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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라무스 칼라무스(RAMVS CALAMVS)
작가 : 아랭가랭
작품등록일 : 2016.8.25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그 말을 듣고 자란 화전민 소년 무스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최대, 최악, 최흉의 미궁, 콘그라스에 도전한다.

 
개 사냥(1)
작성일 : 16-08-25 21:55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5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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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지저귀는 새소리가 따스한 아침을 노래한다.

  무스는 말라비틀어져 이름도 모를 그런 풀을 몸에서 치우고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니 그가 잠들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인기척이라고는 없다.

 

  ‘하긴, 인기척이 있는데 못 깨어났으면 그게 더 위험했겠지.’

 

  무스는 다시 길을 걸을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는 그저 벗어놓았던 신발을 다시 신는 것뿐이지만 그것도 준비라면 준비니.

  그는 아공간에서 원래 크기의 삼분지 일정도 남은 감자를 다시 반으로 쪼개 입에 넣고 반은 다시 아공간에 넣었다.

 

  꼬르륵.

 

  입에 넣은 조그마한 감자조각을 침으로 녹이며 조금씩 먹고는 있지만 배는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사람의 흔적이 보일 때까지는 참아야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먹을 만한 것이 보일 때까지는 참아야 굶어죽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배를 잡고 무스는 천천히 해가 떠오르는 곳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3시간 쯤 걸었을까? 멀리 조그만 나무 울타리가 처진 마을이 보인다.

  무스는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주지 않게 고개를 들고 자연스럽게 걸었다.

 

  “누구시오? 아, 나는 이 마을의 촌장이오.”

 

  집을 나선지 삼일 째에 벌써 꼬질꼬질해진 얼굴과 옷에 묻은 흙들은 그가 이 마을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발각되게 만들었다.

 

  ‘음……’

 

  무스는 고민했다.

  자신이 도망자 마을에서 온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도망자는 최고형벌인 사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는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 마을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다.

  그러기에는 이 눈앞의 늙수그레한 늙은이는 확신에 찬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그마한 마을이기에 ‘테네’와 마찬가지로 모두 서로 친분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마을사람이라고 거짓말로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하하! 저는 사악한 서리괴물의 지독한 한숨을 막아내고 감당하기 어려운 태양신의 은혜를 따사롭게 전하는 로쿤상단의 짐꾼인데, 혹 이곳을 지나치지 않았습니까? 그만 용변을 보는 틈에 홀로 남겨졌지 뭡니까?”

 

  무스는 마을을 찾았던 그 사기꾼 같던 상인들이 하던 말을 기억하고는 그리 말했다.

  이 시기면 가죽상인, 신발 상인들이 마을을 떠돌며 물건들을 팔아 큰돈을 번다고 술 취해 주절대던 것을 들어두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무스는 자신을 촌장이라고 소개한 늙은이의 반응을 살폈다.

 

  “로쿤인지 뭔지 이름은 모르겠지만 가죽상단은 이틀 전에 떠났다오.”

 

  “이거, 이거, 길을 도중에 잘못 들렸나 봅니다. 이렇게나 차이가 벌어지다니 원. 이러다가 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휴……실례가 안 된다면 물이나 한 사발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늙수그레한 이 마을의 촌장은 얼마나 안 깎은 것인지 모를 지저분한 수염으로 눈앞의 사내의 나이를 정확히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 이틀 전에 가죽상단이 왔던 것은 사실이고, 눈이 동그랗고 맑은 것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 보여 그를 우물가로 안내해 주기로 했다.

 

  “따라오시구려. 하지만 여기는 묵을 곳이 없을 터인데……”

 

  눈앞의 사내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외지의 사람을 마을에 오래두는 것은 마을에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에 그는 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아하하! 어서 상단을 따라가 봐야지요. 그래야 대금도 받고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물이나 먹고 바로 가겠습니다.”

 

  그제야 촌장은 모든 경계를 풀고 허허 대며 웃어댔다.

 

  “마음껏 마시구려. 이곳은 물맛이 좋기로 소문났지. 외지에서도 가끔 이 우물을 맛보러 온다오.”

 

  무스는 자신의 목적을 이뤘기에 촌장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허겁지겁 물로 배를 채웠다.

 

  꼬르르륵

 

  물로 배를 채울수록 배속의 소리는 커져만 가는 것이 무스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저런, 혹 굶으셨소?”

