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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태양이 빛나는 저편에서
작가 : 시현
작품등록일 : 2017.7.29

하이랜드라는 대륙의 역사 판타지 이야기.
가문간 분쟁, 전쟁,사랑,일어섬의 이야기입니다.

 
11.왕실기사단장으로서 입지
작성일 : 17-08-06 19:12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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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왕실기사단장으로서 입지

 

 무사히 기사단장 취임식을 마쳤을 때였다. 잘생긴 소년 한명이 에드윈의 집에 찾아왔다.

 그는 [헤밍턴 남작]의 아들인 캐리언이었다. 보기 좋은 주황 빛 머리칼을 한 그는 2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동안의 미소년처럼 보였다. 에드윈과 로렌시아 유학시절에도 함께한 그였다. 이야기도 잘 통하고 법률이나 회계에 관련된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둘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캐리언은 상단 사람들 몇 명과 함께 에드윈에게 전할 짐 몇 가지와 책들을 가져온 참이었다.

 밝은 미소의 그는 기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에드윈. 여기 부탁한 책들과 물건들이야. 어때? 네가 마을을 떠나던 날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 기사단장으로 취임한 것, 진심으로 축하해. 여기, 우리 아버지가 보낸 선물들도 있어."

 

 캐리언이 들고 온 짐들 중에는 구하기 어려운 각종 전문 서적들이 가득했다.

 그걸 보고 에드윈은 몹시 기분이 좋은 듯, 입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캐리언, 넌 정말 좋은 친구야. 헤밍턴 남작님께도 감사를 전해 드려줘. 상단의 법무사 취임하지 못해 죄송하단 말도..”

 

 “무슨 말을 다. 너도 여태 고생이 많았잖아? 우린 괜찮아."

 

 캐리언은 베로니아 내의 꽤 규모가 큰 상단인, ‘헤밍턴 상단’에서 남작의 뒤를 이을 상단의 후계자로서 그 일을 돕고 있었다.

 올해 20살로, 머리가 좋고 돈이 돌아가는 사정에 밝은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다른 사람들의 신임을 얻고 있었다.

 

 "그렇게 말해주다니,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괜찮겠어, 캐리언?"

 

 "응, 당연하지. 너야말로 걱정 마. 기사단장으로서 네 입지를 세우는 일부터 걱정하길 바래. 잘되길 바라고 있으니까."

 

 그런 직후 에드윈은 캐리언의 상단 사람들을 도와 상자 안에서 두꺼운 표지로 된 루트발그나 벨테니아의 전문 서적들-경제학 군사학 박물학 등의 책들-을 옮겨다가 거실의 책장에다 정리했고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짐정리를 마무리하고, 에드윈과 캐리언은 응접실에 마주 앉아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캐리언은 에드윈의 집을 돌아다보며 걱정된다는 듯 말했다.

 서재 한 칸, 그리고 침실, 응접실 하나. 학자의 집으론 나쁘진 않은 작은 집이었지만, 기사단장의 집으로서는 위엄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에드윈. 그런데 집이 정말 작구나. 괜찮겠어? 왕실의 기사단장이 되었으니 하다못해 중형 저택 정도는 구할 줄 알았는데.. 나쁘진 않지만 생각과는 조금 다른걸. 그리고 고용인도 없고... 그 정도는 구해보면 어때?"

 

 “무슨 소리야. 고용인이라니.. 그런 건 익숙하지도 않고, 그럴 사정도 못돼.”

 

 캐리언은 조금은 가르치듯이 에드윈에게 말했다.

 

 "이제 너는 왕궁의 큰일을 해야 되는 사람인거야. 혼자서 집을 운영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해선 안 돼. 일하는 버릇이 너무 남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당한 금화를 주고 고용하는 사람이니 네가 미안해 할 것도 없고 말이야."

 

 "아...응. 그건 그러네. 고마워, 캐리언."

 

 캐리언은 에드윈이 고용인을 두는 것을 미안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도 힘든 일을 많이 한 터라 그것이 몸에 배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걸 미안해하는 것이 보였다.

 캐리언은 또 걱정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기사단장이라.. 괜찮겠어? 지금이라도 상단의 법무사가 되는 게 나을 텐데.. 너라면 많은 금화를 받으며 일할 수 있어. 부자가 되서 편히 살수 있다는 거지. 평민으로서 귀족들 사이에 끼는 게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왕궁의 일은 많이 위험하다고 들었어."

 

 “하하.. 헤밍턴 남작님도 사실 그런 걱정을 하셨지. 하지만.. 왕자님과 친해지면 너와 남작님의 상단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캐리언이 말했다.

 

 "확실히 그건 맞는 말이야. 기사단장이 아는 사람이라면, 그건 곧 왕궁에 인맥이 생기는 거니까. 유사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단순한 이익으로 따진다면 말이야,그래.“

 

 “최대한 도와드릴 생각이야.”

