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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신의 선물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9

주신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딸 일레인은 우연히 보게 된 인간 세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인간 남자아이가 아픈 누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모습이 왠지 눈길이 갔다. 인간 세상을 꿈꾸던 일레인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성년식이 다가오는데...

 
25. 루카스의 애칭
작성일 : 17-08-17 00:41     조회 : 240     추천 : 1     분량 : 3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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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 아가씨도 좀 드셔보셔유.”

 

 예전 같으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어도 깨작거리던 이블린이 고개를 끄덕여 타르트 조각을 제 접시에 받아 맛을 보았다.

 

 그녀 역시 일레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계를 접하며 눈을 감고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을 음미했다. 일레인의 말처럼 타르트는 적당히 바삭하고 고소하며, 달콤했다. 이블린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걸리며 지금의 행복을 가슴 깊이 새겼다.

 이블린에게 또래의 친구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호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녀의 눈동자 색과 타고난 기형 때문에 그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들은 모두가 그녀를 악마의 자식이라 부르며 불길한 증조라 여겼다. 사람들의 증오에 찬 눈초리와 앙심을 품을 입을 피해 별채에 스스로를 가두었던 그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몰아치는 다리의 통증 때문에 하녀들까지 별채에서 몰아내고 은둔 생활을 자처 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만나는 사람들은 루카스와 가브리엘, 가끔씩 그녀를 찾아오는 집사와 치료사, 사람들 몰래 집안에서 열리는 무도회를 구경나갔다 마주친 시에라가 전부였다.

 

 성안에서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야 할 백작영애는 스스로 어둠을 은신처로 삼고 침묵을 벗 삼아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녀에게 일레인은 언젠가 읽었던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착한 요정 같은 존재였다.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해주세요. 평범한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사람들이 말하는 저주받은 끔찍한 흉터로부터 몰려오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빌고 또 빌었다. 언젠가는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 않기를.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구석에 숨어서 보기만 했던 연회에 참석해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그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 다른 연인들처럼 함께 무도회장을 누비고 싶다는 거대한 소망.

 

 마치 그녀의 오랜 기도를 누군가 듣고 있었던 것처럼 그녀에게 먼저 손 내밀에 주고, 듣고 싶을 말을 속삭여 주고, 그녀를 고통의 웅덩이서 구해준 요정같이 아름다운 치료사를 바라보는 이블린의 눈길에 따스한 온기가 흘렀다.

 

 “잘 먹는 걸 보니 보기 좋아. 이브 넌 좀 더 많이 먹어야 해.”

 “이미 지난주에 비하면 많이 먹고 있는걸? 여기서 더 많이 먹었다가는 조만간 데굴데굴 굴러다녀야 할지도 몰라.”

 

 다정한 일레인의 말에 이블린이 까르르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조만간 굴러다닐 틈도 없이 바빠질 테니까.”

 

 일레인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한 달 뒤에는 다리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할 시간이었다. 뒤틀린 뼈와 끔찍한 모습으로 뒤틀린 피부는 신력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걷기 위해서는 근육이라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근육은 신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몸이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날 죽이고 싶어 할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울 거야.”

 

 일레인은 과거 렉스가 임무를 수행 중이던 신하가 마수와의 전투를 통해 두 다리가 너덜거리는 상태로 동료들에게 보호받으며 천계에 왔던 날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얼굴을 했다.

 

 당시 아기 신이었던 일레인은 렉스가 그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신력으로 뼈를 새로 자라나게 하고 살을 자라나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멀쩡해진 두 다리는 보며 그 신을 기뻐했지만, 그 기쁨을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 자라난 뼈와 살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육체 훈련을 시작해야 했고 낮에는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몸을 움직였고, 밤에는 낮의 훈련을 통해 자극받았던 몸이 호소하는 통증으로 울부짖었다.

 성인식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신중에서 가장 높은 치유력을 가진 그녀는 밤마다 그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밀었다. 일레인 아는 대부분의 욕설은 그때 그의 입을 통해 들었던 욕설들이었다.

