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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신의 선물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9

주신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딸 일레인은 우연히 보게 된 인간 세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인간 남자아이가 아픈 누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모습이 왠지 눈길이 갔다. 인간 세상을 꿈꾸던 일레인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성년식이 다가오는데...

 
26. 여신의 손길
작성일 : 17-08-17 22:19     조회 : 236     추천 : 2     분량 : 3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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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적당히 약초 성분이 우러난 물을 담은 잔을 이블린에게 건넸다.

 

 “여기 있어. 오늘도 평소와 같이 한숨 자고 일어나면 돼, 이브.”

 “응! 오늘도 잘 부탁해, 린.”

 

 익숙한 손짓으로 잔을 받은 이블린이 언제나처럼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잔을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빈 잔을 받아든 일레인을 향해 살포시 웃어 보이고는 몸을 꿈틀거리며 침대 위에 자리 잡고 눈을 감았다.

 

 일러준 대로 깊고 한번, 얕게 한번 번갈아 가며 숨을 내쉬는 이블린을 보면서 탁자 위에 놓인 전등의 불빛을 은은하게 조정했다.

 

 “이브.”

 

 나직한 그녀의 목소리에 아무 반응이 없는 이블린을 보며 자리를 옮긴 일레인은 그녀의 치맛단을 걷어 올려 사람들이 끔찍하게 여기는 부위를 드러냈다.

 

 매일 보는 흉터였음에도 그 끔찍한 모습엔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가느다란 발목은 다른 인간들의 다리와 다르게 뒤틀려 있었고 그 위로 드러나는 살들은 뜨거운 물에 담갔다 뺀 비닐처럼 어떤 부분들은 쪼그라들고 어떤 부분들은 울퉁불퉁 살이 삐져나왔으며 어떤 부분은 검게 색이 죽어 마치 피부 위에 문양을 새긴 것처럼 보였다.

 

 “니아, 이브의 다리를 깨끗이 씻겨줘.”

 -네, 일레인님.

 

 일레인의 부름에 니아가 손을 뻗어 반짝이는 가루들을 이블린이 누워있는 방향으로 보냈다. 반짝이는 가루들이 주인의 명령에 따라 괴기한 모양의 다리를 감싸더니 제 역할을 다 하고는 허공으로 흩어졌다.

 니아에 이어 일레인이 하얀 손끝으로 신력을 집중시키자 신비로운 기운이 모여 물빛 빛무리들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들 또한 주인의 의지에 따라 반짝이며 흉물스러운 상처 주의로 모여 있는 어둠을 향해 빚을 내 뿜었다.

 

 

 스타르 왕국의 수도 루아르.

 루아르의 밤은 오늘도 찬란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곳은 수도의 중심이 되는 가장 고귀하고 찬란한 황궁. 그리고 그 황궁에서도 가장 크고 화려한 연회장이 있는 크리스털 궁은 오랜만에 성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시간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는 높은 천장 위에서 반짝이는 빛을 뿜어내고 윤기가 흐르는 하얀 대리석은 그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출 정도로 반짝반짝 빛났다. 화려한 문양이 조각된 대리석 기둥들이 높은 천장을 떠받치고 감미로운 왈츠를 연주하는 악단과 음악에 맞춰 화려한 옷자락을 휘날리며 아름다운 커플들이 댄스홀을 누비며 활기를 발산했다. 잔뜩 꾸민 화려한 옷차림에 보석을 주렁주렁 달고 자신의 부와 한껏 치장한 외모를 차랑하는 자리.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뜨는 남녀의 주변으로 많은 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어머, 카타리나 후비님은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우세요.”

 “카타리나 후비님의 아름다움을 빛내 주는 저 다이아몬드 목걸이 좀 보세요. 저거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그 보석 아니에요?”

 “듀칸 공작님이 동생분이신 카타리나 후비님의 생일 선물로 지난 자선 경매에서 낙찰받으신 거래요.”

 “옆에 서 계신 다리우스 황자님을 보세요. 귀족 영애들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네요. 호호.”

 

 

 화려한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여 곱게 단장한 얼굴에 눈부신 미소를 지어 보이던 카타리나는 화려한 연회장을 둘러보며 뿌듯한 기분을 꾹 눌렀다.

 

 지난달 황후가 열었던 파티보다 훨씬 성대하고 화려한 연회를 열기 위해 사가에 손을 벌려야 했을 때는 기분이 저조했지만 이렇듯 제 곁에서 그녀를 치켜세워주는 귀부인들을 보고 있자니 무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들 즐거워 보이는군. 오라버니에게 부탁해서 사비로 부족한 예산을 채워 넣길 잘했어. 앞으로도 종종 황가를, 아니 나와 다리우스의 건재함을 돋보게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겠어.’

