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태양이 빛나는 저편에서
작가 : 시현
작품등록일 : 2017.7.29

하이랜드라는 대륙의 역사 판타지 이야기.
가문간 분쟁, 전쟁,사랑,일어섬의 이야기입니다.

 
23.신비의 나라 한 제국
작성일 : 17-08-06 19:20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873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3.신비의 나라 한 제국

 

 한 제국으로 갈 에테온의 원군 요청의 사절은 [리드 휴렐] 공으로 정해졌다. 그는 호기심 많은 여행가라 그 험하기로 유명한 [용의 등뼈]산맥을 넘어 한 제국과 교류해 희귀한 약재나 향료, 귀중품등의 물건을 구입해 수집하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한제국의 문화와 언어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었다. 남작의 작위도 있고 예의바르고 사람 대하는 법을 잘 알아 사절의 필두로 정해졌다.

 다만 리드도 용의 등뼈 산맥을 넘어 한 제국에 가보았다지만 그 앞의 작은 마을과 교류 해본 것이 다였다.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 어떤지, 통치자들은 어떤 삶을 사는지, 에테온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오린 신을 도왔다고 하는 얘기와 200년 전 베아트리체 여왕을 도왔다는 정도로나 전해질 뿐,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자세한 사정은 모르고 있었다.

 

 이번은 물건 수집이 아닌 진짜 교류를 위해 신비의 나라 [한 제국]에 가려는 것이다.

 산맥은 너무나 험준했고 추웠다. 깎아지른 절벽 위를 아슬 아슬하게 걸어야 하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길을 여럿이 가다보니 도중에 발을 헛디뎌 죽을 뻔한 사람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었다.

 

 이렇게 힘들게 한 제국의 영내에 닿았고, 사절들은 리드가 항상 들리던 산맥 앞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산과 구름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사절들은 그 풍경에 감탄했다. 확실히 깨끗하고 공기가 좋아보였다. 그리고 듣던 대로 검은 머리칼의 황색피부를 한 마을 사람들은, 외모가 완전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옷차림이나 건물 양식 또한 에테온과 아주 달랐다. 자연과 어우러져 산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에테온의 사절들은 작은 마을의 규모를 보고 조금은 실망했다.

 

 ‘이들이 과연 우리들과 벨테니아의 전쟁을 도와줄 수 있을까?’

 

 처음 보는 한제국의 음식들을 대접받으며 리드는 황실 측과의 연락을 기다렸다.

 떡이나 쌀밥, 양념된 고기반찬..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들이라 어느 정도는 휴양을 온 기분으로 사절들은 마음을 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자신들을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선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기우였다.

 몇일 후 한 제국 황실에서 큰 규모로 이루어진 환영 인사들이 그들을 맞으러 왔다.

 그들은 한 제국 황실의 외교부 관리들이라고 했다.

 에테온 사절들은 마중 나온 관리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약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이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타국인이 보기에도 품위 있고 멋진 모양새의 관복 차림에 예의바른 모습.. 그리고 잘 훈련되어 보이는 다수의 호위무사들을 대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몹시 질서정연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행히 에테온의 사절들을 환대해주었고 황실로 안내해갔다.

 

 오래도록 교류가 끊겨 있었지만 그들 중에도 하이랜드 공용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있는 모양인지 통역을 대동하고 있었다. 관리들은 사절들을 안내하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관리들은 리드를 비롯한 사절들을 한 제국의 수도 [한성]으로 안내했다.

 수도 한성은 굉장한 대도시였다. 아주 크고 화려했지만, 놀랍게도 공기가 맑고 깨끗했다.

 눈앞의 작은 마을만을 알고 있던 리드와 사절들은 깜짝 놀라고 있었다. 한 제국은 에테온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욱 컸다.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독특한 양식의 의복을 입고 있었다. 복식도, 건물 양식도, 사람들의 생김새도 완전히 달랐다. 처음에 들렀던 작은 마을에서 받았던 문화적인 생소함, 놀라움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마치 다른 세계 같았다.

 

 한 제국의 황제는 여성으로, [수현 황제]라고 불렸으며 모든 관리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관리들의 옷차림은 화려하지만 다만 황제는 흰색의 복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잘 훈련된 무사들이 병사로 편성 되어 있었으며 군사력 또한 막강해 보였다.

 백성들은 모두 행복하고 풍족한 삶을 사는 것 같았으며, 모두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관리들은 직급에 따라 의복의 색이 달랐으며, 자신들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다.

