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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러브인더퓨처
작가 : 물빛향초
작품등록일 : 2016.5.16

18세의 영웅소녀 유아영의 이야기.

 
3화 - Chapter-1.3 휴가를 허락받다! (2)
작성일 : 16-05-17 20:12     조회 : 516     추천 : 0     분량 : 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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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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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으로 돌아온 아영은 입에 온갖 종류의 약을 두 세 개씩 털어 넣었다.

 

 그러자 곧바로 실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 정신강화제는 그만 먹는게 좋아. 정신건강에 별 도움은 안되는 걸.

 "몸이 아프면 메디컬 치료캡슐에 들어가지. 정신이 아파도 치료제가 필요해. 연주회를 준비하기 전에 고혈압약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

 -인간의 정신은 다층으로 이뤄져 있어. 높이 수백 층이 넘는 고층빌딩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층층이 세분화되어 있지. 그것도 층마다 보안이 철저해서 한층 해석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러니까...

 "뻔하지. 이런 걸 몇 개 줏어먹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니까 먹지 마라, 그거 아냐?"

 -맞아.

 

 '그런 말은 됐어' 라며 꿀꺽 삼켜버린 아영에게 실리아가 뭐라 말할지는 너무나도 뻔했다. 그래서 아영은 그녀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도록 선수를 쳤다.

 

 "실리, 시덥잖은 위로 할 생각 아니지? 만약 그렇다면 너와의 교감을 끊겠어."

 -...알았어. 대신 앞으론 약의 양을 줄인다고 약속해. 네 신체능력은 80%에서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회복이 더딘 것도 약물을 오, 남용하는 탓이...

 "나, 진짜 끈다?"

 -......

 

 그렇게 말하던 아영은 자신이 자주입던, 진청색의 슈트를 입으려 몇 분째 사투중이었다. 오늘따라 정상적으로 몸에 감겨 와야 될 슈트는 이상하게도 잘 입혀지지 않았다. 속옷 위에 하의를 입는 것까지는 순조로웠다. 매끈한 파워드 슈트(Powered Suit)는 물고기 비늘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강하고 질기며 유연성과 순발력등의 신체기능을 강화시켜주는 갑옷이다. 그러나 그런 최신식의 슈트가 이렇게 입기 힘들다니, 그것도 자동적으로 옷을 입혀주는 기계가 없는 탓이었다.

 

 "역시 수동으로 하려니 짜증이 나. 이 고물 전함. 왜 하필 고장도 오늘이냔 말야!"

 

 그녀가 불만을 토해낸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슈트를 입혀주는 기계의 고장이라니, 십 년에나 한 번쯤 있을 법한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것이다.

 

 -기계가 부족한 거지, 전함이 고물은 아니잖아.

 ".......사람은 가끔은 이렇게 무의미한 불평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 거거든? 실리.

 -어리석은,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무슨 뜻이야?"

 -......

 

 어제와 비슷한 실리아의 답변을 듣고 있자니 휘황했던 가재 코스요리가 다시 떠올라버린 아영은 그 생각을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함장님께 한 번 더 들르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이래저래 걱정되는 모양이던데...

 "괜찮을 걸. 라사라 함장님은 생각보다 쿨하신 분이야. 오히려 한 번 더 안가는게 좋을 걸."

 -‘그 인간’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게 아니고?

 

 그 말을 듣자마자 다시 한가람의 얼굴이 떠올라버렸다. 사실 정곡을 찌른 실리아의 말에 아영은 잠깐동안 입을 다물고 말았다. 가만히 있자니 또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날카로운 독사같은 눈매는 아영에게 있어서 저주에 가까웠다. 자꾸 짜증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그 입도 마찬가지였고...

 

 "...라사라 함장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좋은 분이더군. 인간적으로 널 많이 생각해주는 게 느껴져.

 "오, 로봇이 그런 것도 안단..."

 

 그러던 아영은 반사적으로 내뱉던 말을 멈추었다. 슈트는 아직 입지 못한 채였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내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아영은 천정을 쳐다보며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 할 지 모른 채 소리치듯 말했다.

 

 "미안. 실리아, 내가 잘못했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외양간이라도 고쳤으니 다행이네.

 "미안해. 정말이야."

 -됐어.

 

 이럴 때는 더없이 차가운 음성이었다. 평소 온후하게 느껴지던 실리아의 음성은, 얼음으로 만든 뾰족한 송곳이 된 것만 같았다.

 

 "정말 미안해. 용서해주면 안될까?"

 

 그 후 10초 정도의 정적이 흐르는 동안, 유아영은 정말로 실리아가 자아가 있는 인간처럼 느껴졌다. 정말로.

 

 이윽고 실리아의 말이 들려왔다. 약간 누그러진 듯한 음성이.

 

 -그래?

 "...응."

 -그럼 한 가지 부탁이 있어.

 "어...뭔데?"

 

 이런 식의 답변은 예상하지 못했으므로 아영은 순간 당황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어진 실리아의 부탁은 의외로 단순했다. 아니, 조금 고차원적인 것이긴 했다.

 -네 정신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줘.

 "그건..."

