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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작가 : 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8.31

청천무가
발르 601년 출판.
묵오하의 후손인 묵일영에 의해 쓰여진 소설. 푸른 전쟁 이전 부터 종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재미와 흥미를 위하여 실제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 동목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료로써 가치는 매우 떨어지나, 인간의 욕망, 사랑, 전쟁의 참혹함 등을 잘 들어낸 작품으로써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바브로를 수여받았다. 적토만곡과 함께 쓰여진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으로 인하여 푸른 전쟁, 붉은 전쟁의 이름이 붙여졌다.

Team.Variation 독점 제공

 
제 1 장: 염방(2)
작성일 : 17-08-31 18:08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3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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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따라 유난히 뻑뻑한 문에 천율방은 발길질을 해대었다. 문은 볼품없이 낭동그라지며 큰 소리를 냈고, 그에 놀란 천율방의 시녀는 비명을 자기도 모르게 새어내고 만다.

 

  소리의 근원으로 고개를 돌린 그는 놀라 주저 앉고 만 그녀를 바라보며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간다. 맑은 소리를 내며 도가 뽑혀 나왔다. 목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살기에 시녀는 눈을 감고 그만 실금을 해버린다.

 

  “진정하십시오!”

  뒤 쫓아온 염방은 불경하게도 가주의 팔에 매달린다. 천율방이 팔을 흩뿌려 그를 뛰어내고 도를 돌린다.

 

  “정녕 네가 죽고 싶구나?”

 

  염방은 무릎을 꿇으며 자세를 고친다.

 

  “저 정도의 목숨 따위야 무에 가치가 있어, 연명을 바라겠습니까? 언제든 취하시지요. 가주.”

 

  “오냐. 죽고 싶다니 네가 오늘 소원을 성취하겠구나.”

 

  천율방의 검이 위로 올라갔다. 곧이라도 떨어져 염방의 머리를 분리 할 것 만 같은 예기가 감돌고 있다.

 

  “허나, 냉정해지십시요. 가주. 운명에 말려 그리 태어난 아이에게 어떤 죄악이 있겠습니까? 그저 작은 불편일 뿐입니다.”

 

  “작은 불편? 작은 불편이라고? 천한 핏줄이라 그리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너도 네 동생 년도.”

 

  냉정한 천율방의 말에 혈관이 툭 붉어지는 염방이지만 억지로 화를 삭이며, 고개를 숙인다.

 

  “천가의 핏줄은 위대하여만 한다. 나의 피가 혈관에 흐르면 장차 천가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영광의 자리에 오를 아이가, 반편이라니!”

 

  천율방의 발길에 책상이 나가 떨어져 부서진다.

 

  “아이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고천주의 위대함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사랑과 아량으로 아이를 품으십시오. 어느 누구도 천가의 위대함에 의문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천가는 군림한다. 고천주가 가지고 있는 명예와 위대함은 최강이라는 위명에서 탄생하는 것이기에, 천가 만이 유일하게 천하에 완벽할 수 있음이다.”

 

  “하오나, 전대 가주이신, 천유서님은 비록 다리가 불편 하셨지만, 위대한 이름을 남기셨습니다. 고천의 유구한 믿음을 기억하십시오.

  인간은 본디 불완전하고 나약하게 태어났지만, 오로지 인간만이 태생에서 벗어나 하늘이 뛰어넘을 수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아가씨는 위대하고 영애로운 천가의 직계이십니다.”

 

  천율방은 그런 염방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들고 있던 검을 그의 앞에 집어 던지고 그나마 멀쩡하게 서있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네는 모르겠나?”

 

  갈라질 대로 갈라진 목소리가 의미하는 것을 염방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 가모님은 젊으십니다. 또 건강하십니다. 안타까운 일은 맞으나, 절망 적인 상황은 결코 아닙니다. 가주.”

 

  천율방은 어떻게든 자신의 발걸음을 돌리려는 염방의 행태가 마치 내리막을 만난 와돈(臥豚)을 닮았다 생각했다. 굴러 떨어지지 않으려 닿지 않은 발을 휘젓는.

  하물며 짐승이 그럴 것인데. 이해할 수 있다.

 

  “염방. 자네.”

 

  천율방의 목소리에 노기가 빠져 있다. 어떤 면에선 동정심이 묻어 있는 어조에 불현듯 염방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모르겠다면, 모르는 것으로 하고, 가보게. 자네 말처럼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나. 숙부라도 기뻐해 주어야 하지 않겠나.”

 

  소란스러움에 가주전을 지키던 청천회 무사들이 슬며시 들어왔다. 천율방은 눈짓으로 염방을 가리켰고, 청천회 소속 무사들은 무릎 꿇은 염방에게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회주, 일단 일어나시지요.”

