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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벨리언
작가 : AMOLANG
작품등록일 : 2017.10.30

대전쟁이 종전된 지 어언 40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래서 인류에게 배신당했던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리벨리언, 4화
작성일 : 17-11-02 17:34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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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디안은 적진의 한복판을 걷고 있었다.

  워낙 경계가 느슨하다보니 적진에 침입하는 게 어려움은 없었다.

  다행히 규모가 꽤 큰 조직인데다가, 제복 같은 것도 따로 없었기에 아직까지 걸리지도 않았다.

  문제는,

  “거기!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놈들의 옷에 달린 배지였다.

  이디안을 검지로 가리키며 다가오는 녀석의 계급은 분대장.

  반면 이디안이 배지를 뺏은 녀석의 계급은 말단이었다.

  ‘젠장, 뭐라 해야 돼?’

  이디안이 속으로 욕을 뱉었다.

  딱히 생각나는 변명거리가 없었다.

  변명거리가 있을 수 없었다.

  깽판 치러 온 침입자한테 무슨 변명거리가 있겠는가.

  “지금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아? 답 안하지?”

  분대장은 일개 병사가 자신의 말을 씹었다는 것에 모욕감을 느끼면서 제대로 교육시켜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인상을 구겼다.

  분대장이 다가올수록 이디안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는데, 분대장은 이를 이디안이 무서워서 답을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지금 오는 분대장은 환이 자신과 대련할 때 했던 것처럼 한 손으로도 상대할 수 있었다.

  이디안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건 단순한 이유였다.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환이 분명 일을 마칠 때까지 놈들의 주의를 끌라고 하긴 했지만, 벌써부터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렇다고 분대장 정도 되는 자에게 맞는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극한 노동을 할 것인가, 자존심을 굽힐 것인가.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고민이었으나, 고맙게도 분대장이 그런 고민을 해소해줬다.

  “이 새끼가 진짜!”

  분대장은 끝까지 멈춰 서서 답할 생각이 없는 이디안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환에 비하면 주먹이라 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에이 씨, 그렇다고 내가 너한테 맞고 다닐 짬밥은 아니지.”

  데블족보다 더 악마 같은 환에게서 몇 달을 굴렀는데.

  이디안은 분대장의 팔을 잡아당겨 엎어버렸다.

  쾅!

  분대장은 그대로 얼어붙은 땅에 꽂혔다.

  ‘반응속도가 왜 이래?’

  이디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방심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형편없을 정도로 느렸다.

  “뭐야?”

  “하극상?”

  분대장이 쓰러지면서 난 소리 때문에 차츰 다른 녀석들이 이디안을 인식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제발 빨리 끝내요.”

  이디안은 천천히 대검을 뽑아 전투태세를 갖췄다.

 

  ***

 

  막사치고는 제법 호화스러운 느낌의 막사 안.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물건들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제 이곳 생활도 끝인가 보군요.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이제 다시 아스란으로 돌아가야지. 이쪽 지역은 안전한 것 같으니까.”

  보진이 이런 혹한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 지도 3년 째.

  겉으로는 프로스트 골짜기에서 생활하고 있는 무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비밀리에 균열을 조사하고 있는 제국군이었다.

  다소 귀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이니 따를 수밖에.

  그래도 그 길고 길었던 임무가 끝나갔기에 보진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며 술잔을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누군가 막사 안으로 들어오자 그의 표정이 험악하게 굳어졌다.

  “내가 들어오지 말라 했을 텐데?”

  보진이 막사 안으로 들어와 한 쪽 무릎을 꿇은 병사를 노려봤다.

  특히 그는 카드온과 있을 때 누가 막사 안으로 들어오는 걸 꺼려했는데, 카드온과 나누는 대화가 그리 당당한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그것이 정체불명의 사내 한 명이...”

  병사가 보진의 눈치를 보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딴 건 네놈들이 알아서 처리하란 말이다!”

  보진이 병사에게 술잔을 던지면서 소리쳤다.

  술잔이 병사의 머리에 부딪히면서 병사의 얼굴을 술로 적셨다.

  병사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지 말고 한 번 나가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카드온이 말했다.

  그는 보진과 다르게 이디안에게 꽤 관심을 가졌다.

  “고작 한 명을 상대로?”

  “병사가 찾아올 정도면 생각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보진은 카드온의 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눈썹을 약간 꿈틀거렸다.

  “크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가보지. 당신의 생각은 기우였단 걸 알게 될 거요.”

  “그렇다면 제게도 좋은 일이지요. 제 파트너가 제 생각보다 강한 것일 테니.”

  보진은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입구를 막고 있던 병사를 밖으로 차면서 나갔다.

  ‘단순하기 짝이 없군.’

  보진이 나가자, 카드온의 입가에서 미소가 지워졌다.

  “저런 자와 거래하시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주인이시여.”

  바닥에서 흉측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드온은 천천히 술이 담겨있는 술잔을 돌리면서 말했다.

  “재료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재료.

  보진은 조만간 다가올 전쟁을 위한 재료였다.

  “하지만 혹시라도.”

  카드온이 찻잔을 비웠다.

  “재료가 패한다면, 내 재료를 죽인 자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처리해라.”

  비록 중요한 재료는 아닐지라도 시간을 들인 재료이긴 했으니까.

  카드온은 자신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자를 살려둘 만큼 성인군자가 아니었다.

  “겐, 뒤처리는 깔끔하게 하고 오도록.”

