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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바야흐로 사랑이 시작되다
작가 : 진여울
작품등록일 : 2017.10.30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는 여고생과 사랑에 무미건조한, 어른이 된 남자가 서로 맞닥뜨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두 인물을 중점으로 전개하겠지만, 그 외 다른 매력적인 등장인물들도 많이 등장해요. 나름의 쏠쏠한 재미가 있을겁니다. 로리물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여자주인공 설정 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씬은 없습니다!

 
바야흐로 사랑이 시작되다-<2>
작성일 : 17-10-30 14:34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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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우산을 우산꽂이에 넣었다. 그리고 부엌에 들어가 비닐봉지를 뒤집어 방금 막 사온 것들을 쏟아냈다. 물 한 컵을 따라 마신 뒤 어느 새 자신의 다리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사료를 챙겨주었다. 허리를 숙여 잘 먹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손목이 눈에 들어 와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아이의 손목이 떠올랐다. 얇디얇은 그 손목..거의 자신의 절반정도 되는. 고양이를 만지던 손을 거두고 세척기에 손을 씻었다.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어 얼음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곧 시려움이 입 안 가득 느껴진다. 그 느낌이 좋다. 얼얼할 정도의 시원함.

 

 

 바닥에 앉아 선풍기를 틀었다.무릎 위에 노트북을 놔두고 자판을 두드리다가 선풍기의 세기를 낮춘 뒤 다시 집중을 했다. 그의 나이 24.

 군대를 갓 제대하고 바로 학교를 그만두었다.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항상 글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 후 더 명확해졌을 뿐. 소설을 쓸 때 자신은 뒤늦게 이 세계에 들어왔다고 생각했지만, 주변 사람들은 벌써부터 그 나이에 글을 쓰냐는 반응을 보였었다.

 

 

 아직 청춘이 가득한 나이에 방 구석에 처박혀 무슨 글이 나오겠냐는 주변인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모든 걸 다 버리고 이 길을 선택했다. 물론 가끔 친구들과 멋지게 빼입고 놀고 싶을 때가 있지만 모두 취업준비를 한다고 바삐 살아서 못 본다. 저를 한심하게 여기는 이들도 몇 있고. 그러나.무엇보다 지금 이 삶이 만족스럽다.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다른 작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는 지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이 끌릴 때 글을 썼다.. 어느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쓸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주인공의 이름 하나 때문에 쩔쩔 맬 때도 있었다. 자신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로 갈 때도 있고.

 

 자신조차 예측할 수 없는,그런 글쓰기가 좋다. 아직 작가라고 하기엔 책 한권 낸 적도 없지만 1년 사이에 미완성인 글들을 많이 썼다. 조금만 손보면 되지만, 그건 또 몇 년 지난 뒤에야 마무리작업을 하고 싶다. 그때의 감정이 시간 지나고 다시 보면 색달라질 수 있으니.

 

 그의 소망은 이혁수,라는 이름을 걸고 내놓을 수 있는,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는 그런 글을 써서 작가로 사는 것. 이혁수.세 글자,자신의 이름이 이렇게 떡하니 있는데.

 

 

 

 '아저씨.'

 

 

 

 그 아이는 왜 굳이 아저씨라고 부른 건지. 본인은 20대의 건전한 남성인데도 말이다. .흐음.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메모장에 아저씨라고 친 걸 발견하고 재빨리 지웠다. 글이 안 끌린다. 잡생각이 많아진다. 어느 정도 녹은 얼음을 씹어 먹었다.

 

 여름,생기있는 계절.밖에는 매미가 울어대고,햇살은 있는 힘껏 열을 방출해 대는, 혁수 본인은 사계절 중 여름을 제일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집 안에서 이렇게 밖의 여름을 구경하니 적당히 덥고 괜찮았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졸음이 쏟아져 온다.

 

 

 

 * * *

 

 

 

 "우산 전해줄 겸 집까지 따라갔다고?"

