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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역쟁
작가 :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7.10.24

서기 5천년, 지구의 문명은 끝없이 발달해 과학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된다.
하지만 그로인해 인류의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심화되었고, 두뇌가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 역시 더욱 심해졌다. 심지어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똑똑해지지 못하게 조작하고 통제하며 그들의 두뇌를 점점 낮게 만들었고, 종래에는 다른 인종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서기 1만년, 어느 순간 세계는 하나로 통일이 된다. 인류는 하나의 언어를 쓰고, 하나의 지배자를 가지며 세상 곳곳의 일을 모두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인류는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뛰어난 과학과 두뇌 덕에 점점 육체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육체가 퇴화 돼 작아진 키와 큰 머리를 가진 ‘펙터’와 그들에게 억압당하고 배우지 못해 두뇌보다는 육체를 많이 사용하게 돼 육체가 거의 초인과 같은 수준으로 발달한 ‘네이처’.
처음에는 펙터가 네이처를 조금 무시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분위기는 점점 심해져갔고 극도로 발달한 문명은 펙터들의 눈에 네이처들을 강한 힘을 가진 짐승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펙터가 네이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류는 과학을 마비시키는 에너지를 가진 광물 '이브'를 발견하게 된다.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었던 상류층들은 그것을 이용하여 핵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게 대부분의 세계는 이브로 인해 과학이 마비되고 네이처들이 반란을 일으켜 펙터와 네이처간의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떠돌이
작성일 : 17-10-27 00:18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7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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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급하게 돌진하던 혁수가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성현의 발에 맞고 나가떨어졌다. 혁수가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병재를 죽여 놓고는 겨우 한 대 맞아 준거로 빚이 없어진다고? 이 미x 살인마야, 말 같은 소리를 해!”

 

 

  혁수가 성현의 말에 광분하며 소리쳤지만 성현은 어느 샌가 일어나 병재의 시체 옆에서 가볍게 옷을 털고 있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시죠.”

  “이 자식! 또 뭘 하려고!”

 

 

  성현이 병재의 시체 옆에 서자, 혁수의 움직임이 민첩해졌다. 성현이 무엇을 하려고 병재의 시체 옆에 섰는지는 모르겠지만 혁수가 보기에 성현은 병재의 시체에 누가 되면 누가 됐지 득이 될 거 같아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자식! 저리 꺼져!”

 

 

  혁수가 성현에게 낮은 자세로 돌진하며 테클을 걸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병재의 복수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과 병재의 시체를 지켜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혁수는 의리, 우정, 사랑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또래 모임에서 언제나 대장을 하였고, 특히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의 앞에서 지금 소중한 친구 하나가 죽었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엄청난 대사건이었다.

  그 덕에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의 안위에 대한 제어력을 잠시 끌 수 있을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브레이크를 빼버린 폭주기관차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그의 테클은 평소의 테클과 달랐다. 평소보다 더욱 낮고, 빠르며 매끄러웠다.

  더욱 강하고 빠른 테클을 하기위해 얼마나 연습했던가? 수천 번? 수만 번?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서 처음으로 ‘완벽한 테클’이 재현되었다.

 

 

  ‘잡는다!’

 

 

  5인의 강자 골을 상대할 때도 무표정하던 성현의 얼굴에 처음으로 감정이 떠올랐다. 이채, 긴장, 흥미.

  그때, 병재의 손 옆에 ‘한 번 물리면 지옥을 구경할 수 있다’라 하여 ‘지옥 개미’라 불리는 개미가 지나가다 병재의 손을 꽉 깨물었다.

 

 

  “끠악!!”

 

 

  병재가 괴성을 지르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아, 손 아파! 뭐야! 죽었는데 왜 이렇게 아파!? 손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손에 붙은 개미를 탈탈 터는 병재의 눈에 혁수의 커다란 얼굴이 들어왔다.

 

 

  “어?”

  “빠악!!”

  “우당탕탕!”

  “크악!”

  “아윽!!”