 

 카타리나는 제1 황자의 어미로서, 황제의 하나뿐인 후궁이자 스타르 왕국 제1 공작인 알렉산더 듀칸의 하나밖에 없는 누이라는 그녀의 위치에 기생하고 싶어하는 귀부인들의 아부를 들으면서 겉으로는 인자해 보이는 미소를 날렸다.

 

 “과찬이십니다. 후안 후작 부인. 로우젠 백작 부인, 니헬 백작 부인.”

 “과찬이라니요. 저희는 사실을 말했을 뿐인걸요.”

 “맞아요. 관대하게도 황실에서 사교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렇듯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녀의 곁에 모여 있는 귀부인들은 그녀들의 남편이나 자식을 그녀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늘도 맡은 바 임무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었다.

 

 “저는 그저 늘 스타르 제국을 위해 고생하시는 귀빈들께서 잠시나마 편히 즐길 수 있는 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준비했을 뿐인걸요.”

 “어머나, 배려심도 깊으셔라.”

 “역시 저희을 배려해주시는 건 후비 마마뿐이세요.”

 

 한껏 화려하게 치장한 귀부인들이 모여 호호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 두 쌍의 눈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성 밖에서는 백성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그들을 다스리는 귀족이라는 것들은 화려한 연회나 열고 있으니…….”

 “이 돈이면 레메디움을 서너 곳은 더 열 수 있었을 텐데.”

 

 레메디움은 황실이 최근 발병하기 시작한 질병 대책으로 마련한 평민들을 위한 무료치료시설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화를 억누르는 청년의 목소리 뒤로 변성기가 끝나지 않아 미성을 간직한 소년의 목소리가 커튼이 쳐진 테라스 밖에서 흘러나왔다.

 

 “시리우스님.”

 

 소년의 안타까운 음성에 곁에서 그를 보좌하던 청년이 화를 누르며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그래도 이 연회를 빌미 삼아 듀칸 공작이 사비로 레메디움에 약재와 개인 치료사를 보내 돕는다고 했으니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자.”

 “그건 너무 관대한 처사이십니다. 그 작자가 말로는 돕겠다고 하겠지만 어디 진심으로 도우려 하겠습니까? 분명 보내주는 약재도 등급이 떨어지는 약재들로 보내줄 겁니다.”

 “그래도 하난이다. 하난이 얼마나 귀하고 비싼 약재인지는 너도 알 것 아니냐. 아무리 등급이 낮아도 평민들에게는 그조차 없어서 못 쓰는 약재다.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죄송합니다. 시리우스님”

 

 그를 보좌하는 청년의 입을 단속하면서도 시리우스는 얼마 전부터 백성들 사이로 퍼져나가는 열병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전염되는지조차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 열병의 초기 증상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한기를 느끼는 데서 시작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한기를 느끼다가 일주일이 지나면 급격하게 열이 올라가 내부 장기를 훼손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전염병은 발병 즉시 그 치료약이 발견되어 백성들이 집단 공황에 빠지는 사태는 피했으나 하필이면 그 치료약이 하난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백성들 사이에서 여신의 손길이라 불리는 이 약재는 기본적으로 열병을 다스리기 위해 치료사들이 사용하는 약재였다. 문제는 그 가격이 워낙에 고가에 거래되어 평민들은 평소에도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약재였다. 그런데도 이번 열병은 하난 외에 약초에는 반응하지 않아다.

 황제는 두려움에 떠는 백성을 위해 왕국 내 온 상단을 동원하여 하난을 모으라 황명을 내렸다. 잠복기인 일주일을 지난 열이 발병하고 5일. 그 5일 안에 열을 다스리지 않으면 내부에 모였던 열로 인해 장기가 손상돼 내부 출혈로 죽게 되는 끔찍한 병이었다.

 

 “그런데 시리우스님. 근데 조금 이상합니다.”

 “뭐가 말이냐?”

 “황실에서 대놓고 약재를 사들이는데도 초반에 조금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하난의 값이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히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이 늘었으니…….”

 

 의아한 듯 묻는 청년을 향해 보기 드물게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던 시리우스는 말을 멈췄다.

 

 하난의 가격이 비싼 것은 그것이 높은 고도와 습기가 많은 곳에서만 자라는 약초이기 때문이었다. 스타르 왕국은 지리적으로 산이 많기는 했으나 기후가 춥고 건조해 하난이 자라기에 어려운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난이 비쌀 수밖에 없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이웃 나라인 안데이른에서 전량 수입해오는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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