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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암살자의 정석
작가 : 경월
작품등록일 : 2017.7.31

 
26화 마검 라온(4)
작성일 : 17-08-22 00:36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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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에서 나온 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어쩌면 예상외라고 말 할 수 있었다.

 

 “ㆍㆍㆍㆍㆍㆍ.”

 

  중갑옷을 입고 있었던 성의 병사들은 모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었고 아까 보이던 몇몇 유저들은 이미 로그아웃 된 상태였다.

 

  그러나 알폰소와 데릭은 몸 전체에 자잘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라온. 아니, 영주를 제압한 상황이었다.

 

 ‘어? 영주가 겨우 저 정도의 전력에 제압되었다고?’

 

  그 방에서 소녀를 데리고 나와 마검의 힘이 약해질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데릭과 알폰소에게 제압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거기다가 아직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창도 뜨지 않았고.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들어갔다 나온 그림을 쳐다보았다. 그곳에서는 방금까지만 해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공간은 쉽게 말해 영주에게 있어 자신의 힘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백작이나 되는 인물이 마검을 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공간에 있던 마검은 불안전 하긴 했어도 자신의 숙주였던 존재를 잃어 아마 곧 있으면 자연적으로 소멸하거나 새로운 숙주를 찾을 때 까지 깊은 잠에 빠질 것이다.

 

 “너ㆍㆍㆍ 어딜 갔다 온 거냐.”

 

  처음 자신이 사용하던 창으로 겨우겨우 서있던 데릭이 말했다.

 

  알폰소는 나를 노려만 보고 있었고 그것을 눈치 챈 나는 방의 구석에다가 내가 데리고 온 소녀를 내려놓았다.

 

 “너 이 새끼ㆍㆍㆍㆍㆍㆍ 저건 또 뭐야?”

 

  이번에는 알폰소가 입을 열었고 나는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가리킨 채 말했다.

 

 “재.”

 

 “뭐!?”

 

  내가 손으로 가리키는 그림을 본 데릭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힘들게 이끌고서는 즉각 소녀에게 달려갔고,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레 이불을 살짝 걷어 얼굴을 확인 했다.

 

 “아가씨!!”

 

 “뭐?”

 

  당황한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데릭은 그 소녀의 앞에서 조용히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맞춰서 알폰소 또한 데릭의 근처로 다가왔고 마친 가지로 소녀의 얼굴을 보고서는 험악한 인상과는 다르게 눈물을 글썽거리며 데릭보다 심하게 울음을 터트렸다.

 

 “카, 카론 아가ㆍㆍㆍ 크, 큭 으아아아아아아아~!!”

 

 “뭐, 뭐야?”

 

  갑작스러운 두 기사의 울음에 당황한 나는 순간 주춤거렸고 두 기사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인지 하나둘씩 쓰러져 있었던 병사들이 몸을 가누기 시작했다.

 

 “으윽, 여기는 어ㆍㆍㆍ 알폰소 대장님?!!”

 

  눈을 뜬 병사들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당황하였고, 그중 몇몇은 두 기사들과 함께 목 놓아 울기도 했다.

 

  그 순간 이질적인 목소리가 방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설마 일이 이렇게 까지 뒤틀리다니.]

 

 !!!!!!

 

  분명히 방금 까지만 해도 완전히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던 영주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하, 설마 그곳에 들어가 그년을 데리고 나오다니ㆍㆍㆍㆍㆍㆍ 상상도 못했다.]

 

 “ㆍㆍㆍㆍㆍㆍ넌 라온인가.”

 

 [흠ㆍㆍㆍㆍㆍㆍ 딱히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은 없다. 내가 라온이라 불려도 어차피 나라는 존재 차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 점은 편한 대로 불러라.]

 

  데릭과 알폰소는 오직 의식을 잃은 채 괴로워하는 카론이라는 아이를 지키고 있었고 일반 병사들은 잠자코 숨을 죽이는데 바빴다.

 

 “ㆍㆍㆍㆍㆍㆍ그럼 묻지. 너의 뒤에는 누가 있지?”

 

  나는 이 일을 실질적으로 실행한 이를 물어보았다.

 

 [모른다.]