 

 

  성현에게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던 혁수가 갑자기 일어난 병재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둘은 한데 뒤엉켜 성현의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아이고... 나 죽는다. 죽어. 죽었는데 또 죽겠네~”

  “아, 두야...”

 

 

  두 사람에게서 동시에 신음소리가 나왔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혁수가 병재를 끌어안았다.

 

 

  “벼, 병재야! 너 살아있었어!?”

 

 

  혁수의 머리에 정통으로 머리를 박은 병재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롱 거렸다.

 

 

  “아, 뭐야, 꿈인가? 꿈인데 왜 이렇게 아픈 거야.”

 

 

  성현이 병재와 혁수를 쳐다봤다.

 

 

  “뭘 봐? 재수 없는 놈. 날 죽여 놓고 내 꿈에는 왜 나오는 거야? 저거 어떻게 못하나?”

 

 

  병재가 성현이 있는 쪽, 허공에 대고 손을 허우적허우적 거렸다.

 

 

  “아무도 죽인 적 없습니다만?”

  “뻔뻔하기까지! 여기에 이렇게 버젓이 증거가 있는데! 에?”

 

 

  병재가 벌떡 일어나 성현에게 달려들려다 몸 곳곳의 통증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 씨, 꿈인데 왜 계속 아파?”

  “꿈이 아니니까 그렇지!”

 

 

  옆에 있던 혁수가 병재를 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병재가 그런 혁수를 보고, 자신의 볼을 있는 힘껏 꼬집어봤다.

 

 

  “아윽!!”

 

 

  병재가 성현을 쳐다보자, 성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

 .

 .

  “죄송합니다. ‘펙터’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제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았습니다.”

 

 

  성현이 방긋 웃었다.

  병재가 똥 씹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확인하는 방법이 뭐 그렇게 살벌합니까? 두 번 확인하면 진짜 사망하겠어요.”

 

 

  성현이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

 

 

  병재의 표정이 아까보다 두 배 더 일그러졌다.

 

 

  “아~ 어쨌든 진짜 연기 엄청 잘하시네요. 저는 진짜 병재가 죽은 줄 알았어요!”

  “연기..는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제 능력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신 거죠.”

 

 

  성현이 말끝을 살짝 흐렸다. 지금까지 본 이들의 행동으로 미루어 이들이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가진 능력, 자신의 무기를 알려 줄만큼 신뢰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는 어떤 사소한 것이든 목숨과 직결될 수가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였다.

 

 

  “아아~ 정말요? 지금까지 특이한 능력을 많이 들어봤지만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능력이에요. 대단해요.”

  “그렇게까지 대단하진 않습니다.”

 

 

  혁수가 해맑은 표정으로 성현을 추켜세웠다.

  하지만 병재는 그런 혁수와 달리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혁수는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된 게 아니기에 그냥 눈속임정도로 생각했지만 직접 당해본 병재는 혁수와 전혀 생각이 달랐다.

 

 

  ‘대단한 정도가 아니야! 어떤 능력이길래 남의 생각을 지배할 수 있다는 거지? 난 정말 죽었다고 생각했었어. 정말 저 사람의 말이 사실이라면, 저 사람은 세상 사람모두를 자기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거라고!’

 

 

  병재가 무언가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될 것을 보고 있다는 듯이 성현을 쳐다봤다.

 성현이 그런 병재를 보며 씨익 웃어주었다.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나보군. 뭐 상관없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나에겐 좋으니까.’

  “그럼 아까 못 들었던 얘기를 마저 해주시겠습니까? 두 분은 네이처시면서 왜 아직 요새에 들어가지 않으신 겁니까?”

 

 

  혁수가 성현의 말에 얼굴을 붉히더니 병재를 힐끗 쳐다봤다. 병재가 알아서 하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숨겼다가 또 무슨 사단이 나려고.’

  “헤헤, 사실 이놈이랑 저는 임무고 뭐고 상관없이 그냥 여기서 복무날짜만 다 채워서 무사히 고향으로 복귀 하는 게 목적이에요. 아! 설마 뭐, 저희를 잡아가려고 오신 건... 아니죠?”

