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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출전
작성일 : 17-08-04 21:29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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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교 비밀본부로 돌아온 니아는 편안한 표정으로 슈에가 따라준 차를 음미한다. 슈에는 찻잔을 만지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주인님. 정말 삼왕자를 왕으로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니아는 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천천히 입을 연다.

 

  “그 놈이 그럴 그릇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삼왕자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계신 겁니까?”

  “알잖느냐. 놈은 단순히 천사들의 시선 끌기 용이다.”

  “삼왕자가 이번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조금 더 비틀어서 꾸준히 소란을 일으키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열등감에 시달리던 삼왕자는 주인의 힘을 받고 이미 반쯤 돌아 버렸다. 따로 손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소란을 일으키리라. 하지만 그 소란이 꼭 주인에게 득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생환한다면 처리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뭣도 모르고 지껄여 대다가 지옥의 주인에게 힘을 받았다, 는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하등 좋을 게 없습니다.”

  “벌이 있는 곳에 꿀이 있는 법.”

 

  위험한 곳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슈에는 그게 무슨 뜻일까, 머리를 굴린다.

 

  니아는 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다.

 

  “삼왕자를 중심으로 마교를 키워라.”

  “...마법 교단의 표면으로 나오라는 말씀입니까?”

  “네가 모습을 숨긴다면 모든 시선은 삼왕자에게 집중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슈에는 군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명령이 내려진 이상 남은 건 완벽한 수행뿐이다.

 

  “그리고 니가 한 번 더 힘을 써줘야 할 곳이 있다.”

  “명령만 내리십시오.”

  “아르곤과의 국경에 가서 또 한 바탕 날뛰고 와라.”

 

  그러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녹스와의 국경에는 니아와 자연스럽게 권력을 나눌 인물이 없으니까.

 

  “그 곳엔 누구를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혹시 직접 행차하실 계획이십니까?”

  “걱정 마라. 시선은 내가 아닌 다른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슈에는 니아가 노리고 있는 바를 깨닫고 그 그림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조국의 위기를 애국심 넘치는 소년소녀들이 막아낸다, 분명 멋진 그림이 될 것이다. 한순간에 성법 교단 놈들의 손이 닿지 않을 영웅의 자리에 올라서겠지. 거기에 이들 또한 삼왕자처럼 불의 주인을 섬기는 마교의 일원이라는 게 밝혀진다면?

 

  “확실히 천사놈들 입장에선 골치 아프겠군요.”

 

  그걸로 대화는 끝이라는 듯 니아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배웅을 위해 자신을 따라 일어나는 슈에를 향해 니아는 짧게 입을 연다.

 

  “꿇어라.”

 

  슈에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앞에 한 쪽 무릎을 꿇어앉는다. 니아는 그의 머리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린다.

 

  “너를 오늘부터 ‘하스’라 이름 하겠다. 나의 첫 번째 동지이자 첫 번째 심복으로서 언제까지나 그 충성을 변치 말아라. 니가 나에게 충의를 바치는 만큼 난 너에게 합당한 힘을 내릴 것이니 이 힘으로서 훗날 나의 이름을 널리 떨치고 인간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안겨 주어라.”

 

  정수리에서부터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힘이 들어온다. 뜨거운 열기가 슈에의, 하스의 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희생절 때 받은 힘도 아직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 했건만 또 다시 이런 힘이라니, 마치 힘의 화수분을 보는 것 같다.

 

  “일어나라, 하스.”

 

  하스는 넘치는 힘에 간신히 휘청거리지 않으며 몸을 일으킨다.

 

  “가라. 놈들에게 지옥을 맛보여줘라.”

 

  허리 굽혀 예를 표한 뒤 하스는 곧장 아르곤과의 국경으로 날아간다. 새로이 얻은 힘에 감탄을 하던 하스는 문득 주인에게 받은 자신의 새 이름을 곱씹는다.

 

  하스. 하스, 니알랍. 하스터, 니알라토텝. 둘 다 크툴루 신화에서 따온 이름들이다. 하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이러다가 크툴루까지 나오겠군. 그 쪽으로 깔맞춤이라도 하려는 건가, 하스는 작게 낄낄거린다. 힘에 도취된 것인지 평소라면 하지 않을 불손한 생각에까지 뇌리가 뻗는다. 하지만 유치한 작명 센스인 건 사실이다. 저건 지금 담겨 있는 저 어린 육체의 탓일까 아니면 주인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걸까.

 

  뭐가 되었든 섬길 맛 나는 귀여운 주인이다.

 

 

 

 

  다음날 국왕 군은 출전을 개시한다. 사만의 병력이 왕도를 꿰뚫는 대로를 행진한다. 학생들은 펜에서 손을 놓고 백성들은 일에서 손을 놓고 그들을 배웅한다. 먼저 전시 태세 복장으로 완전 무장한 군 대학의 학생들과 사관학교의 학생들이 그들을 환송한다. 대로의 양 옆에 사열로 선 그들은 절도 있는 경례와 함께 큰 목소리로 오랜 군가를 부른다.

 

  티타니아의 젊은이들아, 꿈꾸기를 멈추어라.

  번득이는 적의 창끝이 보이지 않느냐.

  휘날리는 적의 깃발이 전장을 향하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티타니아의 젊은 피야, 단단히 일어서라.

  조국의 언덕에서 함성을 높이 울려라.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절대 굴복하지 않으리.

  이것은 틀림없는 너희들의 역사.

  아아, 이것은 틀림없는 우리들의 역사.

