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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최강마졸
작가 : 곽운
작품등록일 : 2016.4.11

 
최강마졸5
작성일 : 16-05-11 16:16     조회 : 664     추천 : 0     분량 : 5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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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희끗한 머리에 얼굴의 반을 덮은 고슴도치 수염. 어깨와 팔은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두터웠고 배는 볼록했다.

 생김새로 보아 그 유명한 철마 노선배가 틀림없었다.

 적무항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집안으로 들어가 떡하니 평상에 걸터앉았다. 둔보도 철마의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평상에 엉덩이를 걸쳤다.

 힐끗 적무항을 바라본 철마는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고는 대접을 들어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탁!

 대접을 상에 내려놓은 철마가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노부는 아무에게나 병기를 팔지 않는다. 돌아가.”

 적무항은 아예 신발까지 벗고 철마와 마주앉았다.

 “술이나 한잔 주십시오.”

 철마가 눈을 부릅떴다.

 “버르장머리가 형편없는 놈이로구나.”

 그러거나 말거나 적무항은 다짜고짜 술병을 집어 통째로 입에 털어 넣었다. 독한 화주였다.

 “카!”

 “이놈이, 어디서 감히!”

 철마가 노한 표정으로 무쇠 같은 팔을 휘둘렀다.

 손바닥이 솥뚜껑만 했다.

 둔보는 내심 저 손바닥에 맞으면 웬만한 고수라도 뼈마디가 남아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형님!”

 쩌억!

 다행히 적무항이 때맞춰 움직였다.

 오른손을 뻗어 철마의 손을 맞잡은 것이다.

 서로 맞잡은 두 사람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적무항도 팔뚝이 굵은 편이었지만 철마와 비교하니 어른과 어린아이만큼 차이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무항은 표정에 변함이 없었다.

 그에 반해 철마는 살짝 인상을 찌푸린 상태였다.

 적무항이 웃으며 말했다.

 “전 노선배께서 말씀하신 그 아무나가 아닙니다.”

 철마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럼, 네놈이 본교의 대공자나 반로환동한 대마왕이라도 된단 말이냐?”

 “그건 아니지만 여하튼 아무나는 아닙니다.”

 “아무나가 아니면 뭐냐?”

 “장래 크게 될 마졸입니다.”

 “아! 장래에, 그래서?”

 “노선배의 도를 빌리고 싶습니다.”

 “사가는 것도 아니고 빌려 달라?”

 “제게 빌려주시면 노선배의 명성이 천하를 진동하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훗날 적무항이 강호에 명성을 드날리면 당연히 세상 사람들은 그가 지닌 병기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때에 적무항의 도가 철마가 만든 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당연히 철마의 명성도 크게 높아질 터였다.

 철마는 적무항의 말뜻을 알아차렸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시답잖은 소리 집어치우고 썩 꺼져라. 이것부터 놓고!”

 적무항이 그제야 맞잡은 손을 놓자, 철마는 슬그머니 팔을 내린 후 손을 상 아래로 감췄다.

 체면 때문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손아귀가 몹시 아렸던 것이다.

 ‘씨부랄 놈이 대체 뭘 처먹었기에 손힘이 이다지도 세단 말인가?’

 분명 팔에 내력을 주입하지도 않았거늘.

 새파랗게 젊은 녀석이 순수한 힘만으로 자신의 완력을 견뎌낸 것이다.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었다.

 적무항도 아픈 듯 팔을 내둘렀다.

 “으스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험, 그만하길 천만다행이라 생각하고….”

 말끝을 흐린 철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평상을 내려갔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뒤돌아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술이나 몇 잔 더 처먹고 돌아가거라. 술독은 뒤뜰에 묻어두었다.”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둔보가 적무항의 곁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이젠 어쩌죠?”

 “술이나 더 처먹어야지.”

 “오, 술!”

 입이 귀에 걸린 둔보가 술상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탄식을 했다.

 “이런! 안주가 떨어졌네.”

 그러더니 재빨리 요대에 달린 식량주머니에서 말린 육포를 꺼내 상 위에 펼쳐놓았다.

 “헤헤, 이래서 사람은 모름지기 준비성이 철저해야 된다니까.”

 적무항과 둔보는 편하게 마주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이 떨어지면 뒤뜰에서 퍼다 마셨다.

