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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산촌의녀
작가 : 미루하
작품등록일 : 2017.6.3

퓨전무협/현대인 여의사 조력자/텔레마케터 여주인공/연애보다 직업/초자연적인 힘 주의

소원을 들어준다던 요정은 엉뚱한 무협세계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당장 살아남을 길이 막막해 엉뚱하게 정신과 의사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첫 환자가 황자라고? 말도 안돼!

 
혼인은 거절합니다. 05
작성일 : 17-08-05 01:14     조회 : 463     추천 : 1     분량 : 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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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이곳에 침입한 것인가?”

 

 뒤늦게 이들이 침입자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황자가 앞으로 나서려 했다. 소희는 비단 보자기를 흔들며 황자를 막았다.

 

 “위험합니다! 침연독은 소군주께 닿아도 해독할 수 없어요.”

 

 소희가 비장하게 외쳤다. 황자는 무표정하게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남자 두 사람이 황자에게 시선이 쏠린 사이 그녀는 소맷자락 속에서 보이지 않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조금전까지 희디희었던 손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검은 손을 흔들자 앞서 한 발을 디뎠던 괴한이 경악하였다.

 

 “순식간에 저렇게 손이 시꺼매져?!”

 “덕형, 우리는 황자를 손에 넣어야 해. 저런 계집따윈 내버려 두라고.”

 

 괴한 한 명이 뒤로 물러나는데, 덩치 큰 괴한이 그를 앞으로 밀었다. 하지만 자신도 앞으로 나서려는 태세는 보이지 않았다.

 

 양손을 활짝 벌린 채 소희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눈알을 굴렸다. 조금씩 숨이 가빠지는 걸 보던 괴한이 눈을 부라렸다.

 

 “별게 아닌 걸 다 안다!”

 

 용감하게 한 걸음 나섰는데 더 다가오진 못하고 검을 멀리서 휘두른다. 소희는 사내가 하는 말을 못 들은 양 휘적거리며 두 팔을 흔들었다.

 

 “어서 물러나지 못할까!”

 

 소희를 지나치지 못하면 황자에게 가까이 가지 못한다. 괴한은 뒤로 두 걸음 정도 물러났다.

 

 “덕형이 앞으로 좀 가 봐.”

 

 덕형이라 불린 괴한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뒤에 섰던 덩치 큰 괴한은 앞에 선 빼빼 마른 괴한을 쭉쭉 밀었다.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괴한을 바라보며 소희는 좀 더 숨을 가쁘게 쉬었다. 아무래도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소희는 느닷없이 눈을 부릅떴다. 흰자가 뒤집힌 여자를 본 괴한이 비명을 질렀다.

 

 “악!”

 

 덩치 큰 괴한이 칼을 떨어뜨리더니 허둥지둥 달아났다. 뒤에 섰던 일당이 도망가는 걸 본 마른 놈도 동료가 떨어뜨린 칼을 줍더니 그대로 뛰어가 버렸다.

 

 황자가 멀뚱하니 서서 소희를 바라보았다. 새까맣게 젖은 왼손이 검은 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소년은 소매까지 흠뻑 적신 검은 얼룩을 흥미롭게 응시했다.

 

 “그것은 무엇인가?”

 

 소희는 소매 안에 쥐고 있던 간장 병을 다시 마개로 막았다. 조그마한 옥 호리병은 내용물을 반 넘게 쏟아내 퍽 가벼웠다.

 

 “간장입니다.”

 

 황자가 물었다.

 

 “음식에 조미하는 간장?”

 “예.”

 “간장을 손에 발랐는데 왜 도망가지?”

 

 ‘꺄하하하하하하하! 소희 너 진짜 임기응변이 대단해!’

 

 시우가 미친 듯이 웃어댔다. 소희는 웃지 않았다. 마음이 급했다. 소희가 손을 뻗어 황자의 소맷자락을 잡으려 하는데 시우가 외쳤다.

 

 ‘아니야, 그렇게 하면 안 돼. 맘대로 먼저 닿으면 화낼거야. 제안을 해.’

 

 “우리 누가 더 먼저 연회석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달리기 내기를 할까요?”

 

 황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바로 말인가?”

 “예, 좋아요. 제가 먼저 도착한다면 황자님께 새로운 매뉴얼을 드리겠어요.”

 

 이미 한 달 전부터 새로운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스스로 매뉴얼을 짤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황자는 새로운 매뉴얼을 원했다.

 

 황자가 웃었다.

 

 “그대가 이르게 도착하면 내가 큰 상을 내리지. 하지만 내가 먼저 도착하겠다.”

 

 그가 먼저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우아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달리는 방향을 본 소희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창궁원 방향은 아니 됩니다!”

 “내기에 그런 말은 없었다.”

 

 창궁원에서 나던 칼 소리는 멈춘 지 오래다. 괴한들을 상대하는 사이에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그들이 어줍잖은 간장 놀이를 눈치채고 이쪽으로 오면 어떡하지, 소희는 다시 방향을 돌렸다.

 

 “창궁원이 아닌 방향으로 가시면 두 개, 매뉴얼을 드리겠습니다!”

