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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벨리언
작가 : AMOLANG
작품등록일 : 2017.10.30

대전쟁이 종전된 지 어언 40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래서 인류에게 배신당했던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리벨리언, 3화
작성일 : 17-11-01 18:45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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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어때요, 이 정도면?”

  이디안이 대검에 체중을 실어 몸을 지탱하면서 거친 숨을 내쉬었다.

  두 마리.

  오늘 혼자서 잡은 설인의 수였다.

  “아직 멀었어.”

  하지만 환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허공에다 검을 휘둘렀다.

  3개월 간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얻은 검이었다.

  “뒤처리는 깔끔하게 해라.”

  푸슉!

  검에서부터 솟구쳐 나온 기가 정확하게 설인의 경동맥을 잘랐다.

  조금 전 이디안이 쓰러트렸던 설인이었다.

  “이게 안 죽었었네요.”

  이디안이 머리를 긁적였다.

  “포스를 다루면 상대하기 더 쉽다니까. 마나는 뒀다가 뭐하냐?”

  “아직 감조차 잡히지 않는 걸 어떡합니까.”

  이디안이 투덜댔다.

  하지만 이디안의 투덜거림은 꽤 정당한 것이었다.

  실제로 포스를 다룰 수 있는 자들은 제국 내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했으니까.

  같은 마나를 베이스로 하는 것이지만, 포스를 다루는 전사들보다 주문을 외우는 마법사들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마나는 네 신체의 일부다. 자신의 신체도 못 가눠서야 불구가 따로 없지.”

  환이 자신의 검을 갈무리하면서 말했다.

  “스승님도 못 다루잖아요?”

  “난 다 사정이 있다니까.”

  환이 웃었다.

  포스 마스터를 뛰어넘는 경지에 올랐던 그가 이런 말을 듣다니, 그를 알던 자들이 듣는다면 기겁할 말이었다.

  지금이야 라그나로크 때 마나를 전부 잃어서 사용할 수 없지만.

  “그나저나 해야 한다는 일은 언제 끝나요?”

  이디안이 물었다.

  환을 따라 나선지도 3개월.

  그 시간동안 환은 한시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아다녔다.

  듣기로는 꽤 중요한 일인 것 같았는데.

  “언제 끝나냐고?”

  환이 반문했다.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들의 멸족을 막기 위한 일에 끝이 어디 있겠는가.

  이 세계는 마계에서부터 떼어져 나온 세계다.

  ‘위대한 현자’라 불리는 자들이 만들어낸, 지금은 인간계라 불리는 세계.

  하지만 그들의 능력을 이을 후손이 없는 게 화근이었다.

  ‘위대한 현자’들 덕에 만들어진 세계는 그들이 죽자,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주 조금씩, 사람들이 눈치 채기 힘들 정도로.

  ‘그렇게 일어난 게 라그나로크였지.’

  첫 번째 마계와 인간계의 전쟁.

  결과는 참담했다.

  인류의 5할 이상이 죽었으니까.

  엘프 또한 라그나로크에서 세력이 크게 약화되어 결국 인간의 노예로 전락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세계 곳곳에 벌어진 균열을 막고, 마계와 인간계를 연결시키는 차원의 문까지 봉인 하는 것으로 라그나로크는 종전되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이상, 인간계가 다시 마계에 흡수되는 걸 막을 방도는 없었다.

  “알 거 없고, 따라오기나 해.”

  환은 답을 회피했다.

  벌써부터 앞으로 겪게 될 일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마계에서의 생활은 끔찍하다.

  환조차 다시 돌아가기 꺼릴 정도로.

 

  ***

 

  인간계로 돌아오고 나서부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 게 있다.

  멍하니 별을 바라보는 것.

  환은 별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별이라 부르는 것, 그것들은 마계로부터 인간계를 보호해주는 결계였다.

  “결계가 많이 느슨해졌어, 헤일론.”

  환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별이 하나씩, 아니 수십 개씩 사라져 갔다.