 "어!나 진짜 기분 좋았다니까!"

 

 

 

 고은은 학교에 오자마자 자신의 친구,은아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었다.

 

 

 

 "적당히 해."

 "왜?"

 "야.요즘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 겁도 없이 남의 집 앞까지 따라가냐."

 "아,아저씨는 다르다니까."

 "원조교제같잖아."

 "그냥 말만 아저씨라는 거지!그 사람 젊어!"

 

 

 

 원조교제.고은 역시 원조교제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그렇지만, 그래도 자신은 다르다.어떻게 순수한 마음을 더럽게 짓밟는건지! 고은은 자신도 모르게 발끈해서 대답했다. 그러자 은아가 진정하라면서 워워-거린다.

 

 

 

 "몇 살 정도 같아?"

 "20대 후반?"

 "거의 10살 정도 차이나겠네. 그럼 진짜 아저씨네?"

 "내가 어려서 그런 거지.아.나도 얼른 크고 싶다.빨리 어른되고 싶어."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은의 그 말에 은아 역시 동의를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른 커서 알바하고싶다.돈 벌어서 얼굴이나 고쳐야지."

 "난 얼른 아저씨랑 연애해야지."

 "아저씨라고 하니까 징그럽다."

 "네가 직접 아저씨 보면 그 소리 못할 걸?젊어!"

 "그럼 오빠라고 하든가."

 "난 오빠라는 소리가 더 징그럽더라."

 

 

 

 으으.효과음을 내면서 장난스럽게 인상을 찌푸렸다.근데 남자들은 오빠라고 불러주면 환장한다고 하던데,아저씨도 그러려나. 다음에 만나면 물어볼까.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손가락으로 괜히 턱을 쳤다.

 

 

 곧 종이 울린다.하지만 자리에 돌아갈 생각이 없는 고은은 대화의 주제를 바꿔 어제 컴백한 아이돌 얘기를 했다.별 것도 아닌 얘기로 서로 꺄르르 거리면서 웃다가 나중에 선생님이 들어오신 걸 보고 황급히 제 자리로 갔다.

 

 수업 시간 내내 집중이 되지 않는다.연필을 끄적거리면서 교과서에 낙서를 했다.그러다 서랍 속에 있는 공책을 조심스럽게 꺼내 글을 적었다.

 

 -야.

 

 짝지,하영이에게 넌지시 공책을 건네니 선생님 눈치를 보다가 받아적는다.

 

 -왜?왤케 덥냐 오늘

 -그치.더우니까 연애하고 싶다.

 -뭔 소리야 그게

 -개소리야 멍멍.

 

 그리고 곧 그것도 싫증이 나서 공책을 덮었다.뭘 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아.연애하고 싶다.그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얼른 아저씨랑 손도 잡아 보고 싶고 떡볶이 먹으러 분식집도 가 보고 싶다.영화 보면서 팝콘도 먹고,아저씨랑 하고픈 게 많은데 정작 자신은 이렇게 교실에 축 처져 앉아있다.

 

 아저씨는 뭐하고 있으려나.

 가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불가능하니까 답답하다.시간이 더디게 간다.

 

 혼자 멍 때리고 있다가 하영이 팔을 툭툭 치길래 무의식적으로 연필을 꽉 잡았다.

 

 "수업 끝나면 바로 매점가자."

 

 조용하게 속삭인다.고은은 고개를 내저었다.

 

 "빵순이가 왜 그래?"

 "다이어트 할 거야."

 "뺄 게 어디 있다고."

 

 하영의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아저씨가 너무 말랐어…날 돼지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두 손으로 볼을 만지니 물렁물렁하다.볼살이 제일 먼저 빠졌으면 좋겠다.얼굴이 동글동글해서 더 어려보이는 건지도 모른다.얼른 브이라인이 되었으며.고은은 얼굴을 마사지 하다가 계속 하다보니 더워져서 그만 두었다.

