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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Fanatic
작가 : 길헤윰
작품등록일 : 2017.6.21

동생이 결혼을 한단다. 그래도 난 그리 상관 없었어. 그와 깊이 관계되지 않으려 했지.
몇 개월 후,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말이야.
#계략/이중인격(?) 남주 #초식계 여주


 
화려한 결혼식
작성일 : 17-08-12 15:10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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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드리안의 어머니, 포트나 테닌은 그의 영지를 대리로 관리하고 있었다. 치즈 사업과 연계해, 좋은 수익을 내고 있었다. 테닌 가에서는 그제야 포트나 부인과 아드리안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평생 후작가나 백작가의 하수인으로 살 줄 알았더니, 아드리안이 떡하니 백작 작위를 받았다. 그러나 평생 외부인으로 살아온 포트나 부인이 이제와 가족이 될 수는 없었다.

 

 "어머니, 저는 곧 떠납니다. 어머니께서 그 땅의 주인이 되시지요."

 

 "아드리안, 이리 오려무나."

 

 어머니의 등만 바라봤지, 이렇게 안긴 적은 없었다. 등을 쓸어주는 손은 유난히 따스했다.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녀는 객관적으로도 어머니답지 않았다. 자식보다 일을 사랑하는 어머니, 그럼에도 그는 포트나 부인을 사랑했다.

 

 "너도 이제는 들어 알겠지만, 너는 원치 않았던 아이였어. 네 아버지는 아이를 낳으면 테닌 가를 떠날 수 없을 거라 여겼고, 그건 맞는 말이었다. 난 평생 여기에 발이 묶였지."

 

 "어머니."

 

 자유롭지 못하다는 그 고통은 그도 알았다. 그래도 그녀는 그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녀의 책임감은 집안에서 사업을 물려줄 만한, 위대한 거였다.

 

 "오지 말거라. 다시는 이 굳은 흙길을 올 필요가 없단다."

 

 올곧았기에 그를 버리지 않았다. 올곧았기에 그를 비판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어머니가 두려웠다. 그런 어머니가 페닐 라에 왔다. 그의 저택으로 온 지도 5일째였다.

 

 "포트나 부인, 사업을 더 확장하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충분히 괜찮아요. 사실 회계사를 더 구하느라고 정신이 없거든요. 당분간은 내실에 더 신경쓰려고 해요. 아드리나는 이제 어엿한 아가씨가 다 되었어요. 좋아하는 영식은 있어요? 저한테는 말해줄 수 있죠?"

 

 리나와 헤일린, 포트나 부인이 오붓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리나의 곤란해하는 얼굴을 보며 포트나 부인과 헤일린이 장난스럽게 눈을 마주쳤다. 리나의 얼굴이 조금 붉어서 그런가, 귀엽기도 했다. 물론 아드리안은 리나의 사랑스러움은 안중에도 없었다. 차분해보이지만 속은 불안해 죽을 것 같았다.

 

 "저, 전 그저 오라버니를 계속 도울 거예요. 연애는 아직 안 해도 된다고요."

 

 "거짓말. 네 여성스러움은 나도 아는데."

 

 "뭐, 뭘?"

 

 "후후, 아드리나가 사실 좀 여성스럽고 예쁘죠."

 

 "그만 놀리세요, 두 사람 다! 헬린, 너마저 그럴 거야?"

 

  리나의 얼굴이 홍당무 같았다. 아드리안은 멀찍이 그들을 지켜보았다. 어머니는 다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해왔는지, 그가 어머니의 말에 어떤 대답을 했는지도 다 기억하고 있을 거였다. 헤일린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면 어떡하지? 어머니는 몰래 죽일 수 없는, 불가침영역의 사람이었다. 그게 그가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화려한 결혼식

 

 

 

 4월의 봄기운이 아름답고 활기찼다. 달콤한 봄바람에 홀린 듯 다들 결혼식장에 발을 들였다. 개국 전에 발표되었던 아드리안과 라리마의 결혼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헤일린은 일부러 사람들 틈에 섞여 조금 늦게 왔다. 파울 백작이 편지를 보내 일찍 와 라리마에게 얼굴을 비추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페닐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결혼식은 제국식으로 바뀌었다. 이제 페닐 왕국이 제국령이 되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파울 백작은 라리마의 결혼을 위해서 제 보수적인 가치관을 잠깐이나마 버릴 수 있었다.

