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27화】 아영의 과거(1)
작성일 : 17-10-30 00:01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617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27화】아영의 과거(1)

 〓〓〓〓〓〓〓〓〓〓〓〓〓〓〓〓

 

 

 

 윤미의 눈물은 멎었다.

 

 아직 진정되지 않았는지,

 딸꾹질을 하는 것처럼 가끔 훌쩍거리며 몸을 들썩이기까지 했지만, 그녀는 울먹이던 목소리를 추스르고 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영에게 들었던 어린 시절 살았던 바닷가 이야기며, 바다가 삼킨 부모의 이야기, 돌봐주시던 할머니의 죽음까지.

 

 그리고 바닷가에서 만났던 낚시꾼과의 일도.

 

 

 ‘여린 아영이가 연이어 찾아온 불행에 얼마나 아팠을지...’

 

 

 아영의 지난날을 들으면서 혁수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부모님이 죽고, 보살펴주시던 할머니까지 그렇게 된 후에, 겨울을 한 번 더 보냈고, 아영이는 열아홉 살이 되었데요."

 

 "열 아홉이라..."

 

 

 수 년전의 기억.

 

 남은 아영의 유일한 기억은 그녀가 들었던 말 뿐.

 

 혁수는 윤미의 말 하나하나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다나 봐요. 아빠를 삼킨 바다에... 엄마처럼 그 검은 바다에 몸을 던지려고 할 때에 그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데요.”

 

 

 "그리고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다나 봐요. 아빠를 삼킨 바다에... 엄마처럼 그 검은 바다에 몸을 던지려고 할 때에 그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데요.”

 

 “아저씨요?”

 

 “아까 말씀 드렸던... 오래 전에 잠시 만났다던 그 이상한 낚시꾼 말이에요.”

 

 “아아. 네... 그럼 그 아저씨의 도움으로...”

 

 “딱히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냥 환청 같았데요.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저씨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요.”

 

 “환청이라...”

 

 

 혁수는 윤미가 해주고 있는 이야기를 한 단어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새겨 넣고자 했다.

 

 아영의 죽음과 연관되었을지도 모를 한마디도 놓치지 않아야 했다.

 

 

 '혹시나... 혹시나...'

 

 

 윤미, 그녀와의 만남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예감이 드는 이유는 뭘까?

 

 혁수는 앞 포켓에 넣어두었던 수첩을 꺼내어 이야기의 중간 중간 단어들을 순차적으로 적어 내려갔다.

 

 

 “그 때, 아영이는 아저씨가 해주었던 말을 떠올렸데요.”

 

 “어떤 말이었습니까?”

 

 “더 힘든 일이 있겠지만 언젠가 아영이를 지켜줄 사람이 찾아올 거란 말을요. 그저 미덥지 못한 이야기 같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믿고 싶어졌데요.”

 

 "별에 별 괴상한 놈을 봤나. 애한테 시덥지 않게 헛소리를..."

 

 

 윤미의 이야기 중 혁수의 속엣 말이 저도 몰래 튀어 나왔다.

 

 

 "네?"

 

 "아... 아닙니다... 계속해 주시죠. 어떻게 됐죠?"

 

 

 윤미의 이야기에 넋을 놓고 듣던 아영이 갑자기 고개를 틀었다.

 

 벽면 이 곳 저 곳으로 잠시 시선을 두었다 옮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혹시나 떠오르지나 않을까 기억을 도울 연상되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걸까?

 

 윤미가 일어서더니 마루와 이어진 주방 향했다.

 

 물이 반쯤 담긴 주전자를 가스레인지 위에 올리며 물어 왔다.

 

 

 “형사님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차는 괜찮습니다. 저기... 혹시 집에 드시던 콜라 있으십니까?”

 

 

 혁수는 진운과 함께였던 당집의 방에 있을 적마다 마시던 그 톡 쏘던 단맛이 떠올랐다.

 

 혹시나 잠시 경험했던 신력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콜라는 아니지만... 다른 탄산음료가 있을 거 에요. 그걸로 드릴까요?”

 

 “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형사님!”

 

 “네?”

 

 “보기와는 달리 은근히 애기 입맛이신가요?”

 

 

 기관차 경적이 울리듯 주전자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바로 뒤로 하얀 김이 주전자 주둥이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윤미는 가스렌지 레버를 돌려 불을 껐다.

 

 티스푼으로 휘휘 젖은 커피 잔과 냉장고에서 꺼낸 패트병에서 흘려 담은 주홍색 음료수 한 잔을 쟁반 위로 올려두고서 혁수를 돌아봤다.

 

 

 그녀가 다시 돌아오자 혁수는 그녀가 손에 쥔 쟁반을 받아들었다.

 

 뭔가 빠졌다는 기분.

 

 뭘까?

