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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울의 순기능
작가 : 최현
작품등록일 : 2017.11.2

어두운 과거와 불안한 현재를 가진 여자와 미래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

 

작성일 : 17-11-02 00:23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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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31일

 

 “띵 디링딩 딩 띵 디링 딩~ 딩”

 

 아 알람.... 시간은? 어휴...다행...

 전화벨 소리와 같은 알람 소리에 내심 아침에 놀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집과 일밖에 없는 내게 올 전화는 일하는 데에서밖에 없고, 전화가 온다는 건 내가 지각했다는 것 외에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전화가 아닌 알람. 여섯시 반이다. 일어나는 즉시 옆에 둔 항우울제를 먹는다.

 혼자 산다는 것은 많은 위험 요소가 따른다. 그 중에 가장 큰 위험요소는 바로 “깨워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며 양치를 한다. 동시에 노트북을 켜고, 어제 밤 작업했던 단어사전 내용물 메일을 보낸다. 머리까지 감고 나서는 기계적으로 바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고 거울 속 내 모습을 확인한다. 아직 하나가 남았다. 손으로 입꼬리를 잡아 올린다. 눈은 웃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입만은 웃고 있다. 얼굴의 잔근육들에게 이 모습을 기억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집을 나선다.

 

 여름의 막바지, 다니던 멀쩡한 무역회사에서 퇴사한 후, 나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하는 회사 일을 벗어나 단순노동에 가까운 옷가게에 직원으로 들어갔다. 월 300. 회사 다닐 때보다야 적어도 혼자 월세 내고 밥 먹고 살기에는 적당한 월급이었다. 거기에 추가로 하는 재택 사전작업은 옷 사 입고 화장품 살 돈 정도는 마련해 주었다.

 그래, 오늘의 시작은 이러했다. 20살부터 지난 3년간 반복되어 오던 똑같은 아침.

 항우울제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입꼬리를 의식적으로 올리며 집을 나서는 아침.

 감정에 1의 자극도 주지 않기 위해 갈고 닦았던 나의 반복적인 일상.

 그런데 그 일상이 10월의 마지막인 오늘, 달라지기 시작했다.

 

 12시간 풀 근무 중 유일한 쉬는 시간인 이른 점심시간 11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가게 옆 카페에서 항상 먹던 베이글에 항상 먹던 밀크쉐이크를 마시고 있었다. 창가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구경하며 입 안으로 베이글 한 조각을 욱여넣던 찰나, 횡단보도 건너편에 서 있던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 시선이 그쪽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횡단보도는 파란불이고 사람들은 다들 건너고 있는데, 그만 우두커니 반대편 보도에 서 있는 것이다. 마치 움직이는 파노라마 이미지 속에 정지해 있는 가로등처럼. 얼굴이 자세히 보일 정도의 거리가 아닌데도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음을 직감했다. 보통 피하기 마련일 텐데 그는 반대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뭐지?’

 

 나는 똑같이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밀크쉐이크를 한 모금 마셨다. 별 일 아니겠지....? 뭐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하며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던 나는 쉐이크 잔을 엎을 뻔 했다. 창 바로 밖, 그가 서 있었다. 나를 쳐다보면서.

 문득 소름이 돋았다. 뭐지? 내가 아는 사람인가? 아닌데, 뭐, 내가 아는 사람은 일쪽 사람밖에 없는데... 이거 스토커? 아니 그냥 창밖에 있던 사람이잖아? 근데 왜 나를 쳐다봐? 안에 있는 사람을 왜 쳐다봐? 혼란스러운 내 표정을 읽었는지 그는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와 내 앞자리에 앉았다.

 

 ‘응?’

 

 “저...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중저음의 목소리에 또 한번 나는 놀라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에게 인사했다.

 

 “네... 안녕.. 하세요? 저 아세요?”

 

 “아... 아직 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알게 되는 사이긴 한데, 그게 나중이랄까...”

 

 ‘뭐야, 자기가 미래에서 오기라도 한 거야? 알게 되는 사이가 뭔데?’

 

 “네에... 그럼 무슨 일이신지...?”

 

 “저... 그쪽이랑 친해지고 싶어서요.”

 

 “......네?”

 “아, 저는 글쓰는 작가 하수일이라고 합니다. 아직...문단 등용은 못 했고요, 지금 글 쓰면서 공모전 준비하는 중입니다.”

 

 “아 네... 혹시 제가 아는 작품이라도...?”

 

 “아 아직 그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문학지망생이라고 해 두죠.”

 

 애초에 “문학지망생”이라는 것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뭔가 지망생이라고 하면 20대나 30대 초반이어 보여야 정상 아닌가? 저분은 서른 후반으로 보이는데...? 나이를 가늠하고 나서야 소름이 끼쳤다. 잠시만, 지금 나이 많은 사람이 고작 23한테 작업거는거야? 이거.. 뭐지? 위험한데? 나 도망쳐야 되는 거 아냐?

 

 “실례지만 나이가...?”

 

 “아, 저, 그게, 음... 서른여덟입니다.”

 

 “어..음.. 저랑 친해지고 싶다고 하셨죠? 저는 스물 셋인데...?”

 

 “네 알고 있습니다.”

 

 “네???”

 

 “아, 아니, 그래 보이셔서요. 스물 초반으로 보이셨어요.”

 

 ‘그럼 대체 38이 23한테 뭔 볼일이 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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