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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운석으로 300만 명 PK
작가 : DOcTO
작품등록일 : 2017.10.30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천재 프로게이머 수현. 가상현실게임 '리로드'에서 그의 신화가 시작된다.

 
2화.사막에서 바늘 찾기(1)
작성일 : 17-10-31 13:18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8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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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무거웠다. 힘을 줘도 움직이지 않았다.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걸로 봐선 분명 남아있는 체력이 거의 없음을 것이다. 평소에는 이러한 디테일까지 현실과 똑같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지만 막상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니 이 정도의 게임성은 오히려 귀찮았다.

 

 수현은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올렸다. 너무 어둡기에 처음에는 밤인가 생각했지만 게임에서는 분명 오후 1시, 낮이었다. 눈이 완전히 들리자 눈에 보이는 색이 밤의 칠흑과는 다른 회갈색라는 것과 울퉁불퉁한 벽면과 고드름 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고드름이 종유석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누워있는 곳이 동굴임을 깨닫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체력이 16밖에 안 남았네. ’

 

 물에 휩쓸리다가 한 번이라도 어디 부딪혔으면 죽었을 것이다. 수현은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마셨다. 점점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지자 주위를 살폈다.

 

 얕게 물이 흘러들어오고 있으면서 그 끝에 약하지만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저 곳에서 흘러들어왔겠지.’

 

 반대편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암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시야가 밝아졌다. 이 스킬을 쓰면 아무리 어두운 곳이라도 대낮처럼 환해 보인다. 노코스트에 반-패시브 스킬이라서 정말로 효율좋은 암살자 스킬 중 하나다.

 

 수현은 일단 빛이 들어오는 바깥 쪽을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동굴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바깥 지형을 알아야 도망갈 때 도움이 되니까.

 

 ‘히든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동굴 밖을 나갈 수 없습니다.‘

 

 “뭐야?”

 

 히든 퀘스트라니? 수현은 반사적으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숨겨진 동굴(히든)'

 

 숨겨진 동굴이다. 혹시라도 희귀한 것이 숨겨져 있을 지 모른다.

 (포기가 불가능한 퀘스트입니다.)

 

 보상:???

 

 

 처음보는 퀘스트가 퀘스트 창 가장 위의 칸에 있었다.

 

 “히든?”

 

 다른 게임을 하면서 히든 퀘스트를 본 적은 많지만 리로드에서 히든 퀘스트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없었다. 퀘스트 이름 뒤에 가로가 있는 퀘스트도 전직 퀘스트 이후로 처음이다.

 

 리로드는 플레이어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플레이어 스스로 알아간다.’, 즉, 모험이라는 게임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개발진에서 직접 밝히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정보는 커뮤니티를 통해 얻어야 하는데 ‘히든 퀘스트’는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 레이더를 돌리고 있는 수현조차 알지 못할 정도였다.

 

 ‘하긴, 커뮤니티에 올라올 정도로 흔하다면 ‘히든’ 퀘스트가 아니겠지.'

 

 이렇게까지 희귀한 히든 퀘스트라면 그 보상은 분명 상상초월일 것이다.

 

 전화위복이랬던가. 산에서 늑대 하나 만나 절벽에 떨어져 급류에 휩쓸릴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 히든 퀘스트라면 충분히 기절 접속 패널티도 감수할만큼 가치 있으리라.

 

 나갈 수 없음을 확인한 수현은 망설이지 않고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상당히 긴 동굴이다. 길이 나뉘지는 않았으나 곡선처럼 오른쪽으로 계속해서 휘어들어가면서 점점 좁아졌다.

 

 한참을 걷고 나서 수현은 이 동굴이 달팽이껍질 같이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모양임을 알아냈다. 길이 좁아지자 동굴의 끝에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동굴의 높이가 2m 정도로 낮아졌을 때 안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빛이 보였다. 빛을 발견한 다음 한 걸음이 땅이 닿기 직전 수현은 그대로 몸을 멈추었다.

 

 울퉁불퉁한 동굴벽에 그려진 사람의 그림자. 분명 수현이 있는 곳 벽 건너에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확신이 든 수현은 주문을 외웠다.

 

 “사운드 클로즈(Sound Close).”

 

 잠시 동안 자신에게서 나는 소리를 전면 차단하는 스킬. 매우 유용한 스킬이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10분이나 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수현은 뒷꿈치를 들고 천천히 그림자 쪽으로 걸어갔다. 자신에게서 나는 소리는 전부 제거되지만 진동은 전달이 되므로 세게 땅을 밟으면 안된다. 물론 기분 상의 요인도 있다.

 

 수현은 고개만 살짝 내밀었다.

 

 예상대로 그곳은 동굴의 끝이었다. 어딘가 어설프게 만들어진 제단과 그 앞을 바라보며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사람은 불상 앞에 앉아있는 스님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심지어 머리까지도.