 

 "축하하네, 파울."

 

 "와줘서 고맙네."

 

 "백작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군요."

 

 "오렌클린, 나도 기쁘다네."

 

 오렌클린과 파울 백작이 서로를 가볍게 포옹했다. 오렌클린은 파울 백작이 얼마나 간절했는가 곁에서 지켜봐온 이였다. 파울 백작은 진심 어린 축하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걸 해왔다. 이제야 그 결실을 맺는 것 같아 제 스스로가 뿌듯했다. 페리샤는 그들의 모습을 보다가, 홀로 결혼식장 안으로 향했다. 눈꼴시려서 볼 수가 없었다. 오렌클린은 꽤 감성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벅찬 감동에 주위를 쉽게 잊곤 했다. 그는 페리샤는 잊고 축하에만 집중했다.

 

 "페리샤를 저렇게 홀로 두고 있다니. 바칠 백작, 실망이군요."

 

 국경에 땅을 둔 후작가가 아니었더라면, 페리샤가 저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이를 갈았다. 지금은 그녀를 찾아야할 때였다. 언제나 당당하고 매혹적인 그녀가 울고 있었다. 또르륵, 또르륵 흘려지는 눈물마저 아까웠다. 인적이 드문 신전 뒤쪽으로는 그들밖에 없었다. 그는 그녀를 위로해도 괜찮을 것이라며 가까이 접근했다.

 

 "페리샤."

 

 "체론 님."

 

 "왜 울고 계신 건가요? 역시 바칠 백작이 당신을 힘들게 하는 건가요?"

 

 그녀의 어깨가 살짝 움찔거렸다. 역시 그런 거야. 이 자식, 용서하지 않겠어! 그는 오렌클린의 멱살을 잡아서라도 혼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남편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어찌하실 생각이신데요? 어쨌거나 전 이미 그와 부부가 되었어요. 이젠 그를 벗어날 수 없을 거예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요."

 

 그의 표정은 꽤 진심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이 불행하길 원하지 않았다. 페리샤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고 싶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잠시 놀란 듯, 굳어있었다.

 

 "남편 때문이라면 나와 같이 떠나요. 전 후작가의 후계자도 아니고, 언제든 떠나도 됩니다."

 

 "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체론 님. 남편 때문에 힘든 게 아니랍니다."

 

 그녀가 한발짝 다가와 속삭이듯,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의 손에 그녀의 입술이 내려앉았다. 그녀 나름의 감사였다. 헉, 체론이 놀라 빠르게 눈을 깜빡거렸다.

 

 "그저, 라리마가 저를 무시하고 협박했던 일들이 생각나 무서워서 눈물이 나왔을 뿐이랍니다."

 

 "네? 오늘 결혼식의 신부, 라리마 영애가 당신을 협박했다는 겁니까?"

 

 "예. 그 아이는 날 싫어했어요. 절 늘 천박하다고 무시했죠. 바칠 가로 가게 된 것도 전부 그 아이가 관여했어요. 힘이 없는 전, 그저 지금의 남편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죠."

 

 "라리마 영애가 그랬다니 실망입니다!"

 

 "페리헬 저택에 살면서, 그 아이가 제일 무서웠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제겐 늘 체론 님이 계셨잖아요."

 

 "페리샤."

 

 사랑에 눈 먼 체론은 장님이었다. 페리샤가 많은 추종자를 거느렸고, 체론도 그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망각한지 오래였다. 페리샤가 신경쓰지 말라며 사뭇 사랑스럽게 미소지었다. 그녀가 남편의 곁으로 가야겠다며 자리를 뜨자, 체론은 저와 페리샤의 사이를 갈라놓은 라리마에 대한 분노가 솟아났다. 용서할 수 없어! 감히 페리샤를 괴롭힌 주제에 행복하게 결혼하겠다고? 몰랐을 때와 새로운 사실을 알았을 때와의 행동은 달라진다. 그는 그녀를 구할 수 있는 건 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쓸데없는 영웅 심리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좋았다. 페리샤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부인, 어디 갔었소? 한참을 찾았소."

 

 "화장실에서 잠시 화장을 고쳤답니다."

