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늘아래 당신은 누구신가요
작가 : CLOUD9
작품등록일 : 2017.8.29

손가락과 눈 한쪽만 없어지는 기괴한 연쇄 살인. 일상 사람들의 추리속에 진지함 속에 유쾌함까지. 사이코패스와 이중인격의 조합.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2
작성일 : 17-08-29 05:07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82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안녕하세요.”

 

  자신의 얼굴을 불쑥 무연의 어깨너머로 내밀며 인사를 건네는 비건이다. 무연은 화들짝 놀랐는지 무릎을 가슴팍까지 순간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비건을 바라본 후 다시 자신의 다리를 바닥과 맞닿게 했다. 갈색으로 물든 단발머리. 하얀색 원피스에 달랑 코트 하나 걸치고 있는 비건이다. 눈웃음 지으면서 무연에게 인사를 할 때 그녀의 양 볼엔 보조개가 깊게 파여 있다. 무연은 그런 비건을 무심하게 바라볼 뿐이다.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무연은 그냥 그녀의 옷차림에 대해 춥지도 않은 건가. 생각했다.

 

  “오늘 현장에 혹시 나오지 않으셨어요?”

 

  역시나 생글생글 웃으며 무연에게 말을 하는 비건이다. 무연은 어떻게 자신을 기억했을까? 그녀에게 기억력에 대해 신기했지만, 평소에 아무런 특징 없는 무연의 얼굴이다. 그는 170cm 후반쯤 되는 키에, 얼굴은 그냥 어느 한 부분 특출 난 것 없이 무난하게 자리 잡고 있다. 평범하다면 그렇고, 평범하기에 특별하다면 그것도 그런 것이다. 하지만 무연은 잠시 짧게 머문 현장에서 비건에게 관찰 받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불쾌했다.

 

  “아. 불쾌하셨다면 죄송한데, 빤히 바라보기에 눈길이 갔어요. 아 맞다 자기소개 하는 걸 깜빡했네요. 저는 사진작가. 비건이라 해요.”

 

  뜬금없이 무연에게 와서 인사를 하고, 또 자기소개하는 그녀. 비건. 도대체 자신보고 어쩌라는 거지. 그 사건 때문에 잠시 머리를 비우고 평온해 지려는 찰나 무연의 바람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무연은 눈썹의 앞머리에 힘을 주며 비건을 바라봤다. 그에 반에 비건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로 무연을 바라볼 뿐이다. 그런 반응에 무연은 고개를 떨어트리며 깊은 날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갑자기 고개를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사진작가?”

  “네. 사진. 필요하잖아요.”

 

  초점을 비건에게 맞춰 무연은 물었다. 비건도 무연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대답에 그는 더욱 눈썹에 힘을 줬다. 말을 하던 입술마저 굳게 닫혔다. 비건은 무연의 어깨에 손을 얹혔다. 비건의 돌발 행동에 무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의자에서 일어나 어깨 위에 올려져 있던 손을 ‘탁’하며 쳤다. 비건의 표정에 당황스러움이 남아있었지만, 이내 다시 눈과 입꼬리를 휘며 무연을 바라봤다. 무연은 조금 머쓱한지 비건을 바라봤다. 힘을 줬던 눈썹은 이내 약간 내려가 있었다. 그런 그의 표정을 읽었는지 그녀는 웃음으로 대답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공백을 만들어 냈다. 아무 말 없이 마주 보는 상태로 그들은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단발머리 비건의 머리카락이 움직이며 그녀의 코끝을 스쳤다. 차갑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바람이다. 무연은 발을 공원 출구 쪽으로 옮기려 몸을 틀어 걸었다. 그의 모습에 비건은 붙잡으려는 듯 악센트를 붙여가며 무연에 말을 했다.

 

  “후회할 거에요.”

 

  다리의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무연은 고개를 어깨너머로 살짝 돌려 비건을 바라봤다. 그녀는 뭐라도 쥐고 있는지, 손가락들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지 두 주먹을 아래로 ‘꽉’ 지은 채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무연은 다시 앞을 바라보며 걸었다. 비건은 같은 말을. 나중에는 거의 애원하는 목소리로 뱉어냈다. 그녀의 소리가 무연의 귀속을 헤집고 들어오지 않을 때쯤 무연은 잠시 멈췄다. 왜 자신에게 말을 걸었는지, 왜 사진을 보여준다고 했는지, 그리고 그걸 거절한 자신은 왜 그랬는지. 분명 생각을 해보면 무연에겐 좋은 일이었다. 비건이 돈을 달라고 요구를 하지도 않았고, 어떠한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무연은 찝찝한 마음으로 다시 걸었다. 자신의 집의 대문을 열 때쯤 강한 돌풍이 불었다. 무연의 귀속을 더 깊게 헤집고 다녔다.

 

  - 필요 없어. 그 여자도 악마야.

