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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푸른 장미 세 송이
작가 : 최너구리
작품등록일 : 2017.11.1

네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야.
푸른 장미 가시덩쿨에 갇힌 너의 전생을 바꾸는 일.
그게 네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이유.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지 마.
도망가려고 하면 할 수록 가시덩쿨이 너의 숨통을 조이게 될테니까.
살고 싶다면 전생을 바꿔.

 
푸른 장미 01
작성일 : 17-11-01 21:57     조회 : 439     추천 : 1     분량 : 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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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어둠이 내려앉은 숲길, 달도 구름에 가려져 빛을 내지 못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한 여자가 정신없이 뛰고 있었다. 여자는 급하게 나섰는지 맨발이었다. 발은 다칠 때로 다쳐있었다. 까진 상처들이 아플 법도 한데 여자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옷차림도 가벼웠다. 옷은 그냥 천에 불과할 정도로 해져있었다. 살짝만 잡아당겨도 찢어질 것처럼 낡아있었다. 그냥 거지라고 해도 믿을 만한 차림이었다.

 

 그녀의 이마에는 자잘한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여자는 땀을 닦는 것을 대신해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급한 그녀와는 다르게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그림자는 검은 후드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었다. 너무 깊게 내려온 모자로 인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밝은 곳에는 겨우 턱 정도만 보일 정도였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신에 검은 그림자가 들고 있는 검의 칼날은 똑똑히 보였다. 족히 50cm는 되어 보이는 칼날이 달린 검이었다. 손잡이에는 독특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는 독수리에 가까웠다. 하지만 독수리라 하기에는 새의 크기가 작았다. 독수리라 하면 이 세계의 기사라 하겠지만 그 문양의 크기는 작았다. 그리고 독수리와 비슷한 새의 문양을 사용하는 집단은 킬러를 의미했다. 그렇다는 것은 여자를 따라오는 그림자의 정체는 킬러라는 소리였다.

 

 검은 후드 그림자는 굉장히 여유로웠다. 검으로 풀을 툭툭 치며 여자의 뒤를 따랐다. 여자는 자신의 뒤를 쫓는 검은 후드 그림자와 거리를 확인하고 뛰고 또 뛰었다. 빛이 들지 않는 길은 엄청 위험했다. 그런데도 여자는 가야만 했다. 오로지 느낌만으로 길을 헤쳐 나가야 했다. 이 길이 맞는지 확인을 못한 채 여자는 숨을 몰아쉬며 뛰었다.

 

 “헉헉-”

 

 여자는 숨을 고르지 못하게 쉬며 뛰다가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그로 인해 가파르지 않던 낭떠러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다행히 낙엽만 많이 쌓여있는 낭떠러지이기에 여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래도 잔가지가 미처 옷으로 감싸지 못한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혔다.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흘렀다. 피는 팔과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다가 해진 옷에 닿아 옷을 붉게 물들였다. 여자는 그 통증들을 모두 이겨내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또 뛰었다. 살려고 발버둥을 쳤다.

 

 굴러 떨어지고 얼마나 달렸을까 여자는 지칠 때로 지쳐버렸다. 여자는 자신의 뒤를 확인했다. 뒤에는 자신을 쫓아오던 검은 후드 그림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바람만 불었다. 그래서 공허했다. 여자는 그제야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천천히 걸었다.

 

 “헉헉-”

 

 여자의 숨은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이 위태로웠다. 여자는 언제 또 그림자가 자신의 뒤를 쫓아올지 몰라 겁을 먹은 상태였다. 겁은 지친 여자의 다리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여자는 주저앉지 않고 계속 걸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달을 가렸던 구름이 움직였다. 그리고 여자의 푸른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는다. 흘렸던 땀 때문에 여자의 얼굴에 푸른 머리카락이 붙었다. 여자는 바닥에 쓸릴 때로 쓸린 손가락으로 푸른 머리카락을 얼굴에서 떼어냈다.

