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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22화】 귀여운 수다쟁이
작성일 : 17-10-29 23:58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6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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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귀여운 수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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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에 쩌들어 쓰러지듯 잠들었던 혁수는 제멋대로 들이닥친 처녀귀신의 재잘거림에 눈꺼풀을 떼었다.

 

 

 “너 견귀 맞지? 나 보이는 거 다 안다. 왜 안 보이는 척 쑈 하는 건데. 너 정말 이럴 거야? 귀신한테 함 혼나볼래?”

 

 “아. 잠 좀 자자. 쪼그만 한 게 어르신한테 못하는 말이 없고... 네가 나한테 한 번 혼나볼래?”

 

 “아쭈. 귀신한테 막하다가 너 진짜 혼난다.”

 

 “하실 수 있으시면 열심히 해보시던가요. 시끄러우니까 이제부터 말 걸지 말고. 갈 데 없으면 거 밑에 누워서 잠이나 자라.”

 

 

 잠이 들 때마다 인기척 없이 나타나는 처녀귀신.

 

 쉴 새 없이 떠들 수 있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혁수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느닷없이 나타나는 원귀의 수다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내가 오늘 무슨 일 있었는 줄 아니? 네가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거야, 오늘 내가 아는 무당 할머니 댁에 갔는데 말이야...”

 

 

 혁수의 방, 침대 옆에서 밤새 떠들어대는 처녀귀신.

 

 그 덕에 혁수는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잠을 자다 깨고, 자다 깨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니 눈 밑 자리에 시커먼 다크서클이 그려질 수밖에.

 

 

 “야!”

 

 

 귀신같은, 아니 귀신의 수다에 참다, 참다못해 드디어 폭발해 버렸다.

 

 

 “그래!! 너 보여! 보인다! 보인다고! 나 귀신 본다. 그런데 네가 뭘 어쩔 건데? 뭐 어쩌자고?”

 

 “그치. 너 귀신 보는 거 맞지 당연히. 내가 귀신인데 그걸 모를라고... 근데 너 왜 그 전에 안 보이는 척 했어?”

 

 “딱 보니까 억울한 티 팍팍 나 보이고. 경찰서에서 죽 때리고 있는 거 보면 모르니?”

 

 “뭐가? 내가 뭐...”

 

 “이놈이 나를 보나 안 보나 찾아다니는 거 보니까 억울한 거 풀어 달라는 거지. 또 뭐 있겠냐?”

 

 “그래 맞아. 그런데 내가 귀신인데 네가 어떻게 나보다 더 귀신 갔지? 용하네.”

 

 

 아영은 미소를 머금던 입술 끝을 살짝 아래로 내렸다.

 

 불쌍하게 보이도록, 최대한 가여운 표정 지으려 애쓰고 있었다.

 

 드디어,

 영혼을 볼 수 있는 형사를 찾았다.

 

 하지만 그가 부탁을 들어줄 거란 보장은 없다.

 

 쉽게 남의 부탁 따위를 들어줄 만큼 큰 아량을 가졌다거나 착한 성질머리를 가진 남자는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야. 까놓고 산 사람 소원도 못 들어주는 세상인데 죽은 사람 소원을 누가 들어 주냐!”

 

 

 혁수는 말끝을 딱딱 끊는 것은 최대한 매정해 보이려고 컨셉이었다.

 

 

 “그니까... 내가...”

 

 “정 찾고 싶으면 저기 절로 가서 스님한테 부탁을 하던지, 교회를 가서 하나님한테 기도를 하던지 해라. 사람 귀찮게 좀 하지 말고.”

 

 

 혁수는 아영이 다음 말을 꺼내기 전, 미리 입을 막아버려야 했다.

 

 아마도 그녀의 인생은 공평치 않게 출발되었을 것이다.

 

 부자 부모를 만나 부족함 없이 살지도 못했을 것이고, 좋은 인연을 만나 도움 받으며 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짙은 화장, 붉은 립스틱을 진하게 바른 입술.

 

 어둠이 깔린 저녁 빛 사이로, 진한 네온사인이 환락의 신로를 보이는 곳.