 

  얼마나 소리가 컸던지 옆의 촌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리 물어댔다.

 

  “네, 상단과 헤어진 뒤로는 먹지 못하여……”

 

  옛날의 촌장 같았으면 이 같은 소리를 무시하며 모른 척 했겠지만, 계속되는 풍년이 그를 관대하게 바꾸어 놓았다.

  무스에게 한 번의 친절을 베풀기로 결정한 것이다.

 

  “뭐, 그렇다면 식사나 한 끼 하는 것이 어떻겠소? 이틀이나 지났으니 지금 가나 조금 더 있다 가나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은데……”

 

  “하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태양신의 축복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무스는 예의상 한 번 사양 할 법도 하건만 사양 한 번 했다가 자신의 배에게 원망의 소리를 들을 것 같아 냉큼 대답했다.

  그리고 바깥세상에서 태양신을 숭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는 축복의 말을 덧붙였다.

 

  “허허허! 태양신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그러자 촌장은 손을 이리저리 휘둘러대며 태양신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스와 촌장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마을을 관통하여 무스가 살던 집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이는 집 앞에 섰다.

  촌장이 말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스는 따라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기다려야할지 고민하다 따라 들어갔다.

 

  “잠시만 여기 앉아 기다리시오. 내 냉큼 상을 차려올 터이니……”

 

  무스는 앉아만 있는 것이 실례가 되는 것 같아 돕겠다고 했지만 촌장은 그런 그를 만류하며 앉아있게만 했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니 이 넓은 집에 촌장 혼자만 사는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가족들은 멀리 떠나 있거나……

  그가 앉아 있는 곳에는 늙은 남자 특유의 냄새만 가득했고, 의자도 하나만 놓여있는 것이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혼자면 어떻고 가족이 있으면 어떠랴? 자신은 밥만 얻어먹고 떠나면 그 뿐인데.

 

  “허허허! 별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시오.”

 

  “하하하! 차린 게 없다니요.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지요. 잘 먹겠습니다. 아! 그리고 말 편히 하시지요.”

 

  “허허! 그래, 그리 하겠네. 자네는 올해 나이가 몇인고?”

 

  촌장은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생기자 오랜만에 말문이 크게 트였다.

  그는 무스의 나이를 묻고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묻고 어쩌다 상단의 짐꾼을 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무스는 자신이 도망자라고는 말 못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진실로 말하되 말할 수 없는 것은 꾸며서 일렀다.

 

  촌장은 말을 나눌수록 눈앞의 청년이 마음에 들었다.

  웬만하면 이 마을에 정착하여 그와 같이 농사나 지으면 어떻겠냐는 말이 목구멍에서 간질거렸다.

  아닌 말로 상단의 짐꾼보다는 1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풍년에서 농사꾼보다 좋은 게 뭐가 있겠나?

  촌장은 그리 생각하고 입을 뗐다.

 

  “촌장님, 촌장님!”

 

  “으음?”

 

  촌장은 자신이 무스에게 말을 꺼내려고 할 때, 막무가내로 문을 열고 들어온 사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존, 자네가 웬일인가?”

 

  “아니, 지금 큰일 났습니다. 마을에 웬 미친개 한 마리가 들어와서는 로크네 장남 미키를 물고 또 그 집 송아지의 뒷다리를 잡고는 이리저리 미친 짓을 해대는데…… 어휴”

 

  존이라 불린 사내는 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손과 발을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자신이 봤던 광경을 설명했다.

 

  “그러면 그 미친개를 잡으면 될 것 아닌가?”

 

  “그렇죠.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이놈이 어찌나 사나운지 지금 마을청년들이 달려들지는 못하고 주위를 뱅 감싸고만 있습니다. 네. 어휴. 로크네는 올해 크게 액땜을 치르는구만. 이게 무슨 일인지 원, 참내.”

 

  존은 말을 하다말고 로크네 미키와 송아지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허! 그렇다고 나한테 말한 들 무슨 수가 생기겠는가? 내 이제 늙어서 힘도 그리 많지 않은데……”

 

  “아니, 저, 그 옛날에 사냥도 자주 하셨다고 들어서, 혹시나 해서 찾아왔지요. 지금 마을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다 모이고 있습니다.”

 

  “저기…… 제가 한 번 가 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사냥은 자주 해봤으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음? 자네는 누군가?”