  별이 사라질수록 인간계에는 균열이 생기면서 마계의 생명체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대륙 전체에.

  ‘또 다시 아수라장이 될 거야.’

  아니,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엔 인간이 마계로 넘어가는 그림이 될 테니까.

  그것도 강제로.

  지금 헤일론이 곁에 있었다면 아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겠지.

  “너무 귀찮잖아.”

  환이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게도 환은 헤일론과 근본적으로 달랐다.

  헤일론의 유언만 아니었다면 진즉에 이런 일은 때려 치고 쉬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유언을 들어버렸기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환은 자신답지 않게 누군가를 보호할 고민을 했었다.

  마계로 넘어가게 될 인간들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들을 전부 구할 수는 없더라도 멸족은 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꽤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봤지만, 역시 답은 하나였다.

  그냥 마족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는 수밖에.

  인간의 영역을 만들어 그 지역만 보호해준다면 최소한 인류가 멸족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아직 균열은 생기지 않았다.’

  환은 다시 프로스트 골짜기로 생각을 돌렸다.

  인간계의 대기 중에는 마나가 있듯이, 마계의 대기에는 마력이 있다.

  균열이 생겼다면 필시 마력이 느껴졌을 터.

  아직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걸로 보아 결계가 아직까지는 제 구실을 해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혹시 몰라 프로스트 골짜기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균열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몇 달 안 갈 테지만.”

  별이 사라지는 속도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계는 조만간 깨진다.

  문제는 인간들이 마족들의 공세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

  “제발 멍청한 놈만 아니었으면.”

  환은 난생 처음으로 제국의 통치자가 뛰어난 자이길 진심으로 빌었다.

  그렇지 않으면 귀찮은 일이 더 많아질 테니까.

 

  ***

 

  “준비됐어요?”

  “걱정 말고 들어와라.”

  환과 이디안은 마주보고 서 있었다.

  3개월 전부터 꾸준히 하는 대련이었다.

  이디안은 양손으로 대검을 쥐었고, 환은 왼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오른손으로 검을 쥐었다.

  “이번엔 각오하셔야 될 겁니다.”

  선공은 언제나 이디안이 가져갔다.

  큰 보폭을 이용한 공격.

  이디안은 눈 깜짝할 새에 환과의 거리를 좁혔다.

  퍼억-

  하지만 환의 발이 더 빨랐다.

  우측 하단에서 올라오는 이디안의 검을 막는 동시에 비어 있는 옆구리를 가격했다.

  ‘무슨 놈의 검이 이리 단단해!’

  이디안은 통증에 얼굴을 찌푸렸다.

  환의 검은 베커의 대검에 비하면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아무리 강하게 몰아붙여도 말이다.

  ‘하지만.’

  이디안이 검을 놓았다.

  “정면 승부만 피하면!”

  비등하던 힘 대결에서 순간적으로 힘을 완전히 빼버린다면 상대의 무게중심은 힘을 주던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고 생각한 건가?”

  하지만 결과는 이디안의 참패였다.

  검을 버린다는 생각까지는 괜찮았다.

  무기에 구애받지 않으면 펼칠 수 있는 전술은 훨씬 다양해진다.

  “아쉽지만 내가 이런 거에 당하기엔 경험이 너무 많아.”

  이디안은 바닥에 널브러졌다.

  환은 이디안이 검을 놓는 것과 동시에 자신도 검을 버리면서 곧바로 이디안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찍어 내렸다.

  그 과정이 너무 깔끔하고 자연스러워 이디안은 제대로 된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눈 속에 처박혔다.

  “이번엔 진짜로 한 방 먹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디안은 머리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말했다.

  어찌나 세게 누르던지 아직도 머리에 충격이 조금 남아있었다.

  “아직 멀었어.”

  환이 물을 마시며 말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설원인지라 물병에 눈만 넣어두면 어디서든지 쉽게 물을 구할 수 있었다.

  “이곳도 이제 안녕이네요.”

