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 씨!!”

　 “준영 씨!! 어디 있습니까?”

　 준영을 도와 석궁사를 물리쳤던 남자가 다리를 질질 끌며, 준영이 갔던 숲길을 따라 이동했다.

　 “크으”

　 어디선가 낮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자, 준영이 엎어져 꿈틀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쪽에 석궁사가 쓰러져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준영 씨!? 준영 씨, 괜찮습니까?”

　 준영의 동료가 엎어져서 꿈틀대고 있는 준영에게 급히 다가갔다.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엎어져있는 준영이 더더욱 큰 소리로 으르렁대며 일어나기 위해 바동거렸다. 하지만 몸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지 일어나지 못하고 팔, 다리를 계속해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크...으... ”

　 “준영 씨!”

　 준영의 동료가 준영을 똑바로 뉘었다. 동료가 준영의 몸을 슥 훑어보았다. 준영의 몸 곳곳에서 자잘한 상처가 보였지만 목숨을 위협할만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심한 부상을 당한 곳은 없나보군.’

　 준영이 으르렁대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동료의 목 쪽으로 천천히 뻗었다. 겨우 자기 손을 들어 올리는 간단한 행동이었을 뿐이지만 준영은 그것도 힘에 겨운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네! 준영 씨, 이제 괜찮습니다. 접니다. 승민입니다.”

　 승민이 웃으며 다가오는 준영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크르르...”

　 “윽! 준영 씨? 너무 세게 잡았어요.”

　 준영의 손톱이 승민의 손등에 파고들어 피가 나고 있었다.

　 “준영 씨? 반가운건 알겠는데 이 손 좀... 윽!”

　 “크아아!”

　 ‘뭔가 이상한데? 평소의 준영 씨랑 달라.’

　 승민이 준영의 손에서 억지로 손을 뺐다. 그리고 준영의 눈을 쳐다봤다.

　 ‘헛!’

　 준영의 눈은 혈관이 터진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흰자가 모두 붉게 충혈 돼 있었고, 평소의 냉철하고 따뜻한 눈이 아닌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육식동물의 그것 같아 보였다.

　 ‘눈이... 준영 씨, 특성의 부작용인가?’

　 승민이 준영의 상태를 살피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다.

　 “크악!”

　 승민이 준영의 처우를 정하기 위해 고민을 하는 사이 준영이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키며 승민에게 덤벼들었다.

　 “헛!”

　 “퍽!”

　 “켁!”

　 “앗, 죄송!”

　 멍하게 생각을 하다 갑자기 달려드는 준영의 살기에 깜짝 놀란 승민이 팔꿈치로 준영의 얼굴을 가격했다.

　 승민의 팔꿈치에 정면으로 얼굴을 가격당한 준영이 코피를 흘리며 나자빠졌다.

　 “주, 준영 씨?”

　 승민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준영을 다시 일으켜줬다. 하지만 준영은 이미 기절한 것인지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런, 사고 쳤다.”

　 승민이 잠깐 더 준영을 쳐다보다가 준영을 다시 바닥에 눕히고, 쿨하게 일어났다.

　 “에이 할 수 없지. 뭐, 설마 죽기야 하겠어? 그나저나 저놈은 죽은 건가?”

　 승민이 쓰러져 있는 석궁사를 유심히 쳐다봤다.

　 석궁사는 앞으로 가다가 뒤에서 공격을 받고 쓰러졌는지 준영처럼 엎어진 자세 그대로 쓰러져 있었고, 뒤통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저걸로 맞춘 건가?’

　 승민이 석궁사의 옆에 떨어져있는 주먹만한 크기의 피 묻은 돌을 쳐다봤다.

　 ‘우리라면 몰라도 펙터에게 저 정도 크기의 돌이라면 확실히 즉사겠군.’

　 “삐익~!”

　 어디선가 자연의 소리가 아닌 인위적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승민이 잽싸게 자세를 낮추며 주변을 둘러봤다.

　 ‘무슨 소리지? 적이 아직 남아 있었나?’

　 승민이 허겁지겁 준영을 들춰 업었다. 아니, 업으려고 했다.

　 “털푸덕!”

　 “크윽! 다리가!”

