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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기록 시계를 가진 여인
작가 : 아르시온
작품등록일 : 2017.9.1

다시 돌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비참하게도 바뀌지 않았다. 단지 내 손에 의문스러운 시계만이 존재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기록 시계를 가진 여인 1화
작성일 : 17-09-09 20:19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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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부조리하다. 흔히 듣는 말은 현실에 깊숙히 파고들어 모르는 이는 없었다. 다만 그 영향이 나에게 까지 올 줄은 생각도 못하였었다.

 

 

 고위 귀족 중에서 대공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건 두 명. 그 두 명중 한 분이 나의 아버지였다. 애정도 모르고 감정 자체를 주지도 받지도 않은 듯한 차가운 아버지는 내가 아닌 나의 의붓 언니인 아셀리나를 좋아하였다. 사치와 권력에 취해 이리저리 휘두르며 평판을 갉아 먹어도 아버지는 심하게 그녀를 좋아하며 모든지 용서하였다.

 

 

 그 결과 그녀의 행위는 전부 내가 한 짓으로 만들게 되는 아버지가 미웠었다. 따스한 빵, 담백하고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우유도 주지 않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오직 저에게는 절약하는 듯한 아버지와 채찍질하며 단속하는 어머니는 끔찍하게 무서웠다.

 

 

 휘두르는 채찍의 소리는 날카롭고도 강하게 울려 방을 가득 채웠다. 방금 전까지 읽고 있던 책은 이미 처참한 최후를 보여주었다. 순간 적으로 책이 나의 미래와 같았다.

 

 

 "부끄럽지도 않느냐! 니년의 얼굴은 갈수록 끔직히 변하는 건지! 주제를 알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숨을 헉헉거리며 말하는 부인은 누가봐도 애처로운 모습이였다. 손에 단단히 쥔 채찍이 아니였더라면 말이다.

 

 

 팔과 허리 쪽이 아파왔다. 내일 아침이면 푸른 멍이나 베인 상처를 있는 약으로 치료해야...

 

 

 '거의 다 썼는데..어쩌지?'

 

 

 생각해 보니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지금에서는 하는 건 독이였다. 저 분노로 씩씩 거리며 있는 부인을 앞에 두고서는 말이다. 한참을 그러다 몇 번을 더 때리고는 이쪽으로 온 시녀가 아셀리나가 왔다는 소리를 하여 얼굴을 확 바꾸고는 채찍을 이쪽으로 던지며 유유히 나갔다.

 

 

 "...젠장..겁나게 아프네."

 

 

 저 꽉 조인 얇은 허리와 귀족 여성들이라면 어릴 적 부터 하는 체중 조절의 영향으로 인해 나이를 먹어도 살은 별로 없을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운동을 하는 여성은 더더욱 없는데 저여자는 어떤 걸 먹었는지 힘이 그리 성인 남성 부럽지 않게 강한 건지 모르겠다.

 

 

 천천히 일어서자 강하게 느껴지는 허리의 통증에 인상을 마구 찌푸렸지만은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조금 있으면 그녀가 깨어날 시간이였다.

 

 

 필요한 물건은 확실히 챙기지 않으면 골치 아파졌다. 서랍에 있는 그녀가 처음 이곳에 오기 전부터 몰래 슬쩍 챙겨온 두툼한 종이들을 가지고 왔었다.

 

 

 

 "다했어?"

 

 

 나른하면서도 냉랭한 말투가 귓가를 맴돌았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며 입을 열었다.

 

 

 "네. 그쪽은요?"

 

 

 "전부 알면서 묻지마."