 해가 저물고 밤이 깊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죽자 사자 술을 퍼마셨다. 이윽고 자정이 되자 둔보가 먼저 곯아 떨어졌다.

 적무항은 홀로 몇 잔을 더 마신 뒤에 둔보의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날이 뿌옇게 밝아올 무렵, 인기척과 함께 철마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웃통을 까 재낀 채로 술을 마시던 전날과는 달리 단정한, 장인다운 차림새였다.

 “평안히 주무셨습니까?”

 적무항이 일어나 인사를 건네자 철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 평생 네놈들처럼 버릇없고 낯짝 두꺼운 놈들은 처음 보았다. 따라 들어와.”

 적무항은 둔보를 깨우려 했다.

 하지만 둔보는 요지부동, 천지가 떠나가도록 코만 곯아댈 뿐이었다.

 적무항은 어쩔 수 없이 홀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대청 안의 탁자에 철마가 앉아 있었고, 그 맞은편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놓여 있었다.

 “마셔. 몸이 좀 녹을 거다.”

 아직 이른 봄이었기에 날씨가 쌀쌀했다. 게다가 지붕도 없는 평상에서 잠을 잔 까닭에 이슬에 흠뻑 젖기까지 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이 한결 개운해졌다.

 “이름이 무엇이냐?”

 “적무항입니다.”

 “사부는?”

 “초마라 불리던 분으로 몇 해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철마는 초마란 별호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적무항의 범상치 않은 마기를 토대로, 그의 사부도 걸출한 마인이었을 거라고 짐작할 뿐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네가 노부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하면 병기를 빌려줄 수도 있다. 아니, 약속을 이행한 뒤에는 가져도 좋다.”

 “말씀하십시오.”

 “노부에겐 숙적이기도 한 친구가 하나 있느니라. 강호에서 천기자(天器子)라고 불리는 놈이지.”

 적무항은 알지 못했지만 천기자는 사천당문의 방계혈족으로, 강호에서 천하제일야장(天下第一冶匠)이라고 칭송받는 대장장이였다.

 “그 친구는 호북의 무한에 살고 있다. 약속은 간단하다. 내 너에게 따로 병기를 하나 맡길 것이니, 언제든 강호에 나갈 기회가 생기거든 천기자를 찾아가 그 병기를 보여준 후에, 천기자의 답변과 함께 노부에게 다시 돌려주면 되느니라.”

 “단지 그것뿐입니까?”

 “그렇다. 약속을 지킬 수 있겠느냐?”

 “그러겠습니다.”

 철마는 적무항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막무가내인 구석은 있었지만 허언을 할 놈으로 보이진 않았다. 가볍지 않은 생김새도 마음에 들었다.

 “어떤 병기를 원하느냐?”

 “도입니다.”

 “따라 오너라.”

 적무항은 철마를 따라 내실로 들어갔다.

 정면에 서책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이 보였다.

 드르르륵!

 철마가 책장을 옆으로 밀자 철문이 드러났다.

 철마는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철문의 한 부분에 꽂아 넣었다.

 그그그그긍!

 육중한 철문이 굉음을 내며 저절로 열렸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였다.

 두 사람은 차례로 철문 안으로 들어섰다.

 안은 꽤 넓은 사각의 밀실이었는데, 중앙을 따라 나란히 세 개의 등잔이 켜져 있어 조금도 어둡지가 않았다.

 “아…!”

 적무항은 나직이 탄성을 발했다.

 벽면에 설치된 수많은 선반 위에 각기 병기들이 놓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그 모양새나 빛깔이 실로 예사롭지가 않았다.

 “노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병(魔兵)들이다. 어떠냐?”

 철마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처럼 예기를 발하는 병기들은 태어나 처음 봅니다.”

 “당연히 그럴 테지. 자, 마음대로 하나 골라보아라.”

 적무항은 의아한 표정으로 철마를 돌아보았다.

 “제 마음대로 고르란 말씀입니까?”

 “물론이다. 본디 신병은 제 스스로 주인을 정하는 법이다. 너는 네 마음대로 골랐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이 녀석들이 네 마음을 움직인 것이지.”

 “조금 전엔 마병이라 하시고 지금은 왜 신병이라 하십니까?”

 “너는 신병과 마병을 구분 짓는 잣대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적무항이 실소를 지었다.

 “주인의 뜻대로 움직이는 병기에 무슨 신(神)과 마(魔)가 있겠습니까? 정도의 인물이 들고 있으면 신병, 마도의 인물이 들고 있으면 마병이겠지요.”

