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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황제의 회고록
작가 : 타담
작품등록일 : 2017.10.24

황제가 되고 싶었떤 이름 없는 황녀, '화의'는 원치 않던 혼인을 위해 신국으로 향하게 되고 태자비가 되지만 낯선 나라의 황궁에서 견제를 받던 그녀는 스스로 환영받지 못하는 태자 '담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전하를 황제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대신, 제 소원을 하나 들어주세요."
황제가 되고 싶었던 여자와 사랑을 하고 싶었던 남자.

 
1화. 기호지세
작성일 : 17-10-24 23:17     조회 : 357     추천 : 0     분량 : 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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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사시사철 눈이 그치는 날이 없고 험준한 산에 요새처럼 지어져 자리 잡은 북국의 중심인 도성은 때 아닌 소란에 분주해졌다. 그것 들었는가?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하기만 하면 그 일을 입에 올렸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기에 저리 열을 올리는 것인가?”

 “나으리, 혹시 도성 밖에서 오신 겁니까?”

 “아아, 그렇지. 환성(북국의 최남단)에서 왔다네.”

 

 주막의 일을 거드는 아이는 악사로 보이는 나그네의 질문에 국밥을 내려놓으면서 크게 과장된 한숨을 쉬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못해줄 것은 없다며 북국과 오랜 시간 척을 지고 칼을 대어온 남쪽의 신국에서 황실에 화친을 요구하며 황태자비가 될 황족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로써는 그만큼 수치인 것이 어디 있나!”

 “어디서 감히 신국의 것들이 무신(武伸)의 혈통이신 황 가(家)에!”

 

 아이는 취하여 목청을 드높으며 고리타분하고 풍요로운 신국에 대한 힐난 어린 말을 쏟아내는 두 취객을 턱으로 가르키며 어깨를 으쓱거렸고 그제야 나그네도 대충 상황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재차 운을 떼었다.

 

 그렇다고 하여도, 서로 화친을 맺어 한 집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 아닌가?

 

 “아이고 나으리, 세상 물정 어두운 소리하지마세요. 어디 두메산골에서 오셨어요?”

 “허허, 전쟁이 어찌 좋은 일이겠냐, 이 말이지.”

 “효영왕, 효명왕, 효성왕 그리고 피선당 중에서 한 분이 가실 것이 뻔한데 누가 좋겠소?”

 

 전부 황제의 재목인데 말이오. 아이는 나그네와 그 일행을 향해 한심하다는 듯 한 몸짓을 지어보이며 말하였다. 손이 귀한 황족인 만큼 단 넷 뿐인 황족이며 황제가 될 이는 그 넷 중에 살아남는 이가 될 것이다. 그 중에 누가 황제가 될 줄 알고 감히 신국에 보내겠느냔 말이다.

 

 “네 분 전부 지지 세력이 강하여서 말입니다. 어느 누구하나 잃고 싶지 않은 것이겠죠.”

 “...듣기론, 북국의 황위계승권은 형제가 싸워 나머지를 죽이고 살아남은 이가 가져가는 것이라고 들었건만.”

 “예, 그렇죠. 그러니까 더더욱이요. 무를 숭상하는 나라에서 가장 강하다는 황족 전부가 기량을 겨루는 모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대뜸 신국에서 채간다니까 기분 나쁜 거죠.”

 “...이곳의 사람들에게 황족의 황위계승권 싸움은 하나의 볼거리로군. 그리고 자네들은 그것이 빼앗겨 기분이 나쁜 것이고?”

 

 아이의 눈은 악사의 일행을 향해 좁혀졌다. 그런 것도 있고, 나라로서의 자존심도 있다. 그런 것을 일일이 따져보자면 끝도 없겠지만 그 묘하게 평가하고 분석하는 말투는 분명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마땅한 것이라서 의심쩍은 눈길을 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묘하게 북국의 사람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아이는 입을 열고 그들에게 환성에서 온 것이 맞느냐고 물으려고 하였다.

 

 “허허허, 이 형님이 쓸데없는 소리를 하시네! 정작 본인이 가장 기대하면서!”

 “이보게, 잠시만,”

 

 악사는 황급히 일행의 입을 틀어막고 웃었다. 저는 피선당을 지지합니다! 악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고 아이는 미심쩍은 눈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충고하듯 말하였다.

