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기의 이야기 **
분위기가 좀 심각해졌다.
빈형이 모두를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 모른다고 말하자, 형들에게서 절망의 기운이 느껴졌다. 침묵이 흐르는데, 그 누구 하나 움직이질 않는다. 숨이 막힐 것 같아서 침대에 기대어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 빈형을 안으며 장난을 쳐,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침대 위에 앉아서 두 팔을 뻗어 빈형은 안았다. 형의 몸이 뜨겁다.
“형 몸에서 열나는 거 같아.”
형의 이마를 짚어 본다. 그런 나의 손을 빈형은 조용하게 잡아 내리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한번 살짝 웃어주더니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빈형이 되기 전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 다시 형의 이야기가 끊긴다. 오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다시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다시 빈형에게 질문을 건넨다.
“형의 영혼은 어떻게 지금 홍빈이 되었어?”
나의 질문에 빈형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든 것 같고, 실마리를 풀어줄 수 있는 박수 무당의 영혼을 가진 형이 지금의 영혼이 담긴 빈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열정이 느껴진다. 힘과 애정이 담긴 목소리에서 ‘지금의 우리 팀이 사라지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형은 몇 년 전에 홍빈이 되었어?”
나의 질문에 빈 형이 다시 뒤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이십 년 전, 이맘때쯤.”
대답하며 뒤돌아보는 홍빈 형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헝클어트리는 장난을 하며 내가 대답한다.
“나도 이십 년 전에 태어났어!”
“나도 이십 년 전에 댄 이 되었어”
“나도 이십 년 전에 나비 몸에 들어왔어”
“어…. 나도 이십 년 전에 꽃에서 사람인 케니가 되었는데…”
동글해진 모두의 눈이 네오형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