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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작성일 : 16-08-26 21:02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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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대신 조건이 있다.”

 

 배씨 부인의 말에 심청은 순간 긴장했다.

 

 “내 수양딸이 되어 줄 수 있겠느냐?”

 

 “예?”

 

 전혀 예상치 못한 제의에 청은 어안이 벙벙했다.

 

 “실은 우리 부부가 남매를 두었는데, 아들아이는 전처소생이라 남매간에 정이 없단다. 그래서 딸아이인 팥쥐에게 언니가 있으면 동기간의 정도 알게 해 줄 수 있고, 또한 너처럼 성품이 훌륭한 아이라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 같아 제안하는 것이란다.”

 

 “허나 어찌 그리 큰돈을 제게... 게다가 이 댁 수양딸이라니, 당치 않으십니다. 소녀, 그럴 만한 됨됨이가 못됩니다. 또한 이 댁 자녀분들도 원치 않으실 겁니다.”

 

 “아니다, 아니야. 아무리 봐도 너 만한 아이가 없구나. 너도 방금 팥쥐 저 아이의 행동거지를 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느냐? 네가 여기 들어와 같이 살면서, 저 아이를 바르게 잘 이끌어다오.”

 

 “그래도 어찌....”

 

 “제발 부탁이다. 내 소원 좀 들어다오.”

 

 배씨 부인이 심청의 손을 부여잡으며 간곡히 청하자, 심청은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사실 청은 내심 좋아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배씨 부인 집을 나선 심청은 신이 나서 시전 골목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장을 보았다.

 

 기분이 좋으니, 아버지 식사도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었다.

 

 그러다 방물가게 앞에서 꽃신을 구경하는 박도령과 그의 부인을 보고는 그만 얼굴이 굳어 버렸다.

 

 박 도령 역시 심청과 눈이 마주치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자 심청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부인이 들으라는 듯 박 도령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또 꽃신 사러 오셨나 봅니다.”

 

 청은 자신의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려, 부인에게 꽃신 보였다.

 

 한때 박 도령이 청을 쫓아다닐 때 사주었던 꽃신이었다.

 

 “기왕이면 이것보단 고운 걸로 사주셔야죠. 안 그러면 부인께 제가 막 자랑하고 싶어지지 않습니까?”

 

 그 말에 박 도령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는 부인 눈치를 보았다.

 

 그러나 심청은 그런 박 도령을 향해 샐쭉 웃어보이고는 지나쳐갔다.

 

 “저 여인은 또 누구예요? 혼인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몇 명 째입니까? 설마 저 여인에게도 꽃신을 사주신 겁니까?”

 

 박 도령의 아내가 닦달하기 시작했다.

 

 “아, 아니오. 그냥 좀...”

 

 “그냥 좀 뭐요? 그냥 좀 뭐?”

 

 박 도령은 몰아붙이는 아내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된 변명도 못하고 진땀만 빼고 있었다.

 

 그런 박 도령과 부인에게서 점점 멀어지던 심청은 십년 먹은 체증이 훅- 내려 간 듯 홀가분한 얼굴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 청은 시장에서 사온 재료들로 신나게 음식을 만들었다.

 

 “아버지, 저녁 드셔요.”

 

 고기반찬과 굴비 등 값비싼 반찬이 차려진 밥상을 아버지 앞에 내어놓았다.

 

 심학규가 음식 냄새를 맡고는, 벌떡 일어나 앉아 코를 킁킁 거렸다.

 

 “이게 웬 넘의 살 냄새냐? 이게 얼마 만에 맡아 보는 고소한 내야?”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쇠고기랑 굴비 좀 놨어요.”

 

 심학규가 헤벌쭉 웃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막 수저를 들려다가, 이내 시무룩해져는 도로 자리에 누웠다.

 

 “됐다. 치워라. 자식한테 삼백 석 빚을 지운 놈이 무슨 먹을 자격이 있다고....”

 

 “아무 걱정 말고 밥이나 드세요. 잘 해결됐으니.”

 

 심학규가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

 

 “뭣이? 무슨 수로?”

 

 “아버지, 아버지는 딸 하난 정~말 잘 둔 줄 아셔요.”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심청이 아버지를 확- 째려보았다.

 

 심학규는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게 무슨 소리냐?”

 

 “이웃 마을에 사시는 전 영상대감댁 마님께서 오늘 저를 부르셨거든요.”

 

 “너를? 왜?”

 

 “효녀인 제게 감복하셨다고요. 그리고 제 사정을 들으시고는 대신 해결해 주신다고 약조하셨어요.”

 

 “그래? 이리 고마울 데가 있나. 그리 마음씨 고운 분이 다 있다니.”

 

 “그 뿐입니까? 저를 수양딸로 삼아 그 댁에서 호위호식하며 지내게 해주시겠다 하셨습니다. 또 좋은 곳으로 시집도 보내주신다고도 하셨고요.”

 

 “그 집에 들어가서 산 다고?”

 

 아버지의 얼굴을 본 청은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예, 하지만 걱정 마셔요. 다달이 아버지 생활비는 넉넉히 챙겨주신다 하셨어요. 그리고 저도 자주 들여다볼게요.”

 

 “그래도....”

 

 “눈 뜨기 싫으십니까? 공양미 삼백 석 해결하기 싫으시냐고요!”

 

 “.... 하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느냐? 게다가 나중에 네 실체를 알고는 도로 무르자고 할지도 모르고...”

 

 “아버지!!!”

 

 “알았다, 알았어. 밥 먹자, 밥 먹어.”

 

 심학규가 허겁지겁 밥을 떠먹기 시작하자, 심청은 그런 심학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손으로 생선을 발라주기까지 했다.

 

 같은 시각.

