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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마의 시대
작가 : 진사림
작품등록일 : 2017.10.30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신종 악마가 출현했다. 유일한 희망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난 윤세찬 뿐. 세상을 구하기 위한 퇴마가 시작된다.

 
프롤로그 : 모든 것의 시작
작성일 : 17-10-30 09:48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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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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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에 가까운 토요일 밤이다. 어느 번화가가 그렇듯이 홍대 역시 이 시간이 돼서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대부분은 이 클럽에서 저 클럽으로, 혹은 다른 술집으로 옮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 중, 한 클럽 앞에는 유난히 사람의 이동이 적었다. 대신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그어놓고 앞을 지키는 중이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길을 오가며 쑥덕거렸다.

 

 “경찰이네?”

 “무슨 일이래.”

 “살벌하네. 살인사건이라도 난 거 아냐?”

 

 가벼운 잡담들이 길거리를 떠돌다, 근처 경찰 버스에 앉아있는 세찬의 귀로 들어갔다. 그는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살인사건이라면 다행이지.’

 

 그런 생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오른쪽 귀에 꽂은 초소형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2공격대. 상황정리돼갑니다.”

 

 이제 그가 클럽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 거의 다 돼간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세찬 근처에 있던 중년 남자가 말을 받았다.

 

 “여기는 민찬수. 뒤처리반 준비할게.”

 “네. 끝나면 바로 보내주십시오.”

 “그래.”

 

 민찬수는 무전을 끝내고, 클럽 앞에 있는 경찰들에게 다른 무전을 날렸다.

 

 “나, 민찬수 보급관이다. 야, 태진아.”

 

 클럽 앞에 있던 태진이 대답했다.

 

 “네, 말씀하십쇼.”

 “클럽 안에 있던 사육마들 대충 정리돼가는 거 같거든? 엑소시스트들 뒷문으로 나가면 뒤처리반 보낼게. 통과시켜라.”

 “네. 준비하겠습니다.”

 “자, 그럼.

 

 민찬수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버스 안을 바라봤다.

 

 “일할 시간이다. 이번에 사역마 새끼가 신나게 먹어재껴서 클럽 안 꼴이 말이 아닐 거다. 하여간 사역마 새끼들은 요란하게 벌일 줄만 알지…….”

 

 찬수가 투덜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사실 경찰이 아니라, 바티칸 한국지부에서 일하는 엑소시스트 뒤처리반이었다.

 사건이 터지고나서 당연히 경찰에 신고가 갔다. 그런 뒤에 바티칸 한국 지부가 사건을 이양받은 것이다. 경찰로 위장한 뒤처리반을 배치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당연히 인터넷 검열과 언론 검열도 뒤따른다. 다행히 경찰로 위장한 그들은 현장 담당이라 그런 귀찮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됐다.

 민찬수가 뒤처리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빨리빨리 끝내자. 본부에 있을 애들 힘들어한다. 그리고.”

 

 민찬수의 눈이 세찬에게 닿았다. 세찬은 지지않고 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민찬수가 세찬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어이, 제물.”

 “네.”

 

 별명이라기보단 멸칭에 가까웠지만, 세찬은 그런 취급이 익숙한지 덤덤하게 말을 받았다.

 민찬수가 말을 이었다.

 

 “너 오기 전에 신입이 무슨 사고쳤는지 알고 있냐?”

 

 세찬은 대답이 없다. 민찬수가 자문자답했다.

 

 “강남역 내장남이라고, 사건 하나 거하게 터뜨렸어. 그 새끼, 시체를 보고 멘붕해서 강남역 플랫폼까지 기어갔거든. 그거 때문에 정보통제하느라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알아?”

 

 세찬이 퉁명스레 되물었다.

 

 “근데요.”

 “잘 하라고. 너 여기서도 쫓겨나면 갈 데 없잖아? 안 그래, 제물.”

 

 세찬이 주먹을 꽉 쥐었다. 민찬수가 재수없긴 해도 그의 말이 맞았다.

 

 “네, 알겠습니다.”

 

 하릴없이 세찬이 대꾸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쟤가 그 걔야?”

 “응. 그래, 그 악마소환용 제물…….”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겼는데.”

 “멀쩡하긴. 별로구만.”