 에테온의 사절들은 그만 혀를 내둘렀다.

 

 왕실은 화려하면서도 정갈하고 깔끔한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건물 또한 멋진 모습이었다. 지붕은 황금색의 [기와]라는 것이 얹혀 져 있었으며 황실 건물의 기둥에는 흰 천을 감싸고 있었으며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리고 금색 깃발을 여러 군데에 세워놓았으며 흰색 천을 모두 바람에 흩날리도록 장대에 매달아 여러 군데에 설치 해놓았다. 그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깨끗했으며, 또한 장엄했다.

 

 멋진 궁궐의 모습에 감탄하던 리드와 에테온의 사절들이었지만 놀러 온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모두 한제국 측의 고했다.

 벨테니아 제국이 에테온에 쳐들어왔으며, 그 구실이 [한 제국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 달라]라는 허무맹랑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한 제국 왕실에서도 그 사실은 알고 있었으며 에테온의 원군 요청에 대해 분분히 의견이 오가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후 한 제국 황실에서 답신이 왔다.

 리드가 초조하게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사이, 한참이 지나서야 그들을 만나러 왔다는 시종의 전갈이 왔다.

 얼마 후 문이 열리고, 몇 명의 사람이 응접실로 들어왔다.

 리드는 한 제국에서 좋은 대답을 얻어가야만 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른 사절들과 함께 예를 갖추어 그를 맞았다.

 

 리드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그 사람은,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키가 크고 잘생긴 미청년인 그는 보기 힘든 기품과 위엄이 있어 마치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것 같은 풍모가 있었다.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장엄한 붉은 비단 의복..

 아무래도 계급이 높은 존귀한 사람일 것이 분명했다.

 

 그 사람이 함께 데려온 통역을 통해 말했다.

 

 "저는 [이도진]이라고 합니다. 한 제국의 황태자입니다.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에테온의 일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이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리드는 깜짝 놀랐다. 황태자가 직접 오다니...

 황제는 만날 수 없었지만 직접 황태자가 찾아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아마도 호의적인 대답을 얻을 것이라고, 리드는 조금은 안심했다.

 도진은 말을 이었다.

 

 "그들이 침략해온다면 저희들도 가만히 있을 순 없고 혼인 동맹에 대해선 찬성을 하기로 했습니다. 벨테니아라는 나라가 무엄하게도 저희 나라를 노린다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200년 전부터 귀공들의 나라와 우리나라는 이미 동맹을 맺고 있었으니까. 그때도 이미 전쟁을 도운 바가 있었죠."

 

 "그렇다면... "

 

 "제 동생 '이도연' 황녀를 귀하의 나라에 혼인 동맹으로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다만 도연 공주가 외로워 할 수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 300여명이 함께 가기로 했으니 이에 대해서 귀국께서 이해를 해주셔야만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귀한 공주를 타국에 보내는 것인데, 혼자 외로이 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생각 외로 잘 풀려간다는 생각에 리드는 미소 지었다.

 

 "수행인 300명... 많은 숫자군요. 하지만 이렇게 먼 나라에서 오시는 것이니만큼 저희 국왕이신 헨리 폐하께서도 승인 하실 것입니다.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저희들이야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병력 지원은..."

 

 도진이 말했다.

 

 "그리고 저는 천명의 병사를 이끌고 그대들의 전쟁에 지원하겠습니다."

 

 순조롭게 교섭이 이루어져 간다고 믿고 있던 리드는 통역이 전해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천명... 그건 너무 적습니다. 적의 병력은 10만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그 숫자에 천명이 어떻게 감당을 해 냅니까?"

 

 도진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한 제국 병사 한명이 능히 100명을 감당해내니 귀공께서는 심려치 마시오. 게다가 귀국 측에서 주 병력을 편성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게다가 그 부대는 제가 직접 지휘할 것입니다.”

 

 리드는 한 제국이 자신들에게 성의를 보이는 것인지 아닌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고작 천명이라니? 이 전쟁은 십만이 넘는 대군이 부딪치는 대전이 될 것인데.

 그런데 무장이 아닌 황태자가 직접 온다는 것은 분명 생각지도 못한 일이긴 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이 아닌가.

 

 "황태자님께서 직접 와주신다는 것에 대해선 생각지도 못한 감사를 표하겠습니다. 그건 그렇지만...적어도 3~4천의 병력은 보내주셔야 저희들도 체면을 세울 수 있습니다. 부디 재고해주십시오."