 

 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그녀의 모습은 그리 탐탁치 못한 세상을 살아왔음을 짐작케 했다.

 

 

 '연약하고 착한 그녀.'

 

 

 저녁의 환락가.

 

 착하고 여린 그녀가 쉽게 풀어 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는 애초부터 공평치 않은 세상에서 힘겹게 살았고 원하지 않은 죽음을 맞았으리라.

 

 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

 

 이미 그녀는 죽었다.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낼 방법이 혁수에게는 없으니까.

 

 

 

 

 

 ***

 

 

 

 

 

 자정이 넘은 시간.

 

 강력계 형사과 사무실에서 두 형사가 숙직 중이었다.

 

 20대 후반의 젊은 형사와 40대 중후반쯤 보이는 중년의 형사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각이 선 철제 의자에 앉아있었다.

 

 신참딱지를 뗀지 몇 해 되지 않은 형사와 노련한 경력의 베테랑 형사반장이 피로감에 지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시겠습니까?"

 

 

 마주앉은 그들은 허기를 달래려던 참인 듯 보였다.

 

 

 “오늘은 새우다.”

 

 

 큰 결심을 세웠다는 듯, 형사반장은 덥수룩한 턱수염을 훑으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안됩니다. 오늘 새우면 안 됩니다.”

 

 “안 된다. 오랜만에 새우다.”

 

 “싫다니까요. 왜 오늘 새웁니까?”

 

 “우동 떨어졌다.”

 

 

 컵라면을 우동 맛으로 먹느냐 새우 맛으로 먹느냐 고민하다 재고부족의 이유로 우동라면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새우로 하시죠.”

 

 

 오랜만의 의견 일치였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혁수가 테이블에 놓인 컵라면 뚜껑을 열었다.

 

 면발을 휘휘 젖으며 물었다.

 

 

 “뭐가 말이고?”

 

 

 종이를 벗긴 젓가락을 쪼갠다.

 

 두 마디 나무젓가락으로 면발을 국물 안에 푹 담그고 있던 형사반장 장호가 말을 받았다.

 

 

 “분명 살인은 났고, 증거도 있는데... 증거 불충분으로 덮는 게 안 이상합니까?”

 

 “있으면 뭐 하노. 공무원이 위에서 까라면 까는 거고, 덮으라 하면 덮는 거제.”

 

 “아니에요. 이 건 진짜! 한번 끝가지 파봐야지 않겠습니까?”

 

 “아서라이. 글다 니캉 내캉 목이 언제 날아갈지 모른다 아이가. 니 또 파출소 가고 싶나?”

 

 

 혁수는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란 신분으로 상부의 결정에 불복하고, 제 멋대로 수사를 진행했다가는 그 전처럼 항명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었다.

 

 

 “아. 이러고 만은 못 있겠습니다. 저 나갑니다.”

 

 

 혁수가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귀엽지만 시끄러운 처녀귀신의 수다에 어젯밤도 설쳐서인지 오늘따라 몸이 무거웠다.

 

 

 “니 어데 갈라 하는데?”

 

 

 혁수가 드르륵 의자다리 끄는 소리를 내며 급히 일어서자, 면발을 물고 있던 형사반장 장호가 급하게 면을 빨아들이며 물었다.

 

 

 “누구 좀 만나러 가야겠어요.”

 

 “누구?”

 

 “이 사건 잘 알 만한 사람 있습니다. 형님도 생각 있으시면 같이 가시던가요.”

 

 “니 참말로 말 안 듣는다카이. 어허... 말려도 갈 놈은 가제. 알았다. 언늠 댕겨 온나. 올 때 묵을 거 좀 사와도. 하루 세 끼를 라면만 먹어 선가. 아이고 마. 아까부터 야들이 시위를 하네.”

 

 

 남은 면발을 마저 건져서 입에 넣고는 꾸역꾸역 씹던 장호가 두꺼비처럼 톡 튀어나온 배를 어루만지자 꾸륵 하며 가스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좀 쉬고 좀 그러세요. 나이도 생각하고 그러셔야죠.

