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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Fake투성이들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사랑을 잃은 남자.
사랑을 위해 자신을 포기한 여자.
사랑을 우정으로 가려버린 여자.
그리고 사랑을 잃은 또 다른 여자.....
이들의 거짓된(Fake) 감정들 속에서 깊어지는 사랑의 스토리

 
[1.한 지붕 아래 두 남녀]
작성일 : 17-11-02 13:32     조회 : 444     추천 : 0     분량 : 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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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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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보면 인생은 그다지 길지 않은 것 같다.

 탄생과 죽음의 사이. 단지 그 뿐이다.

 결정으로 수많은 선택을 하는 인생.

 내가 지금 한 선택은 올바른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니, 애당초 올바른 선택의 기준은 뭘까? 누가 그것을 대답해줄 수 있는 걸까.......

 나는 하루에도 이런 생각을 수 없이 많이 한다.

 마치, 누군가가 계속 나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위해 요구라도 하는 듯이.....

 

 "야, 유지현. 멍 때리지 말고 빨리 따라와."

 "어. 갈게."

 

 낯선 이름. 하지만 그게 내 이름이다.

 내 앞에 서 있는 은발의 여자가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와 나를 꾸짖을 준비를 한다.

 

 "요새 왜 그렇게 멍 때리고 있는 건데? 나랑 있기 싫어?"

 "싫기보단.....귀찮아."

 

 어느 미친놈이 이렇게 예쁜 애한테 귀찮다고 얘기를 해 줄까.

 그 미친놈이 나이긴 하지만........

 

 "어이없네! 그럴 거면 돌아가자."

 

 금세 또 큰 소리를 친다.

 이래서 귀찮다는 거다.

 뭐만 하면 큰 소리로 외치는 것과 사람의 관심을 끌 정도의 외모. 게다가 은발이다.

 같이 있으면 이쪽이 더 눈치를 볼 정도로 주위의 시선이 날카롭게 찔러온다.

 

 "싫어, 기다려."

 "귀찮다면서!! 여기 더 있을 이유가 없는 거 아냐?!"

 "그건 그거고."

 

 나는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 성난 여자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그냥 이대로 나가는 것도 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건 임시방편일 뿐, 나중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될 거라고 나는 생각했기에 지금의 임시방편을 버리고 나중의 평온을 얻을 생각이다.

 

 "지금 안 사가면 나중에 집에 가서 한 소리 들을 건데?"

 "..........그럼 다시 들어가지 뭐."

 

 딱 봐도 자존심이 강해보이는 이 여자를 이렇게 연약하게 만들어버리는 그분이.....나도 그녀도 너무 무서울 뿐이다.

 

 "일단 양파랑, 대파, 그리고 육수용 고기......아, 그거 그렇게 너무 많이 담지 마."

 "시끄러워!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요리도 못하는 게......"

 "배우면 금방 늘 거거든?!"

 

 항상 이런 식이다.

 자존심만 드세서 일어나는 의견충돌.

 주위에서 보면 나도 상냥하게 말한 것은 아니라 내 잘못도 있다만.......솔직히 이 녀석을 상대하다보면 귀찮아진다.

 

 "대충 이 정도만 사자."

 "야, 유지현! 과자는?"

 "집에 많아."

 "그거 며칠이면 다 먹으니까 새로 사가자!"

 "영수증내역은 그대로 전해준다."

 "........그래도 살 거야!!"

 

 계산대에 과자의 바코드가 찍혀버렸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영수증을 보낸 후 몇 초가 지나지 않아 걸려오는 전화.

 

 "여보세......"

 "과자를 누가 그렇게 많이 사래!!"

 "저는 안 산다고 했는데 윤혜인이....."

 "옆에서 말렸어야지!!"

 

 모녀가 둘 다 이런 성격인데 내가 어떻게 어깨를 피고 살라고......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환불을....."

 "걔가 환불을 할 것 같아?!"

 "안 그래도 지금 제가 노려보니까 자기 과자만 꼭 끌어안고 있네요."

 "알았어, 일단 수고했고 바쁘니까 끊는다."

 "예, 수고하.....끊겼네."

 

 모전자전이 아닌 모전녀전 같다. 그런 단어는 없겠지만....

 

 "집에나 가자."

 "너 때문에 벌써 시간이 얼마나 늦었어?!"

 "네가 고집만 안 피웠으면 금방 끝나는 거였어."

 

 제발 그 화려한 외모만큼이나 성실한 도덕성을 보여 봐라. 위에서 언급한 네 이름처럼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되어줄 수는 없는 거니?

 

 "그리고.......양심이 있다면 과자만 챙길 게 아니라 이것 좀 같이 들어주지?"

 "싫은데? 난 과자만 들기도 너무 벅차서. 이 얇은 팔에 어떻게 그런 걸 들 수가 있니?"

 "그렇게 네 팔을 강조하고 싶다면 코끼리한테 다가가지 그러냐. 딱 어울리는 한 쌍의 팔이 될 것 같은데."