 

 도진의 표정이 썩 좋진 않았다. '우릴 믿지 않다니.' 그런 표정이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답례로 저희들도 많은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귀국에 큰 선물을 보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교류를 한다면 더욱 좋습니다. 황태자님, 부디..."

 

 "알겠습니다. 제가 모황께 말씀드리지요."

 

 "감사드립니다, 도진 황태자님."

 

 사절은 그제야 안심을 하고 물러갔다.

 한 제국의 황실에서는 의외로 시원스럽게 에테온 측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벨테니아 제국이 한 선전포고, 한 제국에의 길을 내달라'라는 말이 그들에게도 과히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병사 지원도 그렇지만 기꺼이 귀한 한제국의 공주를 보내주기로 한 건 에테온으로서 매우 고마운 일이었다.

 원래 청하는 에테온 측에서 혼인할 사람을 보내는 것이 맞았지만 이 경우는 에테온이 벨테니아로부터 한 제국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리드가 온힘을 다해 설득했고, 다행히 그들이 좋은 답을 해주어 성사된 것이었다.

 그렇게 에테온 측은 한 제국과 무사히 혼인 약속을 했으며, 병력 4천 또한 약속 받을 수 있었다.

 

 한편, 한 제국 측에서도 갑작스러운 결혼 준비로 바빠졌다.

 황태자 이도진은 동생인 도연 공주를 찾아갔다.

 도연 공주는 도진과 마찬가지로 긴 검은 머리에 기품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다만 고압적인 면이 강해보이긴 했다.

 

 도연 공주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갑작스런 혼인 동맹을 납득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녀는 도진에게 원망하듯이 말했다.

 

 "오라버니. 저는 우리 한 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본적도 없는 타국 사람하고 결혼을 하란 건가요? 벨테니아란 야만스런 놈들이 설마 이 먼 우리나라까지 쳐들어오겠습니까?"

 도진 역시 소중한 여동생을 갑작스럽게 타국에, 그것도 정략결혼을 위해 보내야 한다는 것이 몹시 마음 아팠다.

 

 "도연. 나도 안타깝게 생각해. 하지만 에테온에서 갑작스런 요청을 해온걸 보면 매우 심각한 모양이야. 어쩔 수가 없어. 이 오라버니도 널 보내는 게 싫어."

 

 "오라버니, 도진 오라버니. 그게 절 위하는 말씀이신가요?"

 

 "미안하다."

 

 "도진 오라버니도, 떠나버린 도현 오라버니와 다를 게 없네요. 어째서 제 생각은 하나도 하지 않으시는 거에요?"

 

 "도연..."

 

 "제 남편 된다고 하는 그 '웨인 왕자'란 사람이 과연 도진 오라버니 보다 강할까요? 오라버니의 멋진 검술 실력을 보며 자란 저에요. 그런데 갑자기 다른 나라에 가서, 생전 보지도 못한 자와 혼인을 하라니!!"

 

 도연의 신경질적인 말에 도진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 다른 화제로 이를 전환했다.

 

 "도연, 나는 이 기회에 떠나버린 도현을 찾아나서 보기로 했어."

 

 "예?"

 

 "내 쌍둥이 동생 도현이가 무얼 하고 지낼지 나는 항상 걱정이야. 넌 그렇게 생각 안 해?"

 

 [이도현]은 이도진의 쌍둥이 동생이었다. 생김새도, 목소리도 똑같았다.

 다만 신기하게도 그 재능이 서로 달라 도진은 검술이며 학문 등 모든 것에 뛰어났고, 도현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음률이나 노래에 뛰어나며 한 제국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운의 단련에는 뛰어난 면이 있었으나 어쨌든 도진을 넘지는 못했다. 도현 황자는 아마도 도진의 그런 면에 평소에 많이 눌려 살았고, 평소에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같은 쌍둥이 형에게 말이다. 그리고 도현이 떠난 날은, 도진이 다음 왕위 계승자, 황태자로 임명된 바로 그 날이었다. 다들 도진에게 열등감을 느껴 떠난 것이 아닌가하고 다들 추측하고 있었다.

 항상 도진의 뒤에서 그를 바라만 보던 도현은 어느 순간 훌쩍 황실을 떠나버렸고, 한 제국 관문을 지키는 병사들의 말에 의하면 그가 국경을 넘어서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도현이 보고 싶지 않아? 내가 굳이 이 전쟁을 지원한건 도현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해."

