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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47화. 신혼여행(2)
작성일 : 17-08-23 22:47     조회 : 340     추천 : 0     분량 : 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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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석양이 지는 바다를 보며 동원과 시인이 와인을 마셨다.

 고급스런 워터빌라가 늘어서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레스토랑에서 석양과 바라를 보며 마시는 와인은 정말 달콤했다.

 올-인클루시브로 예약한 리조트에선 지갑을 가져 다닐 필요도 없었고 가장 안전한 사람과 있으니 휴대폰도 필요 없었다.

 오로지 둘 만, 그리고 완벽한 서비스를 받으며 이곳에 있으니 정말 큰돈을 쓰는 보람이 있었다.

 

  “좋아요?”

  “......네.. 진짜 좋아요.”

 곧 스테이크가 왔고 해산물 바비큐도 먹기 좋게 손질되어 식탁에 놓아졌다.

  “많이 먹어요. 자기.”

 윙크하는 시인을 향해 동원이 웃었다.

 웃음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결혼하고 제일 좋을 때가 신혼여행 갔다가 돌아올 때 까지라고 하더니 진짜 그런가 보다.

  “시인씨도 특히 많이 먹어요.”

  “음.. 그런데 왜 계속 많이 먹으라고 그래요?”

 오물오물 거리며 음식을 먹는 시인의 입술을 지그시 바라보던 동원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그냥.. 예뻐서요.”

  “풋.. 호호호. 자기도 많이 먹어요.”

  “네, 나도 많이 먹어야 해요.”

 어둠이 내릴 때까지 둘은 계속 이야기를 하며 행복한 식사를 했다.

 이제야 정말 결혼한 것 같았다.

 

  “우리 사알짝 발만 담궈 볼래여? 네에?”

 시인은 그 새 취기가 올랐다.

 어둠이 내렸지만 시인의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는 건 동원의 눈에 더 예쁘게 보였다.

  “잠깐 이리 와 봐요. 우리 집에 가도 발 담글 수 있어요.”

 동원이 시인을 번쩍 안아 올렸다.

 하늘거리는 롱 원피스가 바람에 흔들렸다.

  “아아악! 너무 재미써요. 호호호호.”

 동원이 워터빌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시인을 안아들고 걸었다.

 스쳐 지나가는 다른 커플의 눈이 살짝 부러움을 안고 있어서 좀 더 기분이 좋아졌다.

 

  ‘어쩜.. 남자 진짜 멋있다. 얼굴이 조각인데.. 몸매까지.. 헐.. 저런 남자랑 오면 진짜 여한이 없겠네..’

  ‘연예인인가? 여자 진짜 예쁘게 생겼네. 하늘거리는 몸매 좀 봐. 진짜 저런 여자는 안고 다녀야해..’

 속마음을 숨긴 채 서로를 보며 살짝 한숨짓는 잠시 불행해진 또 다른 신혼부부였다.

 

  “자 여기서 앉아 있어요. 나는 마실 거랑 좀 챙겨 나올 게요.”

  “우와아아, 또 바도 또 조아여. 나 무레 드러가야지.”

 워터빌라에 딸려 있는 프라이빗풀에 시인이 뛰어 들었다.

 동원이 와인을 들고 테라스로 나오자 웬 인어 한 마리가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언제 벗어 던졌는지 롱원피스가 바닥에 떨어져있고 해외에선 좀 더 과감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산 비키니가 시인의 몸에 아슬아슬 얹혀 있었다.

 

 동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반응이 나왔다.

 이미 애국가에도 어쩔 수 없게 온 몸의 피가 한 곳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시인의 매직데이 때문에 그 동안 마음껏 시인을 안지 못한 동원은 이제 정말 참을 대로 참았다는 듯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상황도 모른채 시인은 물에 둥둥 떠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첨벙

 

  “자기 왔어요?”

  “......”

 어느 새 다시 발음이 정확해진 시인이었다.

 동원은 말없이 시인의 등을 손으로 받쳐 물속에서 설 수 있게 시인을 들었다.

 상체를 들어 사뿐히 다리로 선 시인이 동원에게 안겨 들었다.

 이미 안을 생각으로 시인에게로 온 동원이었지만 막상 시인이 너무도 섹시한 눈빛으로 안겨들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시인의 긴 머리카락이 촉촉이 젖어 샴푸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이제 같은 집에 살아서 분명히 같은 샴푸를 쓰는 데도 시인에게서는 더 좋은 향기가 났다.

 

 동원의 가슴에 한 손을 얹히고 손가락으로 동원의 이마에서부터 입술까지 손가락 하나로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동원은 순간 아찔해서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입술에 닿은 손가락은 다시 동원의 목젖을 타고 내려와 가슴까지 좀 더 강하게 내려갔다.

 시인의 입술이 동원의 입술에 닿았다.

 혀가 닿고 타액이 느껴졌다.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렸고 손끝이 뜨거워졌다.

 

 하아하아

 

 적막 속에서 서로의 숨소리와 혀와 혀가 만나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게 더 자극적이라 둘은 멈출 수가 없었다.

 동원의 손이 시인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시인의 도발에 화답이라도 하듯 만질 듯, 떨어질 듯 비키니 위로 그림을 그리며 뭔가를 집요하게 찾았다.

 

 흐음..

 

 시인의 몸이 흠칫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가슴 한 가운데 느껴지는 단단함이 동원을 더 흥분하게 만들었다.

 동원은 시인의 허리를 껴안았고 자연스럽게 시인의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아슬아슬 가리고 있는 비키니 위로 동원의 입술이, 혀가 집요하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한 손은 물 속 어딘가에 시인의 깊은 곳을 헤집기 시작했다.

 

 하아.. 읍.. 아..

