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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공방(功防)
작가 : 필명G
작품등록일 : 2017.10.27

[진지 / 개그 / 로맨스 / 현대 / 법정 / 검사 / 변호사]

뒷세계의 더러운 승리자, 엘리트 변호사 이석규.
그를 단죄하려는 지방 출신 평검사 강준혁.
준혁에게 처참한 패소를 맛본 뒤, 석규는 그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한다.
그의 연인까지도.

"나는 그런 사람을 위해 이렇게 바보 같이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그렇게 바보 같이 있는 거니...? 언제까지...?"

집안의 반대와 일이 우선인 준혁에게 지쳐가는 하나와 그녀를 노리는 석규, 그리고 하나를 지켜야 하는 준혁.
두 남자의 법정, 사랑 공방전.

 
1. 수사팀 해체
작성일 : 17-10-27 22:24     조회 : 374     추천 : 0     분량 : 4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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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급한 구둣발 소리가 복도를 메웠다.

 하아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가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남자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문을 향해 뛰었다. 

 

 [508호 검사실]

 

 확,

 그리고 문을 열어젖혔다.

 모두의 시선이 남자에게 쏠렸다.

 

 "검사님! 증인이... 사망했답니다...!"

 

 전화를 받던 수사관의 손에서 전화기가 미끄러져 떨어졌다.

 일순, 시끌벅적하던 사무실이 고요해졌다.

 수화기 너머에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 단편적인 외침만이 그 정적사이를 맴돌 뿐이었다.

 

 "현장, 나갑시다."

 

 검사ㅡ강준혁은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이안, 임창수 부부장님께 상황을 알려드려라. 나머지 분들은 일단 나갑시다."

 

 비상이다. 검사실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준혁을 주축으로 508호 검사실에서 멀끔한 검은 정장 무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현장은 보존해 두라고 지시했습니다. 의사도 계속 박아두라고 했고요. 근데 어찌나 지랄지랄을 하던지…"

 "사망 원인은."

 "익사입니다. 저수지에서 발견되었답니다. 공판 3일 남겨두고 사고가 터지다니… 말이 됩니까, 이게?"

 

 수사관ㅡ유세호가 사체검안서를 다시 보며 말했다.

 현장에서 보낸 것이다.

 아르칸의 미간이 짓이겨졌다. 

 

 "최초 발견자는."

 "방수 새끼… 아, 아니 형사요. 오늘 오전 9시 경, 밤낚시를 갔던 증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부인의 말을 듣고 바로 쫓았답니다."

 "목격자는."

 "수색중이라는데, 형사 말로는 외진 곳이라 목격자를 확보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

 

 그의 대답이 나직이 짓이겨졌다.

 거기에는 '당했다'는 씁쓸한 것도 때묻어 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뒤를 따르던 수사관들에게 명령했다.

 

 "세호, 부검 영장 부탁한다.

 한상은 증인 자택 탐문, 가족 진술 확보하고 근처 차량 블랙박스, CCTV 수집,

 계장님은 피고의 통화내역 조회 부탁드립니다. 여기서 잡히는 게 없다면 기지국 단위로 피고의 회사 인근 수상한 통신 내역을 잡아주십시오. 차명폰을 이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엥? 이석규는 안 터는 겁니까?"

 "지금은 아무 것도 안 나올 거다."

 "알겠슴다. 딴 거 필요하신 거 있음 전화하세요!"

 

 세호가 3층에서 검찰계로 빠지고 나면 이제 세 사람만 지하주차장에 도달했다.

 

 "자, 모두 흩어집시다. 수고해주십시오. 찬은 나와 현장으로 간다."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수사관들은 일사분란하게 찢어져 각자의 차에 올랐다. 

 준혁의 검은 세단을 필두로 승용차 몇 대가 뒤를 이었다.

 

 찌이익, 찌익!

 타이어가 우레탄 바닥에 마찰을 일으키며 찢어지는 소리를 냈다. 

 차는 곧 지상으로 향하는 커브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지상에 다다르자,

 

 확, 

 밝은 빛이 들이닥쳤다.

 준혁은 그 빛을 손으로 드리우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거슬림처럼, 아주 거리끼는 것들이 이제부터 뭍에 드러날 것이었다.

 그 혼잡한 구덩이 한 가운데, 준혁은 있었다.

 스스로 빠져들었다.

 

 

 

 

 

 

 

 ***

 

 

 

 

 

 

 

 현장.

 익숙한 얼굴, 형사ㅡ방수만이 폴리스 라인 한 가운데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감식반이 사람 키만큼 자란 갈대밭을 헤치고 수색에 한창인 모습이 듬성듬성 보였다.