 

 "야.빵.매점가는 길에 나 우유 하나만 사다 줘."

 

 종이 치고,자리에 일어서니 앞에 앉은 민혁이 말을 건다.항상 매점에서 빵을 사 먹는 고은을 보고 이름 대신 '빵'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 매점 오늘부터 안 가."

 "어디 아프냐?"

 "쟤 오늘부터 다이어트 한대."

 

 매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하영이 가방에서 돈을 꺼내면서 대신 대답해 준다.고은은 강민혁이 쥐고 있는 돈을 받아 하영에게 건네 주었다.

 

 "너 매점가는 길에 쟤 것도 사다 줘."

 "너 부려먹고 싶었는데."

 

 민혁이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고은은 그런 민혁의 장난을 가볍게 무시했다.은아 자리에 가서 못 다 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은아가 먼저 옆으로 왔다.

 

 "야.너 수업 시간에 멍 때리고 있었지?"

 

 은아가 웃으면서 옆구리를 찌른다.고은은 수업 시간 내내 자신을 보고 있었냐면서 스토커같다면서 넌스레 농담을 던졌다.

 

 "김고은이 언제 수업시간에 집중한 적이 있냐."

 

 민혁도 대화에 낄 생각인지 아예 의자를 돌려 앉아 마주 본다.

 

 "너는 앞에 봐라."

 "야.수업시간 끝났거든."

 "너는 모를 얘기할 거니까 듣지 마."

 "나도 별로 안 궁금하거든."

 

 민혁이 의자를 다시 돌리니,옆에 앉은 은아가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실실 웃다가 곧 빵 터졌다.

 

 "니네 티격태격하는 거 보면 내가 다 재미있다니까.둘이 완전 잘 어울려."

 "그 소리 한번만 더 하면 절교할거야."

 "야.내가 할 소리다!박은아 너 입 조심해라."

 

 은아의 폭탄발언에 둘 다 진저리친다.민혁은 심지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로 앞의 의자를 탁탁 치면서 말했다.

 

 "하긴 고은이는 좋아하는 사람 있으니까.괜한 사람이랑 엮이면 싫겠다."

 

 그 소리에 갑자기 민혁이 뒤돈다.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뭐래.저리 가."

 "내 자리에 내가 있는데 뭘 어디 가라는 거야."

 "앞에 봐."

 "야.너 좋아하는 사람 있냐니까."

 "아.왜.있다!은아랑 말 좀 하자!"

 "성격파탄자.네가 좋아한다는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딱하다."

 

 끌끌끌.혀를 차면서 놀리는 민혁의 모습에 고은은 살포시 웃으면서 눈을 접었다.

 

 "왜 갑자기 웃냐.미친년같이."

 "나 웃으면 남자들 다 넘어 와."

 "눈 없어 보여.하지 마."

 

 민혁에 말에도 고은은 계속 실실 웃었다.곧 민혁이 제 친한 친구들을 찾으러 자리를 뜨고 그제서야 고은은 본격적으로 은아와 대화를 나누었다.

 

 "나 수업시간에 자꾸 생각나더라."

 "그거 때문에 멍 때린거야?조증이다.진짜."

 "좋은 걸 어떡해."

 "근데 이제는 어떻게 말 걸거야.우산도 돌려 줬고 이제 용건 없잖아."

 "야.너는 친구 사귈 때도 용건 있을 때만 말 거니.그냥 무턱대고 들이대야지."

 

 

 여름이고,덥기도 하니까 아이스크림을 사서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무턱대고 들이대면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으니,그저 아이스크림만 건네야지.아니면 물 한잔 얻어 먹고 가야겠다.그것도 아니면 몇 가지 궁금한 거 묻다가 쿨하게 집에 가야지.이것저것 상상을 하니 뭘 어떻게 되든 기분이 좋다.쭈쭈바도 무심하게 먹지 않을까.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꽤나 귀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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