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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18화】 민혁수 (5) √ 그해 여름에-2-
작성일 : 17-10-29 23:57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6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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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그해 여름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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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언저리,

 

 노을이 바다에 내려앉을 적부터 시작되었던가?

 

 구슬픈 갈매기 울음소리가 멈추질 않고 있었다.

 

 파도가 깨지는 바위 위를 뱅뱅 돌다 내려온다.

 

 머리를 아래로 처박고 나는 것이 혹여 새끼가 발을 헛디뎌 둥지에서 떨어진 것을 찾는 건가?

 

 울먹이던 어미 새는 그루터기같이 튀어나온 돌 위에 앉아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

 

 

 

 밤바다는 고요했지만,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건 아닌 지 걱정은 그대로였다.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파도소리가 묻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위험은 항상 예고 없이 다가오지 않던가.’

 

 

 태풍의 눈 안에 들어온 듯 하다.

 

 지금의 평온함이 마치 공포영화의 클라이맥스 바로 직전 장면 같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주 선생을 소개합니다.”

 

 

 노는 데 정신이 팔려있던 하이에나들은 일탈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슬이를 대령해라.”

 

 

 교복만 아니라면 30대 후반으로 볼 만큼 노숙한 페이스를 자랑하던 동수가 배를 타기 전 사두었던 술병을 꺼냈다.

 

 

 “창밖을 봐. 비가 오잖아. 이런 날 널 만나고 싶어. 설레이는 가슴 안고 빗속을 유유히...”

 

 

 소주 밑바닥을 팔꿈치로 툭툭 치던 동수의 옆에서 창수가 기타를 튕겨 대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버지가 무명 트로트 가수였다고 했나?’

 

 

 창수가 흥얼거릴 때마다 나오던 장르는 트로트였었다.

 

 오늘은 여자애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발라드로 분야를 바꿔놓고 있었다.

 

 뻔한 속내를 모를 리 없는 나머지 녀석들은 게슴츠레 뜬 눈으로 창수를 쏘아보았다.

 

 페어플레이를 주지시키려 했지만 창수는 그 정도의 눈칫 살에 굴할 얇은 낯빤대기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이제는 스윽 소녀들의 눈치를 살피더니 바이브레이션까지 섞고 넣고 있었다.

 

 

 “조금씩 그녀 뒤를 따라갔어. 전혀 아무 눈치 챌 수 없게. 하지만...”

 

 

 창수는 멋들어지게 기타를 켜면서 미확인 된 어설픈 보컬을 이어가고 있었다.

 

 예상과는 달리 소녀들의 반응이 영 신통찮았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고민을 드러낸 표정을 하던 창수만 몰랐다.

 

 나머지는 모두 답을 알고 있었으리라.

 

 미성년자 여성에게 있어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듯 음악의 완성도 얼굴이 아니었을까?

 

 당시는 가창력보다 비주얼로 퍼포먼스를 하는 보이그룹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대였었다.

 

 솔직히 진운이나 나 외에 우리 패거리들 중에 볼 만한 인물은 없었던 것 같다.

 

 

 ‘진흙 속의 진주는 빛을 더 하는 법.’

 

 

 이것이 바로 내가 만든 계획의 핵심이었다.

 

 촛불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녀석들 속에 끼어 있으면 그녀들은 내게서 빛을 볼 것이기에 비교 대상이 있을 때 상대적 희소성은 절대적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만 할까?”

 

 

 별 반응이 없자 포기단계에 이르렀는지 창수가 힘 빠진 목소리를 냈다.

 

 

 “아냐. 계속해줘. 우리도 같이 부르자.”

 

 

 어설픈 노래였지만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아이들은 밤바다에 울려 퍼지는 기타 선율에 함께 흥을 실었다.

 

 

 “혁수야. 와? 니 벌써 잘라하나?”

 

 

 나는 대충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철규가 나를 불렀다.

 

 

 “어. 나 피곤해서 먼저 잔다.”

 

 

 뭐 별 일이야 있겠느냐 싶었다.

 

 가슴 가운데에 답답한 것이 걸렸는지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여러 번이었다.

 

 뭔가 일이 터질 것 같다는 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억지로라도 오늘을 끊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로 점프하는 방법이었다.

 

 나는 텐트 지퍼를 올린 후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냥 질끈 눈 한번 감으면 내일이니까.’

 

 

 오늘의 고통을 까맣게 잊는 법.

 

 나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택했다.

 

 기분 나쁜 스산함이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만 역시 난, 예민함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었다.

 

 금 새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걱정도 잠시.

 

 나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

 

 

 

 

 

 눈을 감고 있던 순간이 아주 잠시 같았다.

 

 눈을 뜨자 밤빛은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푸르스름한 아침이 텐트 끝자락 틈 새로 들어오고 있었다.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시원하게 귓전을 때렸고, 나는 텐트 안에서 둥근 지퍼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꺼진 장작불 옆에서 잠든 여자들 넷이 보였다.

