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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얀악마
작가 : 박상현
작품등록일 : 2017.7.1

‘초월자’와의 내기에서 승리한 사람은 ‘하얀 머리의 아이'.
내기에서 승리했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기….
내기의 애용은 ‘초월자’와 ‘하얀 머리의 아이’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초월자’는 입을 열지 않고, ‘하얀 머리의 아이’는 몸에 피를 묻힌 체 웃으며 사라졌다.
사라진 아이를 사람들은 ‘하얀 악마’라 부르며 두려워했다.
10년 후…
상황이 최악으로 향할 때 ‘하얀 악마’는 나타난다.
-악의 형태로!

 
이상한 하루
작성일 : 17-08-13 03:30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1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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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꿨다.

 

 꿈의 종류에는 길몽, 예지몽, 악몽 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꾼 꿈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인 것 같아. 꿈에서 깨어난 지금도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방금 겪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말이다.

 

 꿈의 첫 장면은 매우 어두웠다. 바로 앞에 있는 손과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머릿속으로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아도 없는 것처럼 느껴져 섬뜩하기 까지 했다.

 

 어둠속에서 있는 시간은 숨이 꽉 막히는 것 같이. 갑갑하게 느껴져 나의 정신은 점점 피폐해져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어둠속에서 ‘붉은 빛’이 보였다. 영원 할 것 같은 어둠 속에서 빛이 보이자.

 

 나는 그 곳으로 다가갔다.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던 나는 필사적으로 빛으로 나아갔던걸로 기억한다.

 

 ‘붉은 빛‘은 처음에는 작은 점처럼 작았지만, 그곳으로 다가갈수록 커져갔다. 이윽고, 빛은 주변을 가득채우며 환하게 나의 주변 풍경을 바꾸었다.

 

 …윽.

 

 눈부신 빛을 막듯이 팔로 얼굴을 가렸다.

 

 숨을 깊게 들이 쉰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공기는 매우 뜨거운 열기를 띄고 있어, 나도 모르게 내뱉었다. 공기 뿐만 아니라 주변이 뜨거웠다. 서 있는 것 조차 힘들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주위를 감쌌다.

 

 뜨거워.

 

 얼굴을 가린 팔을 내리고 주변을 살폈다.

 

 .......

 

 눈앞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에 힘이 풀려 팔을 축 늘어트렸다. 뜨거운 열기의 정체는 ‘거센 불길’ 마을은 원래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처참한 ‘폐허’ 부서진 건물들이 불에 타고 있다.

 

 처참한 광경이다.

 

 뜨거운 열기에 호흡하는 것이 힘들고 목은 바짝 타들어 가는 듯하다. 살갗은 열기로 인해 붉게 달아 올라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마을의 입구, 이름을 알려주는 간판도 불에 타버려 이름을 알 수가 없다.

 

 주변에 마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마을의 중앙.

 

 광장으로 보이는 곳에 돌로 만들어진 분수는 여러 가지 문양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원래의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보였던 집들도 무너졌거나 불에 타고 있었다. 길을 걷다보면 얼핏 불에탄 ‘검은 무언가’들이 보였으나 신경쓰지 않았다. 단지 길가 주변에 여기저기 널려있어 불편하다고 생각할 뿐이였다.

 

 

 

 ‘그게 뭔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곳의 이상한점 이라면 ‘마을 사람들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그것이 마음 한 구석에서 답답한 기분으로 남았다.

 

 모두들 이 참극이 벌어지기 전에 마을에서 벋어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믿고싶었다.

 

 『우아아아악!!』

 

 비명 소리.

 

 정확히는 절규에 가까운 소리가 고막에 불쾌할 정도로 울린다. 블안한 감정이 더욱 커진다. 절규를 지르는 남성의 목소리는 이곳보다 마을 더욱 깊숙한 곳에서 들렸다.

 

 나는 망설였다.

 

 저곳에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절규가 들리다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란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저곳에 가면 마을이 이런 상황이 된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택해야 한다.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나아가면서도 불안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곳에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아가.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코에 들어오는 불쾌한 냄세가 신경쓰여, 주변을 살펴보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길가에 널린 ‘검은 무언가’

 

 원래의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타버려 있어 정체를 알 수 없지만, 그것 하나는 알수 있다. 고약한 냄세가 났다.

