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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사랑하기 때문에
작성일 : 17-08-15 12:23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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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기 때문에

 

 "일단 피로연 후에 생각해보마."

 

 "예, 알겠습니다."

 

 문이 열리자, 각자 저마다 피로연을 즐기고 있었다. 술에 취한 이도 있는 걸 보면 좀 늦긴 했다. 페이츠의 설득이 좀 길었기 때문일 거라며 주변을 살폈다. 파울 백작과 코코나 부인, 헤일린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파울 백작은 이 피로연의 조연이기도 했다. 파헬과 페이츠는 그들을 축하하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넌 애초에 결혼식을 보려고 왔었지. 어떠했느냐, 결혼식은."

 

 "아름답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불쌍했습니다."

 

 "무슨 소리니?"

 

 샴페인을 받기 위해 걸음을 멈췄다. 시중인이 파헬이 편하게 잔을 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페이츠는 파울 백작 앞에서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빳빳하게 고개를 드는 걸 보고 놀랐다. 헤일린이라고 했었나, 역시 평범한 영애는 아닌 걸까. 또랑또랑한 목소리, 나긋나긋한 태도. 코코나 부인의 미간이 구겨져 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여상스러웠다.

 

 "정말로 바퀴의자에 앉혀 입장할 줄은 몰랐죠. 라리마를 생각하신다면 조용한 결혼식이 좋지 않았을까요? 부총통 각하의 위신을 위해서도요. 결국 빈 수레가 요란해지는 법이지 않습니까? 그분 제 친구이기도 하니, 좀 안쓰럽기도 했단 뜻입니다."

 

 거침없는 직구에, 코코나 부인의 눈가가 붉어졌다. 멀리서 보면 헤일린의 축하에 눈물을 흘리는, 자애로운 어머니였다. 헤일린의 표정은 제 말을 그렇게 포장하는 데에 충분했다.

 

 "그런 말 말거라, 헤일린. 그 둘은 원래부터 혼담이 오고갔다. 그 바쁜 아드리안이 시간 내서 데이트를 했다면 말 다 한 것 아니겠느냐."

 

 물론 아드리안과 라리마의 사랑에 대해선 수없이 들었다.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이기도 했고, 일중독 아드리안이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낸다는 것도 의미가 남달랐다. 그것에 대해선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파울 백작은 유달리 기분이 좋아보였다.

 

 "축하하네!"

 

 오늘의 신부 라리마, 신랑 아드리안이 아까보다 간편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내려왔다. 계단을 내려오는 그들의 모습이 퍽 다정해보였다. 라리마는 그의 품안에서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파울 백작의 축하를 시작으로, 피로연장에 있는 이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새롭게 부부가 된 걸 축하하는 박수갈채에 라리마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저걸 보렴, 헤일린. 안쓰럽다고? 네 말이 틀렸어."

 

 "그럴지도요, 페리헬 부인."

 

 하긴, 파혼해도 될 걸 그간 유지해왔으니 그럴 수도 있었다. 그녀에 대한 호칭이 '페리헬'인 건 아무래도 관심이 없었는지, 코코나 부인의 표정에 안도감이 서렸다. 헤일린은 이왕 결혼했으니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박수갈채에 동참했다.

 

 ***

 

 아드리안의 결혼식에 억지로 참가한 알페르고는 귀찮다는 듯 이 모든 상황을 관람하고 있었다. 헤일린도 분명 귀찮겠지, 그의 시선이 헤일린에게 향했다. 남색의 긴 드레스, 빨간 스카프. 언제나 그랬듯 5cm 정도의 낮은 굽. 화장에 힘을 준 건지 입술은 붉었다. 알페르고의 눈에는 아이보리색 드레스를 입은 라리마보다 헤일린이 더 볼 만했다. 벨페르고도 간다고 하니 억지로 왔긴 했지만, 드레스를 입은 헤일린은 자주 볼 수 없었다. 오길 잘했어.

 

 "축하드려요."

 

 "어쩜 저리 잘 어울릴까?"

 

 헤일린을 바라보던 그에게 누가 샴페인 잔을 내밀었다. 주홍빛 금발의 여성, 페리샤였다. 마지못해 받아마시자, 그녀가 요염하게 웃었다.

 

 "협력은 고마웠습니다. 그 대가로 하나 알려드릴까 해서요."

 

 "뭐죠, 바칠 부인."

 

 "헤일린은 라리마를 싫어했답니다. 라리마 때문에 등에 흉터까지 생겼죠. 저 애는 헤일린을 곁에 두려고 애썼고, 그 과정 중에 생긴 일이랍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알페르고는 그녀의 등에 화상의 흉터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라리마가 그랬다면, 새 신부든 아니든 상관없이 가만두지 않을 셈이었다. 분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감정이 모두 잠식당하는 것 같았다.

 

 "라리마는 죽어 마땅한 아이랍니다, 알페르고 아놀드님."

 

 라리마는 시중인이 들고 내려온 바퀴의자에 착석했다. 아드리안이 조심스럽게 앉혀주고 있었는데, 그 광경이 눈꼴 시렸다. 박수가 멈추고, 백작 부부가 라리마의 옆으로 와서 이런 저런 말을 건내고 있었다. 사람들도 새 신부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앞길을 축복해주려 저마다 가까이와 말을 걸었다. 아드리안은 잠시 그들과 어울리다가, 제 기사가 뭐라 속삭이자 자리를 떴다. 백작 부부와 라리마는 축하를 받다가 총통 벨페르고에게 인사하기 위해 움직였다.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그들의 앞을 막는 이가 있었다. 술냄새가 났으나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결혼식의 피로연은 놀고 먹고 마시는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분명 총통 각하의 동생이라고 했었지. 백작 부부는 라리마에게 그를 소개하려 했다.

