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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로판] Hey, Say!!!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8

"세이언 클로이트! 나랑 사귀자!!!" "싫어요." 헤이는 세이언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작렬히 차였다. "나는 사랑을 원하고 너는 우정을 원하고. 그러니까 승부다! 내가 이기면 나랑 사귀고 니가 이기면..." "제가 이길 때마다 책을 사주세요." 수도수비대 '트와일라잇'의 기사, 헤이와 카페 '블루스톤'의 주인, 세이언의 내기의 행방은?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3. 피리부는 사나이 (4)
작성일 : 17-08-07 23:22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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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은 꽤 깔끔했다. 부유하지 못한 마을이었지만 생각보다 꽤나 정리되어 있었다. 다만, 아이들이 하하호호 떠들고 다니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분명 아이들이 가득했을 거리엔 정적만이 감돌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헤이의 등장에 서둘러 헐레벌떡 나타났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헤이는 눈을 깜빡였다.

 

  “제가 아이들을 찾아온 줄 아셨나 봐요.”

 

  피터의 말에 헤이는 다시 마을을 둘러보았다. 그 중 허름하지만 꽤 큰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아하니 피터가 말했던 아이들을 가르치던 곳인 것 같았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을 교실은 텅 비어 책상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칠판에 무언가를 적은 분필자국은 먼지와 함께 붙어있었다. 헤이는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칠판을 본 그녀는 살짝 입을 삐죽였다. 그러면 그렇지. 세이언의 필체가 아니었다. 세이언은 달필가였다. 오죽하면 글씨까지 잘 쓰는 그를 향해 사내들이 원망의 돌을 던졌을까. 세상을 혼자 사는 거냐는 다른 사내들의 원망어린 소리는 헤이도 흥미롭게 들은 바가 있었다. 세이언이 쓴 글씨를 서로 갖고자 로하와도 다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남아있는 분필자국의 필체는 세이언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이건...”

 

  “클로이트 준남작이 쓴 것 같은데 저는 수업에 참여한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피터는 멋쩍게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수업을 듣기에 나이가 많았고 도우미 역할이 아니고서는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낮아보였다.

 

  “클로이트 준남작은 어떤 성격이었나요?”

 

  “유쾌했어요. 아이들도 그 덕에 잘 따랐죠.”

 

  헤이는 세이언이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주변에 여자만 없다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탓이었다. 아니, 아이라도 여자였다면 돌아봤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이언의 근처에는 아이라 하더라도 여자는 없었다. 그럼 남자아이는 있던가? 헤이는 고개를 마구 저어대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세이언의 주변에 아이는 없었다. 그가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지나가는 꽃을 파는 소녀나 신문을 파는 소년과의 접촉은 간혹 있었으나 세이언은 그들에게 물건을 사고 나서 그냥 가볍게 인사하는 정도로만 지냈다. 아이를 싫어하지는 않아보였는데 정말로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땠죠?”

 

  “마을 사람들은 클로이트 준남작에게 은혜를 입었다며 좋아했죠. 자잘한 사건들을 해결해주고 거기에 아이들까지 돌봐줬으니 얼마나 고마웠겠어요. 저도 준남작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피터는 말을 잇지 못했다. 헤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렇게나 믿고 의지하고 좋아했던 사람이 일순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사라져 버렸으니 그 상실감은 얼마나 클까? 그 배신감은?

 

  “준남작이 사라질 때, 혹시 뭔가 낌새는 없었나요?”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지기 전에 뭔가 조금 좋지 않은 기색은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준남작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거든요.”

 

  “약속이요?”

 

  피터는 재빠르게 자신의 입을 닫았다. 뭔가를 잘못 말했다는 듯 그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더니 헤이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제가 방금 한 말은 잊어주세요.”

 

  “네?”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로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피터는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방금 그 발언에 대해 좀 더 알아갈 필요가 있다며 헤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아이들을 찾아내고 가짜 클로이트 준남작을 찾아내어 세이언의 무죄를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고 그녀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물론 지금 돌아가서 칠판에 있는 글씨체와 세이언의 글씨체, 그리고 범행이 일어난 시각과 세이언의 알리바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준남작과 실제 세이언 클로이트의 다름을 모아 가기만 해도 세이언의 무죄를 증명할 길은 차고 넘쳤지만 그녀는 이 망할 녀석을 반드시 잡아야겠다며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세이언을 감히 범인으로 몰아넣다니! 그를 사칭하여 나쁜 짓을 하고 다닌 이 녀석을 헤이는 놓칠 수 없었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멋지게 찾아낸다면 세이언이 그녀의 눈부신 활약에 홀딱 반해버릴 지도 모르니까!

 

  “다른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을 까요?”

 

  피터는 헤이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마을 사람들은 집에서 그저 아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거나 혹은 아이를 찾아 어딘가로 자리를 비우거나 그것도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해 묵묵히 일을 하며 틈틈이 정보를 전해 듣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수도 기사단, 트와일라잇에서 왔습니다.”

