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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지금은, 초인 시대!
작가 : 김견
작품등록일 : 2017.9.19

어느날 TV속 뉴스에 방영된 조금 이상한(?) 히어로의 등장에 대한민국은 초인 시대가 막을 연다. 그리고, 어린시절 히어로를 동경해왔던 소년 '동우'의 히어로를 꿈꾸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지금은, 초인시대..! 마스크를 뒤집어 쓴 무뢰배들 아니, 히어로들의 무대가 열린다!

 
소년이여, 망토를 둘러라! (2)
작성일 : 17-09-23 10:54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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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화면 속에 비친 익숙한 골목길을 보자마자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집에 불과 5분 채 안 되는 거리. 매일 지나왔던 그 골목에서 여자가 비명을 지르고, 두 남자가 싸움을 시작한다. 그것도 어린 시절 내가 동경해왔던 히어로의 복장을 한 보라색 타이즈의 남자가.

 

 ‘아들? 밖에 나가려고?’

 

 퀭한 눈으로 쇼파에 앉아있는 아버지.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해주는 격투기 채널 속, 두 선수가 케이지 안에서 주먹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인다. 그 순간 나는 후리쟈의 인터넷 방송 채팅창에서 떠들어대던 사람들이 떠올랐고. 그 사람들과 아버지의 모습이 대조되는 것 같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 비명 소리 같은 거 못 들었어요? 저 나가야 되요.’

 

 나는 다급하게 얘기했다.

 

 ‘비명소리? 무슨 비명소리? 아들..! 동우야! 너 어디 가냐고!’

 

 나는 아버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동우야!!’

 

 아버지의 외침은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 사라진다.

 더 이상 아버지의 티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새벽 두시가 넘어가는 텅 빈 도로는 소름이 끼칠 만큼 조용하다. 깜빡이는 고장 난 가로등들은 비춰야 할 곳을 비추지 못하고, 불안한 꿈속처럼 차갑고 음습한 기분만이 등골을 스친다. 나는 그 골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골목으로 달려가는 동안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며 BJ후리쟈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려고 했지만 인터넷 방송국의 운영자가 방송을 강제로 종료했는지, 껌껌한 화면 위로 안내 문구 하나가 보일 뿐이었다.

 

 

 [운영자에 의해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흔들리는 휴대폰 화면 속. 후리쟈의 방송은 이미 종료 되었지만, 채팅방의 사람들은 충격이 가시질 않은 지, 종료된 방송 채팅창에 남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임? 후리쟈 죽은 거 아니야?」

 「마지막에 남자 얼굴 본사람? 슬쩍 보이던데.」

 「마스크 쓰고 있었는데 무슨 얼굴.」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

 「뉴스에 나올 듯. 후리쟈 사고 쳤네ㅋㅋㅋㅋㅋㅋ」

 「뒤에 한 명 더 있던데.」

 

 「아 나도 봄. 뒤에 한 명 더 있었음.」

 「소리 지른 여자 아님?」

 「남자 같던데.」

 

 

 사람들의 채팅은 나의 불안감을 더 거세게 부채질했다. 후리쟈가 정말로 죽었을까? 혹시 괴한이 칼이라도 들고 있었으면 어쩌지? 온갖 불안한 생각과 끔찍한 상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보라색 쫄쫄이를 입은 괴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얼마나 뛰었을까. 평소엔 그렇게 짧게 느껴졌던 골목길까지의 거리가 너무나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불안한 마음은 진정이 되질 않았다.

 

 이 모퉁이만 돌면. 이 모퉁이만 돌면 다 괜찮아질 거야.

 

 불안했던 마음은 휘발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온을 되찾게 될 거야.

 

 그러나. 불안한 마음은 언제나 그렇듯 현실로 다가온다. ‘아닐 거야, 괜찮아’ 애써 자위하는 나를 비웃듯, 현실의 괴물은 늘 내 어깨 위에서 코웃음 쳤다.

 

 

 “... 후리쟈...님...?”

 

 

 캄캄한 골목. 고장난 가로등은 비춰야 할 곳을 비추지 못한다. 골목 바깥쪽의 노래방에서부터 흘러들어오는 네온사인 조명만이 캄캄한 골목을 어스름하게 비췄다.

 

 

 “후리쟈님...? 후리쟈님 맞으시죠...!?”

 

 

 나는 그 골목길에서 후리쟈를 발견했다.

 

 “괜찮으세요?? 저기요...! 후리쟈님!! 괜찮으시냐구요!"

 

 

 컴컴한 골목. 바닥에 쓰러진 보라색 쫄쫄이의 남자. BJ후리쟈는 사시나무 떨 듯 파닥이는 손으로 내 옷자락을 잡는다.

 

 

 “...신..고해... 경찰.. 미찌..맨..”

