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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34.일사부재리
작성일 : 17-08-05 00:19     조회 : 339     추천 : 0     분량 :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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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택시 한 대가 도로를 따라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뒷좌석에는 다혜의 트레이드마크인 분홍 트레이닝복을 위아래로 입은 여인이 타고 있었다.

 

  이 연예인 따라 하기 좋아하는 여인은 머리마저 흑발의 짧은 단발에다가 스모키 화장을 하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백미러로 이 여인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우물쭈물 하다가 결국 말을 꺼냈다.

 

  “혹시. 정다혜씨 아니세요. 제가 진짜 팬이에요. 이번에 광고도 들어간다던데... 진짜 예쁘세요. 혹시 공항에 도착해서 사진한번 같이 찍어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대신에 조금 빨리 가주시겠어요? 제가 비행기 늦으면 스케줄이 곤란해져서... 부탁드릴게요. 훗”

 

  택시기사는 입이 귀에 걸려서 엑셀레이터를 밟아대었다.

 

  여인은 핸드백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어 잠금을 해제하였다.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는 잘려진 한 손가락을 네 손가락으로 쥐고 지문인식을 시도하였다.

 

  스마트 폰이 열리고 배경화면이 떠올랐다.

 

  여인은 기계치인지 자신의 핸드폰을 한참을 눌러보다가 그제 서야 메시지 어플을 열 수 있었다.

 

  [대표님 저 다혜입니다. 남은 휴가동안 회사일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바람도 쐴 겸 해외로 나가 봉사활동을 가려고 합니다. 저 이코노미석은 불편해서 안타는 거 아시죠? 준비해주세요. 제 위치가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려요. 저 지금 공항 가는 택시 안입니다. 우훗]

 

  여인이 문자를 전송하자 불과 몇 분 만에 칼 대답이 날아왔다.

 

  “어머나 감사해라. 훗”

 

  여인은 문자 내용을 읽고는 가볍게 웃으며 휴대폰 화면을 껐다.

 

  “요즘 세상 너무 좋다. 쉽게 잠금도 하고 또 손가락 하나로 해제도 하고 후훗”

 

  그녀가 웃는 사이 택시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녀는 그녀의 팬과 포토타임을 가지고 공항으로 들어섰다.

 

  그녀가 공항에 들어서서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저만치 멀리서 승무원이 뛰어왔다.

 

  여인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승무원은 그녀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다혜양 저희 항공사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짐은 제가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

 

  그는 그녀에게 손바닥으로 방향을 안내하였다.

 

  “어머나 친절해라.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대표님에게 전화를 받았을 때는 사실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었지만 제가 다혜양 팬이어서 없는 자리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퍼스트클래스로요.”

 

  “정말요? 다혜는 정말 기쁘네요.”

 

  “아닙니다. 다혜양이 해외로 봉사활동을 가신다니 저희도 그런 다혜양을 위해서 봉사한거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제 일정도 잘 알고 계시고 친절하시네요.”

 

  “그럼요. 제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다혜양을 팬으로서 사모하고 있기에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좋은 사람이시네요. 근데 오빠. 제가 좀 피곤해서 그런데 비행기로 바로 탑승 시켜줄 수 있죠? 머리가 어지러워서요. 오빠”

 

  “하하하 그럼요. 오빠가 돼서 그 정도는 간단하죠. 짐도 전부 바로 옮겨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덕분에 편안한 비행 될 것 같아요.”

 

  “하하하 하하하”

 

  비행기가 떠올랐다.

 

  여인은 하늘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품위 없이 마구 웃기 시작했다.

 

  “우훗 후훗 훗 키 키키 키킥 키키킥 키킥킥 킥킥킥 킥킥킥킥킥킥 아하하 아하 아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비행기가 최고조의 높은 위치까지 떠오르고서야 그녀는 간신히 웃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찔끔흘렀다.

 

  “그래 네 말이 맞았어. 다혜야. 내가졌어. 나 따라하던 애를 이제 내가 따라하게 됐으니... 너도 기쁘지? 내가 이제 네 삶을 살아줄게. 얼마나 잘 사는지 거기서 지켜보라고 우훗”

 

 

 

 

 

 

 

 

 

 

 

 

 

 

 

 

 “어머닌 돌아가셨어 제발 정신 차려! 너는 대체 누굴 믿고 있는 거야!”

 

 “흔적도 찾을 수 없어. 이미 다 빼돌렸다고”

 

 “약이 모이는 곳을 찾고 있어.”

 

 “잘 살줄 알았는데 너도 늙는 구나”

 

 “걔는 이미 완성시켰었어. 그리고 독자가 떨어져나간 작가는 아웃이야”

 

 “죽은 사람이 죽인 건 무죄 아냐?”

 

  “근데 내가 널 이미 죽였잖아”

 

  “아니지 내가 나를 죽였지”

 

  “이제야 난 생각인데 죽은 사람이 죽인 건 몰라도 죽인사람을 죽이는 건 무죄야”

 

  나는 커다란 해머로 손가락 하나 잘린 망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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