 그 무성함이 도가 지나친 탓에 한 눈으로 봐서는 저수지라는 것을 모를 지경이었다. 

 아는 자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준혁은 생각했다. 

 

 "수고하십니다, 방수만 형사님."

 "아이고… 검사님 오셨습니까."

 

 수만은 담배연기를 퍽, 뿜어내며 웃었다.

 말 본새가 거들먹거리는 걸음걸이처럼 제법 비아냥대는 것이었다.

 그 불손한 태도에 찬의 눈빛이 찌릿, 방수만에게 쏘아내렸다.

 그의 시선도 건들건들 찬을 향했다.

 교차하는 두 눈빛 사이에서 급기야 불꽃이 튀었다.

 싸움이 날 기세였다.

 

 "뭐 있겠습니까~ 거 저수지에 빠져 죽는 거, 밤낚시꾼들한테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물귀신한테 당한다고 하죠. 딱히 타살 흔적도 없어보이고… 하여튼 우리 검사님은 너무 열정적이셔… 어차피 이것도 한 때겠지만~ 하튼 뭐, 기왕 나오셨으니 사체 구경이나 하시죠."

 "형사님 유능하시니 현장 잘 살펴주십시오."

 "네네~ 현장은 경찰 몫이니까요."

 

 만수는 곧 돌아섰다.

 

 "...책상물림 양반이 뭘 알겠다고 검시를 이리 빨빨 다니는지 참나... 아랫사람 입장은 생각도 안 하나. 이거야 원, 눈치 보여서..."

 

 그리곤 군소리를 중얼거리더니, 

 

 "야! 여기 풀 다 밀어버려!"

 

 하고 신경질스럽게 외치며 멀어져갔다. 

 

 턱,

 준혁의 팔이 찬의 가슴팍을 가로질렀다.

 폭발한 셰다르가 앞서 나오자 막아세운 것이다.

 잔뜩 힘이 들어간 그의 어깨가 그제야 가라앉았다.

 이글거리는 눈동자만이 그저 수만의 뒷모습을 꿰뚫을 뿐이었다.

 

 "신경쓰지 마라, 이찬. 그의 입장에서 나는 그저 햇병아리 평검사일 뿐이겠지. 현장 조사에 있어서도 10년차 형사인 그가 나보다 훨씬 선배일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왜 하필이면 저런 놈을 선택하신 겁니까."

 "형사님이 유능하다는 걸 믿기 때문이다."

 

 준혁은 수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옆모습이 산뜻한 미소를 띠었다.

 찬은 기가 막혔다.

 

 "다른 유능한 형사들은 많습니다. 주제넘은 말씀인 줄은 알지만…"

 

 준혁은 사체 근처에 서 있는 중년 남성에게 다가갔다.

 S 대학 의대 교수.

 이 지역에서 저명한 민간 위탁 검안의다.

 살집있는 풍채에 흰 머리가 성성하고 금테 안경을 썼다.

 많이 더운지 땀을 뻘뻘 흘리며 서류철을 연신 펄럭거린다. 인상은 잔뜩 찌푸렸다.

 찬혁은 그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아, 예. 검사님."

 

 반응이 시시하다.

 사체 검안서도 준 마당에 본인이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듯하다.

 

 "소견이 어떠십니까."

 "소견이요… 하… "

 

 검안서도 줬는데.

 또 소견을 묻는 이 검사를, 교수는 멍청이라고 속으로 욕하면서 사체 앞에 다시 앉았다.

 

 "24시간 내에 사망을 했고요. 그 시기에 시신이 잠깐 떠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이 그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막 떠오른 상태입니다. 밤에 나갔다고 했으니 심야에서 새벽이 사망 추정 시각이겠죠."

 

 그는 우선 사체의 얼굴을 가리켰다.

 

 "이거, 보이시죠. 뭔지 아시죠. 포말괴요. 익사라는 제일 큰 증거예요. 살아있었다는 거고요. 그리고 하얗죠? 피부가. 사후에 던져진 거면 누렇게 뜹니다."

 

 그리고 손가락.

 

 "손톱 보이시죠. 흙 낀 거요. 이게 살아서 물에 빠지면 허우적대다가 이런 게 낍니다. 사후에는 이런 게 없어요. 손가락이 굽기는 합니다. 이런 건 안 껴요. 이게 두 번째 증거."

 

 그리고 뒤통수.