 

 

 “네!? 뭐라구요!!???”

 

 

 “..신...고해... 경..찰에...”

 

 

 얼굴에 쓴 가면 탓에 후리쟈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나는 후리쟈가 대체 뭐라고 말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섣불리 그의 가면을 벗기려 손을 올렸다.

 

 

 “가면 때문에 하나도 모르겠어요...! 잠깐만. 잠깐만 벗길게요! 네...!?"

 

 

 그러자, 후리쟈는 가면을 벗기려는 내 팔을 붙잡았고. 나는 맨살에 닿은 그의 장갑에서 차가운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건. 피였다.

 

 

 

 * * *

 

 

 

 ‘다음 뉴스입니다. 어젯밤 새벽 두시 경, 한 인터넷 방송 BJ가 괴한에 의해 습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인터넷 방송 BJ였던 박모씨는 경기도 소재 대학교의 공과대학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괴한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에 거주중인 고등학생 김모씨 인걸로 확인되었습니다.’

 

 

 뭐?

 

 

 ‘김모씨는 어린 시절부터 히어로에 대한 동경과 선망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대학생 박모씨가 인터넷 방송에서 히어로로서 유명 해지자 이를 질투해 박모씨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모씨..? 내 얘기하는 거야?

 

 

 ‘조진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죽였다니? 난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간 것뿐이야.

 내가 갔을 땐 이미 쓰러져 있었다고. 내가 뭘 했는데? 내가 뭘 했는데!?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습하고 축축하다. 밤사이 짙은 악몽을 꾸었는지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아. 꿈이었구나.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럼 그렇지,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리가 없잖아.

 

 너무나도 생생하고 끔찍한 꿈이었다.

 

 

 “아버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아버지?”

 

 

 늘 쇼파에 앉아계시던 아버지가 보이질 않는다. 아침 일찍 어디 나가시기라도 한 건지...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일거리를 찾아 봐야겠다고 하시던 게 기억이 난다. 그래. 매일 쇼파에 앉아 계시는 것보단 밖이라도 돌아다니시는 게 훨씬 좋을 거야.

 

 그런 아버지를 생각하니 힘이 조금 나는 것 같았다.

 

 

 어수선한 교실은 의례적인 안부 인사처럼 잡담으로 시끌벅적하다.

 나는 이런 교실이 좋았다. 한 결 같은 친구 놈들의 한 결 같은 시끄러움.

 

 누군가에겐 소음일지는 몰라도 내게는 ‘잘 지냈냐? 여전히 못생긴 걸 보니까 잘 지냈구만! 오늘 하루도 힘내자!’ 하는 장난스러운 응원처럼 느껴졌다.

 

 

 “자 자, 조용히들 하고. 야 서호진, 앞 좀 봐라 인마. 네 담임이 들어왔는데 자식이 아직도 싱글벙글이야 아주. 내가 그렇게 반갑냐?”

 

 

 구겨진 와이셔츠. 면도도 하지 않은 지저분한 수염. 게다가 오늘 아침엔 어디서 김치찌개라도 사 먹었는지 외투에 빨간 얼룩이 져있는 게 딱 홀애비스러운 모양새다. 뭐, 그러니까 우리도 홀애비라고 부르는 거지만.

 

 

 “오늘은 전학생이 새로 왔다. 이름은 장혜진이고, 어- 비록 학기 중간에 들어와서 어색하겠지만. 뭐 누군들 새 친구, 첫 만남이란게 다 그런 거니까 너희들이 먼저 다가가서 잘 어울리길 바란다.”

 

 

 홀애비가 앞문을 보며 ‘들어와’ 하며 손짓하자 교실 앞문 창에 전학생의 얼굴이 보였다. 전학생은 창 너머로 잠깐 교실을 훑어보더니 이내 문을 열고 들어와 홀애비의 옆에 선다.

 

 

 “자, 자기소개 한번 하고.. 저-기 상현이 옆에 앉으면 되겠다.”

 

 

 짧은 침묵이 흐른다.

 

 

 “나는 부산에서 왔고, 이름은 장혜진이다.”

 

 

 짧은 침묵을 깨고 나온 전학생의 사투리, 여기저기서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안다 내도. 내는 사투리 고칠 생각도 없고. 사투리를 왜 고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으니까. 사투리 쓴다고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

 

 

 “뭐하냐. 박수 안치고.”

 

 

 그녀의 당돌한 자기소개에 반 아이들이 잠시 벙쪄 있는 사이, 홀애비의 구원투수로 박수소리가 이어진다. 그리고 그녀는 내 뒷자리인 친구놈 옆으로 걸어왔다.

 

 

 “니가 상현이야?”

 

 

 그녀에게선 옅은 향수 냄새가 풍겨왔고. 무엇보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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