 

 사운드 클로즈 때문에 남자에게 말을 걸고 싶어도 입만 벙긋거릴 뿐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스킬을 취소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그냥 두기로 했다. 지속시간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혹시 전투라도 하게 된다면 그 짧은 지속시간도 필요했다. 재사용대기시간 10분을 기다릴 수도 없었다.

 

 결론에 도달한 수현은 앉아있는 사람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가 놀라지 않도록 그의 어깨에 천천히 손을 올렸다.

 

 하지만 수현은 하나를 간과했다. 천천히 손을 올리든 빠르게 손을 올리든 놀랄 사람은 놀란다.

 

 “우왁.”

 

 비명을 지른다. 비명이 수현의 귀를 지나 뇌에 전달됨과 동시에 수현의 시야가 바뀌었다. 자신이 날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수현의 몸은 그대로 동굴 벽에 처박혔다.

 

 "콰콰콰쾅."

 

 벽이 무너지면서 처박힌 수현의 몸에 파편들이 떨어졌다.

 

 ‘뭐야, 이거.’

 

 안그래도 황당했는데 충격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남은 체력이 3?’

 

 눈치채지도 못한 공격에 체력이 6000 넘게 증발했다.

 

 ‘이런 놈이랑 싸워야 한다고?’

 

 수현은 놀라면서도 포션을 마신 다음 벽에 처박힌 몸을 빼냈다. 도저히 이길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선명하게 자리잡혔지만 수현은 전투 자세를 잡았다. 도망칠 길이 없었기에.

 

 앉아있던 남자가 일어나 수현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뒤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얼굴에 주름이 많은 할아버지였다. 하지만 사방으로 푸른 오오라를 펼친 그의 모습은 ‘노쇠함’이라는 단어보다는 품위있는 노신사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당신은 누구인가. 제국의 암살자인가?”

 

 무엇인가 단단히 오해를 산 듯했다.

 

 “아닙니다만.....”

 

 "스킬을 풀고 이야기 하라."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냈다.

 

 '암시, 사운드 클로즈 가 해제됩니다.'

 

 “이 결계는 어떻게 통과한거지?”

 

 수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런 놈이랑 어떻게 싸워 이겨?'

 

 수현이 내린 그의 강힘의 정도가 점점 상승했다.

 

 "다시 한 번 묻지, 이 결계는 어떻게 통과한거지?"

 

 “기절한 채로 강에서 흘러들어와서 잘 모르는....데요?”

 

 노인은 잠시 말을 멈추고 수현을 자세히 관찰했다. 곧, 동굴 전체를 감쌀 듯이 펼쳐지던 오오라가 약해졌다. 이와 동시에 단단히 굳어있던 수현의 몸이 조금이나마 풀어졌다.

 

 “그럼 여기에 흘러오게 된 이유를 말해보거라.”

 

 수현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렇구만.”

 

 노인은 다시 자리에 앉은 다음 지그시 수현을 바라보았다. 노인의 눈동자가 너무나도 직접적이었기에 수현의 눈이 갈 길을 잃은 채 방황했다. 한참을 쳐다보던 노인은 곧 그 마음을 굳힌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라덴 오르. 로스타 제국의 대현자라고 불리우던 사람일세. 내 이야기를 들어보게나.”

 

 ‘스스로를 대현자라고 부르면 쪽팔리지 않나?’

 

 하지만 라덴이라는 이름의 대현자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는 듯 이야기를 계속했다.

 

 “벌써 50년 전의 일이군.

 

 나는 제국의 중앙 마탑 관리자. 10살 때 존재하는 모든 마법을 터득하였으며 20살 때 대현자의 칭호를 받았지. 나의 마법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으며 정교했으며 끊임없이 나의 마법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마법을 배우려 시도했고 나름대로의 성과도 있었다네. 하지만 신이 내려주신 재능이라 평가받던 나도 한계라는 것이 존재했지. 처음엔 나에게 이것을 믿고 싶지 않아 머리털을 쥐어짜서 대머... 하지만 결국에는 나에게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네. 허나 마법의 심연을 향한 나의 욕망은 식기는 커녕 오히려 들끓어올랐다네. 한계는 나에게 '호기심'이라는 것을 만들었기에. 하지만 이미 수많은 연구를 거듭한 바 스스로 연구하는 것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은 확실했지. 그렇기에 나는 ‘고대의 마법’에 눈길을 돌렸다네.”

 

 ‘고대의 마법?’

 

 “고대의 마법이 무언지 아느냐?”

 

 알리가 있겠냐. 아무리 랭킹 5등이라도 이제 3주 정도 게임한 유저가 이름만 봐도 희귀해보이는 ‘고대의 마법’ 같은 걸 알리가 없다.

 

 “모릅니다.”

