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국어 또는 언어 영역의 문법, 답이 없다.
꽤 많은 수는 아마도, 그날의 운세 또는 그날의 찍기 실력에, 국어 문법의 행방을 맡기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기에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것은, 일반 수능 용도의 EBS 국어 문법책만으로는 차마 뭔가 설명이 안 되는 뭔가가 있다.
그나마 나는, KBS 한국어 인증 시험 문제집을 미리 구해서 보았었다.
마치 정력에 좋다는 말에 뱀술을 구하는 것처럼, 나는 한국어 인증 시험 문제집들을 구해본 것뿐이다.
그나저나 다행이다. 한국어 인증 시험 문제집이 실제로 조금 도움이 되는 듯하다.
답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심히 의문이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지 간신히 문제를 풀어나간다.
그러나 솔직히, 방대한 분량의 한국어 문법 규정을 다 공부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다. 한국어 문법 규정 공부는, 재수생이 아니라 삼수생이라고 해도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그 때였다. 허공에서 또 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인간. 그냥 영혼 판매 계약을 맺으라니까.”
나는 속으로 말했다.
“난 죽기 싫습니다.”
허공에서 목소리가 말한다.
“멍청아. 어차피 너 실력으로 의대는 현재 무리라니까.”
나는 속으로 말했다.
“멍청하니 더 오래 살 겁니다.”
허공에서 목소리가 말한다.
“에잇, 바보 같은 놈.”
허공의 목소리가 계속 뭐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다지 목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나는 묵묵히, 계속 문법 문제를 풀어나갈 뿐이다.
마치 ‘노인과 바다’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된 심경이다.
어쩌면 지금의 나 자신이 이미, 산티아고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현재 나는, 수능이라는 1500파운드짜리 청새치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나도 알고 있다.
의대라는 곳, 거의 수능 만점에 준하는 성적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한 곳이 의대이다.
이미 1교시인 국어 시험부터, 의대 합격의 당락은 이미 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계속 이 거친 항해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비록 청새치가 아니라 나 자신이 뼈만 남아서 앙상해진다고 하여도... ...
이제 국어, 또는 언어 영역 시험, 화법과 작문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