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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야재천(天也再天)
작가 : 천스윗
작품등록일 : 2017.11.3

검도를 배우는 고등학생 성연화는 이상한 꿈을 꾸고 외할머니께 해몽을 부탁드린다. 연화의 꿈을 들은 외할머니는 연화에게 집안의 가보 '성연작'을 보여주고, 성연작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연화는 그 칼을 집어들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주작에게 납치되어서 통일 신라 시대에 떨어지고 마는데….

 
첫 번째 이야기
작성일 : 17-11-03 20:48     조회 : 341     추천 : 0     분량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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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충주시에 있는 한 검도 도장의 불빛은 모든 사람들이 나가기 전까지는 꺼지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검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고등학교 1학년 정도 될까한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집에 갈 생각이 없다는 듯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시간이 흐르고 밤이 점점 깊어지자 연습을 하던 사람들이 슬슬 집에 가기 시작했다.

  “야, 우리 먼저 간다.”

  같이 운동하던 다른 학생들이 가방을 싸매고 집에 가도 그녀는 묵묵히 연습을 할 뿐이었다.

  "야, 성연화! 집 가자! 열 시다!"

  친구로 보이는 여학생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그녀는 시계를 보고 자기가 쓰던 검도 장비들을 모두 정리한 뒤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싸맸다.

  "정혜야, 미안.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까지 운동했어. 너만 대회 나가는 건 아니잖아."

  연화는 사흘 후 열리는 검도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고 정혜는 그 날 열리는 태권도 대회에 신청했었다. 태권도장이 집에서 멀었고 도장에 또래 여자아이도 없었던 그녀는 검도 도장을 운영하는 연화의 아버지께 부탁드려 연화와 함께 검도 도장에서 운동하기로 한 것이다.

  "후, 떨린다. 벌써 사흘밖에 안 남았네."

  연화가 하늘을 보며 말했다.

  "에휴, 대회 빨리 떨어지고 언니 응원하러 와."

  "웃겨, 나 첫 경기 끝나기 전에 넌 이미 탈락해 있을 텐데 네가 나 응원하러 와야지."

  두 사람은 서로를 째려봤다. 그리고는 크게 한 번 웃고 다시 서로를 쳐다봤다.

  "경기는 못 볼 것 같고, 응원만 할게."

  먼저 말을 꺼낸 쪽은 정혜였다.

  "나도 응원할게. 끝나고 금메달 보여줘."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한 번 하고 갈림길에서 갈라졌다.

  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화는 집에 도착했다.

  "다녀왔습니다."

  거실에서 인사에 대한 대답으로 "어"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방 안에서 그녀의 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한 명이 달려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연정아, 네가 웬일로 나한테 안기냐?”

  “언니, 나 숙제 도와줘. 너무 어려워.”

  “그럼 그렇지. 잠깐만 기다려, 언니 씻고 나서 도와줄게.”

  연화는 동생을 조심스럽게 밀어낸 다음 욕실로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를 확인하며 그녀는 여유롭게 샤워를 즐겼다.

  연화가 욕실에 들어간 지 대략 15분쯤 지나자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아버지가 집 안에 들어왔다.

  “나 왔어.”

  연화 때와 마찬가지로 거실에서 “어” 소리가 들려왔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온 남편을 맞는 아내가 최소한 얼굴은 비춰주기를 바랬던 아버지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신발을 벗었다.

  “아빠, 왔어요?”

  샤워를 마친 연화가 옷을 대충 입고 욕실에서 나와 아버지를 맞이했다.

  “야, 아빠가 관장인데 같이 가야지, 혼자만 가냐?”

  “아 그럼 어떻게 하라고요. 정혜를 얼마나 더 기다리게 하려고?”

  “네가 좀 빨리 나오든가. 네가 안 나오니까 내가 문 닫는 시간이 늦어지잖아 인석아!”

  두 사람이 간단한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연정이가 연화의 다리를 건드리며 언니를 불렀다. 그녀의 손에는 학교에서 내 준 숙제가 들려 있었다.

  “언니, 숙제 도와줘.”

  “어, 어 그래. 아까 도와준다고 했었지. 뭐가 궁금한 거니~?”

  연화는 연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버지를 향해 비웃음 가득 섞인 미소를 지었다. 연정이 때문에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연화는 연정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연정이는 언니에게 숙제 공책을 건네주었다. 공책에는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수학 문제가 쓰여 있었다.

  “이거 어떻게 풀어?”

  “어, 이거? 어디보자, 3+7*2? 일단 7에 2를 곱해봐.”

  “3에 7 더하는 게 먼저 아니야? 앞에 있잖아.”

  “곱셈은 덧셈보다 먼저 계산하는 거야.”

  “왜?”

  “진짜 왜일까?”

  연화는 초등학생 때 자신도 저 질문을 했을까 궁금해 하며 잠깐 동안 생각에 빠졌다가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떠올렸다.

  “자, 자, 그건 나중에 언니랑 생각해 보고, 일단 지금은 곱셈이 먼저라는 것만 알아둬.”

  연정이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어디까지 했지? 아, 7*2! 그래서, 7에 2를 곱하면?”