 

 

 “저기... 죄송한데요. 커피 한 잔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빼꼼히 내밀어진 입술에 서운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영이 시야에 잡혔다.

 

 혁수는 떠오른 대로 윤미에게 부탁의 말을 이었다.

 

 

 “커피요?”

 

 

 윤미는 혁수의 향한 시선을 쫓아 보았지만 그 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아마도 그 곳에 아영이 있으리라 추측하고 있었다.

 

 윤미는 싱크대로 돌아가 커피 한잔을 더 내오며 다시 돌아와 앉았다.

 

 혁수는 커피 잔을 윤미의 왼 편, 아영의 앞에 놓아두고는 다시 윤미를 바라보며 지긋이 웃어보았다.

 

 

 "감사합니다."

 

 

 아영의 환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심장을 살짝 마사지를 받는 느낌이 든다.

 

 뿌듯한 뭔가가 가슴에 닿았으리라.

 

 

 “아영이는 다시 한 번 살기로 마음먹었다나 봐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면서.”

 

 “기다린다고요? 뭘 말이죠?”

 

 “그 아저씨가 말했던 그 사람을요. 아영이가 정말 힘들 때 찾아와 줄 거라는 그 사람을...”

 

 “네... 그렇군요... 참...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아영이는.”

 

 

 아영은 윤미의 얼굴에 제 볼을 살포시 가져다 놓아 보았다.

 

 체온을 느껴보려는 걸까?

 

 하지만 혁수에게 느껴졌던 따뜻한 온기는 없었다.

 

 

 “떠나기로 했데요. 그리고...”

 

 

 혁수는 컵에 따라진 음료수 한 모금을 목 안으로 넘기면서 아영의 실망스런 얼굴을 살폈다.

 

 

 “윤미 씨!”

 

 “네?”

 

 “혹시 뭐 느껴지는 거 없으신가요?”

 

 

 혁수는 아영에게 느꼈던 온기를 그녀도 느끼지 않았을까 물었지만 윤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네? 무슨...”

 

 “아... 아닙니다. 그리고요. 그리고 어떻게 되었죠?”

 

 

 

 

 

 ***

 

 

 

 

 

 아영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인적 드문 외딴 바닷가에 남기 싫었다.

 

 버려져 있다는 기분도 싫었다.

 

 아픈 기억만 떠오르는 이 곳을 떠나고 싶었다.

 

 아직 세상을 모르는 어린 소녀.

 

 충동적인 선택일지 몰랐다.

 

 아니다.

 

 외로움에 사무쳐 죽음을 택할 바에야 두렵지만 살기위해서 였다.

 

 가출.

 

 아영은 집을 떠나기로 했다.

 

 꼭 가출이라 할 수도 없었다.

 

 그녀가 그 집에 사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유일한 주인이었으니까.

 

 요 근래에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있었다.

 

 앞 집 혁수네 나머지 가족들도 집을 팔고는 도시로 올라갔다.

 

 옆집 미선이네도 몇 달 전 이사를 갔다.

 

 아영은 흉가처럼 남겨진 이 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기다려 줄 이 없는 빈 집들로 가득한 마을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외로운 이 곳에서 멀리 도망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사람들이 많은 도시로 가자.’

 

 

 대충 옷가지를 가방에 넣었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막막함이 앞섰다.

 

 멍하게 앉아있다 할머니와 아빠 엄마의 영정이 놓인 벽을 향해 큰 절을 올려 본다.

 

 작별인사.

 

 착각일지 모르지만 할머니가 웃고 계신 것 같다.

 

 

 “버스비가...”

 

 

 떠날 준비를 마치고서 생각해보니, 정작 차비가 없다.

 

 할머니가 장에 나갔다 사준 분홍색 지갑을 열어보고는 한 숨이 짙어진다.

 

 지폐 수납공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갑의 옆면에 난 자크를 열어보니 100원짜리 동전 두 개와 500원짜리 동전 하나뿐이었다.

 

 문뜩 떠오른 것이 할머니가 생활비를 넣어두던 장롱이었다.

 

 아영은 장롱 앞에 앉아 잘 개어진 옷 사이로 깊숙이 손을 찔러 넣었다.

 

 살짝 구부러지는 무엇가가 손끝에 걸렸다.

 

 옷 사이로 팔을 더 밀어 넣었다.

 

 움켜잡히는 것을 꼭 쥐고는 옷 무더기 밖으로 꺼냈다.

 

 

 『○○은행 자유예금통장』

 

 

 한 달에 한 번씩 기초생활 수급비가 송금되는 통장이었다.

 

 

 『예금주 은하영』

 

 

 진한 녹색의 겉표지를 열자 예금주 성명에 아영의 이름 석 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 매달 한 번씩 동사무소에서 임금 된 내역이 보였다.