  이디안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설원 너머에 있는 중앙 대륙을 바라봤다.

  환이 이제 설원을 떠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대륙 중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을까.

  설원에서도 험악하기로 유명한 프로스트 골짜기에서 자란 이디안에게 대륙 중심으로 간다는 말은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환에게로 고개를 돌렸을 때, 이디안은 그 생각을 고스란히 접어두었다.

  환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문제라도...?”

  이디안이 환에게 물었을 때, 환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마력이다.’

  환은 빠르게 주위를 훑었다.

  미세하지만 분명 마력이 느껴졌다.

  꽤 멀리 있는 두 명의 인간에게서.

  “너희, 뭐야?”

  환은 그들의 앞에 가볍게 착지했다.

  난데없는 환의 등장에 놀란 표정이었지만 환에겐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니, 보통 때라도 신경 쓰지 않긴 했을 거다.

  “좋게 말할 때 불어.”

  살기 짙은 눈빛.

  그의 눈빛에 둘은 완전히 경직되어 입을 열고 싶어도 입은 열리지 않았다.

  “좋아, 내가 알아서 찾아보지.”

  들려오는 대답이 없자, 환은 거리낌 없이 검을 들었다.

  칼날이 그들의 목에 닿는 순간,

  “잠깐만!”

  멀리서 이디안이 소리쳤다.

  “너희 운이 좋네.”

  주르륵.

  둘의 목에 가느다란 붉은 실선이 그어졌다.

  피부만 살짝 베인 것이다.

  “왜 다짜고짜 사람을 죽이려고 들어요?”

  이디안이 따지듯이 물었다.

  “파랗게 질린 거 안 보여요?”

  파랗게 질리기만 했으랴.

  이디안만 아니었으면 죽었을 운명인 그들은 실금까지 하며 주저앉았다.

  그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아낼 수 있었으니까.

  “생각보다 귀찮겠어.”

  환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력을 흘리는 녀석들이 온 곳의 본거지를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나름 체계화된 명령체계를 갖추고 있는 조직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환이 인상을 찌푸린 건 마력 때문이었다.

  ‘마력이 더 짙어졌다.’

  균열에서 흘러나오는 마력과는 달랐다.

  균열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은 주변으로 퍼지는 반면, 이건 특정 장소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경우는 한 가지뿐이다.

  마력을 지녔지만, 아직 마력을 다루는 데 미숙하여 주변에 마력을 퍼트리는 경우.

  그리고 마력을 가진 이들은 극소수에 달했다.

  마력이 주를 이루는 마계에서도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는 자들은 극소수라는 뜻이다.

  당연히 그들은 마계에서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는 종족이 되었다.

  ‘데블족.’

  쉽게 말해 악마였다.

  그들도 개인 기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 백여 명은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종족.

  ‘최악의 경우도 고려해야겠군.’

  최악의 경우는 역시 데블족이 이 세계로 건너온 경우였다.

  어떻게 마력을 지닌 데블족이 차원의 문을 통하지 않고 인간계로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저곳에 데블족이 있다면 긴장해야 했다.

  아무리 저기 있는 데블족이 애송이라 할지라도.

  “지금 놈들의 본거지로 쳐들어가서 깽판 치자는 거죠?”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는 건 이디안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환보다 더 찌푸리고 있었다.

  “나 믿냐?”

  “아뇨.”

  이디안은 단칼에 부정했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었다.

  환이 언덕 위에서 이디안을 발로 툭 밀자, 이디안은 멈출 수도 없이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다음 대련 땐 진심으로 죽인다...’

  이디안이 워낙 요란하게 구르느라 보초의 눈에 띄었다.

  “누구냐!”

  보초 두 명은 이디안이 일어나기도 전에 창으로 그를 겨눴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그게 그들의 유언이 될 줄은.

  툭.

  보초 둘의 목이 깔끔하게 잘려나가면서 환의 발이 땅에 닿았다.

  “그럼 깽판 좀 쳐 볼까.”

  환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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