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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22.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8-12 07:11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3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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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수를 하고 물기가 축축하게 흘려 내리는 얼굴을 들었다.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며칠 사이에 많이 핼쑥해졌다.

 

 일부러 입꼬리를 올려 미소도 지어보지만 어색했다. 웃을 일이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의 내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죽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얼굴을 수건으로 대충 닦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정갈하게 걸려있는 검은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를 꺼내 입었다.

 

 전신 거울속에 비친 그의 모습은 왠지 낮설게 느껴졌다..

 

 악세사리 선반에서 시계를 꺼내는데.... 시계가 없었다.

 

 "아~ 그녀가 들고 있지"

 

 우영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계를 볼 때마다 그녀가 자신을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는 준혁에게 인사도 없이 현관문을 나섰다.

 

 뒤늦게 앞치마를 맨 준혁이 국자를 들고 나와 보지만 그는이미 떠나고 없었다.

 

 "저렇게 급할까?"

 

 

 

 

 미나는 입고 있는 옷 그대로 우영이 카페 앞에 서 있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무작정 집에서 나와 그녀의 발길이 닿은 곳은 그를 볼 수 있는 카페였다.

 

 유리창 너머로 수호와 찬희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 아프나? 설마....

 

 그때 시끄러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가 세워졌다.

 

 우영이 차였다. 그가 차에서 내렸다.

 

 여전히 멋진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렇게라도 그를 보고 싶었다.

 

 검은색 정장에 흰 와이셔프 정갈하게 입고 정돈된 헤어스타일이 그의 깔끔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미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하염없이 쳐다 보고 있었다.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내사랑이었다.

 

 우영이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긴다.

 

 숨어봤자 다 보이겠지만 이렇게라도 숨고 싶었다.

 

 

 

 

 우영은 괜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혹시나 준혁이 말대로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그녀는 있었다.

 

 그는 일부러 그녀를 무시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수호와 찬희는 하루 아침에 핼쑥해진 사장을 보고 기겁한다.

 

 "오늘부터 미나씨 출근 안 할거야"

 

 두분이 싸웠나?

 

 수호와 찬희는 사장실로 들어가는 우영을 무끄럼히 쳐다 본다.

 

 사장실로 들어간 우영은 나무 뒤에 숨어있는 미나를 조용히 쳐다 보고 있었다.

 

 여기에서는 그녀가 보여도 그녀쪽에서는 내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루 아침에 얼굴이 많이 까칠해져 있었다.

 

 그때 노크소리와 함께 찬희가 들어왔다.

 

 우영은 자세를 바로하고 신문을 펴 들었다.

 

 찬희는 조용히 커피를 탁자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신문으로 가리며 그녀를 훔쳐보고 있었다.

 

 눈속에 그녀를 조용히 담고 있었다. 보고 싶었던 얼굴이었다. 한 순간도 잊어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혀질까봐 우영은 그녀의 모습을 눈 속에 가득 담았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그녀는 내가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가게를 바라 보다 힘없이 발길을 돌렸다.

 

 우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어져 가는 미나를 잡기 위해 손을 들어 보지만 허공만 휘저을 뿐이었다.

 

 그녀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미나가 도착한 곳은 집이 아닌 포장마차였다.

 

 "아저씨 여기 소주 1병이요"

 

 아직 문도 안 열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실연 당한게 확실하다.

 

 민우는 마지못해 소주 1병과 기본 안주를 탁자에 놓는다.

 

 "저 아저씨 아니거든요!"

 

 그 말에 미나가 고개를 들어 본다.

 

 아저씨 치곤 젊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둥 거리며 생각한다.

 

 "주인 아저씨 바뀌셨어요?"

 

 그녀는 소주를 따르며 말했다.

 

 "원래 제가 주인이거든요!"

 

 "아~그래요"

 

 미나는 잠시 고개만 살짝 끄덕이더니 소주를 원샷했다.

 

 항상 밖에 나가면 잘생겼다는 소리는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만 아저씨라는 소리는 이 여자한테 처음 듣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경영철학만 아니었으면 이런 개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이런 이상한 여자와 만날 일도 더더욱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여자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짜증나게!!!

 

 그녀는 시련을 당했을 때부터 우리 포장마차를 자주 이용했다.

 

 일부러 나이 들어 보일려고 턱수염까지 길렀다. 그 뒤로 이여자 눈에는 내가 아저씨로 보였는지 항상 나만 보면 아저씨라고 불렀다. 그래서 며칠전에 턱수염을 깎았다. 왜 깎았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그렇게 술 마시면 속 다 베려요"

 

 그녀는 속이 다 베려든지 말든지 여전히 술을 연커푸 들이켰다.

 

 아직 준비중이라 만들어 놓은 음식이 마땅히 없었다.

 

 민우는 대파를 까다 말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만 여기 좀 봐줘요"

 

 미나는 남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든지 말든지 미나는 소주만 소주잔에 따르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남자가 헥헥 거리며 뛰어 들어왔다.

 

 손에는 검은 봉지가 들려져 있었다.

 

 검은봉지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꺼냈다. 뜨거운 음식인지 랩에 김이 서려 있었다.

 

 랩을 겉어 내자 보기에도 시원하게 보이는 해장국이 들어 있었다.

 

 "이것 먹어요 그렇게 술만 먹다간 진짜 큰일나요"

 

 미나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본다.

 

 "나한테 잘해 주지 마요 더이상 오해 하기도 싫고 상처 받기도 싫어요"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툭 건들리기만 해도 폭포수처럼 흘려 내릴 것만 같았다.

 

 여자의 슬픈 눈을 보자 민우 또한 가슴 한 켠이 쓰라렸다.

 

 그녀는 해장국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여전히 술만 마셨다.

 

 그는 말없이 여자를 쳐다 보고 있었다.

 

 그순간 여자의 머리가 탁자에 '쿵' 하고 내려 앉았다.

 

 또 쓰려졌다.

 

 민우는 괜히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또 남자가 들어와 그녀를 데리고 나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포장마차 한 쪽에 잘 개어져 있는 잠바 하나를 들고 와 그녀의 몸 위로 살포시 덮어 주었다.

 

 긴 한숨이 나왔다. 후~

 

 콩나물을 손질하다 말고 그녀의 주정하는 목소리에 신경이 곧두 세워져 있었다.

 

 자신도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 이 여자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우영이 재빨리 뒤따라 나왔지만 그녀는 이미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또 포장마차에 간 게 아닌가 싶어 발길을 돌리는데 그의 앞에 차 한대가 섰다.

 

 차문이 열리고 긴 다리를 내 보이며 내리는 사람은 다름아닌 채린이었다.

 

 무슨 시상식에라도 가는지 몸에 딱 달라붙는 레드 원피스에 모피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걸을때 마다 살짝살짝 보이는 다리가 그녀의 매력 포인트였다.

 

 우영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미간을 찌푸렸다.

 

 채린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지만 그는 모른척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이럴때는 일하는게 역시나 최고의 해결책이었다.

 

 사장실 대신 주방으로 들어가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수호는 제가 하겠다면 나섰지만 우영은 아무 말없이 설거지를 계속 했다.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수호와 찬희가 둘이서 입모양으로 뭐라고 했지만 우영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냥 묵묵히 일만 했다.

 

 지금으로써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녀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밥을 먹었을까? 어디 아픈 건 아닐까?

 

 오만 생각들이 우영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보고 싶었다. 이 말이 그의 심정을 대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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