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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벨리언
작가 : AMOLANG
작품등록일 : 2017.10.30

대전쟁이 종전된 지 어언 40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래서 인류에게 배신당했던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리벨리언, 2화
작성일 : 17-10-31 18:04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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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수고하셨습니다.”

  대련은 빠르게 끝났다.

  하지만 말이 좋아 대련이지...

  “이건 뭐 일방적인 폭행이나 다름없군.”

  베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폭행까지 갈 것도 없었다.

  이디안은 딱 한 대에 뻗어버렸으니까.

  ‘맷집 하나는 뛰어난 놈인데...’

  솔직히 이렇게 간단히 쓰러질 줄은 몰랐다.

  적어도 환의 이마에 땀방울 정도는 맺게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이 자식, 얼마나 괴물이 돼 버린 거야?’

  베커는 진심으로 환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가 알 수 있는 건 5명의 군주가 괜히 그렇게까지 환을 두려워하고 견제했던 게 아니라는 것뿐이었다.

  “워낙 한순간이라 묻기도 뭣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냐?”

  베커는 눈 위에 엎어져 있는 이디안을 둘러매면서 물었다.

  “잠재력은 꽤 있네요. 물론 지금은 형편없지만.”

  “그게 전부야?”

  “네.”

  환은 뭘 더 바라냐는 표정으로 베커를 바라봤다.

  그럼에도 베커는 실눈을 뜬 채로 지긋이 환을 응시했다.

  “혹시 네가 가르쳐볼 생각은...”

  “없습니다.”

  환의 단호한 대답에 베커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굳이 내가 가르치지 않아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녀석이고.’

  확실히 자신이 가르친다면 보다 더 강해질 수 있겠지만, 지금 누군가를 가르칠 여유는 없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 같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귀찮았다.

  환은 다시 식당에 들어가 베커와 함께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

 

  오두막의 아침은 일찍 밝았다.

  “진짜 떠나는 거냐?”

  베커가 아쉬움이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네. 너무 터무니없는 부탁을 들어줘야 해서요.”

 

  ‘인간을 외면하지 말아요.’

 

  헤일론의 유언이었다.

  마지막엔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인간들을 외면하지 마라.

  ‘언제 생각해도 터무니없어.’

  환이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 터무니없는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터무니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렇다고 하면 평범한 건 아니겠지.”

  베커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랍에서 검을 꺼내들었다.

  “내가 한창 활동할 때 쓰던 검이다. 이제 나한텐 쓸모없는 거니 네가 써라.”

  전사에게 자신의 검은 목숨과도 같다.

  그런 만큼 아무리 은퇴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검을 남에게 주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환에겐 아무런 무기도 없는 상황.

  “그럼 감사히 쓰겠습니다.”

  환은 베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후 오두막을 나섰다.

  그렇게 환과 베커는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었다.

  .

  .

  .

  이 녀석만 없었다면.

  “납득할 수 없어요!”

  이디안이 소리쳤다.

  끈질기다.

  벌써 한 시간째 저러고 있다.

  베커가 있는 오두막은 이제 보이지도 않았음에도 이디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환의 뒤를 쫓았다.

  “내가 누누이 말했지만 난 너를 납득시켜줄 생각도, 이유도, 의무도 없다니까?”

  환이 뒤돌아보며 말했다.

  말은 이미 오래 전에 놓았다.

  초면에야 예의상 존댓말을 써주긴 했지만 일단 나이부터 심하게 차이 났으니까.

  이디안이야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것까진 알 바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환이 이디안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래도 계속 생떼를 부리고 싶으면 부려. 미리 말하지만 내가 인내심이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야.”

  환은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물론 그 미소에는,

  ‘어디 한 번 계속 귀찮게 해 봐. 다시는 말할 수 없게 만들어 줄 테니.’

  라는 섬뜩한 생각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 말을 끝으로 이디안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환을 따라 걸었다.

  정말 단 한 마디도 없이.

  ‘이제 좀 조용하군.’

  여전히 들러붙어 있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입을 나불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따라다니는 것도 며칠 지나면 떨어져 나가겠지.

  하지만 환의 이러한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져버렸다.

  “저거 쓰러트리면 한 번만 더 대련해줘요.”

  계속해서 앞을 주시하던 이디안이 말했다.

  “뭐?”

  환이 반문했지만 이디안은 환을 지나쳐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저걸 봤다고?’