 

 머리카락이 사라지니 둥근 달이 구름에게서 벗어나있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3달이 여자의 얼굴을 비춘다. 백옥같이 흰 피부가 달빛에 비추었고 여자의 푸른 눈동자는 달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와 진하지 않은 쌍꺼풀은 여자의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달빛은 어두웠던 숲길을 밝혀주었다. 길이 보이는 것과 동시에 여자는 걸음을 멈춘다. 멈출 생각을 하지 않던 여자를 멈추게 한 것은 나무 뒤에 가려지지 않은 칼이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칼날을 본 여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여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저 않았다.

 

 풀썩-

 

 마른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정적 속에서 울렸다. 여자가 도망가지 않고 주저앉자 나무 뒤에서 아까와는 다른 색의 후드를 입은 그림자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리고 나무 뒤에서 나왔다. 검은 후드보다 연한 회색 후드를 입은 그림자는 천천히 여자 앞으로 걸어갔다. 여자는 고개를 그림자를 보지 않고 고개를 떨구었다.

 

 모든 것을 체념했다. 검은 그림자는 체념한 여자를 보고 검을 손에서 내려놓았다. 검은 쌓여있는 낙엽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그림자는 여자의 목을 감싸 잡았다. 여자는 그림자의 힘에 밀려 뒤로 넘어갔다.

 

 또 들리는 낙엽 부서지는 소리.

 

 어쩌다가 여자의 위로 올라타게 된 그림자는 울부짖었다. 그 소리는 숲에 울려 퍼졌다.

 

 “왜 도망가지 않는 거야!! 왜, 왜... 살려 하지 않는 거야... 내가 널 죽일 수...”

 

 울부짖던 그림자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며 공기 중으로 사라졌다. 그림자는 여자의 목을 조이듯 잡고 있지만 조이지 않았다. 그저 잡고 위협만 주고 있었다. 말을 더 잇지 않는 그림자의 눈을 여자는 마주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여자의 미소는 외로운 달빛만큼이나 엄청 씁쓸했다.

 

 “너니까... 그리고 난 네가 힘든 거 싫어. 차라리 내가 힘든 게 나아...”

 

 회색 후드를 입은 그림자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 미소에 허탈함이 담겨 있었다. 목을 잡고 있는 회색 후드 그림자의 손이 떨렸다. 잠시 더 잡고 있다가 여자의 목을 놓아주었다. 회색 후드 그림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내려놓은 검을 다시 들었다.

 

 회색 후드 그림자는 씁쓸한 눈동자에 밝은 달을 담고 있는 여자를 두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

 

 .

 

 달빛이 내려앉은 나무에 기대서 쉬고 있는 여자 앞에 다시 검은 후드 그림자가 나타났다. 검은 후드 그림자는 나무에 힘없이 기댄 채 앉아있는 여자의 눈높이에 맞춰 다리를 구부려 앉았다. 여자는 아까 회색 후드 그림자와 마주했던 것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씁쓸한 눈동자로 그림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쓴 미소를 지었다.

 

 “결국, 다시 찾아왔구나...”

 

 검은 후드의 그림자가 가진 검의 칼날은 아까 회색 후드 그림자의 검의 칼날과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 그림자는 여유롭게 쫓아오던 그 그림자였다.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여자는 도망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스르륵 눈을 감았다. 자신 앞에 있는 검은 후드 그림자에게 여자는 목숨을 맡겼다.

 

 달빛이 검은 후드 그림자의 얼굴을 비추었다. 보이지 않던 얼굴이 모자로 인해 가려진 눈을 제외하고 다 보인다. 그림자는 자신의 붉은 입술을 이빨로 짓이긴다. 달빛 때문에 보이는 얼굴의 아래쪽의 물줄기가 두 개 생겼다.

 

 물줄기는 달빛에 반사되어 슬프게 반짝였다. 볼을 타고 흐르는 두 개의 물줄기를 그림자는 빠르게 옷소매로 닦아냈다. 그리고 칼날의 끝을 여자의 심장을 향해 겨누었다. 떨리는 손으로 검 손잡이를 잡고 여자를 찔렀다.