 

 수현의 스승님 왈. '현실에서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당당하게 모른다 말하고 지식을 갈구하라.'

 

 ‘라덴 오르와의 친밀도가 10 감소합니다.(-10)’

 

 여기는 가상 현실 게임이었다.

 

 ‘친밀도에 마이너스도 있는 거야?’

 

 라덴의 미간이 구겨졌다. 잘못하면 퀘스트는 고사하고 걸어서 동굴을 나갈 수 없을 것 같자 모공에서 식은땀이 흘려내렸다.

 

 그러나 곧 크게 한숨을 쉬더니 얼굴을 풀었다. 친밀도는 -10 그대로였다.

 

 “고대의 마법은 단순히 고대에 존재했기에 ‘고대의 마법’으로 불리우는 것이 아니네. ‘고대의 마법’이란 말을 최초로 알게된 것은 매우 오래된 한 문건에서 였지.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곧 ‘고대의 마법’이라는 단어가 적혀진 모든 책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네."

 

 라덴은 50년 전의 일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어보였다.

 

 "바로 책들이 최소한 200년이 넘을 정도로 오래된 책이었다는 거네. 다만 ‘고대의 마법’에 대한 술식, 마법진이나 마법의 이름 등 마법에 대한 모든 내용은 베일에 싸여 있지. 책에 나와 있는 것은 ‘고대의 마법을 사용하여 산맥을 불바다로 만들었네.’ 이 정도의 내용이 전부야. 그렇기에 처음에는 미신으로 넘겼지만 고대의 마법이 마냥 미신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고서에서 찾을 수 있었다네. 그 내용을 네 머리로 전송하지.”

 

 ‘신탁 아래 우리는 엑소르 섬을 구름 위로 띄워야 했다. 우리들 중 선택받은 자들은 의지를 모아 고대의 마법을 발동시켜 섬을 하늘 위로 띄웠다. ’

 

 그 순간 고서의 내용으로 보이는 인터페이스가 -물론 다른 플레이어나 npc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수현의 눈 앞에 나타났다.

 

 “혹시 엑소르 섬이 무슨 섬인지 아나?”

 

 전혀 기대하지 않는 눈빛에 자세히 보면 마치 벌레를 보듯이 수현을 보는 것 같았다.

 

 “동쪽 바다 위에 떠있는 거대한 섬입니다. 제가 처음에 있었던 섬이기도 하고요.”

 

 “뭣이라? 그 섬에 가봤다는 것이냐?”

 

 라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정확히는 게임에 대한 이해를 위해 레벨 10까지는 모든 플레이어가 의무적으로 있어야 하는 섬이었지만. 그리고 한 번 섬에서 벗어나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어떻게 섬으로 올라갔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그 곳은 어떠한 마법을 통해서도 갈 수 없고 물리적으로 날아간다고 하더라도 결계로 인해 막히는 섬이다.”

 

 수현은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했다. 단, 게임이 아닌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식으로. -이렇게 NPC와 이야기할 때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이야기하라는 것도 엑소르 섬에서 배웠다.- 라덴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렇다면 정말 그대가 다른 세계에서 온 모험가라는 소리인가? 그런 사람들을 ‘플레이어’라고 한다고?”

 

 “네, 그렇습니다.”

 

 ‘라덴 오르와의 친밀도가 30 상승합니다.(20)’

 

  라덴 오르는 그를 바라보다가 곧 이야기하던 중임을 깨달았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면 이렇다네. 엑소르 섬을 통해 ‘고대의 마법’이 허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곧바로 황제를 알현했지. 오직 황제만 열람이 가능한 제국 도서관 꼭대기 층을 열람하게 해달라고 말이야. 그 결과가 바로 이 꼴이지. 황제께서 나의 열람 이유가 ‘고대의 마법’에 대해 연구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반역죄로 몰아갔고 나는 황제를 죽이기 위해 마법을 걸었지만 황제를 보호하고 있는 이상한 보호막 때문에 모든 마법이 무효화되었지. 나는 직감할 수 있었네. 황제를 보호하고 있는 마법이 고대의 마법이라는 것을. 결국 나는 도주했으나 도중 큰 부상을 입고 여기에 숨었다네. 이 일이 50년 전이라네.”

 

 “오.”

 

 수현은 마치 라덴의 업적이 대단하다는 듯 입을 벌리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하지만 실제 생각은 그 반대였다.

 

 ‘황제를 죽이려해?’

 

 어떻게 된 일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금지된 마법인 고대의 마법을 연구하려든 것에 모자라서 황제를 죽이려 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도 서슴지 않는 사람. 분명 위험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대현자. 황제를 통해 처음 본 고대의 마법이었지지만 그것을 통해 고대의 마법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네. 황제의 자리 옥좌 아래 고대의 마법 술식이 새겨진 종이, 주문서가 있다는 것을. 황제를 보호하면서 약해진 마법의 틈을 비집고 들어간 나는 그 주문서를 탈취할 수 있었지.”