　 승민의 왼쪽 다리에 출혈을 막기 위해 메어 둔 듯한, 천이 붉게 물들었다.

　 ‘이 다리로 이 사람을 업는 건 무리다. 위험하더라도 근처에 숨어야 한다.’

　 승민이 준영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소리가 난 방향의 반대쪽에 있는 우거진 풀숲으로 준영을 질질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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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 따갑고 간지러워!”

　 선장이 만들어둔 물구덩이에 손, 발을 넣고 있는 동상자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이보게, 조용히 좀 하게나. ‘지금 우리가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라고 주변에 홍보라도 할 셈인가?”

　 “그건 아니지만... 선장님, 손, 발이 너무 아픕니다.”

　 선장이 동상자를 나무라자, 동상자가 울먹거리며 선장에게 하소연했다.

　 “그게 다 낫고 있다는 뜻이니 좀 참게! 아니, 자네보다 더 고통스러울 규완은 가만히 있는데 자네는 왜 그렇게 엄살이 심한건가? 옆에 있는 규완을 보고 좀 배우게.”

　 선장이 눈을 감고 고개 숙인 채, 일체의 미동도 않는 규완과 동상자를 비교했다. 동상자가 그런 규완을 보며 입을 다물었다.

　 “아아, 아파 죽겠네. 이봐요, 규완이라고 그랬나? 당신은 아프지도 않아요?”

　 동상자가 또다시 선장에게 혼이 날까 싶어 선장의 눈치를 보며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규완을 불렀다.

　 “......”

　 “이봐요!”

　 그가 아무리 규완에게 말을 걸어도 규완은 말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

　 “아니, 여보쇼!!”

　 계속해서 규완이 움직이지 않자, 울컥한 동상자가 규완을 팔꿈치로 툭 쳤다.

　 “털푸덕!”

　 팔꿈치에 부딪힌 규완이 옆으로 털푸덕 쓰러졌다. 규완의 입에서 게거품이 나왔다.

　 “뭐, 뭐야? 이 친구 기절했잖아! 선장님! 선장님!!”

　 “조용히 좀 하라니까! 어!? 좀 참으라고! 여기 군사지역이야!”

　 선장이 동상자보다 두 배는 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자 선장의 호통에 깜짝 놀란 동상자가 선장의 서슬 퍼런 눈빛에 들릴 듯, 말 듯, 작게 말했다.

　 “그, 그게 아니라... 여기 규완이라는 친구 쓰러졌어요.”

　 “뭐!?”

　 동상자가 입을 삐죽 내밀며 규완을 가리켰다.

　 선장이 급히 달려와 규완의 상태를 살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거지?뭔가 잘못 된 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말을 걸어도 안 움직이길래 살짝 밀었는데...”

　 “뭐? 안 움직인다고 사람을 밀면 어쩌나? 얼마나 세게 밀었길래 이렇게 게거품까지 물며 쓰러 진거야!?”

　 선장이 동상자를 보며 역정을 냈다. 동상자가 화들짝 놀라며 억울하다는 듯이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설명을 했다.

　 “아, 아니에요. 저는 그냥 살짝~ 정말 살짝 건드리기만 했어요.”

　 “됐네! 이보게! 빨리 이리 좀 와보게!”

　 선장이 동상자의 말을 무시한 채, 회복사인 현식을 불렀다.

　 “아... 선장님...”

　 선장이 현식을 애타게 부르는 사이 규완이 살며시 눈을 떴다.

　 “그래! 괜찮은가? 갑자기 어떻게 된 일이야? 혹시 어디 불편한가?”

　 “선... 장님...”

　 규완이 떨리는 목소리로 선장을 불렀다.

　 “그래! 나 여기 있네. 왜 그러는가? 말을 해보게!”

　 “손, 발이 너무 아파요...”

　 규완을 격하게 걱정하던 선장이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

　 “손, 발이...”

　 “...다른 데가 아프거나 그런 건 아니고?”

　 “네. 손, 발...”

　 “딱!!”

　 “아윽!”

　 선장이 규완의 머리에 특급 꿀밤을 한 방 먹였다. 그리고 선장이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동상자들을 쳐다봤다.