 

 깊숙이 안으로 들어갈수록 ‘검은 무언가’의 수가 많아져. 악취를 더욱 강하게 내뿜자 손으로 코를 막으면서 걸어가야만 했다.

 

 이상한 기분이 든다.

 

 저건 뭐지?

 

 소리가 들린 곳에 거의 다다르자. 시야에 길가에서 보인 ‘검은 무언가를 잔뜩 쌓아 올린 산’이 보였다. 그리고 ‘산’ 옆에는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얼굴을 강하게 쥔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성과 ‘검은색 우의’를 입고 서있는 사람이 두명.

 

 얼굴은 우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숨어있기로 했다. 근처에 무너져 가고 있는 돌담에 몸을 기댔다. 다행히 돌담은 무너지지 않고 나의 체중을 견뎌주었다.

 

 궁금한게 많지만,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자.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무릎을 꿇은 남성은 방금 전 절규를 질렀던 인물로 보였다. 다행히 지금 내가 있는 장소에서 저 쪽의 대화가 들린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있잖아. 나는 도대체 뭐야?』

 

 남성의 말은 어딘가 매우 지친 사람의 목소리로 들렸다.왜? 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 남성의 목소리를 어딘선가 들은적이 있다.

 

 남성의 말에 ‘검은 우의‘를 입은 사람중 한명이. 한걸음 남성의 옆으로 다가오면서 말한다.

 

 『당신은 저희들의 우월한 ‘왕’이면서, 전지전능 하신 ‘신’이 되실분 입니다.』

 

 ‘왕’과 ‘신’ 정체불명의 소리를 하고 있지만, ‘검은 우의’를 입은 사람의 감정 없는 매마른 목소리에서 진심으로 하는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그럼, 네 눈앞. 나 때문에 죽어버린 사람들의 시체를 보고도. 너희는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거야? 나, 나는 ‘왕’이나 ‘신’ 같은게 아니야. 평범한 일반인이라고!』

 

 사람들의 시체? 잘못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잘못들었다고 믿고 싶었을 거다. 확인하려고 했다.

 

 쓸데없는 호기심.

 

 돌담에 여전히 몸을 기댄체, 고개만 돌려 남성 앞에 쌓여져 있는 ‘산’을 본다. 보면 볼수록 속에서 내용물이 역류하는 것을 두손으로 입을 강하게 틀어막아 간신히 억눌렀다. 그럼에도 더 이상 보고있을 수 없어 고개를 다시 돌렸다.

 

 몸의 떨림과 배어나오는 땀을 멈출 수 없다. 머릿속에서 방금 보았던 장면이 떠나질 않고 계속 생각 난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처음에는 길가에서 악취를 풍기는 ‘검게 타버린 물체’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남성의 말이 맞다. ‘검은 무언가’는 아니, 저들은 ‘사람’이다. 그것도 모두 불에 타버려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변해있다.

 

 문제는 그 뿐 만이 아니다.

 

 검게 타버린 시체들의 크기가 다르다.

 

 그 사실을 깨닫자 더욱 더 이상황이 무서웠다.

 

 성인 정도로 보이는 시체가 있는 반면에 너무 나도 작다고 여기지는 사람의 시체가 있다. 그 말은 즉, ‘어린아이의 시체’가 저 곳에 있다는 소리다. 입을 막고 있는 양손을 풀고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웅크렸다.

 

 떨림을 멈추기 위해서.

 

 『아니요, 사람들이 죽은건 ‘필연적’입니다. 당신이 살기 위해서.』

 

 절망적으로 궁지에 몰려버린 것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검은 우의를 입은 사람은 감정이 없는 매마른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고, 저 녀석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것은 너무 이상하잖아! 그럼... 너는 날 위해 죽어도 괜찮다는 거야?』

 

 남성은 여전히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세상에 진저리가 난 사람의 모습. 남성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물론입니다.』

 

 여전히 감정없는 매마른 목소리. 남성의 질문에 일절의 망설임조차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모양이다.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상해! 이상해! 이상하다고 너희들!! 그건, 내가 바라던게 아니야. 앞으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잖아.』

 

 『네. 당신이 바라던 바라지 않건 간에.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희 저쪽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 그저 이 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저기 말야.』

 

 남성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네.』

 

 아랑곳 하지 않고 담담히 대답한다.

 

 남성은 얼굴을 움켜쥐고 있는 양손을 축 늘어트린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의 얼굴에 무언가 떨어졌다. 내 얼굴에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떨어진다. 나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또 떨어졌다. 그것은-.