 

 다만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대박 퀘스트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곳에 도주한 나는 바로 동굴 입구에 결계를 걸었다네. 결계를 통해 모든 마나를 소모한 나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네. 그 후 내가 깨어났을 때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네.”

 

 라덴은 눈을 감았다. 50년 전의 이야기지만 바로 어제 일인 듯이 감정이 격해진 것 같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 알겠나?”

 

 “그 주문서를 찾아와 달라는 것 아닙니까?”

 

 “다행히 눈치는 빠르구만. 주문서에는 또다른 고대의 마법이 걸려져 있었어.”

 

 라덴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단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끝나자마자 재단 앞에는 포탈이 생겼다.

 

 “내가 도망치다가 생긴 부상으로 의식을 잃은 사이 주문서는 이공간으로 사라져 버렸다네. 내가 직접 가고 싶었다만 포탈은 나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네. 아마 주문서가 나라는 존재를 거부하기 때문이겠지. 그렇기에 수현 너는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일세.”

 

 '현자 라덴의 부탁(히든)'

 

 현자 라덴은 30년 동안 고대의 마법이 들어있는 주문서를 찾으려고 시도하였다. 하지만 그 시도는 결코 무위로 돌아갔고 라덴은 자신을 찾아올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포탈 안의 이공간에서 주문서를 찾자.

 (포기가 불가능한 퀘스트입니다.)

 

 보상:???

 

 수현은 포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차피 취소불가한 퀘스트이므로 무조건 들어가야 하겠지만 탐탁치 않았다. 만약 안에서 나온 몬스터가 수현보다 훨씬 강하면 찾기는 커녕 살아가기도 힘들 것이 분명했다.

 

 “포탈 안의 모습은 어떤지 알고 계십니까?”

 

 “전혀 모른다.”

 

 “찾는데 얼마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전혀 모르겠다.”

 

 “몬스터가 안에 있습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대현자였다.

 

 ‘50년 동안 이 안에서 뭐했길래 아는게 아무것도 없냐.’

 

 다만 겉으로는 어떠한 불만사항도 표출하지 않았다. 수현은 마지막으로 라덴에게 물었다.

 

 “찾아오면 보상이 무엇입니까?”

 

 “이 곳을 나가게 해주지.”

 

 “네?”

 

 “귀 먹었나? 이 곳을 나가게 해준다고.”

 

 ‘뭐 이딴 놈이 다 있냐?’

 

 “말을 안해줬구만. 네가 이 동굴에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의식이 없었기 때문이지. 이 결계의 이름은 ‘의식의 결계.’ 의식이 있는 모든 생물의 출입을 막지. 한 마디로 기절하고 있었기에 너가 들어올 수 있었지. 하지만 나가기 위해서도 너의 의식이 없어야 한다는 거네. 과연 내 도움 없이 이 결계를 나갈 수 있을 것 같나? 내가 죽지 않는 이상 결계 해제는 불가능하지. 네가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만약 라덴의 말이 맞다면 이 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기절 상태가 된 다음에 결계를 통과해야 하는데 물이 흐르는 방향이 반대인 여기에서는 설사 기절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계를 통과할 방법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보상이 이게 뭐야.’

 

 나 없으면 못 찾는다고 협박이라도 해볼까 하다가 곧 포기했다. 안 그래도 이미 시간을 많이 소비해 레벨업이 느려지고 있었다. 혹시라도 라덴한테 죽기라도 한다면 패널티를 또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보상이 실제로 ‘결계 탈출’이 아닐 수도 있다.

 

 퀘스트에 나온 보상 ‘물음표’는 실제로 어떤 보상이 나올지 npc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니까. 어떤 플레이어는 실컷 퀘스트를 수행했지만 npc한테 스킬 한 대 맞고 죽은 경우도 있었다.

 

 수현은 포탈을 쳐다보았다.

 

 ‘특수한 포탈입니다. 이공간에서는 리로드와 완전히 단절됩니다.’

 -조건 충족 전까지 탈출 불가

 -레벨 업 해도 랭킹에 등록되지 않습니다.(이공간에서 벗어난 후 랭킹에 등록됩니다.)

 -사망 패널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안 들어가고 뭐하나?"

 

 확실히 특별한 퀘스트라서 그런지 특이한 점이 많았다. 그 중 가장 눈이 띄는 점은 역시 사망 패널티가 없다는 점과 탈출 불가인 점일 것이다.

 

 수현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러면 퀘스트를 실패할 일이 없겠네.'

 

 “그럼 나중에 만나죠.”

 

 라덴에게 인사한 수현은 망설이지 않고 포탈에 들어갔다. 탈출 불가인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무리 오래 걸려도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되진 않았다.

 

 

 

 “시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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