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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귀한 여자
작가 : 솜솜
작품등록일 : 2017.7.1

본격 여주 여왕되는 이야기.
환생물, 당찬 여주. 스윗 남주. 힐링, 성장물.
(주의 : 흐름상 남주가 살짝쿵 늦게 등장.)

엄마에게 버림받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살해당한 뒤 환생해서도 여러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여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자 만나게 된 여러 인연을 통해 점점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됨.(남주, 충성스러운 시녀 등등.)


(제 멜주소와 트윗 주소 입니다..ㅎㅅㅎ
pang_0315@naver.com / @aSweet_world )
*트위터에는 업뎃 소식이 올라온답니다 ㅎㅎ

 
36.
작성일 : 17-10-31 00:26     조회 : 365     추천 : 0     분량 : 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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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머리에서 안개가 걷힌 것처럼 눈이 번쩍 뜨였다.

 

  상체를 일으켰다.

 

  여전히 몽롱했지만 잠들기 전 상황만은 똑똑히 기억났다.

 

  ‘이안.’

 

  꿈이 아니었다.

 

  꿈이었다면 좋으련만.

 

  ‘노아.’

 

  “돌아가야 해.”

 

  이불을 걷어내고 눕혀져 있던 침대에서 나왔다. 그러나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에 놀라 다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간다는 거지?”

 

  “이안.......”

 

  언제부터 있었는지 침대와 조금 떨어져 있는 문가에 이안이 의자를 놔두고 앉아 있었다.

 

  이안이 턱을 괴고 가만히 내 쪽을 응시했다.

 

  깊은 분노와, 그것을 넘어선 어떤 감정. 집착.......

 

  탁한 초록빛 눈에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수도 없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5년이란 시간은 짧으면서도 충분히 긴 시간이다.

 

  나도 배신의 상처를 20년이 넘도록 품고 있어 보았기에 이안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안의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집착에 가깝다.

 

  처음부터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 감정이 5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질 줄은 몰랐지만.

 

  “여긴 어디야?”

 

  “.......”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연히 알려줄 것 같진 않았다.

 

  “이안. 이건 옳지 않아.”

 

  설마 이안이 직접 올 줄은 몰랐다.

 

  똑똑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눈에 내가 있는 곳을 꿰뚫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완벽하게 변장하고 있는 날 알아보다니.

 

  이안의 수하들이 날 찾기 위해 돌아다녔던 것과 그가 직접 나선 건 확실히 달랐던 모양이다. 결국 내가 그 앞에 이렇게 있게 되었으니.

 

  “옳지 않다고, 내가 뭘 더 할 수 있지?”

 

  “.......”

 

  이번엔 내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도망간 이유가 뭐지?”

 

  이안이 5년 전 내가 메이븐을 떠났을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목소리에 상처가 진득이 묻어났다.

 

  “....... 이유를 안다고 달라져?”

 

  그때는 내가 살기 위해, 오로지 나만을 위해 그곳에서 나왔었다. 이안은 내가 나가는데 촉매제가 되었을 뿐 내게 있어 사실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였다.

 

  그러나 희한하게, 정말 희한하게도 문득문득 이안이 떠올랐다. 만났던 기간이 한 달은 될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메이븐을 떠올리면 7년간 부대끼며 날 힘들게 했던 베로니카, 아리아드네 등등의 왕실일가보다도 그가 떠올랐다.

 

  내가 조금씩 스스로를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말이다.

 

  “난 알고 싶다. 그리고 바로잡고 싶다.”

 

  말을 하는 이안의 눈빛은 진지했다. 어투는 강하고 의지가 가득했다.

 

  ‘아아.’

 

  알 것 같다. 왜 내가 그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지.

 

  언제나 진지하고 오롯이 하나만을 바라보는 그에 대한 죄책감이었구나.

 

  비록 그 감정이 사랑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나는 진지하게 밀어붙이는 한 사람의 감정을 짓밟은 셈이었다.