 

 “그런 말 어디서 하지 마세요. 끌려가 죽습니다.”

 “..응?”

 “피선당을 지지한다, 이런 말 하지마시라고요. 황제폐하께서 아직 계신데.”

 

 악사는 진심 이 나라의 사람들은 왜 이리 모호한지 알 수가 없었다. 언제는 그 황위계승권 싸움이 볼거리라며? 아주 기대하는 모양새더니 이제는 또 황제에 대해서 예민하게 구네. 그는 미간을 팍 좁히면서 북국의 족속들은 언제나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서는 아이를 떠나보내고서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누그러트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표정 좀 관리하거라.”

 “아니 도통 이해가 되지 않잖아요. 도대체 이해가,”

 “자신들의 황족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보다 좋은 것을 알았잖은가.”

 

 무엇을요. 악사의 도통 퉁명스러운 말에 남자는 혀를 찼다. 그보다 너는 그 토라지는 것을 좀 어찌해보거라. 남자의 구박에 악사는 노골적으로 미간을 구기면서도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숟가락질만 해대었다.

 

 “윽, 맛없어...”

 “원래 북쪽 지방일수록 음식의 맛보다 질을 따지니 어쩔 수가 없지.”

 “내 미각..”

 

 남자는 떨떠름한 기색으로 악사에게 눈치를 주었으나 악사는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독한 술을 입에 대었다가 그것도 내려놓고는 남자가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만을 기다렸다. 남자는 전부 남긴 악사에게 눈치를 주는 것을 포기하였으나 불행히도 눈치가 빠른 아이는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근처 근위병에게로 달려갔다.

 

 “이보게, 이보게!”

 “어라, 너는 저쪽 산향의 주막집 아이지?”

 “신국의 사람이 여기 있다네! 북국의 사람인 척 하고서!”

 

 아이의 외침에 근위병들은 냉큼 주막으로 향했다. 화친이니 뭐니 말이 돌아도 여전히 흉흉한 분위기에 황궁을 지척에 둔 도성에 신국의 사람이라니. 도성이 있는 수도에는 허가 받은 최소한의 신국의 사람만이 들어올 수가 있으며 그러한 이들의 얼굴이야 모두가 알기에 그들은 낯선 신국의 사람을 포박하기 위해 뛰어들어갔다.

 

 “이크, 근위병이네.”

 “이게 전부 전하 탓입니다.”

 “자네 탓이라네, 자네가 안 먹질 않았는가!”

 “의심받을 이야기는 전하가 다 하셨습니다.”

 

 두 남자는 금방 멀리 가지 못하고 붙잡혀 황궁으로 후송되었다.

 

 차가운 감옥에서 곧 황족을 알현하여 그 죄를 친히 다스리게 되리라는 으름장을 들은 이후부터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며 시끄럽게 굴어대었는데, 악사-정확히는 신국의 태자 호위대 대장 박성윤-과 남자-신국의 청원태자 이담견-은 누가 다가오는 것을 모른 채 단 둘 뿐인 감옥에서 그러고 있다가 머리를 가볍게 맞고서야 고개를 돌려 자신들에게 온 사람을 보았다.

 

 “내가 듣기로는 전하, 라는 호칭이 오갔는데.”

 “제가 듣기에도 그렇습니다, 형님.”

 “피선당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황후폐하께서 아시면 큰 일이 나겠군요.”

 “오라버니들, 이미 이건 외교상의 큰 문제 아니에요?”

 

 성윤과 담견은 퍽이나 닮은 세 남녀와 뚝 떨어져서 서있는 긴 백발의 여인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어스푸름한 밤기운에 불빛에 겨우 의존하여야 볼 수가 있는 그들은 병상에 누운 황제와 그 옆을 지키고 있는 황후를 대신하여 얼굴을 비춘 모양이었다.

 

 “그럼, 피선당의 의견은?”

 “제 의견이 중하십니까.”

 “아, 이보게 누이. 매정하게 굴지 마시오.”

 “...”

 

 저자가 피선당인가. 이름도 없고 망국의 공녀 소생이라는. 담견은 네 남녀 중에서 가장 흉흉한 빛을 띄고 있는 여자를 물끄러미 보았다가 자신들의 처우에 대하여 살벌한 의견을 나누는 이들에 발끈하는 성윤을 말리고는 멋쩍게 웃어보였다.