 

 여자의 심장을 관통하는 검.

 

 심장이 뚫린 후, 피 대신해 나오는 붉은 꽃잎들.

 

 그림자는 울음을 참아내며 겨우 입을 연다.

 

 “미안해... 연아... 날 용서하지 마...”

 

 여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담지 않고 행복한 미소만을 입가에 담고 있었다. 죽은 여자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흐르다가 점점 눈물은 차갑게 식어간다. 그리고 여자의 손 위에 있는 붉은 꽃잎에 닿았다. 눈물은 한순간에 푸른 유리조각으로 변했다. 어느 유리조각은 붉은 색으로도 변했다. 그와 동시에 여자의 심장을 관통했던 검이 검은 나비로 변했다.

 

 검은 나비들은 달을 향해 날아가다 점차 사라졌다. 그림자는 연기가 되어 사라지는 나비를 보았다. 달빛에 비친 나비의 현상은 정말 씁쓸해 보였다는 말이 알맞았다.

 

 검은 후드 그림자는 죽은 여자를 보면 후회만 남을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기분만 들것 같았다. 그래서 그 자리를 떴다. 검은 후드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죽은 여자를 풀들이 감싸왔다.

 

 마치 여자의 죽음을 애도하듯이 여자를 부드럽게 감쌌다.

 

 

 

 

 

 

 

 * * *

 

 고등학교에서 단 한 번뿐인 수학여행에 얼떨결에 오게 된 김소영은 창가에 앉아 밖에 펼쳐진 풍경을 갈색 눈동자에 담았다. 그러다가 버스 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발견했다.

 

 어깨에 닿을락 말락 하는 검은 머리카락, 머리색보다 연한 갈색 눈동자를 덮은 옅은 쌍꺼풀.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가 보였다. 김소영은 주머니에서 틴트를 꺼내 유리창을 거울삼아 입술을 붉게 물들였다. 생기가 없던 입술이 붉어졌다.

 

 생기가 있는 입술에 만족을 한 김소영은 싱긋 미소를 지은 후, 버스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코로 들어오는 상쾌한 산 공기, 김소영은 어색한 공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애들에게 다가갔다. 모여 있는 애들 중에 김소영은 마른 남자애를 찾았다.

 

 남자애는 중간 두께의 테로 되어있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평균적인 키와 흰 피부라기에는 좀 애매한 피부색을 가졌다. 갈색 머리카락과 알맞은 갈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애였다. 김소영은 그 남자애의 팔을 자신의 팔로 툭 쳤다.

 

 “고우현, 왜 수학여행을 절로 왔냐?”

 

 그 남자애의 이름은 고우현. 고우현은 쌍꺼풀이 없는 눈으로 김소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앞에 펼쳐진 풍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새파란 하늘.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절의 모습이 보였다. 김소영은 친구에게 향하는 고우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또 혼자가 되었다. 고우현이 친구와 대화하는 모습에 시선을 거두었다.

 

 보고 있어봤자 돌아오지 않는다. 김소영은 앉을 곳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돌을 다듬어 만든 의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대화를 하고 있는 여자애들을 눈에 담았다. 밝은 여자애들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김소영의 표정에는 그림자가 생겼다.

 

 솔직히 김소영은 수학여행을 오고 싶지 않았다. 오더라도 지금처럼 혼자일 게 뻔했으니까.

 

 그래서 안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하나뿐인 남자 사람 친구인 고우현의 말을 듣고 오게 되었다. 고우현이 김소영을 설득했을 때 분명 같이 다녀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그냥 말에 불과했다.

 

 고우현은 다른 남자애들과 같이 다녔다. 그에 뭐라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고우현에게도 놀고 싶은 친구가 따로 있을 테니까. 김소영은 애꿎은 돌멩이를 발로 건드리며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괜히 왔어... 내가 저놈을 믿은 게 바보지...’

