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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39화】 증발해버린 기억
작성일 : 17-10-30 00:06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6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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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증발해버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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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들어 혁수가 정혜보살의 집을 찾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모. 계세요?”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옛날 식 한옥의 안.

 

 방안 벽에 가득 그려진 탱화는 어린 시절 진운을 따라 들어섰던 그 곳의 모습 그대로였다.

 (탱화: 불교의 신앙내용을 그린 그림. 불교계 신을 섬기는 무당들의 방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벽지로 쓰거나 혹은 액자에 넣어 소장하는 무당들이 많다.)

 

 두리번 주위를 살폈지만 방 안에 정혜보살은 없었다.

 

 

 “저 인간은 또 왜 왔네.”

 

 “어렸을 때랑 쌩 판 다른 분위기네. 오늘은 또 왜 온 거야?”

 

 “보살님 보러 왔겠지 뭐.”

 

 

 마치 여러 대의 라디오가 함께 들리는 듯, 말들이 한 데 섞여 시끌벅적했다.

 

 고장 난 라디오처럼 지직 거리는 목소리들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야! 니들 조용히 안 하냐?”

 

 

 혁수가 문 밖까지 들리도록 소리를 높였다.

 

 밖에서 떠들던 귀객들은 혁수의 성난 소리에 멈칫했다.

 

 정혜보살의 집에는 항상 이승을 헤매는 영혼들로 가득했다.

 

 영혼들은 구제받을 방법이나 저승사자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등을 묻기 위해 그녀를 찾아오곤 했다.

 

 새치기를 당한 기분이랄까?

 

 긴 줄을 서 기다리는 잡귀들에게는 탐탁지 않았다.

 

 제들이 차고 들어 선 자리를 기운 센 인간에게 빼앗겼으니 말이다.

 

 이 근방 터줏귀신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

 

 저승사자들의 사기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정 보살 부터 찾아라는 것이 정석이라나?

 

 그러니 이승을 못 벗어난 귀신들이 한가득 몰려들 수밖에.

 

 항상 그녀의 집은 도움을 청하러 온 귀신들로 가득했다.

 

 

 -끼이익.

 

 

 대문 젖혀지는 소리 뒤로 한지가 발린 창호 문을 열었다.

 

 툇마루에 앉아 치마 끝을 물어뜯고 있는 정신머리 외출중인 처녀귀신이 혁수와 눈을 마주치자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마당을 빙빙 돌고 있는 나이 든 할아버지 귀신은 혁수의 인기척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근처 여학교의 교복차림의 여중생 귀신은 부끄러운지 장작더미 뒤로 숨어버렸다.

 

 저 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기운 하나가 느껴졌다.

 

 

 -끼이익

 

 

 나무문에 달린 녹슨 경첩소리.

 

 문이 젖히고 문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서고 있었다.

 

 혁수는 그 다른 기운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문을 들어선 정혜보살에게 관심을 넘겼다.

 

 

 “이모. 왔어요?”

 

 

 마실을 다녀온 듯 정갈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정혜보살이 보였다.

 

 그녀는 태극문양의 옹이가 박힌 대문을 모두 젖히고 들어섰다.

 

 

 “오늘은 또 왜 왔어? 이러다 매일 오겠다. 너.”

 

 

 혁수의 낡은 운동화 옆으로 분홍 꽃이 그려진 고운 꽃신이 놓였고, 툇마루 위로 올라선 정혜보살이 살짝 미소를 드리우며 물었다.

 

 혁수가 방문한 대강의 이유를 알겠다는 눈빛이었다.

 

 

 “그러게요. 이러다 매일 출근도장 찍게 생겼네요.”

 

 

 혁수는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선 정혜보살이 자리에 안길 기다리며 서 있었다.

 

 

 “어디 다녀오시나 봐요.”

 

 

 정혜보살이 자리에 앉자 곧이어 스님을 연상하게 만드는 회색의 계량한복을 입은 남자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왜 왔냐? 또?”