 

  아닌 밤 중에 이게 무슨 일인지. 연유를 알 수 없는 무사들은 등 뒤로 흐르는 식은 땀을 기우로 치부할 수밖에 없었다. 요지부동인 염방을 강제로 일으켜 세운다.

  내키지 않은 발걸음을 때며, 염방은 마지막까지 소리 칠 도리 밖에 없었다.

 

  “가주! 가셔야 합니다. 본을 세우셔야 합니다! 가주! 그래도 여식이십니다! 가주!”

 

  멀어지는 염방의 목소리를 들으며, 천율방은 아직 몸을 떨고 있는 시비를 발견한다.

  흥이 식었다.

 

  “너도 나가거라. 다른 아이를 불러 치우도록 하고.”

 

  시비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기는 듯 걷는 듯 나간다. 부서진 문이 발에 찔려, 신 벗겨진 버선에 발갛게 물이 들었다.

 

 

  “가주!”

 

  가주전을 나와서도 소리를 끝내지 않는 염방을 진정시키고, 운연이 궁금증에 물었다.

 

  “회주! 진정하십시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가주……!”

 

  염방은 더 이상 가주에게 목소리가 닿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듯 입을 꾹 다문다.

 

  “가모께서는 괜찮으십니까?”

 

  귓속으론 이명만 들리고 있다. 어지럽다. 해가 뜨기까지 꽤 시간이 남았고, 아직 어스름한 푸른색이 채 가시지 않았다. 꿈결인 듯, 서있는 다리가 휘청인다. 차라리 꿈이라면. 눈을 꽉 감는다. 며칠의 피곤함이 눈을 짓눌러 온통 노랗다. 후 하고 뱉은 한숨에 한겨울 부랑자처럼 야윈 몸이 기운다.

 

 

  “부인 기분이 퍽 좋습니다?”

 

  몇 달 내내 눈치를 보고 있었던, 주가량은 입꼬리가 떨리는 그녀의 얼굴에 의아함이 든다.

  천율기는 근래까지만 해도 짜증이 극에 달아 멍청하기 짝이 없이 방실방실 웃기만 하는 남편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는데, 오늘따라 오래 떠있는 달빛을 받아서 그런지 절세의 미남이 따로 없다.

  하기사, 저 꽃 같은 얼굴에 반해 청혼했었다.

 

  “뭐, 그저 그렇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천율기는 몹시 흡족했다. 일이 풀리려면 하늘이 뒤집어 져도, 금덩이가 떨어진다고. 같잖은 화대의 대주며, 가모며 절벽 끝에 서있는 모양새이니 바람만 적당히 불어주면, 하물며 폭풍이라면 나락으로 떨어져 꼴같잖은 위세는 못 떨 것이다.

 

  “기쁜 일이면 나도 들려주지요?”

 

  눈치만 살살 보던 주가량은 때다 싶었는 지, 입안의 혀만키로 살살 구르고 있다. 옆으로 찰싹 붙는다. 그 모습이 꽤나 귀엽기도 하여, 천율기는 손을 내어 허리를 감쌌다.

 

  “그럴까요? 밤도 깊었으니, 다정히 누워, 진득하니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주가량이 헛기침을 흘리며, 짐짓 앞으로 나와 목을 가다듬었다.

 

  “가시지요. 부인.”

 

  그 꼴이 한편으론 우습기도 하고, 답지 않게 사랑스럽게도 보여 그녀의 입이 확실한 곡선을 그렸다.

 

 

  “회주!”

 

  운연이 휘청이는 염방에게 손을 뻗어낸다. 풍채 좋던 인물이 바람이 빠진 듯 하다.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운연은 염방을 부축하여 처소로 향하려고 했다. 염방은 부산스러움에 고개를 가로 젓고 괜찮다 전한다. 운연은 당초 이 인물이 왜 이리 힘겨워 하는 것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회주. 큰일이라도 났습니까? 도대체 아닌 밤 중에 이 무슨 일입니까?”

 

  염방은 나지막이 숨을 내 뱉었다.

 

  “아니다. 가주 전 앞이다. 소리를 죽여라.”

 

 

  염방은 몸을 바로 하고, 발걸음은 내딛는다.

  정처가 없는 것이 홍화가 시작되는 이 바람인 것인지. 그의 목적지 인 것인지.

  그의 발목은 아직 덜 녹은 눈에 묶인 듯 힘겹게 들리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발자국을 바라보며, 운연은 조심스럽게 그 뒤를 쫓으며 흔적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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