 

  “무엇을?”

 

  그러나 이안이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5년이 흘렀고, 난 마음을 허락한 사람이 있다.

 

  이번에야말로 그의 감정을 똑바로 마주보고 거절하리라.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주리라.

 

  그것이 그에 대한 죄책감과 오래된 그의 마음을 청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여기는 건데?”

 

  대답이 없는 이안에게 다시 물었다.

 

  “내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난 강요하는 것 외에는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고, 그대가 떠나고 나서야 내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그래서....... 모든 걸 만회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이안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아마 나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뜻이겠지.......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

 

  “넌 황태자가 되었다고 들었어.”

 

  그에게 완전히, 더 이상 나와 함께하는 미래는 생각하지도 못하도록 정리하게 하기 전에 그의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 잠시 말을 돌렸다.

 

  상심이 크더라도 그가 멀쩡하게 제 할 일을 하고 살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되었다.

 

  “그래.”

 

  이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직도 1황자와 경쟁구도 상태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도 네 입지는 괜찮은 거니?”

 

  제일 중요한 문제였다. 난 이안이 힘들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하는 자리가 뭐가 중요하지? 난 그 자리 따위, 언제든지 버려도 상관 없다.”

 

  이안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안 돼. 그러면 안 돼.’

 

  “그 자리를 얼마나 힘들 게 얻었는지 들었어. 그런데 포기하겠다는 거야? 고작 사소한 일 때문에?”

 

  “사소?”

 

  이안이 코웃음을 쳤다.

 

  “사소하다고?”

 

  “사소하지. 고작 여자 하나 얻는 것 따위, 황제가 되어 대업을 이루는 일과 비교가 되니?”

 

  이안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대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싶은 모양이군.”

 

  ‘이런.’

 

  완전히 어른이 된 이안은 예전과 비교도 되지 않게 예리하고 상황을 잘 읽었다.

 

  “알아보니 그대의 곁에는 이미 버러지 하나가 맴돌고 있더군.”

 

  “....... 노아를 함부로 얘기 하지마.”

 

  이안을 쓸데없이 자극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노아에 대해 험한 말이 나오니 참을 수 없었다.

 

  “... 후.......”

 

  내 말에 이안이 심호흡을 하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메레디스. 그대가 어떤 말을 해도 내 생각은 바뀌지 않을 거다.”

 

  “무슨 생각?”

 

  불안하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 그때는 내가 너무 밀어붙였던 것 같으니, 이번에는 함께 내 궁으로 돌아가 천천히 다시 서로를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하지.”

 

  “뭐?”

 

  다시 시작하자는 게 저런 뜻이었어?

 

  대체 뭐가 다르지? 그때랑 지금이랑?

 

  내가 이안을 제대로 포기시키지 못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이안은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때 막무가내로 결혼을 하자고 했던 거나,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날 더 엘더른 까지 끌고가겠다는 거나.

 

  똑같이 내 생각은 전혀 존중해 주지 않는 강요 그 자체였다.

 

  “그대는 더 엘더른으로 돌아가 내 황후가 된다. 다른 선택지는 없어.”

 

  “이안!!”

 

  “아. 한 가지 말해주자면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네게 붙어있는 버러지가 마법사라는 건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나도 마법사를 데려왔지. 세계에 단 두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8서클 마법사다.”

 

  ‘8서클!!’

 

  노아는 7서클이라고 했는데! 8서클이라면 대체 어느 정도로 강한 거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었다.

 

  “그대에게 위치추적 마법이 걸려있다. 그리고 레이몬드가 함께 왔다.”

 

  ‘레이몬드!!’

 

  그는 마스터다.

 

  이안도 마스터이고. 마스터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는 이안의 추적을 막기 위해 노력할 때 이미 많이 찾아봤던지라 잘 알고 있었다.

 

  “.......”

 

  절망적이다.

 

  하지만 나는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분석했다. 틈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자, 그럼 찬찬히 생각해보자.