 

 입금. 입금. 입금...

 

 매달 생활비가 나갔을 텐데도 출금 된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아팠으면서... 아팠으면서...“

 

 

 눈물 많은 아영은 또 한 번 울음을 터뜨렸다.

 

 눈에서 나온 물방울이 또 한 번 떨어져 바닥에 닿아 깨져버렸다.

 

 

 『3,600,000』

 

 

 단 한 푼도 출금되지 않았다.

 

 통장에는 1년 치의 합산 된 금액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할머니는 병원비가 아까워 그렇게 참았던 걸까? 약에 의존하며, 통증을 견디면서도 쓰지 않고서...’

 

 

 어디론가 떠날 차비와 열흘정도의 생활비정도만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할머니는 나라에서 매달 넣어주던 아영 몫의 돈에는 손을 데지 않았다.

 

 밤새 아픈 배를 쥐고 끙끙대던 할머니가 참고 참으며 남겨둔 돈이었다.

 

 

 "할머니... 할머니... 미안해."

 

 

 피도 섞이지 않은 남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남을 위해 그녀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아영을 위해...

 

 그녀의 마음에 또 다시 아영은 울고 있다.

 

 마음 여린 소녀.

 

 아영은 고맙고도, 미안하고도, 슬퍼서 울고 있었다.

 

 

 

 *

 

 

 

 잠시 눈을 붙인 다는 것이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잠에서 깨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버스 앞 시계의 앞자리 숫자가 두 개 늘어나 있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버스를 타본 적이 없었다.

 

 어촌마을의 작은 학교를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소녀의 눈 앞에 마냥 생소한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층을 세기에는 어지러울 정도의 높은 아파트들이며, 도로 위로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두 시간을 넘게 타고 온 버스의 창 밖 시내의 풍경에 생소한 표정을 짓게 된다.

 

 TV에서 보았던 고급스런 풍경보다는 못 했지만, 그 동안 살아왔던 섬마을에 비하면 훨씬 도시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이번 정류장은 시외터미널, 시외터미널입니다.

 

 

 버스 천정에 달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여자의 기계적인 목소리였다.

 

 

 『고현 버스 터미널』

 

 

 아영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차 된 버스들이 늘어선 곳.

 

 안내음성에서 들었던 대로 시외로 나가는 버스를 타는 곳인가 보다.

 

 아영은 앉았던 자리의 창 쪽 벨을 누렀다.

 

 버스가 서서히 멈추었다.

 

 뒷 문이 열리자 자리에서 일어선 아영이 정거장으로 보이는 곳으로 내렸다.

 

 서른 걸음쯤 걷자 터미널 입구 앞이었고, 아영은 그 안으로 들어섰다.

 

 터미널 안.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한 복잡스런 분위기가 좋다.

 

 어지럽기도 했지만 괜찮았다.

 

 여기 저기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말소리와 빵빵거리는 경적소리와 엔진소음이 섞여 정신없는 가운데 슬픈 생각은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여기서 제일 큰 곳이 어디에요?”

 

 “어디 가는데?”

 

 “사람 제일 많은 데로요.”

 

 "그러니까 어디?"

 

 "음... 제일 큰 데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되죠?"

 

 

 표를 끊는 창구,

 

 유리창 너머로 아영과 몇 살 차이나지 않을 날카롭게 생긴 젊은 여자가 아영을 힐끔거리며 쳐다보더니 아무 말 없이 표를 끊어 주었다.

 

 

 “얼마에요?”

 

 

 아영이 통장 사이에 끼워둔 체크카드를 내밀면서 물었다.

 

 여자는 역시나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녀가 카드를 받아들고는 긁어 계산하고는 유리창 밑으로 뚫린 작은 구멍으로 티켓과 카드를 함께 내밀었다.

 

 아영은 뒤에서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급하게 자리를 비켜줄 수밖에 없었다.

 

 불친절한 직원에게 화가 나기보다는 두려움 하나가 생겨난다.

 

 외로움을 피하려 무작정 떠나온 곳에서 또 다른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깊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작은 상처 하나가 더 생긴 기분이었다.

 

 

 “13번... 14번... 15번...”

 

 

 티켓에 적힌 승강장 번호를 읽으며 걷다, 티켓에 적힌 16번 승강장을 발견했다.

 

 하루에 세 번씩 마을을 순회하는 버스를 타 본적은 많았다.

 

 시외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영은 불안한 마음을 가라 앉히려 오가는 사람들을 스쳐본다.

 

 아저씨가 말했던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담고.

 

 하지만 없다.

 

 그 때라는 것이 아직 되지 않은 건가?

 

 제대로 타는 것이 맞는 지 묻고 싶었지만 그럴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신기함도 잠시.

 

 어느새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역시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곳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 제 갈 길을 바삐 오가고만 있다.