  “전혀 아닙니다.”

 

 

  혁수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보통 역쟁 인원들이 1년에 한 번 투입되면 그 때, 요새 인원이 마중 나와 그들을 요새로 데려간다. 하지만 그들 중 몇 명은 탈영을 하여서 주변 마을에 해코지를 하거나, 다른 요새의 인원이 되어 적으로 나타나곤 했다. 그렇기에 요새에선 그들을 잡으러 다니는 헌병대 같은 존재들이 있었다.

 

 

  “휴~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사실 돌아다니면서도 무서웠거든요. 우리 발로 가면 괜찮지만 그들에게 잡혀가면 꼼짝없이 범죄자 낙인이 찍히는 거니까요.”

  “야! 뭐, 난 꼭!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벌써 나랑 다 이야기 해놓고는 하여튼 그놈의 자존심은...”

 

 

  병재의 얼굴이 붉어졌다.

  보통 대륙에서 이곳으로 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명예로운 일이었다. 그런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든, 자신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든 간에 목숨을 걸고 임무를 마치기를 원하였고, 그 중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라도 누구도 이루어내지 못한 것을 이루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점에서 병재와 혁수는 다른 사람들의 당찬 포부와는 다르게 자신의 안전이 먼저였고, 무사 복귀를 목표로 국가에서 매년 지급되는 돈을 받으며 편하게 살겠다는 좁은 속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기에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헌병대가 무서웠다는 이야기까지 하자 병재의 부끄러움 게이지가 만땅으로 차고 넘쳐 흘러내리는 중이었다.

 

 

  병재가 쓸데없는 것까지 말하는 혁수를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그렇군요. 그래도 안전만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요새에 합류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요? 제가 알기로 4요새는 복지도 좋고, 병사들 대우도 좋다고 들었는데.”

 

 

  이브의 섬에는 섬의 중간에 있는 이브의 재료를 기준으로 동, 서, 남, 북으로 4개의 요새가 나누어져 있었는데 그곳의 주인은 섬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그들의 룰이었다. 그 덕에 요새 주인들의 인성은 정말 개차반인 사람부터 선인 같이 인자한 사람까지 별의별 성격이 다 있었는데 4요새는 주인의 인성이 다른 어떤 요새의 주인들보다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그렇겠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조금 달라서요. 우선, 저는 어릴 때 개인사정으로 인해 정글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자유로운 게 좋고, 요새보다는 이곳이 더 편하게 느껴져요. 오히려 부대에서 억압받고 통제 당했을 때, 너무 불행했어요. 그리고 저랑은 다르지만 이놈은 성격이 엄청 제멋대로라서 단체 생활을 싫어하고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우리끼리 지내려고 했죠.”

  “그런 생각을 하다니 독특하군요. 위험했던 적은 없습니까?”

  “없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위험한 일과 부딪힌 적은 없었어요. 저는 특성이 감각 쪽이고, 저 친구는 시력 쪽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모두 피해버렸죠.”

 

 

  성현이 혁수를 다시 한 번 봤다.

 

 

  “하하, 감각이라니. 저랑 어울리지 않죠? 저도 잘 모르지만 어릴 때, 정글에서 자라서 그렇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혁수의 말처럼 혁수는 사실 감각적으로 예민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덩치도 있고, 통통해 보이는 체형이었기에 어지간한 사람보다 둔감해 보이면 둔감해 보였지 절대로 예민해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둘이 조심히 지내면서 있었는데 요새 들어 그게 힘들어지기 시작해서요.”

  “요새 들어서요?”

  “네, 원래 이 지역이 4요새가 관리하는 구역인건 아시죠?”

  “네.”

  “아시는 것처럼, 4요새는 요새의 주인이 책임감도 있고, 인자한 사람이라 구역 관리를 하거든요. 그래서 이 구역에서 나쁜 일이 있어봐야 소수의 펙터들이 조금 설치고 다니는 정도? 보통 그것도 얼마 못가 사라졌는데 한, 한 달쯤 전부터인가? 정말 갑자기 놀랄 정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거리고, 심지어 밤에는 암살자들도 돌아다니더라고요.”