 

  이안의 일행은 일단 이안, 8서클 마법사, 레이몬드, 아마 그 외 수하가 있을 것이다.

 

  마스터 둘은 일단 그렇다치고, 8서클 마법사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마법사와 함께 지내고 그 위력도 충분히 경험해 보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아, 아무리 8서클 마법사라도 한 번에 네이스에서 더 엘더른으로 순간 이동하기는 무리다.

 

  노아보다 실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배로만 한 달이 걸리는 바다를 순간이동으로 한 번에 건널 수 있을 리가 없고, 이 넓은 프레이튼 땅덩어리에서도 바로 네이스에서 항구도시까지 이동하기란 무리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긴 프레이튼 안이다.

 

  어쩌면 아직 네이스의 근처일지도 모른다.

 

  “씻고 싶어. 설마 씻지도 못하게 할 건 아니지?”

 

  마음을 정리하고 평정을 유지하며 이안에게 물었다.

 

  “.......좋다. 레이몬드.”

 

  이안이 문 쪽을 손으로 두드리며 레이몬드를 불렀다.

 

  문이 벌컥 열리며 역시나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씻을 물을 준비하라고 하라.”

 

  “예.”

 

  레이몬드가 곧바로 문 밖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점원처럼 보이는 여자가 나무 목욕통과 씻을 물을 준비해주었다. 이안과 레이몬드가 문밖에서 지키고 있는 사이 몸을 씻었다.

 

  ‘잘 생각해야 한다.’

 

  노아는 분명히 나를 찾고 있을 거다.

 

  이안이 노아를 얘기하는 태도를 봐서는 노아가 이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 이안은 틀림없이 죽이려고 할 것이다.

 

  노아를 위험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고, 또한 기회를 봐서 확실하게 이안에게 거절의 말을 해야 한다.

 

  너와 내 사이에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말의 가능성도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잔인하긴 하지만 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주어야 할 말이다. 그러나 말을 하는 데에도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

 

  이안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그 시기. 그 때 이야기하리라.

 

  이번에야말로 죄책감을 청산할 때였다.

 

 

 

 *

 

 

 

  씻고 1층으로 내려갔다.

 

  앞은 이안, 뒤는 웬 나이든 남자와 레이몬드, 그리고 두 명의 남자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총 다섯.

 

  철두철미한 이안이 네 명만 데리고 왔다는 건 그만큼 이 인원이라도 충분하다고 여긴 것이었겠지.

 

  사방을 둘러싸여 밥을 먹는데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너무너무 불편하고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휙휙 지나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이안이 밥도 안 먹고 날 빤히 쳐다보더니 물어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니.

 

  예나 지금이나 여자에게 말을 거는데 요령이 없었다.

 

  “별로. 배고파서.”

 

  “배고프다는 것 치곤 제대로 먹지 않는군.”

 

  “....... 입맛이 없어서. 입맛이 없는 이유는 알고 있지? 이안.”

 

  “....... 다 먹었으면 일어나지.”

 

  이안이 내 말을 못들은 척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안 먹었어. 기다려.”

 

  “.......”

 

  이안에 미간에 줄을 만들며 날 쳐다봤다.

 

  무슨 속셈이냐고 묻고 싶은 거겠지.

 

  그러나 난 이안에게 우리가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알려줄 셈이었다.

 

  느릿느릿 접시를 비웠음에도 이안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가 성격이 급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이안은 지금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자구.’

 

  애초부터 성격이 느긋하고 인내심이라면 따라올 사람이 없는 노아와 성격이 급한 이안은 같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변하려고 그간 많이 노력을 했다곤 하지만, 나같이 제멋대로에 자기밖에 모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간을 불같은 성격의 이안이 어디까지 참고 받을 수 있을까.

 

  이안에게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고, 제대로 거절을 해야지.

 

  좋은 방법 같았다.

 

  절대 이안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나 역시, 똑같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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