 

  침대 위에 누워 양팔과 양다리를 ‘쭉’ 늘렸다. 이내 매트리스 위에 진동이 생기더니 포근함을 무연에 주고 있다. 무연은 이불을 자신의 몸 사이에 끼우며 눈을 감았다. 그러자 비건의 말이 불현듯이 떠올랐다. 그는 이불 사이로 얼굴까지 파묻으며 그녀의 말을 지우려 했다. 하지만 계속 그 말이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 위에 양반다리로 앉아 멍하니 벽만 바라봤다. 무연의 머리는 정전기라도 난 것인지 머리카락이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있었으며, 그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무연은 비건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고, 일단 허기진 배를 달래려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 서랍, 찻장 여러 곳을 열었다가 점점 닫히는 소리가 커지더니 애꿎은 테이블을 손으로 내려쳤다. 그는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휴대전화가 있는 곳 앞으로 다가가 집어 든다. 그 뒤 배달 장부를 뒤적거리며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찾아본 후 주문했다. 음식들을 기다리는 동안 무연은 멍해지며, 다른 행동이라도 해야겠다는 듯이 컴퓨터 앞으로 가서 앉았다. 비건을 생각하는 것 보다. 당장 내일 있을 모임에 대해 더 자세히, 더 꼼꼼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무연이다. 그는 컴퓨터를 켜고, 장소와 시간 그리고 위치가 어디쯤인지 어떻게 가는 곳인지에 대해 볼펜으로 메모를 했다. 찾아보려던 것을 알아본 후 사이트에 들어가 내일 어떤 것을 물어볼 건지 알아보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무연이다. 그사이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무연은 음식을 먹고 하던 일을 마무리한 후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워 몸은 편안하지만, 머릿속은 편하지만은 않은 채 언제 잠에 빠졌는지 모른 채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야 눈을 떴다. 비몽사몽 거리는 나였다. 3초간 정적이 흐르더니 화들짝 하며 시계를 바라봤다. 짧고 긴 바늘들이 서로 양극을 이루며 1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연은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한다. 지갑, 핸드폰, 메모장과 볼펜. 빠진 물품은 없는지 확인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어제 일로 인해 사람들은 공명을 이루었다. 맑기만 했던 새들의 지저귐도 오늘따라 투박하고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그냥 무연이 바라보는 그들은 TV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입장일 뿐이다. 무연이 골목을 걸어가는 길엔 동네 주민들의 입에선 동네에 사는 사람이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이며, 우리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의 달팽이관을 한없이 두드린다. 끝없는 소리 속 무연은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개찰구 입구 쪽에 왔을 때 그는 조용해진 주위의 공간에 한숨을 내뱉고 통과해 나간다. 유난히 지하철 안이 더욱 한산한 날이다. 사람이 많이 안 다니는 시간대. 오후 2시. 정적이 흐르는 듯 탁한 공기가, 분위기가 무연을 소름 돋게 만든다. 도착 음을 알리는 음악 소리가 대기 구간에 흐르고 곧이어 지하철이 온다. 문이 열리고 발을 들어섰을 때, 난방 때문인지 목을 ‘턱’ 막히게 하는 공기다. 무연은 넓은 자리에 앉아 반대편 창문을 바라봤다. 검게 코팅되어있는 유리 속엔 그와 앉아 있는 사람들이 비쳤다. 정차하고 출발할 때마다 그들은 몸이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쏠렸다. 그런 모습은 무연과 사람들이 하나가 된 느낌을 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같은 움직임을 하는 그들 사이에서도 모습은 다른 법. 면접에 떨어진 듯 끝없는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쥐어 감싸고 있는 사람. 학교를 안 나간 학생들. 불법 잡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는 모습. 그들의 모습이 무연의 눈엔 부정적으로만 보이기 시작했다.

 

  - 그들에겐 나도 같게 보이겠지.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00역에 도착했다. 지하철 속 공기와 다르게 시원한 공기가 무연의 콧속을 돌아다녔다.

 

  - 하. 이제 시작인 걸까.

 

  무연은 걸어서 Mystery를 향해 갔다. 역 주위에서 한 10분 정도 벗어나니 사람들은 물론, 자동차 하나 다니지 않았다.