 

 비다.

 

 하나, 둘 늘어난다.

 

 몸이 떨리는 것을 비가 천천히 진정시켜 준다. 아무 생각없이 떨어지는 빗 방울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였다. 마을을 거세게 불태우던 불길도 차가운 빗 방울을 거스르지 않고 꺼져갔다.

 

 비가 점점 거세게 내린다.

 

 『너는, 내가 하는 부탁은 뭐든지 들어준다고 했지?』

 

 『......』

 

 남성의 질문에 ‘검은우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희안하게도 거센 비 소리에도 남성의 목소리는 명확하게 들린다. 남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여전히 저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게 내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야.』

 

 나에게는 남성의 목소리가 모든 걸 내려놓은 사람의 목소리로 들렸다. 공허하다고 말이다.

 

 

 

 죽. 여. 줘.

 

 

 갑작스러운 남서의 말 때문에 잠깐 사고가 정지 했다. 놀라면서 고개를 돌려 그들을 쳐다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정적만 흐른다.

 

 『...그것이 당신의 바람이라면.』

 

 정적을 깬 것은 ‘검은 우의’였다. 그때 처음으로 목소리의 감정이 곁들어 있다는 것을 나는 눈치챘다. 어딘가 매우 슬픈 사람의 목소리였다.

 

 잠깐, 멈춰!

 

 저 둘을 멈추려고 불안정한 돌담에 몸을 더욱 기대며 소리 쳤다.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돌담에 몸을 너무 기댄 탓인지, 돌담이 무너지면서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우왓!

 

 그럼에도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모습이 들어난 것에 매우 당황했지만,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언가 잘못됬다.

 

 내 목소리 만이 아니다. 주변에 있는 물체들도 전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다. 허둥대는 나와 달리, 저 둘은 내 존재를 알아차린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나를 응시하는 시선이 다른 곳에서 느껴졌다.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시선은 저 둘의 옆에서, 어떤 움직임 없이 서 있던 또 다른 인물 이였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다. 우의에 가려져있는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람의 얼굴은 ***.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지?!

 

 놀란 가슴을 겨우 추스르고 시선을 다시 저 둘을 향해 돌렸다. 시선을 돌린 이유는 나를 보고 있는 ***,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저, 방관자처럼 지켜볼 뿐이다. 이것은 단순한 나의 예감이다.

 

 시선을 돌린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 방금 전 까지 아무것도 없던, 양 손에 하얀색 장총을 들고 ‘검은 우의’는 서있던 것이다. 거리가 멀어서 무슨 문양인지는 모르겠지만, 황금색의 아름다운 장식과 정말 하얗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정도로 순백의 정도가 짙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무기가 아닌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생명을 죽이기 위한 장총.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남성을 향해 ‘검은 우의’는 겨누고 있다.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 순간 머릿속의 망설임은 사라지고 몸의 떨림이 멎는다. 뛰쳐 나갔다. 눈앞에서 벌어지려고 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목청껏 소리쳤다.

 

 그만둬!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질 않았다.

 

 

 -----.

 

 

 

 매마른 총송음이 거세게 내리는 비 소리를 잠재우며 주변 일대에 강한 인상이 남을 만큼 울려퍼진다.

 

 하얀색 장총. 총구에서부터 뻗어나온 흰색 빛줄기는 남성의 왼쪽 가슴을 뚫고 나왔다.

 

 즉사.

 

 머릿속에 그 단어만이 떠오른다.

 

 깔끔하게 뻗어나가는 빛 줄기를 막지 못하고 죽어가는 남성을 나는 지금 서있는 곳에서 돌이 된 것 마냥 움직이지 못한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성의 몸이 앞으로 쓰러진다. 그때, 나는 남성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았다.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뺨은 부어있고, 눈은 붉게 충혈 되었다. 쓰러져가는 남성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어가고 있다. 검은 더벅머리가 인상 깊었던 남성은 희미한 미소를 띄운채 무언가 말했다. 털썩 거리는 소리와 함께 빗물이 고여 있는 바닥에 쓰러진다. 투명한 빗물은 붉게 색을 덧칠 해 간다.