 “바로 맞췄느니라. 크하하하핫!”

 한바탕 통쾌하게 웃고 난 철마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고금제일무존이신 천마지존을 숭상하고, 그분이 올랐던 무(武) 궁극(窮極)에 도달하고자 끊임없이 정진하는 무인의 삶. 그것이 바로 진정한 마도(魔道)다. 정도의 잡것들은 마도를 추구하는 우리 같은 마인들을 금수라 여기고 마귀로 치부하지만, 노부가 보기엔 정(正)이란 담벼락 뒤에 숨어 온갖 추잡한 짓거리들을 일삼는 그놈들이 바로 금수고 마귀니라.”

 적무항은 철마의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아 그를 향해 정중히 포권을 했다.

 “노선배의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흡족한 미소를 머금은 철마가 손짓을 했다.

 “눈치 보지 말고 골라 보아라.”

 적무항은 벽면을 따라 걸으며 병기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갖가지 병기들이 저마다 영롱한 빛을 발하며 유혹했지만, 그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오직 도(刀)뿐이었다.

 길고 짧고, 넓고 가늘고, 화려하고 투박했다.

 마지막 벽면에 이르렀을 때, 적무항이 드디어 걸음을 멈췄다.

 도신의 폭이 한 뼘이나 되는 오척 대도가 그의 눈앞에 있었다.

 대도는 다른 도에 비해 유달리 투박했고, 도신의 빛깔도 유달리 검었다. 마치 먹물을 뿌려놓은 듯한 빛깔이었다.

 적무항이 대도 앞에 멈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철마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가장 볼품없이 생긴 그 녀석이 마음에 든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노선배의 말씀대로 이 녀석이 제 마음을 움직인 모양입니다.”

 “후우.”

 철마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한숨이었다.

 “내 너에게 따로 맡기려던 병기가 바로 그 놈이었는데…후후, 그 녀석이 널 골랐으니 어쩌겠느냐? 천기자에게 보여준 후에도 돌려줄 필요는 없느니라. 하지만 천기자의 답변만은 꼭 노부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철마는 곧장 대도와 그 옆에 놓인 도갑을 집어 적무항에게 건넸다.

 “묵인도(墨刃刀)란 녀석이다. 도신이 묵빛을 띈 이유는 현철(玄鐵)이 다량 포함되었기 때문이니라.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예기가 남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게다.”

 첫 느낌은 묵직했다.

 도병을 움켜쥐고 있으니 가슴이 뛰었다.

 녀석과 함께라면 천하에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무게가 오십 근이나 나가는 중도(重刀)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너라면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게다. 자, 병기를 골랐으니 그만 나가자.”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부탁이 더 있다는 말에 철마가 와락 인상을 구겼다.

 “설마, 바깥에 있는 그 어수룩한 놈에게도 도를 빌려달란 말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맞습니다.”

 “허어. 네놈이 노부를 봉으로 생각하지 않고서야…에이!”

 신경질적으로 눈을 부라린 철마가 사납게 물었다.

 “그놈, 어떤 종류의 마공을 익혔느냐?”

 “쾌도입니다.”

 “노부가 알아서 골라줄 테니, 그거 갖고 썩 꺼져라. 이놈아.”

 

 *

 

 쉬쉿! 쉬쉿!

 둔보는 신이 났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사숙이 품에 도를 안겨주었다.

 철마 노선배께서 직접 만드신 도를!

 철마곡을 나와 길을 가면서 시시때때로 도를 뽑아 허공에 휘둘렀다.

 본래 그가 지니고 있던 도와 비슷한 크기였지만 느낌만은 천지차이였다.

 우선 도신이 제비의 날개처럼 날렵하게 잘 빠졌다. 게다가 두께가 종잇장처럼 얇아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시험 삼아 한 아름은 됨직한 고목을 향해 휘둘러보았다. 슥 하는 소리와 함께 고목이 속절없이 넘어갔다.

 혹 이라도 상했을까 두려워 급히 도신을 살폈다.

 말짱했다.

 “얏호, 공짜로 마병을 얻었다!”

 둔보가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적무항이 빙긋이 웃었다.

 “연익도(燕翼刀)라고 하였다.”

 “아! 연익도.”

 총단에 도착할 때까지 둔보의 입에선 ‘오, 나의 연익도’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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