 

  더운 열기가 격하게 뿜어져 나오는 대장간 앞에서 헤이가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굵은 땀방울이 얼굴에 가득한 사내가 한 명 그 소리에 뛰어나왔다. 헤이는 조심스레 그를 살폈다. 잘 잡힌 근육은 그가 대장장이 생활을 오래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검게 그을린 피부 역시 그의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고 있었다. 땀방울에 가려 눈가에는 얼핏 눈물도 맺혀있는 듯 보였다. 아마 아이가 계속해서 생각나는 것을 필사적으로 잊기 위해 망치를 내리친 것이 뻔해보였다.

 

  “그 망할 놈의 준남작은 잡은 겁니까?”

 

  “트와일라잇 기사단 감옥에 투옥중입니다만 아이들에 대한 행방은 알아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헤이는 간략하게 말하며 사내를 다시 한 번 살폈다. 그는 분하다는 얼굴로 잔뜩 찡그려져 있었다. 세이언이 잡혀 투옥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펴지던 얼굴이 아이들의 행방에 대한 것을 듣자 다시금 찡그려지는 것을 잡아낸 그녀는 조용히 눈을 돌려 대장간 안을 살폈다.

  두 손을 가슴에 꼭 그러모으고 있는 여인이 보였다. 이 사내의 부인이 분명해 보였다.

 

  “클로이트 준남작에 대해 아시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이미 잡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 준남작이 입을 열지 않는 지금, 여러분들과 함께 생활한 준남작의 생활 패턴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정황을 파악하여 아이들을 찾는 방법을 써야하기 때문입니다.”

 

  헤이의 그럴 듯한 말에 사내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망할 놈의 자식을 너무나도 믿었습니다. 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죠. 아이들을 가르쳐주고 마을의 일을 도와주는 그 녀석을 존경까지 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죠.”

 

  “최근에 남작이 사라지기 전에 보인 이상한 행동은 없었나요?”

 

  “그 자식은 보복을 하는 겁니다!”

 

  “보복이요?”

 

  헤이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보복이라니?

 

  “여보!”

 

  그 때, 대장간 안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그의 아내가 버럭 사내를 불렀다. 그녀는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사내가 아내를 돌아보고는 한 번 이를 갈았다.

 

  “보복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사내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주먹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무언가 감추는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대장간 부부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을 모양인지 그저 침묵을 지켰다.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침묵을 하는 것이 아이들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모양이군요.”

 

  침묵을 하고 있는 대장간 부부를 향해 헤이가 살짝 비꼬듯 말했다. 굳게 닫혀있는 둘의 입을 열려면 어느 정도 자극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그건...”

 

  파르르 떨리는 사내의 주먹과 어딘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부인의 모습에 헤이는 직감적으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언가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무언가가. 분명 피터가 조금 전에 입을 다문 일과도 연결되어 있는 일일지도 몰랐다.

  그 때, 부인이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다 헤이와 함께 있는 피터를 보고 눈을 그냥 가만히 피했다.

 

  “보복으로 아이를 데려간 누군가, 클로이트 준남작은 지금 투옥중이에요.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말씀을 못하시는 건가요?”

 

  다시금 단도직입적으로 헤이가 물었다. 그러자 사내가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입을 열으려다 도로 닫았다. 그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지만 동시에 해서는 안 되는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갖고 있는 듯 보였다. 헤이의 두 눈이 빛났다. 세이언이라면 여기서 무언가를 더 알아냈을까? 그라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내가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봤을까?

  헤이는 사내의 행동을 빠짐없이 노려보았다. 하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내가 결국 손을 내저으며 해 줄 말은 없으니 애들만 찾아달라며 대장간 안으로 훌쩍 들어가 버린 것이다.

 

  “여기 사람들은 매정한 구석이 있어 보이네요.”

 

  “원래는 다들 착하신 분들이세요.”

 

  피터가 멋쩍게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 역시 지금 이 상황이 불편한 듯 보였다.

 

  “이만 피터씨도 가셔서 다른 일을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생각보다 크지 않은 마을이라 순식간에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헤이가 가슴을 쫙 폈다.

 

  “어차피 저도 계속 아이들을 찾고 있었으니까 기사님을 도울게요. 돕게 해주세요. 그래야 아이들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간곡한 피터의 말에 헤이는 그를 돌려보내려던 마음을 살짝 저 안으로 넣기로 했다.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하기는 했지만 역시 마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쯤은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탓이었다.

 

  “자, 그럼! 계속해서 다른 분들께 물어보러 갈까요?”

 

 

 

 *

  천장에서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물방울이 바닥을 향해 낙하했다. 똑똑 거리는 그 소리에 맞춰 손가락을 까닥거리던 하멜른 아이들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세이언 클로이트 준남작은 책을 덮고 고개를 들었다.

  그가 고개를 들고 본 감옥 창살 너머엔 레빈이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레빈의 표정이 썩어가거나 말거나 세이언은 살짝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래서... 이제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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