 

 캐리언은 테이블에 놓인 홍차를 마시며 에드윈을 바라보았다. 그는 계속 걱정이 되는지 에드윈에게 걱정 어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넌 내 친구야. 단순한 지인이 아니지... 난 네가 정말 걱정 돼. 에드윈. 정말로 괜찮겠어? 그런 무거운 직위를 받아들여도.. 정말로, 진심으로 좋아서 그 일을 맡은 게 맞아?”

 

 무슨 말을 하는 건가하고 뒤돌아본 에드윈은,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야 기사단장이 되는 건 좋은 일이잖아? 모두에게 도움도 될 수 있고. 내가 좋아서 그런 거야.”

 

 캐리언은 재차 물었다.

 

 “정말이야?”

 

 “캐리언,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갑자기.”

 

 캐리언은 곤란하다는 듯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에드윈에게 재차 말했다.

 

 “에드윈. 난 네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 그런데 위험한 일을 억지로 할 필요 있어? 분명 이건 위험이 도사린 일이야. 알면서도 넌 승낙을 해. 싫으면 싫다고 할 줄을 모르잖아. 내가 걱정 되는 건 그거 하나야.”

 

 “하기 싫어한다니. 무슨 소리야. 다른 사람들은 되지 못해서 안달인데.”

 

 그러자 캐리언은 더욱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평소에도 잔소리를 하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특히 더했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의 친구가 걱정되었다.

 

 “에드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사단장이 되는 걸 받아들인 거야? 남들은 영광이라면서 좋아하겠지만... 예전에도 상담역이 되어달라고 2왕자이신 웨인 왕자님이 부탁하셨었지. 그때는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잖아. 오히려 고민이 된다며 내게 얘기를 털어놓았을 정도잖아? 그때 분명히, 우리 둘은 이건 위험할지도 모르니 그만두겠다는 결론을 내렸었지.”

 

 “그렇지 않아. 그땐 조금 긴장했을 뿐 인거야. 기사단장은 녹봉도 많다고. 어머니께 맛있는 음식, 좋은 옷 전부 다 사드릴 수 있어. 그리고 너희들 상단에도, 내가 법무사를 맡는 것 보단 더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잖아. 헤밍턴 상단주님이, 내가 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얼마나 힘써 주셨는지 잘 알고 있어. 그 분들께 보답도 할 수 있고, 얼마나 좋으니?”

 

 “에드윈.. 너무 다른 사람들만 생각하는 거 아냐? 너 자신 생각은 안 해?"

 

 캐리언의 걱정 어린 말에 에드윈은 웃으며 대답했다.

 

 “말했잖아. 여태껏 날 키워주신 어머니를 잘 모시고 싶어. 아버지도 없이 혼자서 일을 하며 날 키우시느라 정말 힘드셨을 거야. 그리고 도와주신 상단주님께도 보답을 하고 싶고. 무엇보다, 난 기사되는 거 동경한다고 방금도 말했잖아. 정말 기쁘다니까?”

 

 “제발 본심을 감추는 건 그만둬주길 바래, 에드윈. 내 앞에서도 그러는 거, 정말 싫다고 말해줄게."

 

 캐리언이 정색을 하자, 에드윈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해, 캐리언.”

 

 “내 걱정은 바로 그거야. 넌 뒷받침 해주는 자기 자신의 가문이 없어. 우리 집은 널 지켜보며 도와주는 역할 밖에 할 수 없어. 딱딱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건 사실이야.

 그래.. 네가 맡을 기사들은 대부분.. 아니 전부 귀족들이야. 넌 그 단장이 될 거고. 평민인 네가 귀족 집안 자제들의 지휘를 맡다니? 그들이 널 따르려 들까? 정말 걱정이 돼.”

 

 에드윈은 피식 웃었다.

 

 “참. 걱정이 많구나, 캐리언. 이건 내 일이야. 너 나한테 항상 오지랖 넓다고 하는데, 그 전에 너부터 돌아봐. 그래도 2왕자님이 계신데 귀족집안 자제들이라고 해도 내 말을 따르지 않고 그러진 않을 거야.”

 

 캐리언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래, 그래. 네가 좋다니까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친구이니까 이런 말을 해주는 거야, 지금은 괜찮지만 어느 날 한순간에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조심해. 특히 높은 세도 가문들에게는 조심해야 해. 네 신분 때문에 사교계에서는 수도 없이 네 뒷얘기를 해댈 거야."

 

 “어차피 사교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어. 아주 조용히 지낼 거야. 천마 기사단 12사단은 다른 사단에 비해선 별 다른 일도 안 해. 기사 시험에 아주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나, 기사단을 졸업했단 명성은 필요하지만 재능이 없는 귀족 자제가 연줄로 들어가는 그냥 명색상의 사단이니까.”

