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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마의 시대
작가 : 진사림
작품등록일 : 2017.10.30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신종 악마가 출현했다. 유일한 희망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난 윤세찬 뿐. 세상을 구하기 위한 퇴마가 시작된다.

 
1화 : 엑소시스트
작성일 : 17-11-01 10:01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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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뒤.

 중년에 들어선 간부들이 회의실에 모여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는 건 비열한 눈매를 가진 홍재표였다.

 

 “말이나 되는 소리야? 신종 악마라니. 헛소리 좀 하지 말어.”

 

 하지만 고성도 오래가지 않았다.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들어왔다. 약간 갈색기가 도는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한 그는 회의실 안을 한 번 훑어봤다.

 간부 중 한 명이 외쳤다.

 

 “왔나, 지도형 대장!”

 

 도형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회의실 전면으로 걸어갔다. 그를 향해 간부들이 산발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신종악마라면서?”

 “정보통제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도형이 조용히 말했다.

 

 “생각보다 일이 심각합니다.”

 

 그 말에 홍재표가 입을 열었다.

 

 “심각하다니. 진짜로 신종 악마기라도 하는 건가?”

 

 도형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강남 성모 병원에서 보내온 자료입니다. 악마로서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흑혈말입니다.”

 

 그걸 본 홍재표의 표정이 딱딱하게 변했다. 그는 말없이 서류를 내려다봤다.

 그가 입을 다문 동안, 홍재표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간부가 입을 열었다. 짧은 은색 단발머리를 하고 있는 강신화였다.

 

 “대책이 있는 건가.”

 “대책은 무슨.”

 

 홍재표가 딴죽을 걸었다.

 

 “그거 수습하라고 자네들한테 월급주고, 장비주고, 지원해주는 건데.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워?”

 

 도형이 딱 잘라 말했다.

 

 “처음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현역으로 뛸 때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지구가 몇 번이나 절단났을 걸요.”

 “뭐야?!”

 

 홍재표가 발끈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 때는 말이야! 악마고 뭐고 다 씹어먹었어! 알아?!”

 

 옆에서 강신화가 제지했다.

 

 “나이를 똥구멍으로 쳐먹으니 입으로 똥을 싸지. 우리 때는 주먹구구식이었잖아.”

 “뭐?!”

 

 홍재표가 강신화 쪽으로 공격성을 돌렸다. 그러나 강신화는 홍재표에게 일갈했다.

 

 “좀 닥치고 있어. 당신 소싯적 자랑 들을 시간 없으니까.”

 “에잉!”

 

 홍재표가 혀를 차며 그대로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강신화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자. 입으로 똥싸는 양반은 치웠고. 지도형 대장. 대책이 있나 물었어. 없다면 지금부터 찾아야지. 보고하게.”

 “네.”

 

 지도형이 그의 단말기를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지금 여러분들의 단말기에 관련 자료를 보냈습니다. 일주일 전, 홍대 클럽에 빨간 마스크가 나타나 사람들을 살육했습니다. 여기까진 평소의 일과입니다. 사역마가 혼란을 부추겨 악마에게 사념을 전달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요상한 나무가 나타났지.”

 

 강신화가 요점을 잡았다. 도형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네. 현장에 있던 시체에서 갑자기 나무가 자라났습니다. 나무에 찔려 즉사한 것이 5명, 그리고 그 직후 후송됐지만 사망한 자가 6명입니다. 그리고 사망자들 체내에 나무가 접붙이식으로 기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이 나무가 신종 악마라는 것이 확정됐습니다.”

 

 신종악마라는 말에 여기저기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도형이 말했다.

 

 “악마인지, 아니면 악마가 부리는 사역마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나타난 이 신종악마는 기존의 악마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식물 형태를 띄는 것으로 사람의 몸에 직접 기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말에 강신화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는지 이마를 짚었다. 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 물었다.

 

 “사람의 몸을 통해 번식한다는 말인가.”

 

 도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존의 악마는 사역마를 부려 부정적인 사념을 수집하고, 사념을 통해 번식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악마는 사람의 몸에 직접 기생해 번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악마 번식을 막기 위해 해왔던 정보 통제가 신종 악마에게 효과적이지 않단 소리인가.”

 

 도형이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마, 그 형태로 번식할 수도 있다는 소립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강신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필사적으로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데도 번식하는 악마가, 다른 번식 방법을 찾아냈다고?”

 “네.”

 

 강신화의 얼굴에 한순간 절망의 빛이 서렸다.

 

 “그, 그럼…….”

 

 하지만 도형은 침착했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성?”