 

 

 틱틱 거리는 첫인사는 여전했다.

 

 정혜보살의 꽃신 옆으로 하얀 고무신을 벗고 들어온 남자는 정혜보살의 아들 진운이었다.

 

 

 “왜? 오면 안 되냐?”

 

 “너 또 사고 쳤냐?”

 

 

 두 친구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항상 툴툴거리며 잔소리부터 늘어놓는 진운이었고, 그런 진운의 잔소리를 비슷한 투로 받아치는 혁수였다.

 

 

 “이번에는 못 도와준다.”

 

 “이 자식이. 남 일에는 신경을 꺼주셔요. 언제 큰 도움 준 것처럼 얘기하고 자빠졌네.”

 

 “뭐... 뻔하지 뭐. 또 사고쳤구만.”

 

 

 혁수는 어린 시절 진운과 친구가 되었던 그 날을 떠올렸었다.

 

 처음에는 진운과 친구가 되면 귀신들이 달라붙겠구나 하는 생각에 멀리한 것도 있었다.

 

 온화하면서도 날카로운 저 눈매가 예사로이 느껴지지 않은 탓에 친해지길 꺼려했었지만 지금은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있다.

 

 

 “사고는 무슨... 내가 너냐? 사고나 치게?”

 

 “이 자식이 안 본 사이에 많이 컸네. 형님한테 말대꾸도 할 줄 알고.”

 

 “누가 형님이야? 쪼끄만한 게 어디서 형님한테 위아래 체인지 질이야? 성장발육에 좋다는 고칼슘 우유는 계속 먹고 있냐?”

 

 

 농담이 몇 번 오고 가면서 인사 같지 않은 인사를 마쳤다.

 

 진운을 향해 함지막하게 입을 벌려 웃던 혁수가 잠시 시선을 정혜보살에게 돌렸다.

 

 

 “오늘 그런데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왜?”

 

 “그냥 이모 분위기가 영 삭막하셔서요.”

 

 

 

 집으로 들어오기 전에 뭔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대문 앞부터 정혜보살의 분위기가 무거워져 있었다.

 

 

 “잠깐 나가있을까요?”

 

 

 혁수가 정혜의 눈치를 살폈다.

 

 눈썹하나 까닥이지 않는 정혜의 눈동자는 혁수에게 고정되었다.

 

 혁수는 심각한 분위기를 읽었는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바닥에 팔을 짚으면서 엉덩이를 살짝 떼었다.

 

 

 “아니다. 너도 함께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 앉아 보거라.”

 

 

 보살이 바닥에 촥 깔린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아 무슨 또 심각한 문제구나 싶었다.

 

 혁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진운의 옆자리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래. 지민이는 오지 않겠다 그러던?”

 

 

 정혜보살이 팔목에 차고 있던 염주를 하나뿐인 손으로 돌리며 물었다.

 

 

 “그 놈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합니다.”

 

 

 무릎을 꿇은 채로 표정변화 없는 진운이 대답했다.

 

 

 “편히 앉거라.”

 

 

 진운이 꿇었던 무릎을 펴며 양반다리를 틀어 앉았다.

 

 정혜보살은 왼 무릎을 세워 앉으며 자세를 고쳤다.

 

 굳은 표정에 살짝 웃음기를 먹으려는 지 눈썹을 살짝 구부리면서.

 

 

 “인연이라면 언젠가는 만나게 되지 않겠느냐. 아직은 때가 아니로구나. 피해진다고 피해지는 것은 아닐 터이고...”

 

 

 정혜보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어찌하겠느냐... 마음이 연을 거부하는 것을...”

 

 

 정혜보살은 돌리고 있던 염주를 탁자 위에 올려두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제단에 눕혀놓은 시뻘건 등나무 케이스를 열어 향 하나를 빼냈다.

 

 그녀가 향 끝에 라이터 불꽃을 붙여 향 통에 꼽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라 하지 않더냐. 때가 되면 만나지 않겠느냐.”