 

 "이 분은 총통 각하의 동생, 알페르ㄱ……!"

 

 "컥!"

 

 "감히 그녀에게 상처입히다니, 용서할 수 없어. 죽어."

 

 라리마의 몸이 공중에 떴다. 백작 부부의 몸도 공중에 뜬 채 한쪽 벽으로 날아갔다. 꺄아악! 부인! 파울이 급히 코코나 부인을 감싸안았다. 라리마는 목이 졸린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다리를 버둥거릴 수 없었다. 라리마의 하체는 이미 마비되었으니, 반항하려해도 할 수 없었다. 마력의 오로라는 일반인에게 공포감을 조성했다. 벨페르고가 나서려고 했으나, 더 빨리 나선 이가 있었다.

 

 "알페르고, 그만두지 못해?"

 

 염력처럼 식기들이 춤을 췄다. 식기의 공격에 알페르고가 라리마를 계단 쪽으로 던져버렸다. 마력을 몸에 두르고 있어 식기에 의한 상처는 없었다.

 

 "헬린, 라리마는 죽어 마땅한 아이야. 그러니까 비켜."

 

 "갑자기 왜 그러는건데?"

 

 "비키라고."

 

 눈은 약간 풀려있었다. 마력도 그랬다. 알페르고가 헤일린에게 돌링을 매번 졌던 이유는 딱 하나였다. 마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집중해서 쓸 수 있는가. 결국 선천적인 부분에서 진 거였다. 그가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걸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마력은, 그녀의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알페르고는 저런 마력을 쓰지 못했다. 원래부터 무가였던 집안인데, 마력이 강했으면 얼마나 강했겠는가. 알페르고가 검을 꺼내들자, 헤일린도 리나에게 소리쳤다.

 

 "리나, 내게 검을!"

 

 "내가 할게, 헬린!"

 

 "아니, 넌 이 페닐 라의 경비를 맡고 있잖아. 넌 여기 사람들을 지켜야 해."

 

 그게 네 일이잖아, 리나. 단호한 눈에 리나가 움찔했다. 리나가 결국 가장 가벼운 검을 내주었다. 뒤늦게 온 아드리안은 라리마를 살폈다.

 

 "무슨 일 입니까!"

 

 "아드리안, 라리마와 페리헬 백작 부부를 부탁해요. 의사를 불러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리첸은 혹시 모르니 사람들을 대피시켜요. 그리고 신경 안정제 '릴리에드'를 부탁해요. 리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부탁을 할게."

 

 알페르고는 작은 주머니에서 유리병을 꺼내 뭔가를 마셨다.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는 게, 퍽 불안했다.

 

 "알페르고와 관련된 모든 곳을 조사해서, 초록색 병을 찾아 갖고와줘."

 

 "그걸 허락 받으려면……."

 

 "알아. 할 수 있겠어?"

 

 "할게. 그러니까 무사해야해."

 

 알았어, 리나. 그녀가 얼른 사람들은 대피시키라며 재촉했다. 리첸과 기사들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이 밖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아드리안은 헤일린의 말대로 라리마와 백작 부부를 챙겼다. 벨페르고도 어수선한 상황인지라 일단 밖으로 대피했다. 알페르고는 근방 4m 주변을 경계로 모든 물건을 치워버렸다. 그리고 생겨나는 무형의 벽. 마력을 가진 이들이라면 느낄 수 있었다. 강력한 결계였다. 마력의 색은 마법사의 눈에도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마력을 농축시키면 약간 불투명해진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예기에 마력을 씌울 때 자주 보니까. 그러나 저렇게 결계가 불투명해지는 건 처음 보았다. 얼마나 마력을 쏟아부은 거야? 기사들은 사람들을 대피시키면서도 경악했다.

 

 "총통 각하, 하나 허락해주셔야 할 게 있습니다."

 

 "말해보라."

 

 "각하의 저택을 조사해야 합니다."

 

 알페르고가 또 사고를 쳤다. 총통인 그는 이 상황을 피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총통이 죽으면 페닐 라의 불순 분자들이 날뛸 테니까. 그는 적어도 이들을 믿기로 했다.

 

 "허락한다."

 

 "감사합니다."

 

 리나가 그에게 예를 갖춰 인사하고, 빠르게 사라졌다. 검독수리들을 전부 불러 빠르게 일을 끝내야 했다. 아놀드 저택의 시중인들에게도 협력을 구해야 할지도 몰랐다. 리첸은 아드리안에게 물었다.

 

 "릴리에드가 뭐야?"

 

 "신경안정제입니다. 아주 강력한 약이죠. 주사기 형태로 구해야할 겁니다. 제가 할 테니 리첸님은 이들은 병원에 데려가세요, 어서!"

 

 리첸이 서둘러 마차를 불렀다. 아드리안은 말을 타고 급히 페닐 성을 나갔다. 기사들은 피로연장 건물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페리샤도 오렌클린을 따라 대피하고 있었다.

 

 "괜찮소, 부인?"

 

 "예. 조금 놀랐을 뿐이랍니다."

 

 그를 안심시키려 오히려 환하게 웃어보였다. 라리마를 죽이기 위함이었는데, 헤일린이 나설 줄을 몰랐다. 잘 된 일이었다. 헤일린, 죽어버려. 내 인생에서 사라져. 라리마에 대한 대책은 부수적으로 더 세워두었다. 어떻게든 될 거였다. 집에 돌아갈 때쯤이면, 헤일린이 처참하고 잔인하게 죽어있을 거였다. 어쩌면 강간이라도 당할지도 몰랐다. 얼빠진 눈을 상상하며, 페리샤는 크게 웃고 싶은 걸 겨우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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