 

 그 누구도 아영에게 관심을 주려는 사람은 없다.

 

 

 “다시 돌아갈까?”

 

 

 두려웠다.

 

 할머니에게서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아영이었다.

 

 외로움을 피해 도망쳐 온 곳으로 다시 도망 친다고?

 

 주워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엎질러진 물은 아니다.

 

 다시 돌아가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돌아간다면 다시 또 죽음을 생각할 것 같았다.

 

 아영은 죽고싶지 않았다.

 

 살고싶었다. 되도록이면 행복하게 말이다.

 

 살기 위해 떠나는 것이었다.

 

 

 “그래... 나 죽으려고까지 했잖아. 무서울 게 뭐 있어. 죽기 밖에 더 하겠어? 그리고 아저씨가 그랬잖아. 날 도와줄 누가 찾아올 거라고.”

 

 

 아영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위안의 말을 해주었다.

 

 

 "학생! 안 탈 거야?"

 

 

 음료수 캔을 쓰레기 통으로 던지던 버스 기사가 운전석에 앉더니, 입구 앞에 서 있던 아영을 불렀다.

 

 

 "네... 타... 탈 거 에요."

 

 

 아영은 승객 하나 없는 텅 비어 있는 정차된 버스에 몸을 실어본다.

 

 그리고 버스의 중간 쯤으로 갔다.

 

 창문 쪽 자리에 앉아 깊은 숨을 몰아쉬며 눈을 감는다.

 

 버스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거워진 머리를 좌석에 누이자 피곤함이 몰려든다.

 

 아영은 눈을 떠 창을 가린 커튼 사이 풍경에 잠깐 도취되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화】 열여섯 살 때 기억나? 2017 / 10 / 30 269 0 6106   
39 【39화】 증발해버린 기억 2017 / 10 / 30 279 0 6169   
38 【38화】 심증뿐인 확신 2017 / 10 / 30 279 0 5756   
37 【37화】 수사의 시작 2017 / 10 / 30 279 0 5356   
36 【36화】 술 팔고 몸 파는 것들의 하찮은 죽음… 2017 / 10 / 30 263 0 5743   
35 【35화】 혁수의 일기 2017 / 10 / 30 247 0 6065   
34 【34화】 아영의 과거(8) - 망령같은 추억 2017 / 10 / 30 271 0 4475   
33 【33화】 아영의 과거(7) - 잔인한 예감. 2017 / 10 / 30 269 0 6188   
32 【32화】 아영의 과거(6) - 쳐 죽일 놈. 2017 / 10 / 30 298 0 5618   
31 【31화】 아영의 과거(5) - 괜찮아 아영아. 2017 / 10 / 30 287 0 5653   
30 【30화】 아영의 과거(4) - 비운 (悲運) 2017 / 10 / 30 271 0 6999   
29 【29화】 아영의 과거(3) 2017 / 10 / 30 279 0 5518   
28 【28화】 아영의 과거(2) 2017 / 10 / 30 273 0 6008   
27 【27화】 아영의 과거(1) 2017 / 10 / 30 262 0 6170   
26 【26화】 잘 있나요? 우리 아영이 2017 / 10 / 30 281 0 5491   
25 【25화】 아영의 남자 2017 / 10 / 30 273 0 5354   
24 【24화】 첫 번째 단서 2017 / 10 / 29 291 0 6269   
23 【23화】 사랑일까? 2017 / 10 / 29 287 0 5855   
22 【22화】 귀여운 수다쟁이 2017 / 10 / 29 292 0 6405   
21 【21화】 막무가내 그녀 2017 / 10 / 29 289 0 5667   
20 【20화】 만남 2017 / 10 / 29 272 0 5603   
19 【19화】 민혁수 (6) √ 귀신보다 귀신같은 놈 2017 / 10 / 29 283 0 6216   
18 【18화】 민혁수 (5) √ 그해 여름에-2- 2017 / 10 / 29 267 0 6130   
17 【17화】 민혁수 (4) √ 그해 여름에-1- 2017 / 10 / 29 281 0 5905   
16 【16화】 민혁수 (3) √ 진운이 어릴적 이야기 2017 / 10 / 29 278 0 4987   
15 【15화】 민혁수 (2) √ 귀신 보는 친구-2- 2017 / 10 / 29 279 0 5442   
14 【14화】 포항 유흥업소 이야기 2017 / 10 / 29 267 0 4703   
13 【13화】 민혁수 (1) √ 귀신 보는 친구-1- 2017 / 10 / 29 293 0 5244   
12 【12화】 민혁수 √ INTRO-편지 2017 / 10 / 29 267 0 1097   
11 【11화】 김무혁 (6) √ 상처받은 고양이 2017 / 10 / 29 264 0 698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