 

 기분 좋아보이는 그녀였기에, 그는 저도 모르게 볼에 가볍게 뽀뽀했다. 예쁘다, 내 부인. 화장 안 고쳐도 늘 아름다웠다. 잘해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았다. 페리샤는 그의 옆에 서서 라리마와 아드리안이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라리마의 뒤로 코코나 부인이 친히 전동 바퀴의자를 끌어주고 있었다.

 

 ***

 

 

 단순한 흰 드레스를 입어 라리마가 더 눈에 띄었다. 화려한 결혼식, 그러나 그녀의 다리는 소문대로 재기에 실패했다. 라리마의 다리가 긴 드레스로 가려져있다한들, 바퀴의자는 숨길 수 없었다. 사람들은 콧수염을 들썩거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에게 은근슬쩍 비난의 눈길을 보냈다. 명예와 돈에 미친 게 분명해요, 어쩜 저리 무정할 수 있죠? 저 신부가 웃고 있는 게 진짜일지, 걱정되네요. 부통총 각하, 정말로 신부를 사랑하나보네요. 의리겠죠, 페닐에 왔을 때 많이 도와줬잖아요. 의리라고 해도 좀 그렇습니다. 수군수군, 은근한 시기가 담긴 비난에도 그의 표정은 좋기만 했다.

 

 페리샤가 파울 백작을 힐끗 쳐다보았다. 페리샤가 결혼할 때는 무심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제 결혼식을 기억했다. 제 결혼은 오렌클린과 파울, 그 두 사람의 강경함으로 이루어진 거였다. 그래서 찬성하는 이도, 축하해주는 이도 적었다. 2월의 찬 바람, 단촐한 웨딩 드레스, 연노랑과 하얀 풀꽃으로 만들어진 꽃다발. 그녀는 오렌클린과 같이 행복하다는 목소리로 대답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만을 위해 살 것을 맹세합니까?"

 

 형형색색의 꽃이 장식되고, 사람들은 북적이고, 라리마를 객으로 초대해 그날 제가 가장 아름다운 신부임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녀 앞에 있을 아드리안을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페리샤의 토양은 황폐했다. 결국 아드리안과 같이 입장하는 건 라리마이지 않은가. 아, 네가 너무 미워. 너만 없었다면 난 정말 행복했을 거야. 황폐한 토양에 파멸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했다. 너만은, 내가 꼭! 내가 꼭, 망쳐줄거야. 내 영혼을 걸고 맹세할게, 라리마. 보라, 언제나 부드럽고 상냥하던 아드리안의 표정이 어쩐지 우울해보이지 않는가! 철없는 라리마와 딸바보 부부만이 즐거워하는 결혼식 따위! 페리샤의 손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헤일린도 마찬가지였다. 헤일린은 언제나 요정인 것처럼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사실 저도 관련되어 있음을 부정하려는 걸지도 몰랐다. 알게 해줄테니까, 기다려. 내 불행은 네 탓이기도 해, 헤일린. 페리샤는 정말로 라리마와 아드리안의 결혼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 이 결혼식 마음에 안 듭니다."

 

 "페이츠, 목소리를 낮추거라."

 

 말을 그렇게 했지만 파헬도 마음에 들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반대가 많았건만, 파울은 결국 결혼식을 강행했다. 파울은 재산을 페닐 라로 귀속시킬 때 개인 재산을 아껴두었다. 페리헬 가 최대 주주인 그의 고집은 파급력이 컸다. 파헬의 이복동생 페이츠는 불퉁스러운 목소리로 작게 투정부렸다. 그래도 형의 말이라고 목소리를 낮춘 모양이었다.

 

 "파울 형님은 변했어요. 가문의 이득을 고려하긴 했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부정할 수 없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페이츠는 본디 빈말은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그날의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기도 했다. 파헬은 맹목적으로 파울을 믿었다. 그래도 페이츠는 파헬을 좋아했다. 최근 같은 편이 되어 더 기쁜 티를 내기도 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아마 그 사고엔 파울 형님이 관여되어 있을 겁니다."

 

 "페이츠."

 

 번잡해지는 마음에 한숨만 나왔다. 파울은 처음부터 후계자가 아니었다. 후계자 후보였었다. 정말로 형님이 관여되었다면, 파헬이 나서야 했다. 때마침 결혼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저는 접근 못합니다. 아직 형님이라면 가능하죠. 아니, 형님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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