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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울의 순기능
작가 : 최현
작품등록일 : 2017.11.2

어두운 과거와 불안한 현재를 가진 여자와 미래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

 
최선을 다함에 대하여 2
작성일 : 17-11-02 00:26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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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나 하현씨 집에서 살게 해 줘요.”

 

 “네??????”

 

 다짜고짜 동거 요구라니. 잠시만, 동거? 어제 처음 본 사람이랑? 게다가 본인이, 의사도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버릇을 자기가 어떻게 고쳐? 물론 나쁜 사람, 나쁜 인상은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 같았다.

 

 “아니... 저... 이건 너무...”

 

 “하현씨 집 복층 아니에요? 그럼 제가 밑에서 잘게요. 그냥 얘기만 하고 재워만 줘요. 밥이랑 이런 건 내가 다 알아서 밖에서 해결하고 올 테니까.”

 

 그냥 있을 곳이 없어서 그러는 건가.

 

 “혹시... 초면에 실례지만... 거지..라거나...”

 

 “아니! 아니에요!”

 

 그는 지갑을 열어.. 세상에... 5만원권으로 가득한 내부를 보여 주었다. 신용카드도 꽂혀 있고.

 

 “만약에 집세가 필요하신 거라면 달 10만원씩 드릴게요. 아니 더 드려야 되죠?”

 

 아.. 집세라... 돈은 좀 솔깃한데...

 

 “아무 짓도 안하고 잠만 잘게요. 네?”

 

 아.. 이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내 정신건강에 얘기할 사람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 같지만, 그것도 남자랑, 동거라니.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걸까.

 

 “음... 제가.. 좀 생각해보고... 저녁에 말씀드릴게요.”

 

 “그럼 기다릴게요. 여기서. 어제처럼.”

 

 

 피곤한 일들을 다 마치고, 여느 때처럼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뒤돌아서니 그가 서 있었다. 카페 바로 밖에. 전에는 미처 관심 가지지 못했던 그의 외모가 눈에 띄었다. 서른 후반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 쳐도 어느 정도는 동안이어 보이는 모습. 피부가 좋아서 그러나. 눈에 띄도록 연한 갈색 머리, 짙은 눈썹에 풍성한 속눈썹. 그리고 커피색 눈동자. 전체적인 부분부분이 그를 좀 더 어려 보이는 분위기로 만들었다. 그렇게 잠시 빤히 그를 바라보던 찰나, 그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왜요, 나 잘생겼어요?”

 

 “네??? 아니 아 그게 아니라, 전에 잘 못 본 것 같아서... 아니 본다는 게,, 그게 아니라...”

 

 “계속 봐도 돼요. 어차피 나중에 하현 씨 꺼가 될 건데.”

 

 “네?”

 

 어쩌다 가끔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는 그가 익숙해져서인지, 그냥 놀라는 물음만 던지고 말았다. 나중에 내가 기억해내던지, 그가 누군지.

 

 “그래서, 저는 같이 살 수 있는 건가요?”

 

 “아... 맞다... 그건...”

 

 “오래 있을 건 아니에요. 아마 한 달. 한 달 안될 거에요.”

 

 “아... 그러시구나. 그러면 잠시 계시다 가세요.”

 

 “우와. 감사합니다. 그럼 그런 의미에서 제가 저녁이나 할까요.”

 

 “요리도 할 줄 아세요?”

 

 “그럼요, 전에 누가 요리해주는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아깐 보지 못했던 그의 손에 들린 시장바구니가 눈에 띄었다. 벌써 장을 본 건가.

 

 “그럼 일단 집에 가시죠. 뭐 짐은 없어요?”

 

 “네. 입고 있는 옷밖엔.”

 

 진짜 이 사람은 뭘까.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선...

 집에 가자마자 그는 능숙하게 부엌 식탁으로 가더니 장바구니를 풀었다. 아니 이 사람이 우리 집 구조도 안단 말인가? 점점 의문이 들어갔지만 나중을 위해 아껴두기로 했다. 그가 요리할 동안 나는 항상 내가 하던 일 – 재택근무용 사전작업 –을 하고,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의 존재가 그닥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면서 말이다. 자주 요리하지 않고 편의점 밥으로 때워서 음식 냄새가 나지도 않던 우리 집에 맛있는 냄새가 돌았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 닭도리탕인가?

 

 “닭도리탕 했어요. 쌀밥이랑 먹게. 괜찮죠?”

 

 “우와...좋아요. 직접 닭 손질이랑 다 하신 거에요?”

 

 “에 그것쯤은 별거 아니죠. 그보다 맛이 있어야 할 텐데...”

 

 그가 차린 상에는 냄비째 올라간 닭도리탕과 하얀 쌀밥 두 그릇, 김치, 김, 그리고 맥주 두 캔이 놓여있었다.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맥주를 집어 들자, 그가 말했다.

 

 “하현 씨 술 쎄시죠? 뭐 맥주 한 캔 정도는 수면제처럼 마실 수 있는 거잖아요.”

 

 내가 밤에 잠들기 위해 맥주 한 캔씩 마신다는 것을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 아니면 우연일까.

 

 “그렇죠. 그쪽은 막 취하고 그런 거 아니죠?”

 

 “네 아마 하현씨보다 더 쎌걸요?”

 

 “우와... 대단한데요? 담에 술 내기라도 해요?”

 

 “뭐 하고싶으시다면야... 하지만 건강 걱정해서 좀 자제하기로 하죠.”

 

 그의 닭도리탕은 훌륭했다. 정말 맛있었다. 식당에서 사 먹는 닭도리탕이 무색해질 정도로.

 따뜻한 쌀밥을 한 숟갈 떠서 오물거리며 이렇게 따뜻한 김이 나는 식사를 한 적이 언제였는지 곱씹었다. 요리는... 남이 해줬을 때가 제일 맛있는 법이다. 맛있게 먹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깜짝 놀랐다. 그가 턱을 괴고 흐뭇한 표정으로 밥도 안 먹고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왜요? 뭐 묻었어요?”

 

 아니, 쳐다보면서 심지어 눈엔 눈물까지 글썽글썽하다. 뭐지?

 

 “아뇨, 밥먹는게 예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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