 

 그 맞은편, 동수와 창수, 철규가 모래사장 위에 아무렇게나 벌러덩 드러누워 있었다.

 

 

 “뭐... 뭐고?”

 

 

 텐트에서 내가 나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인기척에 철규가 잠에서 깨었다.

 

 

 “으이그 저 화상.”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듯 했지만, 다시 모래 위에 눕더니 코를 골며 골아 떨어져 버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

 

 

 백사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빈 소주병을 세는 것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한 전체 인원수를 헤아리고 있었다.

 

 얼굴을 확인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던 숫자가 일곱에 멈췄다.

 

 분명 섬으로 도착한 인원은 모두 아홉이어야 했다.

 

 오 대 오 미팅에 진운의 자리가 빠졌으니 모두 아홉일 것이었다.

 

 다시 숫자를 헤아려보지만 셈은 일곱에 멈췄다.

 

 

 “야. 일어나 봐.”

 

 

 나는 급한 숨을 섞은 목소리로 동수를 깨웠다.

 

 

 “뭔데?”

 

 

 잠에서 반쯤 깨어 몽롱한 표정을 짓던 동수가 오만 상을 찌푸리며 짜증을 부리더니 툴툴대며서 몸을 일으켰다.

 

 

 “성식이 어디 갔어?”

 

 

 동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 어디에도 멀대 라는 별명을 가진 길쭉한 몸뚱어리는 보이지 않았다.

 

 

 “어머. 선애도 어디 갔지?”

 

 

 여자애들도 남자 둘이 떠드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둘이서... 헤헤헤헤. 곧 오겠지 뭐. 얌전한 우리 집 강아지 사실 옆 동네 바둑이 아버지라던데...”

 

 

 사태의 심각성을 알 리 없는 창수가 그렇고 그렇다는 듯 음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평소 같으면 19금 비스므리한 농담에 남자 놈들은 질펀하게 웃어재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굳은 표정을 보고서 창수도 분위기를 대충 읽었는지 바로 입을 닫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좀 이따 배가 들어온다는데.”

 

 “이 계집애 어딜 간 거야?”

 

 

 다섯 시간 정도면 물이 들어오고 육지로 갈 배가 당도할 시간이 될 것이었다.

 

 

 ‘도대체 왜 없어 진걸까?’

 

 

 아이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우선 둘씩 짝지어서 한 바퀴 돌아보자. 남겨두고 갈 수는 없잖아.”

 

 

 내 말에 아이들이 두 명씩 조를 만들었다.

 

 

 “넌 진짜! 너무 진실 된 본능을 가졌어. 일루 와!”

 

 

 창수가 여자들 사이에 낀 채로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 건지...”

 

 

 동수가 냅다 창수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끌고 왔다.

 

 

 “우리는 오른쪽, 너희들은 왼쪽으로 빙 돌아서 폭포에서 만나자.”

 

 

 두 시간정도가 지났다.

 

 어느새 태양은 머리 위 하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햇살도 공기를 충분히 데워놓았는지, 이마에 송글 땀방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짝을 이뤄 섬의 이곳저곳을 뒤져 보았다.

 

 선애와 성식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없어?"

 

 "어 코빼기도 안보이는데..."

 

 

 폭포에서 만난 아이들은 다시 텐트 주변으로 돌아왔다.

 

 나는 돌았던 곳 중, 사람이 있을만한 장소를 한 번 더 훑어보기로 했다.

 

 

 “개똥도 약에 쓸라면 없다더니...”

 

 

 사실 진운이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것들이 사람인 줄 알고 그냥 넘겼었다.

 

 하지만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에, 생기 없는 표정, 살아있다 하기에는 어려운 모습을 한 것이 자주 등장했다.

 

 헛것을 봤다 넘기는 것도 한두 번이었다.

 

 매일 보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런가 보다 넘어가려 했지만 점점 횟수가 늘기 시작했다.

 

 눈앞에 나타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세히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인정하려지 않던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그들은 죽었을 때 그대로의 모습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엇다.

 

 그런데 안 보인다.

 

 보고 싶지 않아도 가끔 보이던 귀신들이 정작 원할 때는 보일 기미가 없었다.

 

 

 ‘혼령이라도 외딴 섬에 혼자 살고 싶지는 않겠지.’

 

 

 만약 그들이 눈에 보인다면 잡아다가 없어진 아이 둘이 어디로 갔느냐 물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영안이 발동되는 날이 아닌가 보다.

 

 

 “이 놈의 영안은 실시간이 안 된다니까!”

 

 

 그 때 무당 아들 진운이 함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 녀석이라면 당장이라도 사라진 아이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여기 누구 없어요?”

 

 

 여자아이들 중 정미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허공에 대고 외쳤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예쁘장한 얼굴을 한 아이였다.