 

 죽어가면서 나를 향해 말한 남성의 목소리는 나에게 닿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말의 뜻을 입 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다음은 너야.』

 

 목소리가 나온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나오지 않던 목소리가 이제야 나온다. 그 이유를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전희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머릿속에 서 깨달은 두가지의 사실이 너무 경악스러운 나머지 혼란스러웠다.

 

 

 첫 번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돼서다. 정확히는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이유는 간단 했다. 방금 전 까지 목소리의 ‘소유권’이 나에게 없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존재’자체의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내, 주변의 소리가 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내가 한 모든 일이 없었던 것이 되어 소리가 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여기에 존재 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소유권’아 돌아와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두 번째, 지금 눈앞에 죽어버린 남성의 목소리와 모습을 나는 알고 있다. 바로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였다. 남성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은 죽어가면서 나를 보고 한 말 한마디. ‘다음은 너야’ 다른 누군가에게 한 말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게 던진 말. 그것은 지금 죽어 있는 ‘내’가 지금도 계속 살아가고 있는 ‘내’게 한 말이었다.

 

 

 

 『그럴 리가 없어.』

 

 나는 모든 사실을 깨닫고도 현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내’기 죽자 ‘내’게 소유권이 돌아오게 되었다.

 

 『저, 얼굴은...』

 

 나, 자신이다.

 

 『......』

 

 목소리의 소유권이 돌아 왔음에도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하얀색 장총을 들고 있는 ‘검은 우의’는 나의 존재를 못알아 차린 건지, 아니면 알고서도 모른척 했는지도 이젠 모르겠다.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검은 우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죽어있는 남성. 아니, 또 다른 나의 시체에서 눈을 때고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때, 나는 죽어있는 또 다른 자신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다.

 

 『다음은 너야...』

 

 무서워졌다.

 

 검은 우의 모습이. 아직도 희미하게 연기를 내뿜는 한얀 장총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저 녀석의 행동이 온 몸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얼빠진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는 나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비에 젖어있는 땅을 손바닥으로 밀치며 뒷검을질 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검은 우의는 나에게 총을 겨누고 또 다른 ‘나’를 죽인 것처럼 ‘나’를 죽이려고는 하지 않았다.

 

 저 녀석의 모든 행동에 시선을 뺏기고 있다.

 

 검은 우의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우의를 손으로 뒤로 젖혔다.

 

 폐허가 된 비오는 마을에서, 숨쉬는 것 조차 잊을 만큼 놀라움을 머금고 그저 조용히 얼굴을 바라만 보았다.

 

 

 

 -----.

 

 

 

 꿈의 내용은 여기까지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마치 현실에서 벌여졌던 일인 것 같은 착가까지 주고 있다. 지금도 몸에서 식은땀 과 떨림이 멈추질 않는다. 침대 위에서 워커는 상채를 일으켰다.

 

 진정하고 다시 한번더 꿈의 내용을 떠올리려고 했다.

 

 ‘...이상해.’

 

 꿈의 내용 대부분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불에 타버려 죽은 사람들과 또 다른 나의 존재까지 기억난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마지막으로 보았던, ‘검은 우의를 입은 사람’의 얼굴이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놀라, 그 사람의 얼굴을 쳐다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슴자락을 떨리는 손으로 움켜쥐웠다.

 

 “어라?”

 

 왼쪽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그립고, 슬프다고, 느껴졌다. 정말로 이상하다.‘

 

 가슴이 아프다.

 

 한동안 그러고 있으니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몸을 움직여 워커는 휴대폰의 알람을 껐다.

 

 06:00

 

 일어나기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워커의 하루는 매일 이 시간에 시작된다.

 

 가슴을 움켜쥔 손을 풀고 얼굴의 눈물을 닦은뒤, 침대위에서 벗어나 입고 있는 잠옷을 벗고 움직이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워커의 아침은 가벼운 달리기로 시작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워커 뿐이고, 실제로는 20킬로미터를 달리는 ‘반 마라톤’ 정도나 된다. 그것을 워커는 어렸을 적 할아버지와 함께 시작해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어기지 않고 계속하고 있는 운동이다.

 

 원래라면 할아버지와 함께 하고 있겠지만, 지금 할아버지는 멀리 다른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혼자 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집은 혼자 살게 된 이후 크게만 느껴졌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

 

 워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집으로 나왔다.

 

 

 

 * * *

 

 

 

 바깥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평소에도 매일 달리는 코스지만, 준비운동을 하는 것은 잊지 않고 반드시 한다. 이것도 할아버지의 가르침이다. 몸을 가볍게 푼 후 달렸다.