 

 캐리언은 에드윈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 말 대로라면 사실 난 걱정하지 않았어. 오히려 네 출세를 기뻐했을거야. 그저 축하했겠지. 천마 기사단12사단이라.. 네 말대로 형식적이고 세력이 작은 사단의 단장이면 차라리 괜찮긴 해. 네가 단장을 한다 해도 사람들이 신경을 쓰진 않을 테니까. 그런데 너는 제2왕자님의 상담역이 되었단 거야. 최근 제1왕자님이신 요제프님과 왕위 계승권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이 와중에 말이야..."

 

 캐리언은 로렌시아 대학 시절 너무도 조용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웨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 사람이 과연 한 나라를 이끄는 국왕이 될 수 있을까?

 에드윈이 한숨을 내쉬었다.

 

 “웨인님은 딱히 떠도는 소문처럼 어리석은 분이 아니야. 난 너라면 알아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로렌시아에서의 모습도 그 분의 모습을 다 보이신 게 아니야. 오히려 용감하고 나라를 걱정하시는 분이야. 마음도 따뜻하시고.”

 

 캐리언이 말을 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걱정을 하고 있어. 다들 뒤에서 수근 거리고 있지. 제 2왕자님은 나랏일엔 관심도 없고 귀족들의 접견도 싫어하고, 폐하의 명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고. 그러니까 유학도 왕궁에서 도망치려고 했다는 소문도 나돌지.

 그런 와중에 폐하께선 웨인님을 앞장세우려 하신다하고.. 내가 걱정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왕자님에게도 다 이유가 있으셔. 이제는 밝아지려 하시고, 게다가 왕으로 즉위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으셔. 그러니까 별일 없을 거야. 걱정 마."

 

 캐리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아, 이젠 나도 모르겠다. 네가 정치 공작에 희생 되서 죽든 말든, 이제 나도 모르는 일이라고. 분명 나는 널 위해 설득도 한 거야, 알겠지?"

 

 에드윈은 웃으며 캐리언을 바라보았다.

 

 “로렌시아 유학시절엔 너도 웨인님께 호의적이었잖아.”

 

 “그렇지만 그건 같은 학생시절이니까.. 왕자되시는 분께서 정치에 관심도 없으시고 누굴 만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신다 그러면.. 나도 백성이고 신하된 입장으로서 걱정일수 밖에 없는 거야."

 

 “그러니까, 그 편이 다행이라고. 웨인 왕자님이 왕위에 관심이 없으시니, 위험한 일은 생기지 않을 거야. 네 말대로 귀족들의 세계는 우리들 상상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곳이야. 알아, 알고 있어. 벌써 사교장에서 나나 웨인님이 좋은 눈치를 받고 있진 않아... 다만, 그것도 권력 암투와 가까운 사람들이나 그렇단 거지. 우리들은 상관없어."

 

 “에드윈. 2왕자님께서 관심이 없다고 해서 그게 권력 투쟁과 거리가 먼 것은 아니잖아.. 정말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조심해. 왕위 계승권 분쟁에 피바람이 없었단 얘기는 나는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럴 일은 없어. 그건 말 그대로 쓸데없는 가십거리에 불과해. 왕위 계승이 결정되기 전까진 무슨 일이든 있는 거야. 무엇보다, 2왕자님이 왕이 되실 일은 없을 테니 말이야.”

 

 “저기, 에드윈..”

 

 “캐리언. 넌 타국과의 무역에 밝지? 그렇다면... 지금 벨테니아의 움직임이 수상쩍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 아니야. 게다가 국내에선 소식이 퍼져 나가는 걸 막고 있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도, 루트발그 쪽에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불리한 정도가 아니라, 루트발그 측의 패배로 확정 지어졌다고들 하더라. 우리 군대도 열심히 돕고는 있지만, 벨테니아 군의 공세를 간신히 막아내는 정도라고 했어... 알트슈벤져 백작님이 무사하실지, 이젠 그런 걱정이 돼.“

 

 에드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것 참 큰일이군...”

 

 캐리언이 물었다.

 

 “근데, 왕자님 얘기에서 왜 갑자기 전쟁 얘기로 넘어가는 거야?”

 

 “그래.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 벨테니아가 노리는 건 루트발그 하나가 아니야. 아네드 공주님과 웨인 왕자님의 혼담이 추진되자 이 전쟁이 벌어진 것도 그렇고, 그들은 언제나처럼 루트발그와만 전쟁을 하고 있지만, 실제론 이 에테온을 노리고 있을지도 몰라.

 전쟁 구실인 향유 무역 건은, 솔직히 이미 커버린 벨테니아 측으로선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수준이야. 말로는 필요하다곤 하지만.. 그들이 하는 구상은 그 정도로 그칠 것이 아닌 것 같아...”