 

 듣기로는 사라진 선애라는 아이와 가장 친하다고 했었다.

 

 오고 싶지 않다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왔다고 하는데 죄의식 때문에 더욱 미안해하는 듯 보였다.

 

 계속해서 절규하듯 부르고 있지만 대답은 없었다.

 

 

 ‘외딴 섬이라 그런지 귀신도 없을 텐데.’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 리는 만무했다.

 

 나는 보통의 방법으로 찾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배 들어올 시간 가까이 된 거 아니야? 우선 뭍으로 갔다가 다시 와서 찾아보는 걸로 하자.”

 

 

 우선 육지로 나가 어른들의 도움을 얻을 생각이었다.

 

 여자 아이들이 눈물 콧물을 짜는 바람에 남자 애들도 모두 남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지만 나는 단호한 어투로 아이들의 말을 끊었다.

 

 

 “내가 잠깐 육지 좀 다녀올 테니까 너희들은 기다려.”

 

 

 남자인 티를 내려 그렇게 하자고 들 했지만 사실 우리 패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뿐이었다.

 

 별다른 대책은 없어 보였다.

 

 남아있다 한들 크게 상황이 나아질 것 같아보이지 않았다.

 

 

 “해 떨어지기 전까지 올 테니까. 다들 기다리고들 있어봐. 누구 좀 데려올 테니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데 어떤 일이든 답은 있게 마련이지 않던가.

 

 나는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사하게 너 혼자 갈 거가?”

 

 

 수평선을 지나 조금씩 가까워 오는 통통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을 때였다.

 

 창수가 피식거리며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모르면 잠자코 있어라. 금방 올 테니까. 아니면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이마에 주름을 만들며 받아치자, 창수는 질 수 없다는 듯 나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쏘았다.

 

 

 “그래 혁수이가 책임감이 없는 타입도 아니고. 우리끼리 있어봤자 답이야 똑같잖아. 우선 혁수 말대로 하자.”

 

 

 아이들은 내가 육지로 나가 도움을 청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미성년자들.

 

 우리는 우리가 겉멋만 든 어른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혁수가 저 자식. 뭘 어쩌겠다는 거야?”

 

 

 섬에서 멀어질 때까지 창수의 아니꼽다는 투덜거림은 계속 된 것 같다.

 

 

 “그라면 우얄끼고? 방법이 없는데. 니하고 내는 좀 더 찾아보자. 혁수가 경찰이라도 데불고 오는 거 아이겠나.”

 

 

 항상 창수와 내 사이를 중재하던 철규가 구수한 본토 사투리로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루분의 식량을 더 준비해 온 것이 다행이었다.

 

 대충 남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고 한다.

 

 모닥불 곁에서 우중충한 모습으로 모여 앉은 아이들은 서로 한 마디도 않은 채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배 들어온다. 혁수야!”

 

 

 타고 나갔던 통통배를 타고 다시 섬 가까이로 왔을 때, 내 이름을 부르며 두 팔을 크게 젖고 있는 친구들이 보였다.

 

 섬으로 가까워지면서 작은 점이 주먹만 하게 커졌다.

 

 그리고 이목구비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통통배의 선장이 최대치로 속도를 올려줘서일까?

 

 예상 도착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자는 누고? 자... 귀신 본다는 가 맞제?”

 

 

 아이들은 내가 데려온 진운이를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수근대기 시작했다.

 

 

 “내가 뭐라 그랬냐? 할매가 안 된다고 신신당부 안하던.”

 

 “알았다. 미안하다.”

 

 “또. 또. 또. 사고치고 결국에는 날 찾지.”

 

 “알았다니까 진짜. 내가 진짜 죽일 놈이다.”

 

 “황천 강을 건넜으면 어찌할꼬... 어떻게 너는 생각이란 걸 하고는 사냐?”

 

 

 배가 모래사장 앞으로 정박하기 까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녀석의 숱한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바닷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려는 듯하다.

 

 옷깃을 저밀 정도의 한기가 옴 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런데 태양이 숨었다는 것 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은 볼 수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진운이도 내가 볼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테지만 난 분명 보고 있었다.

 

 

 “저 건 왜 온 거야?”

 

 

 늦은 오후.

 

 저녁이 바로 코앞까지 와있는 시간이었다.

 

 주위는 환한데 달은 떠 있었다.

 

 진운이의 옆으로 산 자가 아닌 죽은 자의 영혼이 함께하고 있었다.

 

 내가 영안을 가졌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 바다를 건널 적 먼 바다만 보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 영혼은 알아차리지 못했나 보다.

 

 내게 아는 척을 한다거나 말을 걸지 않았다.

 

 가끔 그 영혼 몰래 슬며시 훔쳐보다 짐짓 떠오르는 기억에 잠시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그 영혼은 바로.

 

 내 반복적인 꿈속에 찾아왔던 바로 그 할머니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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