 "지금 장난해?! 아무튼, 나는 안 들 테니 그렇게 알아."

 "오늘은 샐러드나 만들어 먹어야겠군. 물론 소스 없이 생으로."

 "...........!!"

 

 반응은 보였다.

 문제는 어떻게 끌어 올리는지가 관권이지.

 낚시도 입질이 온다고 바로 잡아당기면 미끼만 없어지는 수도 있다.

 적당한 컨트롤로 정확한 입질에 끌어당겨야 내가 얻는 이익이 더 크다.

 

 "그, 그거.....조금만 들어주면 되는 거지?"

 "네가 말하는 그 조금의 기준이 뭐지?"

 "한......이 정도?"

 "빠직."

 

 그녀가 다른 봉지를 가져와서 덜어간 양은 고작 양파, 고기. 그리고 과자 뿐......과자를 제외하면 저 작은 비닐봉지의 반도 채우지 못 하였다.

 

 "장난하냐? 더 가지고 가라."

 "어, 어느 정도......."

 "이거랑, 이거랑, 이것도."

 "엑?! 너무 많아!!"

 "내가 들고 갈 거랑 조금 비슷하게 맞췄을 뿐이다. 그래도 내가 몇 개를 더 들고 가니 안심으로 생각하고 들어."

 

 원래라면 더 떠넘기고 싶지만.......여기서 더 넘기면 집에 갈 때, 무겁다고 징징댈까봐 그게 무섭다.

 

 "무거워.....!! 저기, 조금만.....어떻게 안 될까?"

 "뭐냐, 그 꼴사나운 포즈는."

 "애, 애교보고 꼴사나운 포즈는 뭐니?! 꼴사나운 포즈가!!"

 

 아, 애교라는 게 저렇게 바뀌었구나. 내가 참 시대착오적이었네.

 그리고 차라리 그 애교로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남자를 유혹했으면 너도 편하고 나도 편했을 건데......미련한 것.

 

 "가자."

 "어?! 자, 잠깐만!!"

 

 긴말 할 필요 없이 내가 먼저 발걸음을 옮기면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있다.

 나는 이 여자, 윤혜인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소, 손가락이 너무 아파......"

 

 집의 현관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절규의 소리.

 뭐, 여기까지 들고 온 것도 대견하다고 생각하여 주방까지는 내가 옮기기로 하였다.

 

 "수고했어. 이로써 저녁은 지켰네."

 "그럼 이제 샐러드는 안 나오는 거지?!"

 "응, 쉬고 있어."

 

 어차피 샐러드는 만들 생각도 없었다.

 그런 걸 만들었다간 윤혜인에게 무슨 소리를 들으라고.......

 저 육식돼지가 어떻게 살이 안 찌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하다.

 그렇게 처먹은 음식들이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밖으로 배출되는 것처럼 윤혜인의 몸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6시 반이라. 조금 늦었네."

 

 이게 다 윤혜인이 말을 안 들어서 생긴 일이다.

 하......늦으면 내가 혼나는데.

 

 "뭐! 왜 째려보는데?! 또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서둘러서 요리나 해야지."

 

 나는 윤혜인을 뒤로한 채 재료들을 꺼내어 요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참, 이것도 이거 나름대로 귀찮다.....

 

 

 

 "어떻게 자기 방에 틀어박혀서 도와줄 생각은 하나도 안하냐."

 

 나는 입에 불평불만을 담으며 요리를 끝마쳤다.

 아주머니가 올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라고 생각하는데 때마침 내 핸드폰에서 ‘문자 받아, 문자 받아.’하는 굵은 남성의 목소리가 나오며 문자 한 통이 왔다.

 

 "또 윤혜인이 바꿨나보네....."

 

 썩을 것. 아직도 내 핸드폰을 훔쳐다 이상한 짓거리를 하다니.....

 그건 그렇고 언제 가져갔던 거야?

 

 -지현아, 오늘 회식. 미안미안ㅠㅠ 혜인이랑 둘이서 먹고 있어.

 

 ............그럼 빨리 말하라고 이 아줌마야!!

 오늘도 하루 종일 이 모녀가 난리네, 난리야!!

 

 "하......윤혜인, 밥 먹어!!"

 ".............."

 

 또 방에서 오덕질이냐.......

 덕질은 뭐라 안하겠다만 누가 부를 때에는 조금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

 

 "윤혜인 밥 먹으......"

 

 방문을 열고 들어간 윤혜인의 방에는 아직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윤혜인이 있었다.

 

 "뭐야, 자고 있었냐."

 

 옆으로 누워있는 윤혜인의 손마디에는 빨간 줄이 아직도 있었으며 약간의 굳은살도 생길 것 같았다.

 침대 옆 책상에 있는 의자를 꺼내어 앉은 나는 잠시 윤혜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따뜻하네."