  프로스트 골짜기의 원주민격인 설인.

  분명 그들 앞에 그 설인이 있긴 했지만, 평범한 인간의 시력으로 확인하기엔 어림도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나저나 설인을 잡겠다라.’

  환이 짧은 웃음을 뱉었다.

  설인은 사냥꾼들도 스무 명을 한 조로 묶어서 겨우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였다.

  그걸 애송이 혼자서 잡는다?

  죽지만 않으면 다행이었다.

  “검이라도 쥐어줘 볼까.”

  환은 가볍게 발걸음을 뗐다.

  정말 설인을 혼자서 쓰러트린다면.

  아니, 설인의 몸에 상처라도 낸다면.

  “대련 정도는 다시 해주지.”

 

  ***

 

  베커에게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이 많은 덕에 이디안도 설인에 대해서는 나름 알고 있는 게 있었다.

  설인은 유인원과에 속하며, 평균 키는 2m.

  무기를 따로 갖고 있지 않으며, 이동속도는 느린 편.

  다만 입 냄새는 주의할 것...

  이었으나.

  ‘...키부터 틀렸잖아!’

  이디안은 언덕 위에서 경직된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대강 봐도 3m 이상.

  지금 눈앞에 있는 설인의 키였다.

  “고생 좀 하겠네.”

  어느새 이디안을 쫓아온 환이 휘파람을 불었다.

  “네...? 무슨 고새...!”

  이디안이 미처 뒤도 돌아보기 전에 환이 이디안을 밀쳤다.

  아래는 눈이 수북이 쌓인 나름 가파른 언덕.

  멈출 라야 멈출 수가 없었다.

  “제엔-자앙-!”

  굴렀다.

  구르고 또 굴렀다.

  워낙 요란하게 굴러 떨어진 탓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설인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팍!

  이디안이 머리를 흔들어 충격을 떨쳐내고 있는 사이, 베커의 검이 옆으로 날아와 바닥에 꽂혔다.

  “이건 아니지!”

  이디안은 검을 보자마자 소리쳤다.

  전사였던 베커의 검은 대검.

  환이라면 모를까, 이디안으로서는 무거운 대검을 들고 설인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베커의 검을 내팽개치고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이디안에게 아버지나 다름없는 존재였으니까.

  “그워어어어어어어!”

  설인은 눈을 사방에 흩뿌리며 달려왔다.

  간만에 본 먹이에 눈이 뒤집힌 모양이었다.

  “조심해. 그러다 잡아먹힌다.”

  환은 언덕 위에서 이디안을 내려다봤다.

  걱정하는 말과는 달리 지금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말투까지 즐거움을 감추지는 못한 것 같았지만 지금 이디안에겐 그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다.

  이디안은 손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검을 잡았다.

  “올라가서 봅시다.”

  이디안이 환이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올라올 수 있으면 그렇게 하자고.”

  하지만 이디안의 중얼거림을 들은 환은 이디안이 들을 수 없도록 중얼거렸다.

  아마 이디안은 죽을 때까지 환이 자신의 말을 들었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

 

  베커가 일러준 설인의 정보가 사실이라면 지금 저 설인은 평균 이상.

  월등한 체격인 만큼 다른 설인들보다 전투력이 강할 거라 생각해야 했다.

  “후...”

  이디안이 심호흡을 하자, 그의 입에서 흰 입김이 나왔다.

  베테랑 사냥꾼들조차 스무 명을 최소한의 안전 인원으로 규정할 정도의 몬스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두근.

  ‘다가오고 있다...’

  두근.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다.

  ‘젠장, 위압감이 장난 아니잖아.’

  다리에서 시작해 손끝까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디안은 그걸 두려움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호오?”

  환은 흥미로운 눈길로 이디안을 내려다 봤다.

  “즐기고 있어?”

  확실했다.

  언뜻 보면 두려움에 떠는 것 같지만, 저건 느껴지는 긴장감을 즐기는 데서 나오는 떨림이었다.

  이디안은 양손으로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설인을 향해 겨누었다.

  전투의 기본은 상대가 쉽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디안이 중얼거렸다.

  “이렇게 보니 더 거대하네.”

  이디안은 천천히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앞으로 뻗은 대검이 무색할 정도로 설인의 덩치는 거대했다.

  부웅-

  설인이 기다란 팔을 휘두름과 동시에 이디안은 검을 거두고 허리를 숙였다.