 

 강신화는 문득, 도형이 얘기헀던 청소반의 인원을 떠올렸다. 그녀가 빠르게 서류를 뒤적여 청소반의 인원수를 찾아냈다.

 

 “청소반은 민찬수 보급관 포함 12명인데. 남은 1명은?”

 “그 사람이 희망일 수 있습니다.”

 

 도형은 확신에 차있었다.

 

 “윤세찬. 여러분들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난 아이라 알고 계실 겁니다.”

 “그 반푼이가?”

 “말도 안돼!”

 

 여기저기서 다시금 술렁거렸다. 하지만 강신화는 감정을 추스르고 침착하게 도형에게 물었다.

 

 “그 아이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났단 얘기는 들었어. 그 때문인가?”

 “거기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그 아이는 유일하게 신종 악마에 면역을 갖고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면역?”

 “네. 신종 악마가 윤세찬의 왼팔에 파고들어 동화됐습니다. 그 역시 감염된 줄 알았지만, 검사결과 평범한 나무란 것이 드러났습니다.”

 “잠깐……, 뭐?”

 

 강신화는 쫓아오지 못하는 듯 했다. 도형이 천천히 설명했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윤세찬이 신종 악마에 대항할 유일한 방법입니다.”

 “허…….”

 

 강신화가 혀를 찼다.

 

 “큰일이군. 귓동냥으로 들어봤을 때, 그 아이의 재능은 최악이라던데.”

 

 도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그 아이가 아니면 안됩니다. 면역이 있나없나 전수조사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하나 할까 합니다.”

 “해봐.”

 “윤세찬을 특별히 엑소시스트로 선발하는 게 어떻습니까.”

 “말도 안돼!”

 

 간부들이 반발했다. 도형은 이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낙하산도 보통 낙하산이 아니다. 심지어 세찬은 엑소시스트 시험에서 세 번 넘게 낙방한 반푼이 마법사니까. 강신화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가 천천히 말했다.

 

 “확실히. 여기는 실력주의기는 하지. 여기있는 간부들이 반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냐.”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도형이 말을 이어나가려 했지만, 강신화가 손을 내밀어 저지했다. 강신화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면역이 있다는 건, 최소한 이 상황을 대처할 능력이 있다는 소리지. 실력주의에 적합해. 이번 신종 악마는 빠른 시간내에 처리해야 돼. 방법이 없군.”

 “그렇죠.”

 “단.”

 

 강신화가 조건을 걸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때까지. 해결한 이후에 범용성이 없다 판단되면 도로 내쫓을 거야. 불만없지?”

 “없습니다.”

 “그러면 난 찬성하는데.”

 

 강신화가 다른 간부들을 바라봤다. 강신화가 그렇게 나서자, 다른 간부들이 대놓고 반발할 수가 없었다.

 간부들로부터 아무 말이 없자 강신화가 도형에게 말했다.

 

 “홍감탱이를 쫓아내서 다행이군. 일단 그 아이를 엑소시스트 특별 채용을 하지. 자네가 직접 갈텐가?”

 

 도형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럼?”

 “이미 이렇게 될 줄 알고 사람을 보냈습니다. 아마 지금쯤 윤세찬을 만나서 얘기를 하고 있겠죠.”

 

 강신화가 피식 웃었다.

 

 “일처리가 제법인데.”

 

 도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못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겠죠.”

 “맞는 말이야.”

 

 강신화가 동의했다.

 

 * * *

 

 강남 성모 병원.

 주차장보다 더 아래에 있는 지하엔,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비밀 병동이 마련돼 있었다. 엑소시스트와 악마와 관련된 병상해를 입은 자들을 위한 병동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 도형이 보낸 사람이 있었다. 긴 갈색 머리의 끝부분에 펌을 줘 포인트를 준 20대 후반의 여자였다. 그녀의 가슴팍에는 ‘서노을’이란 명패가 달려있었다. 노을은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복도를 걸었다.

 관계자가 말했다.

 

 “그나저나, 진짜 데려가시는 겁니까.”

 

 노을이 사무적으로 대꾸했다.

 

 “데려오라 했으니 데려가야죠.”

 “하지만……. 제물인데…….”

 “알고 있어요.”

 

 그걸로 대화는 끝.

 관계자는 머슥하게 세찬이 있는 병실로 안내했다. 가는 도중, 노을은 곳곳에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격리병실을 볼 수 있었다. 격리병실 안에는 이 세상 것같지가 않은 나무가 잔뜩 뒤틀려 있었다.

 클럽에서 즉사하지 않은 사람들을 양분삼아 자란 나무였다.