 

  길을 잘못 들어 온 것도 아니다. 흡사 아일랜드라는 영화에서 링컨과 조던이 첨단 기계가 어우러져 있는 지하 세계에 살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황무지와 같은 땅을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그만큼 적막하고 공허했다. 이런 곳에서 과연 제대로 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정말 그 일의 실마리는 있을 것일까. 걱정되는 무연이었다. 긴장한 얼굴로 한참을 걷던 중 어제 인터넷으로 보았던 정신병원 하나가 멀리 서 보이기 시작한다. 무연은 병원 주위로 가니 'Mystery'라는 문구가 써진 가게 하나를 발견한 후 손목을 돌려 시간을 확인했다. 여유가 있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 소망 식당 =

 

  덩그러니 하나 던져 놓은 것 같은 가게. 무연은 오른손으로 윗배와 아랫배를 쓸어내리며 가게의 문을 잡고 당겼다. 철갑을 두른 새와 구슬이 맞물리며 그를 반겼고 식당은 외관과는 대조되는 목조로 인테리어 되어 포근하지만 정숙한 느낌을 주었다. 또 목적지까지 오는 길에 단 한 명의 사람도 마주치지 않았지만, 가게 안에 사람들이 있었다. 무연은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아늑한 공간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무의자를 뒤로 빼 자리에 앉자 머리를 곱게 묶고 특이하게 머리 사이를 가르는 은색 비녀를 한 종업원이 무연에게 와서 메뉴판을 주었다. 그는 바로 종업원에게 주문했고 물을 마시며 기다렸다. 그러다 중절모를 쓰고 검은 지팡이를 짚은 한 노인이 말을 꺼낸다.

 

  "자네는 아는가. 자네에 대해서 말이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이 무연에 말을 거는 방향이었다. 무연은 양 손가락 끝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나에게 말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그럼 누구한테 말하겠냐며 도리어 말을 했다. 노인의 모습이 약간 이상하게 생각 들었고, 그의 쇳소리와 굵은 음성이 섞여 있는 목소리가 인상을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노인은 잘 들어보라는 듯 지팡이로 바닥을 탕탕 치며 무연에 말을 했다.

 

  "자네는 내가 말 많은 노망난 늙은이로 보이는가?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그렇다고 말을 한다네. 하지만 나 자신에겐 그렇게 말하지 않지. 자네는 지금 어떻다고 생각하나.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고, 세상을 좀 안다고 생각하나. 젊었을 때 젊음을 알고 사랑할 때 사랑을 알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네. 모르니까 젊은이고 사랑이지. 사람들은 다 똑같다네. 또 선함과 죄도 마찬가지라네 누군가에게 베풀었을 때 흑심을 가졌다면. 자신만을 위했다면. 그건 죄가 될 것이네. 죄를 지었을 때 그게 잘못된 것이란 걸 알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네."

 

  - 사이비일까.

 

  자신에게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노인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 무연이다. 그 사이 음식이 무연의 가슴팍 앞쪽에 내려졌고. 종업원은 그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 가끔 이상한 말을 하신다고. 노인의 말은 귀에 담아 듣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곤 노인에게 그런 말을 삼가달라는 말을 한 뒤 종언 원은 제자리로 떠났다. 그 뒤 노인을 무시한 채 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노인은 무연이 무시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설하듯 의견을 펼쳤다. 그 덕에 먹는 중간에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구별이 되지 않는 무연이었다. 오히려 체했다고 하면 그게 나을 법한 상황이었기에.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무연은 허겁지겁 음식을 입안으로 밀어 넣고, 엉덩이를 뒤로 빼 의자를 밀어 나갈 무렵이다.

 

  "마지막일세. 내가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나? 혹시. 고유…."

 

  노인의 말을 끊고 그냥 문고리를 ‘벌컥’ 미는 무연이었다. 이 이상 노인의 말을 더 들었다가는 무연의 머릿속은 물론 정말 먹었던 음식이 올라올지도. 더부룩한 배를 잠시 만지며 인상을 쓰는 무연이다.

 

  - 정말 노망이 났는지도.

 

  ‘Mystery‘ 이 문을 잡은 동시에 마치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는 듯 무연은 식은땀을 한줄기 흘렸다. 가게 문을 열고 한발 들어섰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눈앞에 있는 이 장면은 휴양지를 옮겨놓은 듯했고, 무연의 생각과는 달리 가게 내부는 음침하지 않으며, 하얀색과 초록색 식물들이 잘 어우러진 싱그러운 인테리어였다. 무연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빈 의자에 앉아 이곳의 분위기와 공간에 대해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긴 생머리에 검은색 슬랙스와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인비가 무연의 시야 앞에 나타나더니 그에게 말을 걸었다.

 

  “메일 받고 오신 분인가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 [제2장]::촛농. 뜨거지만, 차갑다. #03 2017 / 9 / 7 205 0 2874   
9 [제2장]::촛농. 뜨거지만, 차갑다. #02 2017 / 9 / 7 214 0 5394   
8 [제2장]::촛농. 뜨거지만, 차갑다. #01 2017 / 9 / 7 233 0 3572   
7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7 2017 / 9 / 7 265 0 3823   
6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6 2017 / 9 / 7 246 0 3263   
5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5 2017 / 9 / 7 221 0 4584   
4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4 2017 / 9 / 7 240 0 3919   
3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3 2017 / 9 / 7 243 0 5719   
2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2 2017 / 8 / 29 249 0 5822   
1 [제1장]::시작은 안녕이었다. #01 2017 / 8 / 29 364 0 494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