  “크읍!”

  이디안이 팔로 눈과 코를 가렸다.

  그럼에도 바람에 흩날리는 눈이 이디안의 눈을 찔렀다.

  ‘무슨 풍압이...!’

  팍!

  이디안이 검을 바닥에 꽂아 몸을 지탱했다.

  균형을 잡기는커녕, 눈조차 제대로 뜨고 있기 힘들었다.

  “크워어!”

  설인은 휘두른 팔을 거두는 동시에 다른 팔을 이디안을 향해 내렸다.

  최대한 먹이가 다치지 않도록.

  아무래도 내려찍으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질 때가 많으니까.

  “이 몬스터 새끼가.”

  문제는 그런 설인의 의도가 뻔히 보였다는 것이었다.

  자연스레 이디안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호승심이 강한 그에게 봐준다는 건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몬스터가 ‘온전한 상태의 먹이’를 위해 그런다면 더더욱.

  이디안은 곧바로 눈 깊숙이 박힌 검을 빼내고 옆으로 굴렀다.

  모양 빠지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살고 봐야지.

  ‘내가 진짜 올라가면 죽여 버린다!’

  이디안은 구르면서 환을 떠올렸다.

  자신을 밀면서 지었던 그때 그 미소가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쿵!

  방금 전까지 이디안이 있던 자리에 설인의 주먹이 떨어지면서 주변에 있던 눈이 이디안을 덮었다.

  ‘오른쪽!’

  눈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디안은 망설임 없이 몸을 왼쪽으로 틀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꽤 성공적이었다.

  “죽지 않은 게 어디야.”

  환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천천히 언덕길을 따라 내려갔다.

  “많아야 두 번 정도인가.”

  이디안이 설인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횟수.

  그 두 번에는 설인의 공격에 맞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젠장.”

  환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을 때, 이디안은 부러진 팔을 부여잡고 있었다.

  살짝 스친 게 전부임에도 오른팔이 완전히 아작이 나버렸다.

  하지만 부상을 당한 건 이디안만이 아니었다.

  “카악!”

  설인이 이빨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팔에도 이디안과 마찬가지로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단순히 먹이라 생각한 놈에게 물린 것이다.

  설인은 다시 한 번 팔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피해야 되는데...”

  이디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피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이다음 이어지는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살아남기 더럽게 힘드네.”

  이디안은 있는 힘껏 베커의 검을 옆으로 던졌다.

  혹시라도 그의 검에 금이 가서는 안 되니까.

  검이 다시 눈에 파고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이디안이 발을 뗐다.

  아니, 떼려고 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지만 않았으면.

  ‘...죽었다.’

  이디안은 멍하니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설인의 주먹을 올려다봤다.

  놈의 주먹이 태양을 차츰 가려왔다.

  탁!

  설인의 주먹이 태양을 완전히 가렸을 때, 환은 눈에 꽂혀있는 검을 낚아챘다.

  그리고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검이 꽂혀있던 곳에서 이디안과 설인의 주먹 사이로 파고드는 데까지는.

  후웅-

  환은 설인의 주먹을 정면으로 받았지만,

  부드러웠다.

  소리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눈들까지 아주 부드럽게 사방으로 퍼졌다.

  “인정.”

  아주 짧은 시간이었기에 설인도, 이디안도 잠시 움직임이 멈췄다.

  이디안이 정신을 차렸을 때, 환은 베커의 검을 한 손으로 들어 올려 검 면으로 설인의 주먹을 가볍게 막아 서 있었다.

  “애송이는 아니네.”

  혼자서 설인에게 상처를 입혔으니까.

  환은 설인의 주먹을 가볍게 튕겨냈다.

  몬스터인 설인의 얼굴에도 당혹감이 서렸다.

  “잘 봐둬. 검사가 되려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거니까.”

  베커의 검에서 흰 기류가 일렁였다.

  환은 여전히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여유롭게 설인에게 다가갔다.

  그와 반대로 환과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설인은 뒷걸음 쳤다.

  그러다 도망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설인은 환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환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천천히 검을 휘둘렀다.

  그것도 대충.

  “이 정도는 가볍게 찢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대검이 설인의 주먹에 맞닿았다.

  그리고,

  “이게 기(氣)라는 거다.”

  설인은 뜯겨져 나가는 살점도 없이 완벽하게 둘로 찢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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