 

 

 보살은 다시 염주를 쥐고서 한 알씩 엄지로 잡아 돌리며 말했다.

 

 

 “어머니. 그런데 왜 굳이 지민이를 보려 하십니까?”

 

 

 민지민.

 

 모자의 대화에 간혹 등장하던 이름을 혁수도 익히 들어봄직했다.

 

 진운이의 또 다른 친구라 했던가?

 

 기억하기로는 나와 비슷한 팔자를 가진 놈이라고 했던 것 같다.

 

 혁수는 무슨 일로 그러느냐 묻고 싶었다.

 

 하지만 모자의 대화가 너무 진지해보여 중간에 끼어들 수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혁수야.”

 

 

 진운을 바라보던 정혜가 고개를 돌려 혁수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

 

 

 “너희 둘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가 있단다. 오늘 진운이 너를 부른 것도, 혁수가 너를 기다린 것도, 같은 이유이니 함께 듣고 결정해 주었으면 하는구나.”

 

 

 작게 고개를 흔들던 그녀는 말을 맺고는 입술을 굳게 닫아버렸다.

 

 혁수와 진운, 두 젊은 남자들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했다.

 

 

 “어머니 뜻이 그러하시다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진운은 자라오면서 그녀의 말을 어겨본 일이 없었다.

 

 그는 어떤 말이 나오던 어머니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동안의 일들로 미루어 보건데 혁수는 자신이 추적하고 있던 사건을 눈 앞의 모자들도 쫓고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혁수가 알고 있는 내막보다 더 깊이 숨겨진 무언가를 알고 있으리라.

 

 

 “그래 그럼 이제 시작하면 되는 것 같구나.”

 

 

 어라? 뭐라고? 나한테는 왜 안 묻는 거지?

 

 

 “이모. 저는 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오케이랍니까? 뭔 일인지 들어봐야 따르던 말건 하지 않겠습니까?”

 

 

 혁수가 퉁명스런 표정으로 보살을 흘겨보았다.

 

 아영이 있을듯하여 찾아온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몇 해 만에 만난 귀신 보는 진운 녀석과 엮이라는 말이라니...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꺼림칙한 기분이 떨쳐지지 않는다.

 

 꼭 좋은 일만은 아닐 듯 했다.

 

 

 “너희들 혹, 어린 시절 함께 한 일이 있지 않느냐?”

 

 

 보살이 닫았던 입을 열었다.

 

 온화한 눈매였지만 그 눈동자의 분위기는 매서웠다.

 

 그 두 모자의 눈을 번갈아 보고 있자니 친자확인 따위는 필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분위기까지 쏙 빼다 박았을까?'

 

 

 서늘한 생김새부터 세상사를 다 알고 있다는 듯 한 저 당당한 눈초리까지.

 

 

 “함께 한 일이요? 그게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지금 공기 중에 떠돌고 있는 이 서늘한 적막과 닮은 일이 있었는지.

 

 

 “네. 어머니. 있었습니다.”

 

 

 진운은 혁수를 바라보았다.

 

 진운은 너도 생각나지? 하는 얼굴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 맞다. 그 날...’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에서 놓쳐버린.

 

 아니 버린 지 오래되어, 버린 지조차 잊어버린 기억.

 

 

 “네. 어머니 그 날 저승사자와 대면한 적이 있습니다.”

 

 

 고개를 들지 않은 채로 진운이 혁수에게 눈빛으로 눈치를 주고 있었다.

 

 

 “그랬던 게구나. 그래... 일이 그리 되었다니 이제야 알 것도 갔구나. 그럼 이제 그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느냐?”

 

 

 정혜보살은 뭔가 커다란 이야기를 하기 전, 마음을 다잡는 듯 한동안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보살의 표정을 살펴보니 사뭇 무거워 보였다.

 

 

 “혹시 선애라는 아이 아십니까?”

 

 

 선애? 어디서 많이 들어보았던 이름이다.

 

 그래. 그날 바닷가에서 실종되었던 아이.