 

 매뉴얼이 그리도 좋은지 황자는 다시 방향을 돌려 오른쪽 길을 향했다. 흑노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니 방심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좋지. 무엇을 해야 하지.

 

 연회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사실은 비밀통로를 향해서 숨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벌어질 암살시도였다면 연회 자리에서 바로 난리가 났으리라 추측했다. 소희는 이를 악물었다.

 

 “흑노! 흑노 있어요?”

 

 그의 청력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창궁원과 멀리 떨어진 길을 밟으며 일부러 황자의 뒷자리를 고집해 달렸다. 앞서지 않고 약간 뒤에서 달려 황자가 빨리 뛰도록 했다.

 

 ‘연회로 돌아가는게 최선이야? 차라리 데리고 어디 숨는 게 어때?’

 

 하지만 이곳은 숨을만한 곳이 없다. 차라리 아까 황자에게 어디로 갈지 물었어야 했나?

 

 “잠시 멈추십시오.”

 

 달리던 황자는 그대로 사람에게 부딪혔다. 흑노였다. 검은 옷에는 얼룩 하나 없었다. 하지만 흰 얼굴에는 핏방울이 점점이 튀어 있다.

 

 “흑노, 난 연회장까지 달려가야 한다. 도와라.”

 

 황자는 핏자국을 인식하지 못한 듯 무뚝뚝하게 지시했다. 흑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연회장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달리시지는 않아도 좋습니다.”

 

 소희가 머뭇거렸다. 달리지 않아도 좋을까? 흑노는 이미 암살자들을 전부 처리했을까? 아까 들렸던 칼소리가 귓가에 생생했다. 이 사람은 무공의 고수라고 했다. 항상 황자의 곁에 말뚝처럼 서 있는 것만 보다가 생사를 건 전투에서 살아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레 달라 보였다.

 

 황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소희도 그 뒤를 쫓아 달렸다. 하지만 속도를 조금 늦추었다. 황자가 황족의 품위를 지켜 달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맞추었다.

 

 흑노는 소희의 옷소매를 힐끔 보았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돌아가는 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회장에 가까워지자 낯선 퉁소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의 악사들과 다른 소리였다.

 

 “형님이 퉁소를 부시는군.”

 

 황자가 반가워했다. 생황과 관자, 북이 어울려 조화롭게 음을 뽑아냈다. 소희는 다른 이유로 음악소리가 반가웠다. 최소한 연회장에 칼든 강도는 없는 게 분명하다.

 

 소년이 웃었다.

 

 “매뉴얼 두 건.”

 “예, 오늘 저녁에 처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소희가 서서 두 손을 모아 절했다.

 

 황자는 무사히 자신의 자리로 올라갔다. 상석으로 가는 황자를 보고 소희도 자신이 머물던 자리로 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흑노가 소희에게 턱짓했다.

 

 “잠시.”

 

 소희는 흑노를 바라보고 아 하고 입을 벌렸다.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 팔을 뻗었다. 흑노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얼굴에 피 튀었어요.”

 

 흑노는 가만히 서 있었다. 비단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주는데 순간적으로 코에 손가락이 스쳤다. 보기보다 의외로 피부가 대단히 부드러웠다.

 

 흑노만 아니었으면 더 만져 봐도 되냐고 물어봤을지도 모른다. 소희가 손을 들고 머뭇거리자 흑노가 손수건을 낚아챘다. 거기 묻은 핏자국을 보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군.”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 몸을 돌리는데 그가 팔을 잡았다. 소희는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얼굴을 찡그렸다.

 

 “간장 냄새가 나는군.”

 

 냄새가 나는 것만이 아니다. 소매와 손이 간장으로 흠뻑 젖어있다. 이걸 잊고 자리로 돌아가면 온통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소희가 약하게 웃었다.

 

 “매일 먹는 아침이 조금 싱겁다 하였더니 주방 하인이 챙겨준 것입니다.”

 “너는 소매도 싱겁나?”

 

 내가 어째서, 왜, 무엇 때문에 간장범벅이 되었겠니! 내가 지금 간장계란밥에서 밥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니! 설명하지 못하고 서 있는데 그가 말했다.

 

 “기다려. 부장이 네 숙소가 안전한지 검문하고 있다. 그 후에 가라.”

 “…!”

 

 조금 전까지 괴한들이 있었다. 소희가 황급히 말했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크고 검은 두건과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자와, 같은 복장에 비쩍 마른 자가 있었습니다. 그 자가 덩치큰 자를 덕형이라 불렀습니다.”

 “그들을 만났나? 어떻게 했지?”

 “손에 간장을 부었더니 도망가더군요.”

 

 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독?”

 “그들이 오해하였습니다.”

 “의외로 대담하군.”

 

 소희는 잡혀 있던 손목을 뿌리쳤다. 그를 노려보았다.

 

 “제가 그분을 지켰습니다.”

 “그들의 목적이 소군주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

 

 소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물었다.

 

 “창궁원에서 몇 명이나 죽였죠?”

 

 그 또한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손을 저었다.

 

 “부하와 함께 네 숙소로 가라.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겨라.”

 “예?”

 “익일 초경에 바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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