  카드온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에 손을 뻗자, 균열이 생겼다.

  텔레포트와 비슷한, 하지만 흑마법사들이 구사하는 주술이었다.

  카드온이 균열 너머로 넘어가자 균열이 서서히 작아지더니 완전히 사라졌다.

  “알겠습니다, 주인이시여.”

  카드온이 사라지고 남은 자리엔 그의 그림자, 겐이 자리하고 있었다.

 

  ***

 

  이디안의 표정은 꽤 여유로웠다.

  워낙 개처럼 굴렀었기 때문일까.

  수많은 병사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음에도 그다지 위협이 되지 못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디안이 속으로 안도하는 순간,

  쾅!

  섣불리 들어오지 못하던 병사들 사이로 묵직한 주먹이 치고 들어왔다.

  ‘주먹?’

  대검으로 막았음에도 뒤로 밀려날 정도의 힘이었다.

  “간덩이가 배 밖으로 나왔구나, 애송아.”

  보진이 병사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손목을 주무르면서 말했다.

  그는 손에 너클을 끼고 있었다.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이디안이 머리를 긁적였다.

  진심으로 이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보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직 장난칠 여유가 남아있나 보군.”

  보진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당겨 어깨가 툭 튀어나오게 한 채로 이디안에게 돌진했다.

  쿵!

  “무슨 힘이...!”

  아디안은 검면으로 보진의 돌진을 막았지만,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 채로 날아가 저편에 있는 막사를 찢고 탁자에 부딪혔다.

  “강해.”

  이디안은 부서진 탁자 위에 가만히 누워서 중얼거렸다.

  멀리서 보진이 천천히 막사를 향해 걸어왔다.

  당연히 죽었겠지만 확인을 해보겠다는 걸음걸이였다.

  “그럼 나도...보답을 해줘야겠지.”

  이디안은 손을 머리 옆으로 가져가 바닥을 밀며 그 반동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보진은 찢어진 천 사이로 이디안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애송이는 죽었다. 죽었어야만 했다.

  그의 돌진은 바위조차 부술 수 있는 위력이었다.

  아무런 방어구도 없던 애송이가 살아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보진의 생각은 이디안이 천막을 나오자 완전히 깨져버렸다.

  이디안의 등장은 병사들에겐 두려움으로, 보진에겐 굴욕으로 다가왔다.

  “이이...!”

  보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닳아 올랐다.

  보진이 갑옷까지 걸친 몸을 이끌고 전속력으로 달려가자 땅이 울렸다.

  “이 건방진 새끼가!”

  “죽지 않은 게 건방진 건 아니지.”

  이번엔 이디안이 빨랐다.

  흥분한 나머지 보진의 동작이 컸고, 이디안이 천막에 가려져 있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젠장!”

  보진은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왼손으로 이디안의 검을 잡았다.

  카가각!

  너클과 검날이 맞부딪히면서 날카로운 쇳소리를 냈다.

  ‘빨라!’

  보진의 반응속도에 이디안의 눈이 커졌다.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본능에 기인한 움직임.

  하지만 반응속도는 이디안 또한 보진 못지않게 뛰어났다.

  퍼억!

  이디안은 보진이 검을 잡은 것과 동시에 발을 뻗어 그의 명치를 찼다.

  “크읍!”

  예상치 못한 고통에 보진은 검을 옆으로 뿌리치며 몸을 웅크렸다.

  두터운 갑옷이 아니라 하더라도 갑옷을 뚫고 들어오는 데미지가 상당했다.

  “이 애송이가!”

  보진이 소리쳤다.

  그는 제국의 장군이다.

  고작 듣보잡 애송이에게 공격을 허용할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거 참 시끄럽네.”

  보진이 다시 상체를 들었을 때, 그의 눈앞에는 이디안의 무릎이 그를 반기고 있었다.

 

  ***

 

  병사 한 명, 한 명을 지나칠 때마다 환의 표정이 굳어져 갔다.

  ‘데블족이 아니다.’

  확실했다.

  데블족 중에 이런 악취미를 가진 자는 흔치 않았다.

  그들은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는 만큼이나 자존심이 대단했으니까.

  “이렇게 꼭두각시들을 만들 놈들은 손에 꼽지.”

  환이 이를 으득 갈았다.

  마계에서조차 보기 힘든 놈들을 여기서 볼 리는 없고.

  데블족이 아니라면 남은 건 단 하나뿐이었다.

  네크로맨서.

  마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의 몸에 마력을 심어 넣어 꼭두각시로 만드는 자들이었다.

  ‘그 때 전부 죽인 줄 알았는데.’

  분명 대륙이 하나의 제국으로 통합되기 전,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네크로맨서를 비롯한 흑마법사들을 소탕한 적이 있었다.

  환 역시 그 소탕 작전의 주요 인물이었고.

  수 백 개의 국가에서 일어난 소탕 작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흑마법은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줄로만 알았다.

  ‘조금 더 확실하게 했어야 했어.’

  하지만 이제와 후회한들 아무짝에도 소용없었다.

  이제라도 발견했으니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면 그만이다.

  “거기...!”

  “비켜.”

  환이 보진의 막사 앞에 있던 병사의 팔을 잡아채자, 그는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뒤로 나자빠졌다.

  환은 곧바로 막사를 찢고 들어갔다.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호화로운 막사 안.

  “찾았다, 이 새끼.”

  환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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