히고 난 후부터 서준은 어둡고 폐쇄된 공간을 싫어했다. 폐소공포증까진 아니었지만, 그때의 꿈을 꾸고 난 후면 한동안은 그 증상이 심해지기도 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탁자에 놓인 물을 따라 마시던 서준은 누군가의 시선에 저도 모르게 창문을 바라봤다. 그리곤 물컵을 그대로 바닥에 떨어트렸고, 온몸이 굳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쾅쾅!’

 

 

 창문에는 알 수 없는 창백한 대 여섯 명의 사람들이 다닥다닥 얼굴을 붙이고선 서준을 바라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치자 그들은 미친 듯이 창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안달 난 사람들 같았다.

 

 

 “뭐... 뭐...”

 

 ‘사... 사람....’

 

 

 그리고 덜컹거리던 창문에 틈이 생겼다. 그 사이로 하얗다 못해 창백한 손이 들어와 더듬거리며 문을 열려했고,

 

 

 “으아아아악!!!!”

 

 

 서준은 미친 듯이 문을 열고 복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목장에 묶고 있는 이튿날. 어두운 밤하늘에는 그믐달만이 가냘프게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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