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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24.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8-26 12:56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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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마시려고 있는 거거든!"

 

 우영은 언제 왔는지 채린이 손에서 컵을 빼앗아 물을 원샷했다.

 

 "너 이런식으로 우리 직원한테 함부로 할거면 다시는 여기 오지마!"

 

 "우영아........"

 

 그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채린은 가만히 있는 수호한테 화풀이를 했다.

 

 그러더니 재빨리 핸드백을 들고 우영을 뒤따라 나갔다.

 

 "우영아!"

 

 그녀는 명품 핸드백을 흔들며 우영을 불러 세워 보지만 이미 차는 떠난 뒤였다.

 

 화가 난 채린은 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핸드백을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안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수호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치를 떨었다.

 

 "얼굴만 예쁘면 뭐해! 성격이 개떡인데 내가 사장님이라도 저런 여자는 트럭으로 갔다 줘도 싫겠다."

 

 

 그가 도착한 곳은 미나의 집 앞이었다.

 

 이렇게라도 그녀를 보고 싶었다.

 

 시동을 끄고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 왔다.

 

 불면증 때문에 어제도 1시간도 제대로 못자고 출근한 우영이었다.

 

 눈을 뜨고 차를 출발 시키려는데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까칠해 보였다.

 

 축 쳐진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당장에라도 안전밸트를 그녀에게 달려가 안아 주고 싶었지만 그녀를 위해서 차문에서 다시 손을 내려 놓는다.

 

 그녀가 점점 이쪽으로 다가온다.

 

 짙게 선팅된 유리는 우영을 꽁꽁 숨겨 두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우영은 미나의 모습을 눈에 다시 새겨본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미나는 그토록 보고 싶은 우영을 보지 못한 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이다. 아무 일 없어서....."

 

 그는 아무도 없는 차 안에서 혼자말을 했다.

 

 

 채린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서 지금 우영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다.

 

 "우영이 어디로 가는지 계속 보고 해 주세요"

 

 그녀는 전화 통화를 끝내고 물을 벌컥 마셨다.

 

 "아직도 그 여자를 못 잊고 있단 말이야!"

 

 들고 있던 컵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내가 옆에 있는데 어떻게!!!

 

 종업원들이 재빨리 다가와 깨진 컵을 정리한다.

 

 채린과 눈이 마주치기라도 할까봐 직원들이 전부다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눈이라도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저 성질에 한사람 잡는 일은 식은죽 먹기였다.

 

 지금 이 가게는 채린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준 가게였다.

 

 그러니 지멋대로 하고 있었다.

 

 화가 나며 화를 내고 던지고 싶으면 더지고 때리고 싶으면 때리는 인성이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뭐 이렇게 꾸물 되고 있어! 빨리 안 움직여!"

 

 그녀의 목소리는 가게안이 울릴 정도로 시끄러웠다.

 

 자리에서 일어나 매장 안을 돌며 매의 눈으로 이곳 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반면에 직원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또 시작이네"

 

 "어쩌겠어"

 

 그녀는 창틀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엄지손가락에 시커먼 먼지가 낙인처럼 묻어 있었다.

 

 "이건 뭐야?"

 

 직원들은 그녀의 손가락에 묻은 먼지를 쳐다보며 고개를 숙인다.

 

 "돈을 받아 갔으면 일은 제대로 해야 될 것 아냐! 누군 돈이 남아 돌아서 주는 줄 알아!"

 

 "죄송합니다."

 

 직원들은 죄송합니다만 기계처럼 되풀이 하고 있었다.

 

 "맨날 죄송하다는 말 뿐이지 내가 올때까지 여기 있는 먼지 다 털어내"

 

 채린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아버지 가게에서 이런일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러러니 했다.

 

 "유학가서 잠잠하더니 또 시작이군"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지는 아버지 잘 만나서 펑펑 노는 주제에 어디서 훈계야!"

 

 채린이 밖으로 나가자 평소 불만을 가지고 있던 직원들이 하소연을 했다.

 

 

 우영은 카드키로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집안에 고소한 향기가 진동을 했다.

 

 "이게 무슨 냄새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자 준혁이 앞치마를 매고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너 여기서 뭐하냐?"

 

 "아이고 깜짝이야! 애 떨어지는 줄 알았네"

 

 준혁은 가슴을 부여잡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떨어지는 애는 있고"

 

 그의 말에 모처럼 웃는 우영이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씻고 나와 밥 먹게"

 

 "꼭 마누라 같네"

 

 "미나씨 올때까지 내가 니 마누라라니깐 말 잘들어! 안그럼 국물도 없어"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면 험악한 인상을 써 보지만 금새 풀어 버린다.

 

 성형외과 의사답게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식탁에 앉자 맛있는 음식들이 우영 앞에 놓여졌다.