 

 얼마 달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시야에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잘못본건가 싶어, 지나가듯 옆을 가서 보았지만 어제 저녁에 만난 여자아이가 분명했다.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긴 금발머리와 흰색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아이, 넬. 매우 고운 얼굴에 파란 눈을 보고 있자면 ‘인형’ 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조그마한 몸과 여러 가지 표정이 풍부해 보이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은 ‘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 한해서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 ‘넬’에게 물어볼 것이 한 둘이 아니지만, 가장 묻고 싶은거는 이거다.

 

 ‘어젯밤 어디로 사라져버린 거니?’

 

 워커는 강을 바라보고 있는 넬의 등 뒤로 다가갔다. 넬은 누가 뒤로 다가오는지 모르는 것 같다. 넬의 등 뒤에서 워커는 말을 걸기 위해 넬의 어깨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닿지 않는다.

 

 “?!”

 

 점점 멀어져가는 넬의 등이 보인다.

 

 넬의 몸이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강물에 빠졌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놀랐지만, 워커의 행동은 신속했다. 강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진 것이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강물에 빠져버린 넬을 구하기 위해 강물로 들어간 워커는 속으로 절규을 부르면서도 다급하게 넬을 찾았다.

 

 저기 밑에서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 넬이 보인다. 정신을 잃었는지, 몰속에 빠진 사람들이 숨이 막혀 괴로워하는 행동을 일절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런 미동도 없이 강바닥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넬을 붙잡기 위해 무리하게 밑으로 내려갔다.

 

 갑작스럽게 강으로 들어와 버린 탓에, 몸은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넬을 포기할 수는 없다. 덕분에 무리를 해버렸다. 정작,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린채 워커는 넬을 향해 나아갔다.

 

 그나마 다행이였던 점은 강의 물살이 강하지 않았다는 정도 일거다. 그래도 전혀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아가는데 큰 저항감은 없다.

 

 숨이 차오르는게 느껴진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 차리고 워커는 더욱 빠르게 넬에게 다가갔다. 바로 앞에 넬이 있다. 앞으로 조금. 젖먹던 힘까지 쓰면서 넬을 향해 손을 뻗는다.

 

 ‘...잡았다!’

 

 한 쪽 팔로 넬의 몸을 단단히 고정시킨채 몸을 돌려 뭍으로 나가려고 했다. 수면에 비치는 햇빛이 보인다. 하지만, 워커는 그곳으로 갈 수가 없다.

 

 “커헉!”

 

 숨이 벅차오른다.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것은 워커도 느끼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워커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숨도 더 이상 한계다. 점점 무거워져 가는 몸을 느끼며 워커는 껴안고 있는 넬을 보았다. 아직 엣되 보이는 여자아이는 자신 보다 더욱 위급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워커는, 넬을 붙잡지 않은 한쪽 팔과 양 다리를 물속에서 있는 힘껏 휘둘렀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물속으로 가라앉으며 춥다고 느꼈다.

 

 몸이 물속에 오래 있던 탓에 체온이 내려간 탓이다. 붙잡고 있는 넬의 몸도 온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될 것만 같다.

 

 몸이 축 늘어진다. 더 이상 발버둥 칠 힘도 없다. 그럴수록 워커는 넬을 붙잡고 있는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절대로 넬을 놓지 않기 위해서.

 

 오래 가지는 않았다.

 

 워커도 사람인지라 호흡을 계속 하지 못한체, 차가운 물속에서 오래 버틸수는 없다.

 

 의식이 아득히 먼 곳으로 멀어져 가는 걸 느낀다. 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 다섯가지의 감각이 하나둘 닫혀간다. 자신이 물속으로 가라앉듯이, 오감 또한 몸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신기하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워커의 감상. 정말 신기하다. 오감이 무뎌져 갈수록. 또렷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라도 하듯이 열심히 움직이는 심장 고동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더욱 강렬하게 깨달았다.

 

 의식이 멀어져 갈수록 선명해져 더욱 선명해져 이제, 곁에 있는 넬의 심장 고동조차 워커는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넬은 살아있다. 넬의 심장 고동이 그걸 증명하듯이 움직인다.

 

 느껴진다.