  “원래 그런 곳 아닌가요?”

  “원래도 그런 곳이긴 한데, 음... 저희가 처음 왔을 때에 비해 그런 사람들이 확실히 늘었다는 거죠.”

  “그렇군요.”

 

 

  성현이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아! 근데 그거 아세요? 병재, 이놈이 여기에 온 이유?”

  “?”

 

 

  잠시 이야기가 중단되며,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혁수가 흔히 악동들이 장난을 계획할 때, 짓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병재를 가리켰다.

 

 

  “야! 너, 진짜 하지마.”

  “이 놈 부모님이랑 싸워서 홧김에 여기에 왔어요. 푸히힛!”

 

 

  병재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게 닳아 올랐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뇌까리기 시작했다.

 

 

  “죽인다... 죽인다...”

  “진짜 웃기지 않아요? 남들은 죽을 고생해야 오는 이곳을 이놈은 단지 부모님이랑...”

 

 

  갑자기 병재가 혁수에게 달려들어 혁수의 목을 졸랐다.

 

 

  “켁! 켁!”

  “죽어!”

  “사, 살려줘... 헤헥!”

  “풋!”

 

 

  성현의 입에서 작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병재와 혁수가 동시에 행동을 멈췄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느낀 성현은 뭔가 로봇같이 감정도 없어보였고,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그런 사람 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혁수가 병재에게 목을 졸린 상태 그대로 말했다.

 

 

  “우, 웃을 줄 아시네요.”

  “?”

 

 

  성현이 자신이 웃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금세 다시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

 

 

  “보기 좋은데 왜 또 정색해요?”

 

 

  갑자기 병재가 혁수의 옆통수에 박치기를 했다.

 

 

  “빡!”

  “으악! 야이, 미X놈아! 이야기하고 있는데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긴? 미x놈이 미x짓 말고 뭔 짓을 하겠냐? 한 방 더 먹어라!”

  “퍽!”

  “크악!”

 

 

  병재가 혁수에게 한 번 더 박치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혁수 역시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다가오는 병재의 이마에 정면으로 고개를 돌려 박치기를 막았(?)다. 그 덕에 쓰러진 사람은 박치기를 시도한 병재였다.

 

 

  “흥, 머리도 말랑한 게 어디서!”

  “크으윽! 이 돌대가리 자식!!”

 

 

  혁수가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는 병재를 무시하고 성현을 쳐다봤다.

 

 

  “그럼 하던 얘기마저 할까요?”

  “하하... 그러세요.”

  ‘이 둘은 정말 친한 사이이군.’

 

 

  성현이 부러움인지, 그리움인지 모를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병재와 혁수를 번갈아 쳐다봤다.

 

 

  “저 같은 경우는요. 편견을 깨기 위해서 왔어요.”

  “편견이요?”

 

 

  혁수가 흥분했는지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가슴을 탕탕 쳤다.

 

 

  “네, 저희 동네 사람들이 좀 가난하거든요? 아니지! 매우 가난해요. 다른 동네 사람들이 저희 동네를 거지동네라고 부를 정도로요.”

  “.....”

  “아, 불편해 하지 않으셔도 되요. 전 크게 상관없으니까. 어쨌든 그 이유 때문에 외지 사람들은 저희를 보면, 쓸모없는 인간들만 모여 있다고 욕하고 손가락질 하고 무시하거든요. 물론! 그런 사람들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정말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솔직히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렇지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데!”

 

 

 

  혁수는 정말 화가 난 듯,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후! 어쨌든 우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그렇게 대하는걸 보고 딱 마음먹었죠. 내가 꼭 위대한 사람이 돼서 우리 동네의 이름을 알리기로요. 뭐, 결국 지금은 이 꼴이지만요. 하! 하! 아, 정말 처음 보는 사람한테 내가 별소릴 다 하네.”