 

 "저도 도현 오라버니는 걱정이 되요. 하지만 정말 화가 나네요. 도진 오라버니도 모황도 왜 제가 타국 사람과 혼인하는 걸 승낙하신 건지..“

 

 도연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혼인 얘기를 계속해서 꺼냈다. 도진은 곧 그녀를 위로했다.

 

 "미안하구나, 도연아. 나도 에테온이나 벨테니아 사람들이 왜 그리도 전쟁을 해대는지 모르겠어. 200년 전에도 그들을 위해 우리들이 원군으로 갔었다고 하는데 그걸로 끝나지 않는가봐. 도대체 왜 싸우는지 난 잘 모르겠는데.. 차라리 잘되었어. 도연이 네가 그들의 왕궁으로 가서 왕비가 되어서, 우리들 한 제국처럼 평안하게 지내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흥!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저는 진심으로 슬퍼요. 오라버니는 나빠요. 저는.. 저는..."

 

 도연의 아름다운 눈에 결국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 도진은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구나, 도연아. 네가 에테온 왕궁에서 네 자릴 세울 수 있게 오라버니가 도와주도록 하마."

 

 "정말이에요? 그건 진짜겠죠?"

 

 "그래. 네가 그저 그들 집안에 복속되는 건 원하지 않아. 우리도 다 생각이 있어. 걱정 말렴. 수행인을 300명이나 보낸 것도 다 이유가 있고."

 

 도연이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내정간섭 같은걸 저에게 시키려는 건 아니죠? 우리가 굳이 그런 걸 할 필요도 없고 그들이 원하진 않을 거에요."

 

 "그런 건 아니야. 단지 우리들도 조금 알기 힘든 면은 있어. 왜 시간이 지나도 전쟁을 멈추지 않고 평화를 생각지 않는지 그건 나도 모를 일이야.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해. 모황께서도 생각이 있으시겠지. 지금까진 그냥 두고만 봤지만, 이젠 그러지 않으실 생각인가 봐."

 

 "오라버니... 정 그러시다면 알겠어요. 저도 어린애같은 투정은 부리지 않을게요. 하지만 갑자기 우리나라를 떠나서 본적도 없는 외국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면 슬플 수밖에 없을 거에요. 절 이해해주세요."

 

 "알겠어. 누가 모르겠나. 오히려 의젓하구나. 고마울 따름이야."

 

 "고마워요, 도진 오라버니..."

 

 도연은 도진의 품에서 한참이나 울었다. 그 정도로 의좋은 남매였던 것이다.

 실컷 눈물을 흘린 다음에야 도연은 조금은 진정이 되었는지 이제 왕궁을 떠난 또 한명의 오라버니 이도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도진 오라버니, 도현 오라버니를 찾으러 가셨다고 했죠? 그분을 찾거든 많이 혼내준 다음 제게도 꼭 데려와주세요. 저도 혼내주어야 하니까요."

 

 "하하, 오라버니를 혼내겠다니, 당돌하구나. 하지만 네 말이 맞다. 도현은 참으로 너무했다. 우리들이 이렇게 의좋은 남매인데 자기 마음대로 떠나버리면 어떡하겠단 것인지 모르겠다."

 

 도연은 그제야 미소 지었다.

 도진은 그날 도연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었다. 동생의 마음을 위로한 다음에야 어머니 수현 황제에게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수현 황제는 고고한 기품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맑은 눈동자로 도진을 바라보았다.

 

 "태자여. 네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전쟁에 지원한 것은 도현 황자를 찾기 위해서이지?"

 

 "예. 솔직히 도현이가 많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그렇게 멋대로 떠나버린 것인지 그것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진 태자.. 도현 황자를 이해해야 한다. 그 아이는 스스로 깨닫고 싶은 바가 있어서 떠난 것 일게다."

 

 "깨달을 점이라니요? 명상 수행이라면 저희 한 제국의 명산에서도 가능할 것입니다. 왕자의 몸으로 굳이 그렇게 힘들게 혼자 타국까지 떠나버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일부러 힘든 일에 부딪치지 않아선 안 될 그런 게 있을게다. 어딜 성장의 터로 선택하느냐는 도현황자 자신의 영혼에 달렸겠지."

 

 도진은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그걸 삼키는 것 같았다.

 

 "......."

 

 "태자... 도현 황자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구나. 무리도 아니지.. 너의 쌍둥이 동생이니.."

 

 "네."

 

 "도현 황자는 성장하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그 아이를 믿어주어라. 나는 평소에 무심한 척 하면서도 많이 지켜보았지."