 

 깊은 어둠속에서 나타난 밝은 빛처럼. 워커와 넬의 심장 고동은 조용한 강물속에 울려퍼졌갔다.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

 

 고요한 강물에 무언가 들어왔다. 무슨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강물에 들어왔을때 생긴 물의 파장이 전해져왔다. 정체는 확인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것을 마지막으로 워커의 의식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 * *

 

 

 

 “-푸헉!”

 

 워커는 물을 토해냈다.

 

 패로 들어오는 공기를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달게 느껴졌다. 눈을 뜬 것은 숨을 깊게 두세번 정도 들이내쉰 뒤였다.

 

 “-으음!”

 

 눈부시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태양빛. 눈을 찌푸리며 워커는 주위를 둘어봤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와 현재 상황에 대해서 파악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본결과 뭍으로 올라와 있었다. 넬도 옆에 있는 것을 보아하니 함께 끌어올려진 듯 보였다.

 

 워커는 젖은 몸을 힘겹게 일으켜 넬의 상태부터 확인하려고 했다. 자신의 귀를 넬의 얼굴 근처에 갖다대고 숨소리를 들어본다. 다행히 작지만, 넬의 숨소리가 들린다.

 

 “하아...”

 

 넬이 무사하다는 것에 워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안색을 보아하니 곧 있으면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어떻게 된거지...?“

 

 넬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자. 워커는 현재 상황을 파악할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넬과 함께, 어떻게 뭍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강물에 빠졌을 때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는 것은 멀어져가는 의식과 함께 몸의 기온이 내려가 추웠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모든 감각이 다혀져갈 때 느껴진 자신의 심장 고동과, 넬의 심장 고동.

 

 워커는 자신의 두 손을 쥐락펴락 했다. 지금은 강물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그래도 전과는 무언가 달라졌다. 그건 만큼은 확신 할 수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얼빠진 소리를 내며 워커는 생각에 빠졌다.

 

 한가지 불연 듯 떠오르는게 있다.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에 ‘무언가’ 강물에 들어왔다. ‘아마도 그것이 자신과 넬을 구해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여성의 목소리가 곁에서 들려왔다.

 

 “‘또 보자’ 라는 의미가 이런 거 였나요? ...정말,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겨 주세요. 수용도 할 줄 모르면서 강물에 뛰어들다니 믿을 수 가 없네요.”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는 목소리에 워커는 고개를 돌려 누구인지 확인하려 했다.

 

 “...미안.”

 

 얼굴을 확인한 워커는 바로 사과부터 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앞에 있는 소녀의 말에는 바로 사과를 하게 되었다. 이번 만남이 두 번째 이지만,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 라는 것이 느껴져 그런 것 같다. 오히려 고마움이 들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눈앞에 있는 소녀, ‘린’은 좋은 녀석이였다.

 

 린은 워커의 대답에 조금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워커와 넬이 무사하다는 것에 마음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있었다.

 

 “...어떻게 우리를 구해준거야?”

 

 워커가 놀란 얼굴로 린을 바라보며 묻자. 린은 양손을 허리에 얹으며 말했다.

 

 “저도, 우연히 이 근처를 지나가다. 워커씨가 갑자기 혼자 물에 들어가는 걸 보고 이상해서 와봤어요.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 줄은 알았지만 수영을 못 하실 거라고는...또 이아이 인가요?”

 

 워커는 넬을 보았다. 지금 천사같은 얼굴로 정신을 잃고 있지만, 정신이 들면 또 다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그리고, 어젯밤처럼 갑자기 사라질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존재다.

 

 워커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넬에게서 눈을 돌리고 린의 얼굴을 보았다. 린도 마찬가지로 워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린은 워커와 넬을 번갈아 가며 보더니 한가지 제안을 했다.

 

 “저기...일단 자리를 옮기죠. 저도 그렇지만, 워커씨 하고 넬의 몸도 젖었으니 까요. 옷을 갈아 입는게 어떨까요?”

 

 린의 말대로 워커와 넬의 몸은 물에 홀딱 젖어있을뿐더러 워커와 넬을 구하기 위해 강에 들어온 린의 몸도 젖어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감기라도 걸릴 거 같다.

 

 린의 제안은 옳다. 워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까...그런데, 어디로 가려고?

 

 “근처에 제가, 살고있는 집이 있어요. 그곳으로 가죠.”

 

 워커는 넬을 등에 업었다. 물속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넬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져 내심 안도했다. 린은 워커의 앞장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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