 

 "다친 흔적이 좀 있는데요, 돌에 찧인 겁니다. 머리가 무겁기 때문에 가라앉으면 머리부터 바닥에 찧는 거죠. 이게 세 번째 증거. 정말 정밀히 살피려면 역시 부검을 해봐야 겠죠. 근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네요. 뭐 더 궁금하신 것 있습니까?"

 

 교수는 자기 인생 반년보다 덜 산 것 같은 젊은 검사가 무지 귀찮다는 듯 말했다.

 아르칸은 웃었다.

 

 "아닙니다. 부검해보죠.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살펴가십시오."

 

 젠장, 돈 10만원에 바쁜 사람 붙잡아놓고 뭔짓이야 이게…

 중얼거리며 교수는 부랴부랴 갈대밭을 돌아섰다.

 그리고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어이쿠!"

 

 진흙투성이가 된 그의 몸 위로 검은 그림자가 슥, 드리웠다.

 찬, 이찬이었다.

 

 "아, 이거 미안합니다."

 

 그러나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그는 교수를 지나쳤다.

 싸늘한 시선이 늙은 교수를 예리하게 흘겼다.

 히익! 교수는 하얗게 질려서 진흙을 다 털어버리지도 못하고 꽁지가 빠지게 자리에서 도망쳤다.

 

 "어떻게 생각하나, 찬."

 

 준혁은 곁에 다가온 찬에게 물었다.

 

 "현재로썬 마땅히 타살 흔적이랄 것이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역시 부검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인적이 전혀 없는 곳이군요. 증인은 여길 어떻게 왔을까요, 차도 없이."

 

 현장은 흔한 등산로도 없는 외딴 산 아래 온통 수풀 투성이였다.

 차 없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현장에 증인의 차는, 없다.

 

 준혁은 물가에 납작하게 밟힌 담배꽁초를 내려다 보았다.

 근처에도 몇 개 더 있다.

 낚시 의자 자국, 낚싯바늘 잔재 같은 것도 눈에 띈다.

 얼마 안 된 것이다.

 

 "그래, 누군가와 같이 왔겠지. 여기,"

 

 준혁이 근처에 있던 감식반 직원을 불렀다.

 

 "소지품 좀 조사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소지품 목록]

 1. 현금, 카드 없는 지갑

 2. 핸드폰

 

 

 "단출하군요. 단순 강도로 위장하려 했던 걸까요." 

 "형사님."

 

 만수가 그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증인이 새벽에 나갈 때 걸어서 나갔습니까?"

 "차로 나갔습니다. 여기, CCTV요."

 

 만수가 USB 하나를 건넸다.

 준혁이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고맙습니다, 형사님."

 "검사님 같은 성격 딱~ 알지. 꼭~! 달라고 하실 것 같아서 바~로 준비했습니다. 녜, 녜."

 "하하, 역시 유능하십니다."

 

 준혁은 찬이 또 다시 나서려는 것을 막아세웠다.

 

 "그런데 차 키가 없다라."

 

 의미심장한 중얼거림. 그의 눈이 빛났다. 

 

 "탈취한 걸까요. 수중에 탈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수세가 이 정도로 잔잔하다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전부 열어둔다면, 증인의 차로 함께 이동 후 탈취, 각각 다른 차로 이동 후 탈취, 혹은 완벽한 피습. 범인은 높은 확률로 두 명 이상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차 키가 사라진 게 범인에 의해서라면 증인의 차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거겠지."

 "이석규의 방식치곤 허술하군요. 뭔가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닐지."

 

 찬의 말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서만 겨우 들릴 듯, 비밀스러워졌다.

 

 "함정이 없었으면 그녀석 때문에 징계 당한 검사들도 없었을 거다."

 "매번 이렇게 되는군요. 라누스가 맡았다는 사건은… 이젠 그놈이 저승사자로 보일 지경입니다."

 "그래, 증인은 죽거나 증거는… 무사해야할 텐데…"

 "약한 소릴 하시는군요, 답지 않게."

 "그런가."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피식, 웃었다.

 

 "타이어 자국 채취, 분석하고 이 방향 CCTV를 조사해라. 차량 확보를 우선으로 두고 부검, 핸드폰 복구하지." 

 "알겠습니다."

 

 그때, 준혁의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검사실 전화번호다.

 

 "네."

 "검사님… 저… "

 

 계장ㅡ김구한이다.

 목소리가 심상찮다.

 

 "무슨 일입니까, 계장님."

 "… 지검장님이 들어오시랍니다…"

 "지검장님이요?"

 

 준혁과 찬은 휘둥그런 시선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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