 

  존은 이제야 무스를 인식했는지 눈을 크게 뜨며 그리 물었다.

 

  “허허허, 이 친구는 그 며칠 전에 왔던 상단의 짐꾼일세. 상단을 놓쳐서 지금에야 왔다지 뭔가.”

 

  “엥? 허 참, 그 상인이라는 놈은 한 푼도 안 깎아 주는 게 영 인상이 그랬는데……”

 

  존은 말하다 아차 하며 혹시나 무스가 자신의 고용주를 욕하는 것을 불쾌하게나 생각하지 않을지 힐끔거렸다.

 

  “하하하! 일단 그 미친개한테 가보죠. 또 무슨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르니.”

 

  무스는 자신이 잘 모르는 상인의 인상을 거론하자 말을 재빨리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가 보세. 젊을 때 쓰던 활은 시위가 끊어져서 못쓰겠고 보자, 이 칼은 가죽이나 벗기던 칼인데 쓸만할런지 모르겠구먼.”

 

  촌장도 자리에서 같이 일어서고는 옆에 놓인 큰 서랍장을 열더니 예전에는 활이었을 나무를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고 30센치는 될 법만 길이의 녹슨 단도를 꺼냈다.

 

  “그런 것보다는 기다란 나무가 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런 건 없습니까? 그 미친개가 보통 사나운 놈이 아니어서 그런 칼이 닿을 거리에 있다가는 금세 물릴 텐데……”

 

  존은 촌장이 무기랍시고 꺼낸 것이 마음에 안 드는지 그렇게 말했다.

 그는 촌장이 젊을 때 사냥을 자주 다녔다고 하기에 사냥에 적합한 무기를 꺼낼 줄 알았건만 영 소득이 없자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을에 다른 무기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까? 활이 있으면 좋겠는데요.”

 

  무스는 저만한 길이의 칼로 가죽을 많이 헤집어봤지만 그건 죽은 놈들이었다.

  산 놈들을 죽일 때 쓰던 것은 활이었기에 그리 말을 꺼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부정적이었다.

 

  “마을에 활 쓸 일이 어디 있겠나? 그저 평화로운 마을에서 삽이랑 괭이나 가지고 있지.”

 

  존은 무스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듯 퉁명스런 어조로 말했다.

 

  “그럼 일단 상황이 급박하다고 하니 미친개부터 보죠. 이 칼로도 충분히 개 한 마리쯤은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무스는 괜한 일에 나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벌써부터 후회가 됐지만 미친개 한 마리 사냥도 못해서야 미궁의 몬스터를 어찌 상대하겠는가 하는 생각에 호기를 떨었다.

 

  존이 뛰자 무스와 촌장도 그의 뒤를 따라 뛰었는데, 촌장은 10초도 못 뛰고는 숨을 헐떡이며 먼저 가라고 말하며 무스에게 칼을 건넸다.

  무스가 자신 있게 말했으니 뭔가 있을 거라 믿고 건넨 것이다.

  무기를 쥐어주는 것이 촌장으로서 잘한 일인지 약간의 회의가 들었지만 마을청년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데 무슨 걱정이겠냐 싶었다.

 

  “허억. 허억. 여기네.”

 

  존과 무스가 5분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한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뭔가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키게. 여기 사냥꾼을 데려왔네.”

 

  존은 무스를 사냥꾼으로 소개했다.

  짐꾼으로 소개하는 것보다는 사냥꾼으로 소개해야 상황이 더 제대로 통제될 것 아니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존의 말이 먹혀들었는지 사람이 좌우로 쫙 갈라지며 길을 만들어냈다.

 

  “누구야?”

 

  “사냥꾼이래.”

 

  “처음 보는디?”

 

  “몰러. 사냥꾼이라면 그런 줄 알어.”

 

  마을 사람들은 무스를 보며 소곤소곤 대화를 이어갔다.

  물론 무스는 모두 듣고 있었지만 지금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을 것 같았다.

  미친개가 송아지의 뒷다리를 물고 침과 피를 질질 흘리며 이를 으르렁거리는 것이 미쳐도 보통 미친개가 아니었다.

  송아지는 이제 힘이 다 빠진 듯 옆으로 몸을 뉘어서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뒷발에 매달린 개를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쉽지 않겠는데, 눈에 이성이 없어. 물리면 크게 곤욕 치르겠군. 그 미키라는 아이도 어찌될지……’

 

  무스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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