 

 혁수의 젖혀진 입술은 안으로 말아 넣었다.

 

 정혜보살은 내내 무표정 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그 아이와 관계된 일이었니?”

 

 

 정혜보살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 어찌할꼬. 어찌해.”

 

 

 뒤 이어 탄성이 따라왔다.

 

 

 “이모. 왜 그러세요?”

 

 “그게 언제였느냐? 그 아이와 저승사자가 마주친 그 날 말이다.”

 

 “언제라니요? 선애는...”

 

 

 혁수가 질끈 눈을 감은 채 눈동자를 돌리고 있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정혜보살이 이렇게 진지한 모습은 하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아마 10년 전 그 날에도 같은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선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줬으면 하는구나. 그날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이다.”

 

 

 다시 눈을 떠 혁수를 바라보는 정혜보살이었다.

 

 10년 전 그날 진운도 그 자리에 함께 했었다.

 

 선애도, 선애의 친구들도.

 

 그런데 두 모자는 그 날 이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혁수와 진운이 함께 겪었던 일이라면...’

 

 

 그리고 선애까지 관련되었던 일이라면...

 

 혁수의 기억 속에 선애는 채팅으로 만났던 아이였다.

 

 그리고 섬으로 갔던 고등학생 시절의 그날.

 

 선애는 실종되었고, 진운의 도움으로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성을 했는지, 귀신이 씌웠다는 말을 들었었다.

 

 정혜보살이 굿을 해서 고쳐주었다고 했었나?

 

 마지막으로 본 기억은 정혜보살의 당집을 찾았던 그 날 인 것 같다.

 

 정혜보살이 묻고, 진운이 알고 있는 시절의 이야기다.

 

 

 ‘그럼 내가 선애를 알기 전보다 한참 전이라는 것인데... 뭐지? 내 기억이... 기억이 사라진 건가? 죽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던 아영이처럼 말인가?’

 

 

 혁수는 처음으로 보았던 두려움에 찬 모습을 10년이 지난 오늘에 다시 보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혁수의 얼굴에는 분명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면...”

 

 

 진운은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의 이야기를 그 자리에 있었던, 그러나 기억이 없는 친구에게도 알려주고 있었다.

 

 

 

 *

 

 

 

 뒤 돌아보았을 때 그 때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고 바라는 과거의 지점들이 있다.

 

 

 “그 때로 돌아간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지금의 결과를 바꾸기 위해 정말 잘 할 수 있을 텐데 하며 당시를 떠올리곤 한다.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서 그 때 공부를 더 했더라면... 그럼 조금 더 좋은 대학을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럼 내 인생도 많이 변해 있겠지.”

 

 “내가 어린 시절 철없이 굴지만 않았어도 속 썩던 우리 부모님이 그리 일찍 돌아가시지 않았을 텐데.”

 

 “내가 그 때 잘했더라면 그녀와 그렇게 멀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그랬다면 아마 난, 그 녀와 결혼했을지도 몰라.”

 

 “그 시절로 돌아가 사기꾼 그 놈만 알지 않았다면 내 전 재산은 지금도 멀쩡하겠지...”

 

 “그 때 도박에만 손 데지 않았다면 내가 그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텐데.”

 

 

 각자의 과거에 대한 회상은 고통스러웠던 만큼 진할 것이다.

 

 바꿀 희망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바꾸리라 다짐하며.

 

 또 다른 미래를 점치며 아쉬움을 토로하며.

 

 하지만 시간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타임머신이라도 돌려 바꾸고 싶은 그 시점 앞으로 돌아간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 때를 바꾸어 놓겠는가?

 

 다른 무엇이 바뀐다 할 지라도?

 

 그리고 지금 그 기로 앞에 선 남자가 있다.

 

 

 

 *

 

 

 

 혁수는 진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내 아영을 떠올렸다.

 

 그녀를 숨지기 이전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아영을 살릴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도 감내하겠다고 그렇게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선택의 기로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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