 

 계란말이, 고등어 조림, 잡채, 카레등 입맛대로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준혁은 먹는 내내 우영을 말없이 쳐다본다.

 

 겉으로는 실없는 사람처럼 실실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 뒤에 슬픔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친구인 준혁이 모를 일 없었다.

 

 그는 이렇게라도 마음의 짐을 덜고 싶었다.

 

 "너 요새 병원 안 바쁜가봐"

 

 우영이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말했다.

 

 "너 때문에 장기휴가 냈어"

 

 "아......."

 

 "뭐야? 그 반응은"

 

 "나는 니가 너무 한가해서 병원 짤릴 줄 알았지"

 

 "나같은 고급인력을 누가 짜르겠냐!"

 

 "하여튼 자신감은 우주 최강이라니깐"

 

 "헛소리 그만하고 밥이나 많이 먹어"

 

 준혁은 자신의 밥그릇에서 깨끗한 밥을 덜어내 우영의 밥그릇에 수북히 쌓아준다.

 

 "나 이렇게 먹다간 돼지 되겠다."

 

 "돼지 되면 내가 팔 테니깐 걱정말고 많이 먹어"

 

 친구 때문에 요리학원까지 다니고 있었다.

 

 여기서 더 빠지면 해골이 따로 없었다.

 

 우혁이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말씀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았다.

 

 "준혁아! 우리 우영이 잘 부탁해"

 

 그때는 그 뜻을 몰랐다.

 

 그냥 친한 친구니깐 그런 말씀을 하시는 줄 알았다.

 

 일주일 뒤,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나는 나를 원망했다.

 

 그후로 준혁은 어머님 말씀을 잊지 않고 우영이 옆에서 힘이 되주기로 했다.

 

 

 은하는 피트니센터에서 나와 거금을 들여 통닭 두마리를 튀겨 미나 집으로 향했다.

 

 아까 미나의 먹는 모습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가방을 들어 통닭 냄새를 맡았다.

 

 고소한 통닭냄새가 입안의 침샘을 자극했다.

 

 "서미나 니가 이 통닭까지 거부하나 보자"

 

 자다가도 통닭이라면 벌떡 일어날 만큼 미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띵~똥

 

 문을 열리고 미나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너랑 술 한잔 하게"

 

 그녀의 손에는 통닭과 술이 들려져 있었다.

 

 "들어와"

 

 집이 조용했다.

 

 "엄마는?"

 

 은하는 미나와 너무 친한 나머지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제 친적집에 놀러 가셨거든"

 

 "내가 때마침 잘 왔네"

 

 은하는 거실에 판을 벌렸다.

 

 "건배!"

 

 "건배!"

 

 "건배!"

 

 미나는 술을 연거푸 들이켰다.

 

 "안주도 먹어 가면서 먹어"

 

 그녀는 통닭에 손도 대지 않고 술만 계속 마시고 있었다.

 

 은하의 의도는 이런게 아니었는데 계속 방향이 다른 쪽으로 흘려갔다.

 

 억지로 손에 닭다리를 들려 주지만 한입만 먹고는 도로 내려 놓았다.

 

 "그렇게 계속 먹다간 금방 취해"

 

 "그건 내가 바라던 바야"

 

 미나는 피씩 웃으며 술을 계속 마셨다.

 

 "너 안되겠다 그만 마셔"

 

 억지로 술잔까지 뺏자 이제는 병채로 마신다.

 

 은하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래 마셔라"

 

 은하는 잔을 부딪히며 말없이 옆에서 술친구를 해주고 있었다.

 

 결국 미나는 술에 취해 그 자리에 뻗어 버렸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은하는 잔에 담긴 소주를 원샷하고 거실을 대충 치웠다.

 

 목이 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는데 야채실이 텅텅 비어 있었다.

 

 내일 술국이라도 끊여주려면 재료가 필요했다.

 

 겉옷만 대충 걸치고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

 

 야채 코너로 가서 콩나물을 드는데 동시에 누군가와 같이 잡았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은하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준혁이었다.

 

 준혁도 냉장고에 먹을게 없어서 장을 보러 나오는 길이었다.

 

 은하는 재빨리 자신의 얼굴을 점검한다.

 

 양쪽에 눈꼽이 끼고 취기가 올라와 얼굴은 붉어져 있었다.

 

 고개를 돌려 눈꼽을 떼고 여신 같은 모습으로 준혁을 쳐다본다.

 

 "그런데 옆에 계시는 분은 누구세요?"

 

 딴짓을 하고 있던 우영의 옆구리를 준혁이 손가락으로 찔렀다.

 

 "이쪽은 제 친구 이우영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은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우영이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옷빨도 죽이네

 

 그녀는 우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고 있었다.

 

 순간 미나가 떠올랐다.

 

 은하는 이사람이 미나의 전 남자친구라는 걸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저기 여자친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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