 

 

 퉁명스러운 그의 말투는 차가운 핏기 없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아 퍽 우스웠다. 그리고 그는 손을 올려 머리에 가져다 대고는 툭툭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가서 치료해 줄게"

 

 

 "당연히 그래야죠. 그래서 이리 참고 있으니까요"

 

 

 

 * * *

 

 

 "우와 심하네"

 

 

 "방금 말 진심 섞어서 다시 말해주면 눈물이 펑펑 쏟아 여길 강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치우는 건 너가 한다고 약속하면"

 

 

 "제가 헛소리를 했나보네요.정정할게요"

 

 

 "안되. 나 바빠"

 

 

 항상 일은 자기가 제대로 한 적도 없으면서 저리 당당한 태도라니 어이가 없다못해 황당하였다. 항상 에드시가 눈에 다크써클을 퀭퀭거리며 열심히 일하는 걸 흴끗 보고는 "일 잘하네."라고 하며 자칭 연구소에 틀혀박혀서 자는 주제에..

 

 

 

 "아 네.언제 깨워드릴까요?"

 

 

 

 "7시에 깨워. 밥먹을거니까. 너도 자둬.자면 빨리 나아."

 

 

 

 "이럴 때는 되도록 움직이지 않는 걸 말해야하는 거에요."

 

 

 

 "...응"

 

 

 

 순둥순둥하게 '응'이라니 너무 순수하니 더 말하기도 뭐 했다. 저 잘생기다 못해 남자도 홀릴 외모기에 애처로웠다.저런 얼굴을 한 대 치거나 뭐라하는 게 마음에 콕콕 박혀서 흡사 죄인이 되게 만들었으니..아니..나 이미 죄인이였지? 누명을 확 바가지로 씌워 대역 죄이다 못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거나 단두대에 목이 깔끔하게 몸통과 분리되는 것도 모자라다고 할정도로...

 

 

 

 "으앗!"

 

 

 잠시 생각을 할 쯤에 갑자기 차가운 것이 확 느껴져서 화들짝 놀랐다.

 헉헉...뭐..뭐야?

 

 

 

 "차가운거.. 식히면 좋아."

 

 

 

 "..네."

 

 

 "잘 쉬어두어야 되. 특히 내일 수도로 갈 것이니까."

 

 

 

 "알고 있어요. 그리고 얼음 주머니..고마워요."

 

 

 "...고마우면 해줘."

 

 

 '아까도 제대로 못했단말이야'라며 덧붙인 말에 어쩔 수 없이 손을 올리다가도 허리의 통증에 순간 손을 다친 허리쪽으로 가져대대었다.

 

 

 "으읏..!"

 

 

 "...이러면 됬어?"

 

 

 무릎을 굽히다못해 앉을 듯 한 모습을하며 위로 올려다보는 모습은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애와도 같았다.

 

 

 "네."

 

 

 가는 머리카락이라서 그런지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었다.거기다 차가우면서도 약간의 여운인지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지니 질릴 수가 없었다.

 

 

 

 "즐거워?"

 

 

 

 "...글쎄요."

 

 

 

 "...내일부터는 나 바쁘니까 열심히 해야하니까...필요해. 즐겁지 않아도."

 

 

 

 "그건 계속하라는 거죠?"

 

 

 

 안어울리게 변명하니 정말 어린애같았다. 약간 툴툴거리는 그런 새침한 어린아이. 재수없게 말하면 한 대 칠 것 같지만 이리 쑥스러워하듯 말하거나 자신이 하고자 한 것을 변명하듯 무마할려고 한 모습은 오히려...

 

 

 

 '귀여워..다만..저 잠만 잘려는 사람이 이러니 약간 무서운데...'

 

 

 

 그러다 확 자버리는 거 아닐지 참 고민이 들었지만 그건 아닌 듯 한참을 쓰다듬으며 말을 주고 받아 걱정스러운 마음에 내가 우선적으로 그를 쫒아버렸다. 침대에 그를 들춰매고 가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그에게 오히려 깔려 질식사 할 것 같았기에...

 

 

 

 "잠이나 자야지."

 

 

 

 내일부터는 지방에서 있는 시간이 끝나고 수도로 올라가면서 신경이나 그밖의 모든 걸 곤두서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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