 

  하지만 ‘라온’은 아무런 것도 알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뭐?”

 

  왠지 요즘 “뭐?”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 같았지만 딱히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나 또한 어째서 내가 이곳에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저 눈을 뜨기 이자가 나를 받아들였고 그 공간 안에 있는 녀석을 내가 이자에게 힘을 빌려줘서 잠시 동안 감금시켜놓고 있었을 뿐이지.]

 

 그때 꼬맹이가 뜬금없이 내 앞으로 달려 나왔다.

 

 “크르르르릉.”

 

  꼬맹이가 라온에게 ‘으르렁’ 거리자 그는 그저 살짝 웃음을 띤 상태로 말했다.

 

 [닥쳐라. 감히 가축 따위가 어디서 어금니를 들이대고 있느냐!!]

 

 “키히이이이잉~~”

 

 “ㆍㆍㆍㆍㆍㆍ넌 좀 가만히 좀 있어라.”

 

 “키힝~”

 

  갑자기 꼬맹이의 멍청한 행동 때문에 방금까지만 해도 넘쳐나던 긴장감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어떻게든 다시 한 번 분위기를 잡고 대화를 이어나가려 했지만 계속해서 병사들이 웃는 바람에 그것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ㆍㆍㆍㆍㆍㆍ아무튼, 그럼 너의 목적은 뭐지? 아무리 영주가 너를 받아들였다 해도 아무런 이유 없이 힘을 주진 않았을 터.”

 

 [그냥 그렇게 해야 된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건ㆍㆍㆍ 무슨 말이지.”

 

 [나도 잘은 모르겠다. 그저 이자에게 힘을 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만이 들었을 뿐. 나또한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군, 큭큭.]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기에 더는 파고들지 않았지만 그때 알폰소가 끼어들었다.

 

 “겨우 그따위 이유로 감히 이딴 짓거리를 벌이다니ㆍㆍㆍㆍㆍㆍ 만약 우리 아가씨가 무사하지 않는 다면 나의 이름을 걸고, 아니. 우리 가문의 이름을 팔고서라도 너를 죽여 버리겠다!!”

 

  잔뜩 늘어져 있었던 분위기가 한 기사의 분노로 다시 한 번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군, 분명 그년의 이름이 카론이라고 했던가? 참 ‘여러모로’ 수고가 많았지. 그런데 그년이 그렇게 된 것이 어째서 나의 잘못이지?]

 

 “이 새끼가!!!”

 

 [나는 힘을 빌려줬을 뿐. 이자를 조종한 것이 아니다. 그대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우선 화부터 내는군. 여기 있는 이자를 좀 본받도록 해라.]

 

 “그렇다면ㆍㆍㆍ 어째서 영주님이 카론 아가씨를.”

 

  쨍!

 

  그때 아까부터 심상치 않은 것이 조금씩 흘러나오던 화려한 그림의 주위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와 함께 허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호오, 벌서 시작됐군. 역시 요즘 것들은 빠르단 말이야.]

 

 “저건 또 뭐야!!”

 

  이런 상황에서 의외로 데릭이 소리쳤고 그 말에 나또한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자, 그럼 이제 슬슬 시간이 됐군.]

 

  라온은 왠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2라운드의 시작이다.]

 

 

  *****

 

 

  타타타타타탁!

 

  이곳에 있는 모든 자들이 마치 짜여진 프로그램과 같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어떤 이는 서류를 정리하고, 서류를 받은 자는 그 내용을 작은 화면의 그것과 비교도 해보고, 또 다른 이는 서류를 작성하기도 한다.

 

  콰당!

 

  그때 반팔차림의 두꺼운 뿔테안경을 쓴 살짝 얼빵한 느낌을 주는 사내가 갑자기 시끄러운 굉음과 함께 등장했다.

 

 “재는 뭐하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일에 빠져 그 사내의 행동에 별다른 지적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딱히 할 일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넘어진 그를 보고서는 한쪽은 얼굴을 잔뜩 피고 다른 한쪽은 “칫!”이라는 소리와 함께 뒷주머니에 들어있던 깔끔한 지갑을 꺼낼 뿐이었다.

 

 “크으~ 역시 최 사원은 내 예상을 깨뜨리지 않아! 사랑한다!”