 노을이 그것들을 보며 생각했다.

 

 ‘악마들이 미쳤나…….’

 

 그러는 와중에 세찬이 있는 격리병실에 다다랐다. 세찬은 언뜻 보면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오른팔은 이미 나무와 완벽하게 동화돼있었다.

 노을이 세찬에게 인사했다.

 

 “안녕.”

 

 세찬은 대꾸가 없다. 노을은 세찬의 오른팔을 바라봤다.

 나무껍질로 뒤덮힌 상태였지만, 모양 자체는 사람의 팔이었다. 움직임 역시 보통 팔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옆에서 관계자가 설명했다.

 

 “의식을 차리기 전에는 그냥 나무막대기가 팔에 꽂혀있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숙주가 의식을 차리자 오른팔 모양으로 바뀌었어요. 그 뒤로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노을이 까칠하게 대답했다.

 

 “그래보이네요.”

 

 더 이상 말을 걸지 말라는 말이었다. 관계자는 머슥해서 입맛만 다셨다.

 노을이 세찬에게 말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난 여기있고 싶은데요.”

 

 세찬이 딱 잘라 말했다. 노을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야, 그래도 여기까지 온 수고가 있는데 말은 끝까지 들어보지?”

 “됐어요. 내쫓겠다는 소리 아녜요?”

 

 세찬이 퉁명스레 되물었다. 노을은 그 말을 받아치는 대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찬은 노을이 자신을 쫓아내기 위해 여기에 왔다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의 머리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노을이 한숨을 푹 내쉬고 세찬에게 말했다.

 

 “고생 많았지?”

 “아줌마가 알 바에요.”

 “아줌…….”

 

 아줌마란 말에 노을이 살벌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관계자와 세찬 모두 깜짝 놀라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노을이 미소를 유지한 채 입만 움직여 말했다.

 

 “아가야? 뭐라 지껄이든 상관은 없는데. 아직 창창한 나이의 아가씨를 아줌마라 부르다니. 뒤지고 싶어서 그러니?”

 

 세찬이 이리저리 눈알을 굴렸다. 하지만 빠져나갈 구석이 없다.

 

 “미, 미안해요…….”

 “그래. 이제 좀 대화가 통하겠네.”

 

 노을이 세찬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나올 수 있어. 여기서 나오면 넌 엑소시스트가 되는 거야.”

 “하……?”

 

 세찬이 믿기 힘든 표정으로 노을을 바라봤다. 노을은 대답하기 위해 세찬의 오른팔을 가리켰다.

 

 “그 신종 악마때문이야. 현재 신종 악마에 면역이 있는 건 유일하게 너밖에 없는 거 같거든.”

 “그 얘긴 알고 있는데……, 그 정도에요?”

 

 노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정도야. 막지 않으면 세계가 멸망할지도 몰라.”

 

 하지만 세찬의 반응은 의외였다.

 

 “알 게 뭐에요. 이런 세상, 망해버려도 난 상관없어요.”

 

 노을이 씁쓸하게 웃었다. 확실히 세찬이 그런 반응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다. 언뜻 들어도 꽤나 지옥같은 삶을 살아왔을 테니까.

 하지만 노을에겐 지키고 싶은 게 있었다. 세상을 이런 식으로 멸망하게 두고 싶지도 않았고.

 노을이 세찬에게 말했다.

 

 “난 상관있어.”

 “그거야 당신 일이죠.”

 “그래. 근데 말이지. 내 상관이 널 필요로 한다면?”

 

 그 말에 세찬의 눈이 흔들렸다.

 세찬이 듣고 싶어했던 말이었다. ‘넌 쓸모 없는 존재가 아냐, 꼭 필요로 하는 존재야.’ 그 간단한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노을이 정확히 그 말을 해줬다.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네 면역 능력이 가장 중요할 거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내 상관이 위에 얘기해서 널 특별히 엑소시스트로 선발된 거야. 우린 네가 필요해.”

 “하, 하지만…….”

 

 세찬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말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세찬은 그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난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마법적 재능이 없어 일반인보다 못한 게 그였다. 신종 악마에게 면역이 있다곤 하나 이런 마법능력이라면 민폐일 뿐이었다.

 그러나 노을이 쐐기를 박았다.

 

 “여기서 정해. 니가 쓸모 있단 걸 증명하든지, 아니면 여기 머무르며 평생 쓸 모 없게 살든지.”

 

 세찬이 주먹을 꽉 쥐었다. 살면서 한 번 찾아온 기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노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할게요. 엑소시스트.”

 

 노을이 씨익 웃어보였다.

 

 “그렇게 나오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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