 

 돌멩이를 툭툭 치자가 자신도 모르게 세게 차버렸다. 굴러가는 돌멩이에 따라 김소영의 시선도 움직였다. 데굴데굴 굴러가던 돌멩이가 어느 순간 멈추었다. 누군가의 흰 운동화가 돌이 더 이상 굴러가지 않게 저지했다. 흰 운동화에는 처음 보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불꽃인 것 같기도 하고 물방울 같기도 한 그림이 운동화를 꾸미고 있었다.

 

 김소영은 그 운동화를 시작으로 시선을 위로 올렸다. 검은 바지, 빨간 후드티를 입고 짧은 머리카락에 강한 인상을 주는 하얀 피부색을 가진 전학생이었다. 전학생은 눈이 감길 정도로 미소를 지으며 김소영에게 말을 걸었다.

 

 “소영아, 혼자 여기서 뭐 해?”

 

 친근하게 다가오는 전학생에 김소영의 미간에 굴곡이 생겼다. 그리고 전학생의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얘 이름이... 외자였던 것 같은데... 서준 이었던가?’

 

 김소영은 겨우 이름을 기억해냈다.

 

 “심심해서 앉아있어... 근데 준아 왜?”

 

 “그게... 심심하면 나랑 저기 가볼래?”

 

 서준이 가리킨 끝은 우거진 나무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가게였다. 폐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낡았다. 게다가 어두워서 그냥 폐가라고 믿고 싶었다. 사람이 있는지도 의심이 갔다. 김소영은 서준이가 가리킨 곳을 보다가 몸서리쳤다.

 

 ‘으... 저런 곳을 왜 가자고 하지...’

 

 김소영은 고개를 저어 거절을 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준이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놀란 김소영의 입 밖으로는 큰 목소리가 뛰어나왔다.

 

 “야!”

 

 아니라는 말을 뻐끔거리기도 전에 서준이는 김소영의 손목을 잡았고 어두운 가게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높이 자라난 풀들을 헤치고 갔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가게 앞에 다다랐다. 가까이서 보는 가게는 멀리서 본 것보다 심각했다.

 

 여기저기 쳐져 있는 거미줄, 기울어진 기둥, 구멍이 나서 언제 사람이 빠질지 모르는 마룻바닥.

 

 수리라고는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가게였다. 외간상으로는 엄청 좋지 않은 가게 안에 사람의 움직임이 보였다. 저벅저벅 밖으로 나온다. 형체를 보면 어른이라 하기에 키가 너무 작고 왜소했다. 설마 키와 몸집이 작으신 할머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는 김소영 앞으로 온 꼬마. 어른이 아니었다. 그냥 꼬마였다.

 

 평범하게 노는 것을 좋아할 것 같은 남자아이였다. 폐가나 다를 바 없는 가게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김소영은 남자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꼬마야, 너 왜 여기 있어? 부모님 잃어버렸어?”

 

 남자아이가 절을 온 부모님을 따라왔다가 길을 잃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맑은 눈동자 속에는 겁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아니. 그 단어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천진난만하던 아이의 표정이 한순간에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아니... 난 누나 기다린 거야.”

 

 아이의 엉뚱한 말은 김소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흔들리는 눈동자 속에 남자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김소영은 미간에 굴곡을 만들었다.

 

 “뭔 소리니? 왜 네가 나를?...”

 

 “기다렸어... 올 때까지 쭉...”

 

 아이의 말을 들은 김소영의 몸은 떨렸다. 단순히 소름이 돋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이, 이 아이 뭐지...“

 

 김소영은 뒷걸음질 치며 같이 온 서준이를 찾았다. 하지만 서준이는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겁이 났다. 김소영은 손을 마주 잡고 꽉 주먹 쥐었다. 남자아이는 김소영의 뒷걸음질 치는 걸음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툭-

 

 김소영의 등이 풀이 무성하게 자란 나무에 닿았다. 남자아이는 손바닥을 펼쳐 어떤 형상을 만들어냈다. 붉은 유리와 푸른 유리, 그리고 시뻘건 꽃잎. 김소영의 눈앞까지 가까이 다가간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기억해내. 네가 죽은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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