 

 깍지를 껴서 잡은 윤혜인의 손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줄 정도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손을 통해 윤혜인의 어깨, 가슴, 목을 지나 얼굴에 눈이 갔다.

 다들 흔히 말하는 자연미인의 개념이 이런 것일 거다. 나도 윤혜인만큼 예쁜 여자는 본 적이 없었으며 누군가는 매우 원할만한 은발까지 가지고 있다. 외형상 몸매는 괜찮지만.......역시 저 가슴은 발달하지 않는 것 같다.

 

 "............"

 

 이렇게 잠을 자는 윤혜인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멈춘 듯이 고요하였고 평온했다.

 얼마만일까........이런 기분은.

 나는 점점 상체를 기울여 윤혜인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였다.

 어느덧 정신을 차리니 내 얼굴과 그녀의 얼굴 사이의 거리는 10cm도 안 되는 것처럼 매우 가까웠다.

 

 "윤혜인......."

 

 -전화 받으라고!!!!!!!!!!!!!!!!!!!!!

 

 "............!!"

 

 무, 무슨 소리냐....... 내 바지 주머니에서 들려온 이 괴상한 소리는.....

 그것보다 이 커다란 소리 때문에 지금 내 앞에 윤혜인이 눈을 떠 버렸다.

 우리의 거리는 단 10c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으아앗!!"

 "아........."

 "시, 실수......인데, 그렇게 기분 나쁜 표정을 지을 것 까지는 없잖아!!"

 

 윤혜인은 놀란 나머지 상체를 일으키려다 내 볼에 자신의 입술을 남기고 말았다.

 ........무슨 동물원에서 오랑오탄이 얼굴을 핥은 듯한 느낌이.

 순간 짜증이 밀려와서 이런 표정을 지어버렸다.

 

 "애, 애당초 네가 가까이 있던 게 문제잖아!!"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나에게 변명을 뒤집어씌우다니.......악랄한 여자네."

 "저, 전화나 받아!!"

 

 애써 상황을 넘기려는 듯 윤혜인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회피했다.

 이상한 전화 벨소리......문자에 이어서 전화까지 건들였군.....

 

 "여보세요."

 "어, 미안해. 문자 받았지?"

 "받았어요."

 "그럼 대답을 해! 일일이 내가 전화를 하게 만들지 말고!"

 "꼭 이런 걸로 전화까지.......아무튼 둘이서 먹을게요."

 "어, 설거지는......혜인이 시켜."

 "저보고 하라는 거 맞죠?"

 

 분명 저 여자는 할 생각도 없을 테니.....

 

 "일단 끊어, 잠시 나온 거라 오래 통화 못해."

 "예, 수고하세요."

 

 이번엔 안 끊기고 말을 전부 다 했다.

 뭐지? 이 의미모를 성취감은......?

 

 "엄마가 뭐래?"

 "둘이서 밥 먹고 있으래."

 "두, 둘이?!"

 

 아까의 일이 다시 생각났는지 한층 더 얼굴이 새빨개지며 고개를 푹 숙이고 이불을 자신의 코까지 들어올렸다.

 

 "그렇게 움츠린다고 그 커다란 덩치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냥 나와서 밥 먹어."

 "너, 왜 나한테 가까이 온 거야......?"

 "그냥 의미 없었어."

 "벼, 변태.......치한, 성 추행범."

 "..........널 덮치려고 했으면 난 이미 처맞아서 저세상에 가 있겠지? 기분 나쁜 소리 그만하자."

 "그, 그럼 왜 가까이 왔던 건데!? 아무 생각 없이 그러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션은 그만하라고.......

 네 머릿속의 꽃밭의 상상대로면 내가 부끄러워해야하는 거 아니니?

 

 "깨우려고."

 "........어?"

 "문자 와서 밥 먹자고 깨우려고 했다고."

 "그, 그런데 왜 가까이.........아! 모닝키스 같은 거 하려고 했구나!!"

 "아까부터 얘기하는데......그런 기분 나쁜 소리는 그만하자......단지 귀 옆에서 큰 소리를 질러 깨우려고 했던 것뿐이야."

 "아, 아아.....그런 거였어?"

 

 경계를 늦추듯 조금씩 이불을 내리며 그녀의 표정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뭐냐고, 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은.

 

 "왜, 이런 거라도 원해?"

 

 그 표정에 대답이라도 하듯 나는 그녀의 볼에 나의 입을 맞추었다.

 으웩, 다 상관없는데 화장품.......먹은 것 같아.

 

 "뭐, 뭐, 뭐, 뭐, 뭐하는 거야!!"

 "뭐라는 말이 5번이나 나올 정도로 좋았니?"

 "시, 시끄러워!!"

 

 ‘짜악‘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입맞춤을 한 내 볼은 빨갛게 상기되었다.

 아.......힘 조절은 조금 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여자한테 맞은 거라도 성장이 끝난 여자한테 맞는 거라 꽤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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