 

 배씨 부인 집에서는 팥쥐가 두 발을 뻗고 앉아, 두 발을 버둥거리며 땡깡을 부리고 있었다.

 

 “아! 어머니~ 싫어요, 싫다고요!!”

 

 “너도 평소에 언니가 있으면 좋겠다 하지 않았느냐?”

 

 “아까 걔가 저 막 째려보고 협박하는 거 어머니는 못 보셨죠? 그런 왈패 언니 말고 딴 언니 달라고요.”

 

 “그럼 대체 어떤 언니를 원하는 게야?”

 

 “저보다 못생기고 뚱뚱하고 멍청해서 저랑 완전 비교될 그런 언니요. 게다가 능력도 있고 착해서 제가 원하는 건 모든지 다 들어주는 그런 언니면 좋겠어요.”

 

 배씨 부인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팥쥐야, 그런 언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단다.”

 

 “어머니!”

 

 “수선 피우지 말고 가만히 있거라.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야. 왜 이리 철이 없는지....”

 

 한편, 빨래터에서는 심청이 아낙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새 청에 대한 소문이 돌았는지, 아낙네들이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심청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 청아. 너, 구십 구간 부잣집으로 수양딸 간다는 말이 돌던데, 사실이냐?”

 

 청은 내심 자랑하고 싶으면서도 애써 아닌 척했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쑥스럽게...”

 

 아닌 척 했지만 , 좋아서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낙네들은 그런 심청이 부러워서 ‘잘됐네.’ ‘좋겠다.’ ‘착하게 살더니 복 받네.’ 등 한 마디 씩 했다.

 

 그런데 한 아낙네가 질투가 났는지, 괜히 딴죽 걸어 왔다.

 

 “그럼 네 아버지는?”

 

 “!!...”

 

 이미 염두에 두고 있던 사실이지만,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지 않게 볼 것이 걱정되었다.

 

 “봉사 아버지 놔두고 혼자 부잣집 수양딸로 가서 어디 발 뻗고 잠이나 오겠어? 그럼 안 되지... 암,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래? 천벌 받지, 천벌 받아!”

 

 “생활비도 넉넉히 드리고, 자주 들여다 볼 거예요. 또 어쩌면...”

 

 “공양미 삼백 석? 나도 그 소문 들었는데, 정말 그 얘길 믿는 건 아니지? 그 스님 땡중이라는 소문이 있어.”

 

 “저도 다 믿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런 희망에 기대서라도 지금의 이 즐거운 마음을 망치고 싶지 않는 것뿐이에요.”

 

 “그래도 나중 일을 생각해야지. 앞 못 보는 양반이 매 끼니마다 어찌 해결하신대? 혼자 아궁이에 불 때다가 불이라도 옮겨 붙으면 어쩌고, 물 길러 우물가에 갔다가 빠지면 어쩔 거냐고. 옆에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지. 암!”

 

 그녀의 말을 들은 청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급히 자리를 떴다.

 

 심청이 향한 곳은 뺑덕어멈의 주막이었다.

 

 “어디 좋은 사람 있나 좀 찾아봐줘요.”

 

 “전에는 시집 갈 생각 없다더니,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거야?”

 

 “아니요. 저 말고 우리 아버지요.”

 

 그러자 뺑덕어멈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대놓고 말해서 미안한데... 이건 아니지. 앞을 못 보는 건 그렇다 쳐도 돈이 있기를 해, 그렇다고 벌어 먹일 능력이 있기를 해. 뭐 하나 내세울 게 있어야지 원... 그렇다고 나이가 젊어서 밤일을 잘 하길... 아이고, 내가 처녀한테 별 소리를 다하네. 크크큭.”

 

 뺑덕어멈은 무엇을 상상하는지, 혼자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먹고 사는 건 이제 걱정 안 해도 되니까, 마음씨 착한 분으로 찾아봐 줘요.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할 테니.”

 

 말을 마친 청이 엽전 한 꾸러미를 뺑덕어멈에게 쥐어주었다.

 

 그 동안 심청이 악착같이 모아놓은 전 재산의 절반이었다.

 

 “이건 일단 선금이어요. 일이 잘 되면 이 만큼 더 드릴 터이니 신경 좀 써 주세요.”

 

 심청은 어리둥절해하는 뺑덕어멈을 뒤로 하고 주막을 나섰다.

 

 그리고 며칠 뒤.

 

 한 사내가 심청의 집을 찾아왔다.

 

 “아무도 안 계십니까!”

 

 심청과 심학규가 방에서 나와 보니, 한 사내가 서있고, 울타리 밖에는 쌀을 가득 실은 우마차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마을 사람들도 구경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심학규는 무슨 일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청아, 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게야? 우리 집에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게야?”

 

 심청 역시 영문을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사내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예, 저는 전 영상대감인 최 대감님 댁 배씨 마님께서 보내서 왔습니다.”

 

 심청은 우마차에 실린 쌀가마니를 보고 활짝 웃었다.

 

 “혹시 삼백 석?”

 

 “예, 쌀 삼백 석입니다.”

 

 그 말을 들은 심학규는 울먹이기까지 했다.

 

 “부인께서 공양미 삼백 석을 정말로 보내주신 게야? 아이고, 이리 고마울 수가...”

 

 하지만 사내는 두 부녀가 기쁨을 만끽할 새도 주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했다.

 

 “어디다 들여 놓을까요?”

 

 “죄송하지만, 몽운사로 옮겨주실 수 있습니까?”

 

 “예, 얼마든지 그러지요.”

 

 그러더니 사내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심청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먼저 여기에 쌀 삼백 석을 받으셨다는 서명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예. 한두 푼짜리도 아닌데 당연히 그러셔야죠.”

 

 종이를 받아든 심청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자신의 이름을 언문으로 적어 넣었다.

 

 사내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스치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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