 

 자기들 딴에는 수군거리는 거라 생각했지만, 세찬의 귀에는 다 들려왔다. 하지만 세찬은 이런 일이 너무나도 익숙했기에 그저 묵묵히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에 세찬의 얼굴이 비춰졌다. 못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리 잘 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한국인이 있었다. 남들과 다른 점은 눈매가 더럽다는 것 정도.

 민찬수가 말을 더했다.

 

 “에휴……. 인력이 부족하지만 않았어도 데려오지도 않는 건데.”

 

 그는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왼손에 있는 나무 팔찌에 손을 가져가댔다. 오른손이 닿자 팔찌에서 가지가 자라났다. 그것도 무척이나 느릿느릿했다.

 이게 그의 마법이었다. 쓰레기 중의 쓰레기 자연 속성의 마법. 그리고 곧이어 왜 자연 속성 마법이 쓰레기인지 증명했다.

 민찬수가 대놓고 그를 비웃었다.

 

 “허, 그런 쓰레기같은 마법 쓰면서 힘을 낭비할 바엔 몸을 움직이지 그래.”

 

 세찬이 이를 꽉 깨물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그가 악마소환용 제물로 태어났을 때부터 어차피 버려진 인생이고, 누구 하나 제대로 돌봐주지 않은 인생이었다.

 그래서 버티는 것도 익숙하다.

 세찬이 버티고만 있자, 민찬수는 슬슬 흥미가 떨어져가는 모양이었다.

 

 “어이, 어이. 뭐라고 말 좀 해봐.”

 “네.”

 “아니, 너 사연 많잖아.”

 

 민찬수가 능글맞게 세찬의 속을 살살 긁으려 한다.

 

 “어? 막, 네 어미가 널 악마소환용 제물로 만드려고 낳았다든가. 구출된 뒤로 여기저기 전전하면서 구박받았다든가. 마법에 재능이 없어서 일반인보다 못하단 평가를 들었다든가.”

 

 천성이 남을 괴롭히지 못하면 견딜 수 없는 듯 했다.

 세찬은 민찬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민찬수는 그 뒤로 세찬의 구구절절 긴 사연들을 나열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민찬수를 말리기보다는 킥킥거리며 웃을 뿐이었다.

 세찬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조용히 화를 삭였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민찬수가 말했다.

 

 “상황 종료. 들어가자. 청소반들아.”

 

 그가 앞장섰다.

 버스에서 내려 청소반을 이끌었다. 클럽 앞을 지키고 있던 태진을 지나 지하로 내려갔다. 클럽 안에 들어가기 전부터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했다.

 세찬 뒤로 따라오던 청소반 몇 명은 냄새를 견디기 힘든지 코를 쥐었다. 하지만 민찬수는 익숙한 냄새인 듯 무뚝뚝하게 걸어 내려갈 뿐이었다.

 그리고 민찬수가 클럽 문을 열자, 비린내가 확 풍겨왔다. 그 냄새를 맡은 청소반 일부가 기어이 구역질을 해댔다. 민찬수가 퉁명스레 말했다.

 

 “그래서 니들이 엑소시스트가 못 되는 거야.”

 

 촌철살인으로 내뱉은 뒤, 그가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세찬 역시 그 뒤를 따라가다 멈춰섰다.

 클럽 안은 마치 정육점에라도 들어온 양 붉은 색 투성이였다. 곳곳에 사람의 살점과, 내장, 그리고 내장에서 흘러나온 오물, 전투로 인해 부서진 잔해들까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사역마는 그 시체들의 잔해들 속에 반쯤 묻혀 있었다.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채였는데, 목이 없는데도 키가 2m는 훌쩍 넘어 보였다. 근처에 나뒹굴고 있는 얼굴은 입이 잔뜩 찢어진 여자의 형상이었다.

 

 “빨간 마스크다.”

 

 민찬수가 툭, 내뱉었다. 민찬수는 빨간 마스크의 시체를 잠시 내려다봤다. 시체에선 악마나 사역마 특유의 검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쳇……. 이런 괴물이 인터넷에선 괴담 취급이라니.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은 좋겠어~”

 

 그는 자조적으로 말을 뱉어냈다. 그의 말대로 빨간 마스크는 민간인들이 괴담 정도로만 취급하는 것에 비해 꽤 강력한 사역마였다. 인터넷에 괴담처럼 나오는 신체능력 대부분이 사실이었다. 거기에 팔도 무척이나 길어 리치마저 길었다.