 

 아영의 눈빛이 순간 흐려졌다. 그녀, 실리아의 말이 무심코 던진 말이 아닌 것처럼, 그러나 소박한 소망을 이야기하는 소녀의 속삭임처럼 들린 것은 왜일까. 그러고보니 그녀는 항상 말하곤 했었지.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소망을 이불속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그녀도 종종 이야기하곤 했었다.

 

 -안된다고 말해도 돼. 네게는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까.

 “......”

 

 살짝 무서운, 토라진 듯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영은 속으로 그냥 괜찮다고, 한 번쯤은 그렇게 해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버렸다. 정신에 접속한다는 건 아영의 자아는 그 때 동안은 꺼져버리고, 대신 그녀, 실리아가 몸을 지배한다는 것을 뜻한다. 언뜻 들으면 굉장히 위험하다. 물론 의식이 꺼져 있는 동안 자신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굉장히 강력한 지배가 아니라면 스위치를 껐다 켜듯이 쉽게 되돌릴 수도 있기는 했다.

 

 "알겠어. 좋아. 접속해도 돼. 근데 지금 원하는 거야?"

 -아니.

 

 실리아는 이내 '후훗'하며 한차례 소녀처럼 웃었다.

 

 -내가 원할 때. 딱 한번이면 돼. 나도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아. 그나마도 10분 정도면 돼.

 "음...그래. 알겠어."

 -괜찮겠어? 안될 것 같으면 동의하지마. 동의하지 않아도 좋아.

 "아냐, 난 괜찮아. 한 번인데 뭐. 하루 내내 접속해 있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래. 그 정도는 괜찮겠지. 그녀는 끝내 승낙했다. 어딘가 약간 찜찜함이 남은 것 같은 느낌이긴 했다. 청소를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한 부분을 놓친 것을 기억해냈을 때의 기분이랄까.

 

 -고마워, 아영.

 

 밀크티처럼 부드럽게 변한 실리아의 말을 듣고서 아영은 될 대로 되라, 모르겠다...그런 식으로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

 

 전함의 내부는 넓었다. 단순 면적으로만 따지면 축구공 두 세 개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클 것이다. 아영이 타고 있는 전함의 이름은 이스크라, 불꽃이라는 단순하고도 열정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어원이 어디서 온 건지 그녀는 알지 못했고, 사실 별다른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저 그렇겠거니, 하는 순응적인 생각뿐이었다. 아영은 순간 어렸을 때 본 저녁별이 보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전함 속에서 보는 것은 모두 가상의 것들이다. 현실에서 보는 것과 차이가 없는데다, 어쩌면 가상현실에서 보는 것들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볼 수 있기에. 그러나 역시 ‘밖에 나가야 경험이 된다’는 말은 아직까지 세기를 뛰어넘은 진리에 가까운 말이긴 했다. 가상은 가상, 그것을 인식하고 경험하다 보면 모든 것은 금새 지루해졌다.

 

 준비를 마친 아영은 자신의 넓은 방과 짧은 작별을 하려 했다. 그녀가 짧게 OFF라고 외치자 방안에 있던 욕조의 불빛이며 조명을 포함한, 즉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꺼졌다. 이내 차가운 어둠만이 깔려왔다.

 

 그녀는 5분을 걸었다. 전함은 넓기도 넓었다. 이동에 빠른 에스컬레이터는 전함 내에서도 화물칸 쪽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곧이어 그녀가 사람키의 세 배 만한 문앞에 도달했을 때, 문에는 커다란 갈색빛 글씨로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 탄약고 / 병기고 / 준비작업소 ]

 

 “열어.”

 

 문은 승인절차를 거치자마자 곧바로 좌우로 열렸다. 처음 그녀를 맞은 것은 높은 천장을 가진 작은 돔과 비슷한 모양의 창고였다. 다리가 8개가 달린 스파이더 캐리어(Spider Carrier)가 쉴새 없이 자신의 다리를 두 세 개씩 꺾어 등위에 올려져 있는 짐들을 옮기고 있었고, 수 명의 인원들이 또한 모여 있었다.

 

 “콜록, 콜록.”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진 회백색의 커다란 상자들이 수천 개는 넘게 있었다. 또한 흑색의 철제선반 위에는 수천 개의 미니박스가 놓여 있었고, 그것들 모두는 -Warning-이라는 붉은 글자가 여기저기 키스마크처럼 박혀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긴 했다. 먼지가 가득하다고는 해도 먼지를 빨아들이는 환기시스템의 화면은 언제나 -100% CLEAN-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영은 이곳에만 들어오면 갑자기 숨이 막히는 듯하고 머리가 아파왔다. 원인은 불명이었다.

 

 채광시스템의 발전은 이곳을 항상 낮처럼 만들어주었다. 축구장 1개 크기 만한 곳을 비추는데 전기는 들지 않았다. 모두 신광물의 발견 덕이었다.

 

 "대령님께 대하여 경례!"

 

 아영은 재빠르게 경례를 받았고, 금방 내려버렸다. 어느새 여러 명이 일을 하다 말고 우르르 몰려와 있었다. 몇몇은 친근했고, 나머지 대부분도 아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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