 

 “왜 갑자기 이야기가 그렇게 커지는 거야?"

 

 “우리 에테온도 바보가 아닌 이상 갑자기 루트발그와의 연합 전선을 깨진 않아. 그러니 여태껏 동맹을 유지했고 많은 지원을 해준 거지. 이 동맹이 깨져 루트발그가 무너지면, 순식간에 세력 균형이 벨테니아로 심하게 치우치게 될 테니까. 이건 솔직히 위험해. 그래, 왜 갑자기 이야기가 커지냐고 했지? 이런 상황에서 1왕자님과 2왕자님 사이에서 태자 자리를 놓고 내전이라도 벌어진다면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 같아?”

 

 캐리언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전 중에 타국의 침입을 받는 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벨테니아가 에테온에 전쟁을 선포한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생각이 아닐지...”

 

 에드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 당장은 평온하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정말로 루트발그가 패하면 많이 위험해져. 이런 상황에 제 1왕자이신 요제프님도 내전을 벌이진 않으실 거야. 나도 왕자님도 그 분이 왕이 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 안 그래?

 캐리언. 나는 나 하나만을 위해 기사단장이 된 것은 아니야. 내 처지를 모르고 그저 위로 올라가기만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지. 2왕자님을 곁에서 돕고 싶었어. 그분이 바라시는 대로 잘 잡아드려야지. 왕위와 관계없이 스스로 왕자로서 잘 서시도록. 그게 그 분과 이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어.”

 

 “에드윈, 난 네가 기사단장직이란 자리에 눈이 멀어서 그 자릴 맡았다고는 애초에 생각지 도 않았어.”

 

 “그래. 다만 무슨 일이 생기려 한다면, 그걸 막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생각이야. 내전만은 막아야지. 난 그게 목적이야. 이런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서. 왕위 계승 분쟁이라니.. 그게 말이 되겠어?”

 

 캐리언은 홍차를 마시며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국제 정세부터 시작해서 벌써부터 왕자님들에 대한 걱정까지.. 난 진짜 모르겠다, 에드윈. 네가 알아서 해. 부디 위험한 일은 벌이지 않길 바래. 이미 돌이킬 수 없으니. 되도록 요제프님이 왕위에 오르시도록 돕는 것이 우리들과 사람들에게 좋은 거야."

 

 에드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대로야. 나서서 위험한 일은 벌이지 않을 거야. 오히려 막으려고 노력할거니까.”

 

 “그래. 넌 거짓말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어쨌든 지금 당장 궁금한 건 헨리 국왕 폐하야. 왜 1왕자님을 태자로 임명하지 않아서 국내에 이 불안감을 조성하시는 걸까? 왜 굳이 웨인 왕자님을.. 네 말대로 웨인 왕자님께서 왕위에 관심 없다고 하시는데도 말야. 이런 상황에 누가 더 국왕다운지를 알아보는.. 설마 그런 시험을 하시는 건 아닐 테고.”

 

 “나도 그 것만은 모르겠어. 뭔가,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실이라도 있는 걸까..”

 

 캐리언이 담담하게 말했다.

 

 “에드윈. 언제라도 그만두고 싶다면 그만두고 우리 상단으로 와. 친구로서 할 수 있는 충고를 하는 거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너 만한 인재가 온다면 도움이 되기도 할 테고.”

 

 에드윈은 살짝 미소 지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캐리언. 하지만 내가 작더라도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그만둔다면, 그냥 도망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어. 벨테니아와의 전쟁이든, 왕자님들 간의 내전이든 내가 막는데 일조 할 수 있다면 그건 좋은 거잖아.”

 

 캐리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에드윈.. 난 분명히 널 말렸어. 나중에 큰일 나고 나서 내 탓 하지 마. 네가 모시는 2왕자님은 실세도 아니시고, 넌 힘도 없는 형식상의12 기사단장님이라는 걸 똑똑히 기억해 둬.”

 

 “고마워.. 정말로 명심할게.”

 

 에드윈은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밤이 늦어 캐리언은 그 날은 에드윈의 집에서 머물렀다. 그는 수도 에테오니아의 번화가에서 머물고 싶기도 했지만 자신의 업무로 바빠 아쉽게 돌아가야 했다. 에드윈도 자신의 일로 바빠 친구를 신경 써 줄 틈이 없었다.

 

 아무리 천마기사 12사단이 세간에 평판이 나쁘다고 해도 모든 기사들이 다 형편없진 않았고, 충실한 기사로서의 삶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에드윈은 그들을 신경써야 했고 그밖에도 기사단장으로서 할 일은 많았다.

 베로니아로 돌아가는 캐리언을 전송해줄 틈도 없이, 에드윈은 왕궁으로 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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