 

 “그때가 되면 나한테 욕해도 괜찮아. 필요하다면 내가 몇 개 가르쳐 줄 수도 있고.”

 “린! 너 욕도 할 줄 알아?”

 

 이블린의 믿을 수 없다는 말투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일레인은 이어지는 말에 얼굴을 굳혔다.

 

 “저 예쁜 입에서 나오는 욕이라니……. 내 귀로 직접 듣기 전까지는 믿지 못할 것 같군.”

 “오라버니!”

 

 루카스의 조용한 등장에 일레인은 긴장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이블린은 반가움에 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좋아 보이는구나.”

 “네, 지난밤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어요. 이게 다 린 덕분이에요.”

 “린?”

 “네, 제가 일레인을 애칭으로 부르고 싶어서 물어봤는데 일레인이 자기는 애칭이 없대요. 그래서 제가 린이라는 애칭을 지어주었어요. 일레인, 린. 발음하기도 편하고 예쁘고. 잘 어울리지 않아요?”

 

 이블린의 설명에 루카스는 일레인을 바라보며 그녀의 애칭을 입에 담았다.

 

 “린이라……. 그래. 네 말대로 우리 치료사님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구나.”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의 애칭을 발음하는 그의 목소리에 일레인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럼 나도 린이라 불러도 되겠느냐? 생명의 은인에게 존칭을 받는 게 안 그래도 마음에 걸렸다.”

 

 갑작스러운 요청에 일레인이 머뭇거리는 사이 이블린이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

 

 “어머, 오라버니 그건 안 돼요. 오라버니는 애칭이 없으시잖아요.”

 “미안하지만 네가 틀렸다. 루. 어머니께서 살아생전 불러주시던 애칭이다. 뭐, 불러 주는 사람이 없어서 들어본 지 오래되긴 했다만.”

 

 과거를 회상하며 쓸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대꾸하자 본의 아니게 그에게서 애칭을 불러줄 존재를 빼앗아간 이블린과, 그의 일이라면 앞뒤 분간 없이 뛰어드는 일레인의 말문이 막혔다. 이블린은 죄책감으로, 일레인은 안쓰러움으로. 각자의 생각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저, 루카스 님도 절 린……. 이라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고맙다. 린. 너도 나를 루라 부르거라.”

 

 부드러운 일레인의 음성이 루카스의 귀를 간질이며 들려오자 그 역시 부드러운 미소로 마주하며 대답했다.

 

 “나는? 나도……. 루 오라버니라고 불러도 돼?”

 

 죄책감 어린 표정으로 물어오는 이블린을 향해 그가 따스한 미소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내 동생인데.”

 

 그들 사이의 어색했던 벽이 스르르 허물어졌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화들이 이어졌지만, 분위기만은 화기애애했다.

 

 가브리엘이 방으로 들어오며 치료를 시작해야 할 시간을 알리자 루카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둘만의 시간을 침범한 것에 대해 예의 바르게 사과하고 물러났다.

 

 아쉬운 마음으로 그를 배웅한 일레인은 그날의 당번이 기사에게 안겨서 치료실로 들어가는 이블린의 뒤를 따라갔다. 가브리엘과 기사가 이블린을 침대에 눕히고 자리를 봐주는 사이 일레인은 치료실 한쪽 구석에 마련해 놓은 약초 진열장으로 움직였다. 가브리엘에 미리 준비해 놓은 뜨거운 물의 온도를 확인하고는 준비해 놓은 다기에 진열장에서 꺼낸 퀴에스 잎사귀를 꺼내 덜어냈다. 숙면을 유도하는 성분이 강한 퀴에스 잎에 적당히 식은 물을 부어 약초 성분이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다기를 데우고 망을 올린 뒤 약초 성분을 우린 물을 부어 불순물을 걸러 냈다. 퀴에스 잎은 그 양과 우린 시간을 잘못 조절했을 경우 환자가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루기 매우 까다로운 약초였으나 그녀에게는 그 법칙이 통하지 않았다. 물의 여신인 그녀는 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 안에 얼마만큼의 약초 성분이 녹아 있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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