 

 시인의 숨소리가 거칠어 졌고 곧 물 위에 작은 천 조각 두 개가 떠올랐다.

  “들.. 들어가요. 나.. 못 참겠어.”

  “뭐라고 그랬어요? 안 들려요.”

 말 하는 와중에도 시인의 가슴은 동원의 손과 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들어가요. 이제 그만.. 아하.. 해요.”

 동원이 시인의 뺨을 감싸쥐고 다시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곤 물 밖으로 시인을 데리고 나와 그 대로 침대로 데리고 갔다.

  “물.. 물 닦아야죠.”

 시인이 수건을 찾아 몸을 닦으려고 하자 동원이 그대로 바닥에 눕혔다.

 하필 바다 아래속이 보이는 유리로 된 바닥이었다.

 더운 와중에도 유리가 피부에 닿는 느낌이 차가운지 시인이 살짝 몸을 떨었다.

 

 동원의 손은 계속 시인의 가슴을 어루만졌고 시인은 신음을 하다 허리를 살짝 들었다.

 동원이 입술이 자신의 아래쪽에서 느껴져 놀란 마음에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오늘따라 더 힘이 센 동원의 팔이 자신을 내리 눌렀다.

  “아아.. 그.. 그만.. 하악.. ”

 곧 동원이 무릎을 시인의 허벅지 사이에 두고 시인의 위로 쑥 올라왔다.

 뜨겁고 묵직한 것이 몸속에 들어오자 시인은 순간 큰 소리가 나왔다.

 놀라서 한 손으로 입을 막자 동원이 그 손을 떼고 키스했다.

  “소리 내요. 여기 우리 밖에 없어.”

  “아아.. 흠.. 읍.. 다른 사람들 들을 거.. 예요.”

  “...사랑해. 사랑해요.”

  “나도.. 나도 사랑해요.”

 동원은 잠시 사랑한다는 생각도 잊고 무아지경에 빠져들어 몸을 움직였다.

 어느 순간 시인의 몸이 수축하며 경직되는 게 느껴졌고 동원도 절정에 이르렀다.

 흐읍.. 하아 하아..

 동원의 신음소리를 신호로 둘은 물 먹은 미역처럼 축 늘어졌다.

 그리고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아침 10시가 다 되었는데도 ‘방해하지 마시오.’란 사인이 문에 붙어 있었다.

 룸을 청소하고 정리하려던 메이드는 조용히 다른 빌라를 향해 갔다.

  “시인씨.. 일어나요. 아침 먹으러 가야지.”

  “나 이제 좀 자요. 계속 안 재웠으면서.. 나 잘거야. 미워.”

  “지금 또 먹어야 나중에.. 악!”

 시인이 벌떡 일어나 베개를 들어 동원에게 던졌다.

 그리고는 동원 배에 올라타서 동원이 늘 시인을 안는 자세로 동원의 양팔을 침대로 내리 눌렀다.

 긴 머리카락과 함께 가슴이 보기 좋게 움직이는 모습에 동원은 아침부터 눈이 저절로 한 곳을 향했다.

  “나 낮에도 안으려고 하면 진짜 가만 안 둬요.”

  “그러면 지금은.. 지금도?”

  “지금도! 해 질 때까지 절대!”

  “아하.. 그면.. 나한테는 너무 가혹..”

  “대신에.. 나 힘 생길 때까지 그냥 두면..”

  “......?”

  “밤엔 내가 이렇게 해 볼게요. 어때요?”

 동원의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위, 아래로 세차게 흔들며 알았다는 표시를 했다.

 시인은 얼른 다시 누워 잠을 청했다.

 일단 좀 자야 했다.

 나중은..

 그때 가서..

 

 **

 

 1주일의 긴 신혼여행이 끝나고 집에 오니 웬 택배가 하나 경비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너무나 예쁜 분홍색의 요람이 예쁘게 포장되어 있었다.

 서둘러 카드를 열어보았다.

 

  축! 허니문 베이비!

  아들아, 아가, 미리 축하한다.

  아니면 말고, 맞으면 좋고.

  하하하하

  - 아버지

 

 시인은 얼굴을 감싸고 괴로워했고 동원은 아버지의 오지랖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확인 할 수가 없는데 우리 부지런히..?”

  “진짜 가까이만 와 봐요. 진짜 가만히 안 둘 거야!”

 시인이 정말 정색하고 화를 냈다.

 동원은 어쩔 수 없이 짐을 풀며 시인에게 애교를 떨었다.

  “시인씨, 내가 짐 다 정리할게요. 앉아서 쉬어요. 저녁은.. 내가 하지는 못하고 가서 사 올게. 일단 아무것도 하지 말고! 사랑합니다.”

 시인은 소파에 누웠다.

 눈을 감으니 몰디브의 환상적인 바다가 또 생각이 났다.

 신혼여행이 끝났다.

 이제 일상에서 저 남자랑 부부로 살아야 하는 구나.

 여행간 기분에서 벗어나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벌떡 일어나 다시 앉아 동원이 룰루랄라 짐을 푸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저 남자는 지치지도 않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자기 잠깐 이리 와 봐요.”

  “넵!”

 동원이 강아지처럼 순식간에 달려와 시인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

  “우리 사랑하며 살아요.”

  “......?”

  “신혼여행 다녀왔으니까 이제 우리 일상을 살아야 하잖아요? 사랑하며 살아요. 우리.”

 장난스럽게 시인을 바라보던 동원의 눈빛이 따뜻해졌다.

 그리고는 시인을 따뜻하게 안았다.

  “사랑하며 살게요.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며 살게요. 고마워요. 나랑 결혼해줘서.”

 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하고 싶었다.

 그 어느 때 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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