　 “자네들 잘 듣게. 한번 만 더! 아프다고 엄살 부리면 자네들이 그렇게 아파하는 손, 발의 신경을 다 끊어놓을 테니까. 알아서 하게. 알았나?”

　 “넵.”

　 “넵.”

　 규완과 동상자가 각진 정자세로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보게, 현식!”

　 “네?”

　 “나랑 성수, 둘이서 주변 좀 둘러보고 올 테니, 환자들 좀 봐주게나.”

　 “저요?”

　 그늘에 누워 주변의 독특한 경치를 감상하고 있던 성수가 깜짝 놀라며 손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선장이 ‘당연한 거 아니냐?’라는 듯이 성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네가 저 친구들을 돌볼 텐가? 저 친구보다 의학적으로 뛰어나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치료해줄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저 친구가 보고 있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아니면 정찰을 나 혼자 하라는 말인가? 자네는 여기서 놀고?”

　 “그, 그게 아니라 그냥 갑자기 이야기하니까 놀라서 그렇죠... 갑자기 이야기하니까...”

　 성수는 이곳까지 와서도 계속 명령을 내리는 선장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논리적으로 할 말이 없었기에 말끝을 흐리는 걸로 소심한 반항을 했다.

　 “그래. 그럼 결정됐군! 현식, 그럼 우리 다녀오겠네. 환자들 잘 부탁하네.”

　 “네. 다녀오십쇼.”

　 “가세.”

　 “예~ 알겠습니다요~”

　 “응? 자네 말투가 왜 그런가?”

　 “아닙니다요~”

　 성수가 허리를 둥글게 말고, 상체를 과도하게 숙이며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하인이 주인에게 무언가를 바칠 때 취하는 자세를 했다.

　 그것을 빤히 보고 있던 선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자네 혹시... 내 마음대로 가자고 해서 삐진 건가?”

　 “삐지다니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제가 설마요~”

　 성수가 계속해서 하인처럼 행동했다.

　 그 모습을 본 선장이 속으로 혀를 찼다.

　 ‘단단히 삐졌군. 쯧! 소심하긴.’

　 “휴...”

　 선장이 가던 길을 멈추고, 성수의 앞에 마주섰다.

　 성수가 움찔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가, 갑자기 뭡니까?”

　 선장이 성수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윽한 눈으로 성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보게, 성수! 오해하지 말게. 내가 마음대로 가자고 한건 미안하지만 그것보다는 같이 있으면서 본 자네의 눈썰미와 빠른 판단력 그런 것들이 정찰에 적합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됐기에 가자고 한 걸세. 만약 자네가 멍청하고 능력이 없었다면 힘들어도 나 혼자 정찰을 했을 거야. 그러니 이번에는 자네가 이해를 좀 해주게나. 능력이 뛰어나면 책임도 막중하다는 걸 자네도 알지 않는가?”

　 성수가 선장의 손을 뿌리치며, 고개를 휙 돌렸다.

　 “흥, 갑자기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제가 뭐 바보도 아니고 선장님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기분좋아하면서 뭐 춤이라도 추실 줄 알았습니까?”

　 선장이 돌아선 성수의 뒷모습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쩝, 이상하군. 분명히 아부 작전이 통할 줄 알았는데.’

　 “하하, 그런가? 난 진짜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라면 미안하네.”

　 선장이 민망한 듯,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됐습니다. 그런 말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보게, 성수...”

　 성수가 계속해서 화를 풀지 않자, 선장이 성수에게 제대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성수의 옆으로 이동했다.

　 ‘응?’

　 “저 그런 감언이설에 넘어갈 정도로 쉬운 사람 아닙니다!”

　 ‘참나, 그럼 그렇지. 아니기는!!’

　 선장이 성수에게 사과하기 위해, 옆으로 살짝 이동하자.

　 성수의 정면 모습이 보였다. 성수의 정면 모습은 쌀쌀했던 뒷모습과는 다르게 목과 머리가 벌겋게 달아오른 채,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심지어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지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

　 선장이 그런 성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알겠네, 알겠어. 자, 해가 지기 전에 정찰을 끝내야 하니 어서 자네의 뛰어난 눈썰미를 보여 주게나!”

　 “그런 소리 하지 말라니까 자꾸 그러시네. 참나! 보니까, 여기는 발자국도 없고, 인기척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으니까. 쭉 더 가죠. 킁!”