 

 

  부끄러운 듯 말했지만 혁수의 행동은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털어놔서 시원한 듯,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성현이 그런 혁수의 눈을 유심히 보더니 방긋 미소 지었다.

 

 

  ‘눈동자가 맑다. 눈을 피하거나 하지도 않고, 이 사람은 괜찮겠어.’

  “혁수 씨,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 요새에 들어가는 게 싫다면 저랑 다니는 건 어떻습니까?”

 

 

  성현은 눈이 인간의 마음의 창이라고 생각했다. 눈이 흐리거나 탁하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는 거고, 반대로 맑거나 초롱초롱하다면 그 사람의 마음 역시 그렇다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체로 그의 생각은 맞았다.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았기에 이것저것 대화를 하며 상대를 파악했는데 혁수는 방금의 대화에서 성현에게 꽤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혁수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가, 갑자기요?”

  “갑자기라면 갑자기일 수 있겠군요. 하지만 저도 개인사정으로 인해 요새에 들어갈 마음이 없어서요. 여러분이 이곳에 온 지, 2달밖에 안됐지만 이곳, 저곳 돌아다녀 보셨다고 하시니 도움을 좀 받고 싶네요. 따로 생각하고 계신 계획이 없다면요.”

  “말이 필요해요? 그런 거라면 쌍수 들고 환영이죠. 읍!”

 

 

  병재가 급히 혁수의 입을 틀어막고 구석으로 끌고 왔다.

 

 

  “야이, 멍청아! 그렇게 쉽게 말하면 어떻게 해? 저 사람의 목적이 뭔지도 모르고, 정체도 모르면서 같이 가기는 뭘 같이 가겠다는 거야?”

  “그래도... 펙터는 아닌 것 같고, 좋은 사람 같아 보이잖아...”

 

 

  혁수가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말끝을 흐렸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이 놈 이거 아주 큰일 날 놈이네? 내가 사람 그렇게 쉽게 믿지 말랬지? 그러다가 너 진짜 피 봐, 이 멍청아!”

 

 

  병재가 계속해서 혁수를 바보 취급하며 몰아세웠다.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혁수가 오히려 화를 내며 병재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뭐? 어우! 넌 의심이 너무 많아! 저 사람이 그런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난 딱 보면 알아!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너만 해도 봐봐! 얼굴이 이렇게 생겼는데 누가 너를 좋게 보겠냐? 근데 나는 단번에 알아 봤잖아. 그러니까 저 사람은 무조건 좋은 사람이야! 알았어? 그리고 솔직히 너도 요새 들어가기 싫잖아!”

  “...그게 무슨 개소...”

  “비켜!”

  “어? 어? 야, 야!”

 

 

  혁수가 병재를 밀치고 성현에게 다가갔다.

 

  “저기요, 우리 같이 다녀요!”

  “괜찮은가요?”

  “네, 저놈은 신경 안 쓰셔도 되요.”

 

 

  병재의 얼굴이 나찰처럼 일그러지며 혁수를 노려봤다. 혁수는 안 보이는 척, 병재를 무시했다.

  성현이 그런 병재와 혁수를 보며 방긋 웃었다.

 

 

  “잘 부탁합니다. 성현이라고 합니다.”

  “네! 잘 부탁해요. 제 이름은 혁수고, 이놈은 병재에요”

  “네.”

 

 

  혁수가 성현에게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병재의 기합소리가 들렸다.

 

 

  “흐압!!”

  “슉!”

  “탁!!”

 

 

  가까이 다가가는 혁수의 뒤에서 갑자기 무언가 작고 날카로운 물체가 빠르게 날아와 혁수와 성현의 얼굴 옆으로 지나갔다.

  웃고 있던 성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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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헬파이의 습격 2017 / 10 / 24 215 0 6189   
2 이브의 섬 2017 / 10 / 24 213 0 5997   
1 프롤로그 (1) 2017 / 10 / 24 421 0 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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