 

 “미안하오. 내 신분을 밝히자면, 신국의 태자-이담견이라 하오.”

 “내가 맞췄네. 내기에서 제가 이겼습니다, 형님.”

 “화친이 오가는 와중에 이렇게 오시면, 첩자라고 하고 죽여버릴까요.”

 

 알려진 정보에 의하자면 창살에 바짝 얼굴을 들이민 황녀는 효성왕-황백향이었다. 홍황후와 황제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라서 무척 어여쁨을 받고 자랐다는 전형적인 북국의 사람 같은 흑발에 창백한 피부의 그녀는 눈을 빛내면서 담견과 성윤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태자비로 갈 유력한 이가 자신이라고 생각하여 내린 결론이겠지.

 

 “우리 누이는 자제를 배워야겠습니다.”

 “오라버니도 차암.”

 

 장남인 효영왕과 차남인 효명왕은 인자하게 웃으며 효성왕을 창살에서 떨어트려놓았다. 웃음에 속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인자하고 자애로운 듯이 굴어도 그 태생이 북국의 황족이라면, 비정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다고 배운 신국의 사람인 담견과 성윤은 그들의 말 하나하나에 바짝 촉을 세웠다.

 

 “그냥 보내시지요.”

 “피선당은 여기 함께 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셔야지, 무슨 의견이에요?”

 “어차피 곧 정식으로 얼굴을 볼 사이, 그냥 보내시죠.”

 “피선당.”

 “어차피 본국에서 환영받지도 못하는 태자라 하더이다. 죽여 봤자 큰 이득이 없고 전쟁의 명분이 될 것입니다.”

 피선당의 냉정한 말에 담견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라, 딱 피선당 아니에요? 효성왕 황백향은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까르르 소리를 내며 웃었고 담견은 대충 이 네 명의 황족 사이의 관계를 알 수가 있었으나 그것을 일일이 재고 있을 시기는 아니었다.

 

 “하긴, 폐하께서도 저러신데...”

 “대신 오늘의 일을 태자에게 빚으로 달면 후에 이득이 될 것입니다.”

 “이럴 때는 머리가 참 잘 돌아가, 피선당. 연문이 잘 가르치긴 하나보지?”

 “...”

 

 효명왕의 손이 농염하게 피선당의 창백한 피부를 스쳤다. 엄연한 희롱의 의미를 모를 리가. 그렇지만 그들은 그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이 간수를 불러 그 문을 열도록 하였다.

 

 담견과 성윤은 머뭇거릴 틈도 없이 다시금 끌려 나와서는 밤길을 타고 신국으로 되돌아갔다.

 

 “후에 문제가 될 시, 피선당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뭐, 어차피 피선당이 화친으로 가실 것 아닙니까? 여기 있으셔봤자 황제가 되시겠습니까, 무엇을 하기겠습니까.”

 “그 치맛자락에 저 어리버리한 태자를 품고 황후가 되어 나라를 위한 도움이 되거라.”

 

 피선당, 혹은 이름이 없다하여 무명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입을 다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뺨을 향해 손이라도 날라들었을 터이지만 무엇이 기분이 그리도 좋은 지 그 삼남매는 웃으면서 지나쳐갔고 피선당은 그 긴 백발을 늘어트린 채 우뚝 서 있었다. 이후 피선당의 책사이자 스승인 연문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도 그녀는 무표정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전하, 날이 춥습니다.”

 “...가자.”

 

 

 

 

 이후 그 삼남매의 말대로 그녀가 신국으로 가게 된 것은 마치 예정된 것과도 같았다. 망국의 공주가 도주하여 서쪽의 황야에서 낳았다는 저주받은 황녀. 아마 황손이 귀하지 않았다면 그 어미와 함께 참수됨이 마땅한 처지였던 그녀는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공을 뒤로하고 신국으로 향하는 가마에 몸을 실었다.

 

 “피선당께서 가시는 건가...”

 “황궁 내 입지가 약하니까 어쩔 수 없지.”

 “분명 황제가 되시리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모두 우르르 나와서 멀어지는 행렬을 보며 혀를 찼다. 언제부턴가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다는 황녀를 향해 배웅의 손길을 보내던 그들은 곧 분주하게 흩어졌다. 아마도 즉위하였다면 역대 가장 강한 군주가 되었을 그녀를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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