　 성수가 토라진 척하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선장은 성수의 그런 모습이 귀여운지 할아버지가 손자를 쳐다보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성수를 쳐다봤다.

　 ‘허허, 세상에 이런 친구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으면 내가 바다가 아니라 정치계로 나가는 건데 말이야.’

　 “선장님, 뭐하십니까? 해 지기 전에 얼른 돌아야 된다면 서요!? 여기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빨리 이동해요!”

　 “아, 알겠네. 알겠네. 미안하네. 얼른 가세.”

　 방금 전까지만 해도 뒤에서 투덜대며 따라오던 성수가, 어느 샌가 선장의 앞에 서서 선장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 지루해 죽겠네. 아무리 특이하고 멋진 경치라도 적당히 봐야 좋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야? 저기요, 현식 씨, 우리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요?”

　 “잠깐만요. 보자~ 아, 이제 빼도 괜찮을 것 같네요. 빼세요. 상처 덧날 수 있으니까 물집 터트리지 마시고, 손 세게 문지르지도 마세요.”

　 “네, 햐~ 이제야 좀 살겠네. 간질간질해 죽는 줄 알았네. 이봐요, 이제 빼도 된데요.”

　 동상자가 손, 발을 빼내며 상쾌한 듯 기지개를 켰다.

　 “......”

　 “이 친구 또 안 움직이네. 이봐요.”

　 “털썩!”

　 동상자가 규완을 살짝 밀자, 규완이 또 옆으로 쓰러졌다.

　 “쯧쯧, 또 기절했네. 이런 겁 많은 사람이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용감하게 물을 퍼낸 거야?”

　 동상자가 이해 안 된다는 듯이 규완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식이 쓰러진 규완의 손, 발 상태를 살폈다.

　 “이 사람도 상태가 좋네요. 무리만 하지 않으면 문제없겠어요. 두 분 다 퇴원하세요. 하! 하!”

　 현식이 과장되게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의술을 배운 사람으로서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죠! 하! 하! 하!”

　 “자, 이제 탈진자들도 대부분 회복됐고, 동상자들도 회복됐으니, 성현이라는 사람만 깨어나면 내 할 일은 끝인가? 아, 여기 이 사람도 있네.”

　 현식이 기절해 있는 규완을 쳐다봤다.

　 “음, 어차피 둘 다 깨어나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같이 두고 좀 쉬어야겠다.”

　 “저기요.”

　 탈진자들이 어느 정도 기력이 회복된 듯, 현식에게 터벅터벅 걸어왔다.

　 “네?”

　 “허기가 져서 그러는데 우리 근처에서 먹을 것 좀 찾아보고 올게요.”

　 “아, 그런 거면 저도 같이 갑시다.”

　 “네, 그러세요.”

　 동상자가 탈진자들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선장님 오면 얘기 좀 해주세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부르시고요.”

　 “아, 네. 알겠습니다. 아, 저기요!”

　 현식이 떠나는 일행을 다시 불러 세웠다.

　 “네?”

　 “세 분 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으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라고요.”

　 “하하, 알겠습니다. 우리가 일반인도 아니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하,　네, 오랜만에 회복사로 일했더니 괜히 걱정이 앞섰네요. 세 분이 평범한 분들도 아닌데. 일종의 직업병이니까 이해해주세요.”

　 “하하, 그럴 수도 있죠. 그럼 다녀올게요.”

　 현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 그럼 난 내 할 일을 마저 해볼까?”

　 현식이 쓰러져있는 규완을 번쩍 들었다.

　 “휴~ 다 옮겼다! 삐쩍 말라가지고 은근히 무겁네. 그래도 할 일 끝!”

　 “zzz... zzz...”

　 현식이 규완과 성현을 바라봤다.

　 “참~ 속 편한 친구들이야. 이런 환경에서도 잘 수 있다니. 한 명은 기절한 거지만. 뭐 어쨌든”

　 “zzz... zzz...”

　 “하암~ 이 친구들 보고 있자니 괜히 나도 잠이 오는 것 같네. 음, 할 일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 오기 전까지 나도 한숨 잘까?”

　 현식이 규완과 성현의 옆에 따라 누워 살며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