 

 

 요즘 들어 몸이 좋지 않다는 말에 연차를 내고 쉬라는 말밖에 해 줄 수 없었다.

 

 경찰이라는 직업이 그렇다.

 

 목숨 내놓고 다니는 처지인데, 쥐꼬리만 한 월급에다, 일주일에 3일은 잠복에다, 밤새는 것은 항상 각오해야하는 처지다.

 

 건강 챙길만한 시간을 따로 내기가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그나마 복지는 어느정도 되는지라, 딸 아이 학자금 걱정은 없다며 경찰 짓거리를 계속 이어간다던 장호였다.

 

 하지만 얼마 전 딸을 잃고 나서는 그 이유마저 없어져 버렸다.

 

 

 “언제 올 꺼가?”

 

 “좀 걸릴 겁니다. 안 오면 형님 먼저 퇴근 하시구랴.”

 

 

 

 *

 

 

 

 형사과 문을 나서는 혁수의 걸음이 급해져 있었다.

 

 서류를 담아놓은 파일을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고는 운전석에 올라 버릇처럼 라디오부터 틀었다.

 

 

 “너 이번엔 어디 가는데?”

 

 

 익숙한 핸들조작을 하면서 엑셀을 밟고 있을 때였다.

 

 혁수는 뒷좌석으로부터 행선지를 묻는 아영의 목소리에 흠칫 놀라버렸다.

 

 

 “야. 너! 아우... 저걸 그냥.”

 

 

 분명 차를 타고 난 뒤 내부를 확인 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나타난 건지...

 

 

 ‘아참! 쟤 귀신이지...’

 

 

 

 교차로 앞의 신호등에 파란불이 걸려있었지만 혁수는 브레이크를 밟고는 급정차를 하고 말았다.

 

 

 “어디 가는지는 왜 묻는데?”

 

 

 마음 놓고 안심을 하던 사이에 허를 찔려버렸다.

 

 

 “너 언제 또 들어왔냐?”

 

 “언제긴. 너 따라 들어왔지.”

 

 

 귀신을 본다는 건 참 피곤한 일이다.

 

 원수를 갚아달라지 않나, 남은 가족 좀 보살펴 달라지를 않나. 그들과 친해지게 되면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 넘쳐나게 된다.

 

 혁수가 파출소로 쫓겨난 계기가 된 살인사건 역시, 귀신 때문이지 않았었나.

 

 상부에서 묻으려고 했던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가 생긴 일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귀신의 부탁도 들어주지 못하고, 자신도 형사에서 순경으로 좌천당했으니 이룬 것도 없이 헛고생만 한 셈이었다.

 

 그래서 포기했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안다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으로는 절대 귀신과 조우를 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그런데 또 귀신과 붙어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갑갑하고 답답할 따름이었다.

 

 

 “넌 왜 귀신같이 나타 나냐고?”

 

 “야. 내 귀신인데. 귀신이니까 귀신같이 나오지 그럼 어떻게 나와야 속이 후련하겠냐?”

 

 “인기척이라도 하던가. 아니면...”

 

 

 말을 뱉어놓긴 했는데 얼른 줍고 싶었다.

 

 억지도 그런 억지가 어디 있을까?

 

 

 “인기척은 사람이 하는 거고. 모르냐? 사람 인 자.”

 

 

 귀신에게 귀신같이 굴지 말라니.

 

 

 “보살님 찾아 가는 거야?”

 

 “맞는데. 너 내가 경고 안했냐?”

 

 “무슨 경고?”

 

 “너 내가 운전할 때는 갑자기 훅 나오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맞나?”

 

 “맞다. 가스나야. 나 놀라서 사고 내면 네가 책임질 거냐? 만약에 너 때문에 나 죽으면. 너! 내가 평생토록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그냥!”

 

 “뭐 그러시던가.”

 

 “아... 아니다. 그만 하자. 휴.”

 

 “근데 넌 말을 뭘 그래 험하게 하니?”

 

 “가스나가 실실 쪼개는 거 보소. 니 여자고 뭐고 안 따지고 확 직이 삔다.”