 

 "......알겠습니다."

 

 "너는 이번 전쟁에 집중하도록 해라. 이번의 일은 큰 위기로구나. 도진 태자여, 나는 그대 또한 이 전쟁을 극복하며 깨닫는 점이 많기를 바라고 있다. 짐은 태자라 하여 위험한 상황에 내보내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라."

 

 "그건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일에 죽을 제가 아니기도 하지요. 저도 그렇기에 모황을 깊이 신뢰하는 것입니다. 헌데 깨달을 점이라니요?"

 

 도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수현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진은 한 제국 제일의 검술가로서 유명했다. 수많은 검술가들이 도전했지만 누구도 그를 이기지 못했고 그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기운의 운용 또한 강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황제께서는 더욱 무엇을 성장해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제가 더 할 것이.."

 

 수현 황제는 미소 지었다.

 

 "다녀오거라, 도진 황태자여. 신성 벨테니아 제국의 선전포고 또한 합당한 것이 아니다. 이기기 위해 집중하도록 해라.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네, 알겠습니다. 모황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여유가 별로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진은 에테온의 사절들과 함께 떠날 채비를 갖추었고, 도연 공주 또한 수현 황제에게 아쉬운 이별인사를 드렸다. 이 순간만은 수현 황제도 마음이 아픈지 줄곧 도연 공주를 쳐다보았다.

 

 “도연공주. 먼 곳에서 잘 지내야 한다. 알겠지?”

 

 “예. 모황. 저는 어린애같이 굴지 않겠어요. 하지만 .. 음 아니에요. 노력하겠습니다.”

 

 “힘내도록 해라. 너는 자랑스러운 한 제국의 공주란다.”

 

 “네!”

 

 수현 황제는 자애와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도연 공주를 바라보았다.

 길지 않은 작별 인사가 끝나고 그들은 사절들과 함께 혼약 동맹을 위한 길에 나섰다.

 황녀 이도연에 대한 호위는 따로 필요 없었다. 도진의 4천 병사들과 함께였으니 말이다.

 도진과 한 제국 병사들은 그 험준한 [용의 등뼈]산맥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었다.

 리드와 에테온의 사절들은 그만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24.괴짜 음유시인 2017 / 8 / 6 295 0 8193   
23 23.신비의 나라 한 제국 2017 / 8 / 6 282 0 8732   
22 22.대전을 앞둔 벨테니아의 장군들 2017 / 8 / 6 292 0 4304   
21 21.드디어 출진하다. 2017 / 8 / 6 284 0 6202   
20 20.천마기사 12사단의 기사들 2017 / 8 / 6 288 0 5412   
19 19.왕궁의 비밀 2017 / 8 / 6 268 0 7017   
18 18.국가의 위기와 왕위사이에서 2017 / 8 / 6 278 0 4324   
17 17.신성 벨테니아 제국의 선전포고, 그리고 에… 2017 / 8 / 6 289 0 6260   
16 16.출진을 앞둔 아이젠하임 장군 2017 / 8 / 6 303 0 3973   
15 15.에테온 정벌 계획 2017 / 8 / 6 293 0 5310   
14 14. 신성 벨테니아 제국의 침략에 대비하다 2017 / 8 / 6 298 0 4209   
13 13.신성 벨테니아 제국의 침략과 루트발그의 … 2017 / 8 / 6 285 0 6120   
12 12.요제프의 조언자 노아 2017 / 8 / 6 285 0 4745   
11 11.왕실기사단장으로서 입지 2017 / 8 / 6 294 0 7894   
10 10.왕자의 조언자이자 기사단장으로 2017 / 8 / 6 269 0 4302   
9 9.에드윈의 마을 2017 / 8 / 6 270 0 4750   
8 8.웨인과 에드윈의 굳은 약속(2) 2017 / 8 / 6 274 0 5245   
7 7.웨인과 에드윈의 굳은 약속(1) 2017 / 8 / 6 290 0 4494   
6 6.에테온의 실세들 2017 / 8 / 6 280 0 4359   
5 5.두 왕자 2017 / 8 / 6 265 0 10541   
4 4.귀족과 평민 2017 / 8 / 6 287 0 6586   
3 3.평민학자 에드윈(2) 2017 / 8 / 6 295 0 5891   
2 2.평민 학자 에드윈 2017 / 8 / 6 274 0 4459   
1 1.전쟁과 왕궁의 연회 2017 / 8 / 6 461 0 737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