 

 “아 젠장, 옜다. 약속대로 2만원ㆍㆍㆍㆍㆍㆍ 그래서 최 사원 여기는 웬일이야?”

 

  선배들의 웃어넘기기 힘든 장난에 살짝 화가 난 최 사원이었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어 조금 있으면 선배들이 보여줄 표정을 기대하며 최 사원은 하나의 영상을 두 선배에게 보여주었다.

 

 “뭐냐 이건?”

 

 “야, 이건 뭐냐?”

 

  거의 동시에 두 선배가 말을 했지만 최 사원은 그저 굳은 얼굴로(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음.) 영상을 틀어 보라고 말을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 선배는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은 채 그저 후배가 조심스레 건넨 패드를 받아 그곳에 있는 영상을 프로젝터에 다운받아 후배를 데리고서는 약 30분가량의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30분이라는 시간을 보고는 조금 놀랐지만 점심을 먹을 후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두 사람은 그저 영상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 저기는 플라쉬 영지 아니냐?”

 

 “그러게. 저곳에서는 딱히 큰일은 없을 텐데?”

 

  이윽고 장대한 브금과 함께 한 사내를 중점으로 하여 영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뭐, 뭐야?!!”

 

 “미친!!”

 

  영상에 나온 사내는 마치 영화에서나 볼 듯한, 아니. 그보다 더욱 영화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몬스터들을 공략해 간다.

 

 “저, 저게 말이되?!”

 

  브금이 더욱 진중한 분위기로 바뀌면서 화면 또한 바뀌어 나간다.

 

  컥!

 

  사내는 자신의 수십 배 이상은 큰 생물과 대치하고도 눈에 띄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아니 저게 왜 지금 나오는데?!!”

 

 “미안하다 아들아ㆍㆍㆍㆍㆍㆍ 아무래도 이번 주에 동물원은 못 가겠구나.”

 

  두 사람은 잠시 후에 벌어질 일에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그저 남아있던 영상을 마저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이상의 일을 벌이지 말라는 기도와 함께.

 

  약 10분간의 남아있던 짧은 영상이 끝나자 그곳에 있었던 것은 썩은 동태 눈깔은 한 두 남자와 뭔가 얼굴 전체에 화색이 도는 이였다.

 

  그는 “아~~~~~.” 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자들의 앞으로 나가서는 말했다.

 

 “어ㆍㆍㆍ 이건 정식오픈인 그러니까 약 10일 전부터 그 후의 5일간의 일입니다.”

 

 “ㆍㆍㆍㆍㆍㆍ그래서.”

 

  아까 자신의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낸 선배가 물었다.

 

 “이 영상을 보시지요.”

 

  그는 마치 게임에서 스킬의 연계기를 하듯이 능숙하게 프로젝터로 영상을 틀었고 이번에는 약 10분가량의 짧은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서, 설마 또 있는 거냐? 아니지? 그치?”

 

 “닥치고 좀 있어봐.”

 

  화면에서는 작은ㆍㆍㆍ 늑대가 나오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

 

  두 사내가 그저 ‘멍~’ 하는 표정으로 영상을 보고 있있었고, 영상이 반쯤 지나갔을 때 슬슬 위험을 감지한 그는 초인적은 집중력으로 몰래 방에서 탈출한 뒤 자신의 팀장님에게 달려가 자신의 업적(?)을 말을 하였고, 자신의 팀장님에게 ‘엄치 척!’을 받고는 당당하게 회사에서 조퇴를 하여 자신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

 

  그렇게 약 10분이라는 영겁의 시간이 흐른 후. 두 사내들은 조용히 프로텍터를 정리하고서는 이미 사리진 후배를 찾기 시작했다.

 

 “살려줘!!!!”

 

 “아니, 어떤 사람이 아직 전직도 안하고 벌써 메인퀘를 진행해!! 이건 말이 안 되잖아!!”

 

  두 사내의 고함에 밖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두 사내가 들어간 방을 쳐다보았고, 이윽고 두 사내가 방긋 웃으며 자신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그곳에 있는 모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두꺼운 파일을 조용히 들고서는 두 사내를 향해 달려갔다.

 

 ““““““이제는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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