 총을 쏘면 되지 않느냐고 묻지만, 빌어먹게도 악마 대부분은 개인 화기에 반쯤 면역 상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인 화기에만 면역인지라 때려잡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엑소시스트들도 인간의 한계까지 달한 신체능력이 있지만, 그들로서도 꽤 귀찮은 작업일 수 밖에 없었다.

 민찬수는 빨간 마스크에서 시선을 떼고 청소반을 바라봤다.

 

 “얼른 치워라. 언론이 냄새 맡기 전에 후다닥 치우고 철수해야 된다.”

 “네.”

 

 대답하는 건 세찬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어디선가 속에 있는 걸 게워내거나, 피냄새에 질려 굳어 있었다.

 민찬수는 다시 한 번 혀를 차고 작업을 시작했다. 세찬은 민찬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했다.

 민찬수가 일을 시작하자 다른 청소반들도 마지못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청소반 대부분이 육체강화계 마법을 쓸 줄 안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더해 한 명이 물을 다루는 마법을 조금 썼고. 사실 그 덕분에 청소반에 뽑힌 거지만.

 그들은 맨 몸으로 사람 몸뚱아리만한 콘크리트를 번쩍번쩍 들어올렸다. 물을 다루는 마법사는 수도를 터뜨려 뿜어져나온 물로 바닥을 씻기 시작했다. 물이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사방에 널린 살점들을 치워냈다. 그에 비해 세찬은 마법을 쓰더라도 그 정도 효율을 낼 수 없었기에 그저 몸만 움직일 뿐이었다.

 그러고 얼마나 지났을까.

 

 “와…….”

 

 어디선가 탄성소리가 들려왔다. 민찬수가 그 쪽으로 걸어갔다. 세찬 역시 일을 멈추고 탄성이 들린 곳을 바라봤다.

 거기엔 이 클럽의 분위기와는 달리 멀쩡한 사체가 하나 놓여 있었다. 그것도 얼굴이 반반하고 몸매도 좋은 여자가. 민찬수가 그 여자 시체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태진도 어느새 내려와 그 시체를 구경하고 있었다.

 민찬수가 타박했다.

 

 “야, 인마. 입구는 누가 지켜.”

 “아, 애들 시켰습니다. 대부분 취객이라 경찰복 입고 있으면 접근 안 할 겁니다.”

 

 태진이 딱 잘라 말하고 다시 시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입맛을 다시다 말했다.

 

 “이야, 아깝네. 이 미모에 벌써 죽다니.”

 

 민찬수가 옆에서 딴죽을 걸었다.

 

 “뭐냐, 너. 시체 취향이었냐.”

 “에이, 무슨 소리십니까. 그런 취향 없습니다.”

 

 태진이 손사레를 쳤다. 그러면서도 그의 눈길은 시체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다른 시체들은 죄다 조각조각났는데, 얘만 멀쩡합니다.”

 

 민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나도 뭔가 께림찍하거든.”

 

 하지만 넋놓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민찬수가 청소반 몇 명에게 지시를 내렸다.

 

 “야, 니들. 이 시체 적당한 곳에 치워놔라.”

 “네.”

 

 지시 받은 청소반이 시체 쪽으로 달려가 수습하기 위해 집어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세찬이 고개를 갸웃했다.

 시체의 등쪽에서, 나뭇가지 비슷한 것이 튀어나온 걸 봤기 때문이었다.

 

 “응……?”

 

 투확.

 

 잠깐 사이에 시체의 배에서 나뭇가지가 튀어나왔다.

 

 “뭐, 뭐야?!”

 

 사람들이 당황하는 사이 시체에서 튀어나온 나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나뭇가지는 사방으로 뻗어나갔는데, 마치 날붙이처럼 날카로웠다.

 나뭇가지가 처음 시체를 들어올린 두사람의 몸 속 깊숙히 꽂혔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는지, 이내 민찬수와 태진까지도 꿰뚫었다.

 나무는 점점 성장하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뻗어나갔다. 나무의 성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으, 으아아악!!”

 “살려줘!!”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 와중에 세찬이 무의식중에 나무를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나무인만큼, 그가 조종할 수 있다 생각한 탓이었다. 하지만 마법에 재능이 없는 그가 제대로 조종할 수 있을 리가.

 

 푹-.

 

 나무는 기어이 세찬의 오른손까지 꿰뚫었다.

 

 “으아아아아!!”

 

 세찬이 비명을 질렀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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