  “14!”

  “좋아, 잘했어~. 그럼 이제 14에 3을 더해 볼까?”

  “17!”

  “뭐야, 우리 연정이 잘하네? 언니한테 왜 도와달라고 한 거야? 설마, 혼자 풀기 귀찮아서?”

  연화는 연정이의 볼을 잡아당기며 장난쳤다. 연정이는 언니의 장난에 대응하겠다는 듯 그녀의 얼굴에 팔을 뻗어 언니의 볼을 잡아당겼다.

  두 여자아이는 어느새 숙제를 해야 한다는 건 까맣게 잊은 채 서로의 볼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볼이 슬슬 아파지기 시작한 연화는 공격 방식을 바꾸어 연정이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간지럼을 참지 못한 연정이는 웃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하고 자 이것들아!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웃으면서 놀고 자빠졌어!”

  “아, 네에~. 연정아, 언니 이만 간다.”

  “아 언니 숙제는? 숙제 도와준다며!”

  “나머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

  “언니!”

  “아 그만 하고 자라니까!”

  어머니의 불호령에 두 딸은 대답도 하지 않고 자기들 방으로 들어갔다. 연화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방의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연화가 자기 방에 들어간 뒤 30분이 지나지 않아 다른 방의 불들도 하나둘씩 꺼지더니 12시가 넘기 전에 연화네 집은 밤이라는 커튼을 치고 잠들었다.

 

  한밤중에 연화는 주변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고 일어났다. 그녀의 방은 불에 타고 있었고 놀란 그녀는 방문을 열고 거실로 가려다가 달궈진 손잡이에 손을 데였다.

  "엄마! 아빠!"

  연화는 열기를 참고 문을 열어 가족들을 찾았다. 하지만 가족들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엄마, 아빠, 콜록! 외할머니! 연정아!"

  연화는 목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 질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구들과 집이 불에 타는 소리뿐이었다.

  "다들, 제발 대답 좀 해줘요…."

  이제 와서 도망가기에 불길은 너무 많이 번져 있었다. 뛸 힘도 없어진 연화는 자리에 주저앉아서 집이 불에 타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연화의 등 뒤에서 붉은 구슬 하나가 굴러들어왔다.

  "어?"

  구슬은 순식간에 모든 불길을 빨아들여서 주작 형상을 만들어낸 뒤 날아갔다. 연화는 주저앉은 채 날아가는 주작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주작이 하늘에서 사라질 때쯤 연화는 꿈에서 깨어났다.

  '꿈이었구나….‘

  그녀의 침대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연화는 다시 잠을 자려 했으나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이 밝자마자 연화는 무당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점집을 하시는 외할머니께 가서 꿈을 말하고 해몽을 부탁했다. 외할머니는 연화의 꿈을 다 듣고 나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창고로 갔다.

  "저, 할머니, 여긴 왜 온 거에요?"

  "아가, 잠깐만 기다려라. 네게 보여줄 게 있다."

  외할머니는 창고 깊숙한 곳에서 보자기 하나를 들고 나왔다. 보자기 안에는 칼 하나가 들어있었다.

  "우와, 할머니, 이 칼은 뭐에요?"

  누군가를 벨 용도로 만든 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칼집과 자루를 보고 감탄한 연화가 물었다. 확실히 그 칼은 장식용으로 쓰기 위해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정교하고 세세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이건 우리 가문에 내려온 보검 '성연작'이란다. 선조님들의 말씀을 빌린다면 주작신을 섬길 때 쓰던 칼이라더구나."

  "그런데 이걸 왜 보여주시는…."

  "연화야, 네가 어제 꾼 꿈은 아마도 네가 주작신께 선택받았다는 것 같구나. 이 할미는 네가 무당 일을 하는 꼴은 못 보겠다. 일단 굿을 해 신기를 누를 테니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거라. 할미가 도구들 좀 가져오마.“

  "음, 예."

  말을 마친 외할머니는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가 굿에 필요한 몇 가지 재료들을 찾았다.

  '와아, 다시 봐도 진짜 예쁘네.'

  연화는 들어가려다 말고 성연작을 바라보았다. 한 번 휘둘러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칼로 누군가를 벴다면 그 피조차 아름다운 꽃잎 같았을 거야. 베인 사람 역시 최고의 축복 속에서 죽는 기분이겠지?'

  성연작은 점점 연화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윽고 그녀는 칼을 집어 들었다.

  '딱 한 번, 한 번만 휘둘러보는 거야. 별 일 있겠어?'

  그녀가 칼을 뽑는 순간, 그녀의 등 뒤에서 평소에는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아, 뭐야. 갑자기 웬 바람이 부….“

  바람을 불평하며 뒤를 돌아본 연화는 할 말을 잃고 손에서 칼을 떨어뜨린 채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앞에 주작 한 마리가 공예가가 한 땀 한 땀 수놓은 것만 같은 깃털로 이루어진 날개를 휘날리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 할머….‘

  연화는 할머니를 부르려고 했다. 허나 그녀는 이미 주작의 등에 업혀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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