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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신의 선물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9

주신이 가장 총애하는 막내 딸 일레인은 우연히 보게 된 인간 세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인간 남자아이가 아픈 누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모습이 왠지 눈길이 갔다. 인간 세상을 꿈꾸던 일레인에게 소원을 빌 수 있는 성년식이 다가오는데...

 
23. 여신의 다짐
작성일 : 17-08-15 20:40     조회 : 211     추천 : 1     분량 : 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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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네?”

 

 일레인은 적당히 넘어가려다 실수로 산속에서의 일을 꺼냈다가 두 남자의 표정에 입을 다물었다.

 

 “그때도 삼일이나 의식을 잃었단 말이야? 근데 의식을 잃은 지 사흘이 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루카스 덕분에 일레인은 초초해 졌다. 그들에게 요정, 아니 인간들이 한때 정령이라 불렀던 니아의 존재를 알릴 수는 없었다. 마법은커녕 신력이나 주술조차 배척하는 인간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이미 이 땅에서 사라져버린 존재인 니아의 존재에 관해서 설명하자면 그녀의 존재 역시 더는 숨길 수 없을 터였다.

 

 ‘그건 싫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루카스의 눈빛이 경계 어린 빛을 띠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수축하는 기분이었다.

 

 일레인은 사실을 말할 수도 그렇다고 거짓을 말하고 싶지도 않아 애꿎은 입술만 달싹거리며 말을 더듬거렸다.

 

 “저, 그게…….”

 “루카스님!”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며 주드가 들어왔다. 일레인은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이 사라지자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에 내쉬었다.

 

 “실례하겠습니다. 일레인 님. 루카스 님 일레인 님이 깨어나신 것을 확인하셨으면 그만 집무실로 돌아가시죠. 이러다 정말 이블린 아가씨께 큰일이 생길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주드와 루카스가 나누는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

 

 “이블린이 위험하다니요?”

 “정치 이야기라 일레인 님은 모르시는 게 나으실 겁니다.”

 

 그녀가 아무리 신묘한 치료술을 가진 치료사라도 정치의 권력 싸움에 휘말려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주드의 배려였다.

 

 일레인은 그녀를 바라보는 주드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들의 정치 놀음은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안 그래도 짧기만 한 유희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주드와 미안한 얼굴을 하는 루카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신경 써주시는 건 고맙지만 이블린은 제 환자이기도 해요. 그녀와 관련된 일이라면 저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적 상황은 잘 모르기도 하니 그런 부분은 제외하고 이블린이 어떻게 위험한지에 대해서만 알려주세요.”

 

 그녀의 대답에 주드는 대화의 주도권을 루카스에게 넘기는 눈짓을 했다. 루카스가 잠시 생각에 잠기듯 입을 다물었다가 조심히 운을 뗐다.

 

 “음, 상황을 제외하고 알아낸 사실만 설명한다면, 황제의 뒤를 이어 차기 황제가 되고 싶은 일 황자가 백작가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이브는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았다. 아직은 그들이 어떤 수법으로 그 아이를 이용하려는지 알지 못하나 현재 이브에 대해 알려진 거라고는 그 아이가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고 사람들에게 악마라고 손가락질받으며 몸에 전대미문의 심각한 기형이 있다는 사실뿐이다.”

 “검은 눈동자가 왜요?”

 “모르고 있던 건가?”

 

 그녀를 바라보는 루카스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대륙에는 다양한 인종과 다채로운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 색이 존재하지만, 그중에 검은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검은 눈동자를 가진 유일한 생명체는 인간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몬스터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인간들이 다양한 눈동자 색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그들은 모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은 검은 눈동자를 가진 이블린을 괴물, 악마의 자식이라 부르며 두려워했다.

 

 이를 설명하던 루카스는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레인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 역시 두려움에 이곳을 떠나려 할 거라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었나 보군.’

 

 자리에서 일어난 안절부절못하던 일레인은 ‘실례 좀 할게요.’를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천하에 앞뒤 꽉 막힌 이기적인 인간들아! 내가 니들 다 후회하게 만들어 준다! 꼭 해내고 만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 마냥 우렁찬 고함에 방 안에 있던 세 명의 남자들은 그녀의 고함이 시작됨과 동시에 화들짝 놀랐다. 누구보다 가녀리고 우아해 보이던 그녀의 색 다른 모습에 그들은 놀람과 동시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그녀가 불안해 보였던 이유가 그들의 생각처럼 이블린을 경계하기 위함이 아니었다는 깨달음에 그녀에 대한 평가 역시 고마운 사람에서 믿어도 될 것 같은 사람으로 한 단계 상승했다.

 

 루카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일레인은 호수에서 봤었던 악의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홀로 고통을 참아내던 이블린의 모습이 떠올랐다. 치밀어 오르는 열과 숨이 막힐 듯이 갑갑해지는 가슴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천계엣 화가 날 때 하던 버릇대로 창문을 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속이 후련해짐과 동시에 함께 방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존재가 생각났다. 그녀는 자신의 조신하지 못한 행동이 떠올라 부끄러웠지만 그보다 홀로 눈물짓던 이블린의 모습이 더 강하게 뇌리에 자리 잡아 그 부끄러움조차 금방 털어버렸다.

 

 치료해 주고 싶다. 이블린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더는 손가락질하지 못하게 두 다리로 걷고, 달리고, 춤추게 해주고 싶다. 아니, 꼭 해내고 말겠다.

 

 강렬한 의지를 불태우며 그녀는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달아오른 열기를 식혔다.

 

 “눈동자 색은 바꿀 수 없지만 치료사로써 이블린의 다리를 낫게 할 수는 있어요. 상대가 워낙 심각해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제가 도움이 될까요?”

 

 루카스를 포함한 세 남자는 이블린의 다리가 나을 수 있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일레인를 바라봤다.

 

 정말일까? 또다시 낳을 수 있다는 희망만을 강요한 채 이브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닐까? 치료사로 명성을 얻고 있던 그 많은 치료사도 포기하고 도망치듯 성을 떠났는데 그녀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된 고대 신관들이 지녔다는 신력이라는 빛무리를 보고도 그녀를 성으로 데려온 것은 적어도 죽어가던 그를 치료한 며칠 만에 낫게 한 실력이라면 이블린이 매일 겪는 고통도 덜어줄 수 있진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이블린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꿈같은 말이 나오자 루카스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혼란스러웠다.

 

 “정말……. 치유가 가능한 것이냐?”

 “네……. 하지만 시간이 걸릴 거예요. 치유력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는지라…….”

 

 그녀는 이블린을 치료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지 못했다. 신력의 사용에 제약이 있을 거라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유희를 계획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과 인간은 생각하는 시간의 개념 자체가 달랐다. 몇 천 년을 살아가는 신들에게 5년이란 짧은 휴식과도 같은 의미였지만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5년이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정말……. 정말 이브의 병을 고칠 수 있단 말이냐? 그럼 걷는 것은……? 그것도 가능하겠느냐?”

 “루카스 님, 그것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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