 

 “오예! 사투리 많이 늘었네. 그런데 너. 내가 벌써 죽었는데 어떻게 또 죽인단 말이야? 너 계속 귀신한테 구라 칠거야?”

 

 “아... 저 거를 그냥.”

 

 

 혁수와 티격태격 말다툼을 벌이는 뒷좌석의 여자는 육신이 없는 귀신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반년 전에 종결된 된, <포항 시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의 당사자 중 하나일 것이라고 혁수는 추측하고 있다.

 

 

 “근데 내가 알아봐 달라는 거 좀 알아봤나?”

 

 “몰라. 말 시키지 마.”

 

 

 포항시에서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룸살롱 여종업원 여덟 명이 일정 기간을 두고 연쇄적으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흐지부지 묻혀버렸다.

 

 그 내막 중, 경찰 윗선의 힘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유흥업계와 지역 경찰의 유착관계는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사실이었으니 뜬 소문만은 아닐 것이었다.

 

 

 ‘수사를 하고 싶어도 상부의 압력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을 것이고, 흐지부지 대충 얼버무려졌겠지.’

 

 

 시간이 대중들의 기억을 흐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룸살롱의 업주들은 보호비 명목으로 경찰들에게 금품을 상납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리고 경찰은 그들의 불법에 눈을 감아주는 식이었다.

 

 룸관 업계와 경찰.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와 닮아 있었다.

 

 경찰은 신고를 받았지만 애초부터 깊게 수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담당 형사들은 그저 술집 접대부들이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한 사건으로 보고를 올렸다.

 

 사건은 처지를 비관한 호스티스들의 단순 자살사건으로 결론지어졌다.

 

 혁수는 아마도 아영이 그 사건에 연류 된 피해자이거나 가담자가 아닐까하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시기도 그렇거니와 그녀의 화장이며 옷, 그녀의 매혹적인 눈웃음까지.

 

 홍등가 불빛 아래의 여인들을 연상하기에 충분 했으니까.

 

 사실 그녀를 피하려 애썼던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건과 이어진 거대한 힘에 맞설만한 힘이 혁수에게는 없었다.

 

 분명 사건을 파헤치려는 형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덮으려는 자들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내가 알아는 봐 줄 수 있지만 해결 못할 가능성이 커.”

 

 “그게 무슨 말이야?”

 

 “나보다 더 큰 힘이 막고 있으면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거야.”

 

 

 세상을 살다보면 상식으로만 이해되지 않을 경우가 종종 있다.

 

 힘 있는 자가 약한 자의 것을 빼앗고, 약한 자는 빼앗길까 염려하여 입을 닫는다.

 

 이 법칙을 잘 알고 있는 자들이 많은 세상이다.

 

 그리고 그 세상을 살고 있고, 그 세상을 잘 알고 있는 형사가 이 법칙에 순응하지 못하고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귀신을 만난 것이다.

 

 

 “근데. 너 이름이 뭐냐?”

 

 “뭐 하러 물어?"

 

 "뭐... 그냥... 야 보다는..."

 

 "나야 이승사람도 아니고, 구천을 떠도는 보잘것없는 귀신 이름을 형사님씩이나 되시는 그대께서 알아서 뭐할라고? 해결도 못해 준담서?”

 

 “아니... 그게 말이야.”

 

 “됐어. 귀찮게 구는 귀신하고 무슨 통성명씩이나. 그냥 야! 라고 불러. 전처럼.”

 

 “야... 넌 말을 해도 그렇게... 맨날 야! 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그러지 말고... 이름 뭐야? 이름 불러줄게.”

 

 

 아영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누군가 그랬지 않던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혁수가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이제는 쫓아내려 애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그가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내 이름은. 아영이. 은아영.”

 

 “은아영? 예쁘네.”

 

 “그치. 내 이름 진짜 예쁘지?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 왠 칭찬?”

 

 “어. 그래. 예뻐. 이름만.”

 

 

 귀신 보는 형사 혁수와 순진해 빠진 처녀귀신 아영.

 

 그들의 숙명일지 모를, 우연 같은, 혹은 필연일수도 있을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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