 

  선배들에게 바치는 후배들의 헌사를 지나면 이번엔 시민들의 차례다. 일을 멈추고 나온 시민들은 군인들을 향해 열렬한 환호를 보낸다. 손나팔을 만들어 환호성을 지르고 주먹으로 허공을 두드리며 승리와 영광을 기원한다. 건물의 창가에 서 있는 처녀들은 승전을 기원하는 붉은 꽃송이를 뿌린다.

 

  행렬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착실히 전진한다. 용맹하게 나부끼는 깃발 아래로 꽃송이와 색종이가 흩날린다. 따사로운 햇빛에 갑옷과 창이 번쩍인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주먹은 하늘을 찌른다.

 

  출전 행렬의 맨 선두는 붉은 망토를 두른 티타니아의 국왕, 루콘 3세다. 투구를 옆구리에 끼고 왕관을 쓴 루콘 3세는 고삐를 단단히 쥐고 오직 전방만을 응시하며 대로를 가로지른다. 그 곁, 세 발자국 뒤를 티타니아 군의 총사령관을 맡은 야콘 공작과 기수가 따른다. 기수의 깃발에는 거인을 상징하는 티타니아의 문장이 그려져 있다.

 

  그 뒤를 네 명의 사령관과 그에 따라 각기 다른 깃발을 들고 있는 기수들이 따른다. 1군의 사령관은 루콘 3세의 둘째 아들인 앨리엇 왕자, 2군 사령관은 철룡기사단의 단장이었던 타론 소드본 백작, 3군 사령관은 루드비히 후작가의 첫째 아들 로단 루드비히, 4군 사령관은 단테 블랙스미스 백작이 맡는다.

 

  다음은 기사단장들이다. 기마대의 철룡기사단장 존 하워드 백작, 보병대의 흑랑기사단장 카이칸 딥팽 자작, 마법대의 홍염기사단장 알란드라가 나란히 말을 몬다. 그 뒤를 부기사단장이 이끄는 기사단이 함께하고, 천인대장과 백인대장이 이끄는 일반 병사들이 따라간다.

 

  피나는 제식훈련의 성과를 톡톡히 보여주는 절도 있고 통일된 동작과 행렬의 중간 중간 섞여 있는 관악대의 웅장하지만 중독성 있는 군가에 시민들은 몸이 달아오른다. 결국 행렬의 마지막에 가서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온 도시에 만연해진다. 시민들은 흐지부지 되었던 희생절 축제의 한을 여기서 풀겠다는 듯 노래 부르고 춤 추며 행렬이 지나간 대로를 점령한다.

 

  왕도를 벗어난 국왕군의 뒤로 대기하고 있던 지방 귀족들의 병력이 차례차례 따른다. 야콘 공작의 병력이 국왕군의 바로 뒤에 서고 가브리엘 공작군이 그 뒤를 따른다. 그 이후로는 작위의 고저에 따라 행렬을 잇는다.

  티타니아군과 녹스군은 열흘 뒤, 국경 부근의 기간데 평원에서 마주 보며 진을 친다.

 

 

 

  “성법 교단과 마법 교단은 근본적으로 네프렌카를 받드는 방법이 다르다. 성법 교단은 네프렌카의 아름다움과 천국의 행복함을 찬양하지만 마법교단은 그 이면의 공포와 지옥의 고통을 중시하지. 그렇기에 전자는 교회를 짓고 사람을 교화하는 방면으로, 후자는 떠돌아다니면서 불신자들을 응징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성법 교단은 본부도 으리으리하고 도시마다 교회도 한두 채 씩 세워져 있지만 우리는 그런 건 개뿔도 없는 거지. 하지만...”

 

  티타니아 군이 왕도를 떠나고 엿새, 사관학교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출전 행렬이 있던 날을 제외하고는 어떤 방침도 내려오지 않았고 교수들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러자니 기운이 빠지는 건 오히려 학도들이다.

 

  “뭔가...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났다, 라는 분위기네. 딱히 놀라울 것도 수선떨 것도 없다는 그런 분위기.”

  “일부러 학생들한테 혼란을 주지 않으려고 쉬쉬하는 게 아닐까?”

 

  로라와 맥켄지는 대담하게도 아란티노 교수의 수업 시간에 잡담을 주고받는다.

 

  “너는 그래도 아버지가 전장으로 가셨으니 사건이 일어나면 바로바로 알 수 있지 않아?”

  “오빠면 몰라도 나는 바로 알기가 힘들지. 물론 오빠야 알게 된다면 바로 나한테 알려 주겠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는 거야?”

 

  로라는 심드렁히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힘 빠지네. 물론 전쟁은 싫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아무렇지도 않다니.”

  “아직 전쟁 초기잖아.”

  “그래서 더 싫은 거야. 무력함에 불안감까지 겹쳐 버리니까.”

 

  그 때 교실 문에 노크 소리가 울린다. 학도들은 눈을 반짝이며 문을 바라본다. 사관학교의 직원 하나가 들어와 아란티노 교수에게 귓속말을 한다. 아란티노가 놀란 표정을 짓자 학생들은 더욱 눈을 반짝인다. 저 아란티노가 놀랄 정도의 사건이라니?

 

  아란티노는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연다.

 

  “미안하지만 갑작스런 일이 생겨 수업을 중단 해야겠다. 남은 시간 동안은 자습이라도 해라.”

 

  학생들은 속으로 환호를 지른다.

 

  “아니지, 그래. 니아, 니가 한 번 수업을 진행해 봐라.”

 

  학생들은 입 밖으로 탄식을 내지른다. 아란티노는 가방을 챙겨 직원을 따라 교실을 나선다. 모두가 긴장한 눈빛으로 구석의 니아를 바라본다. 누군가 침을 꿀꺽 삼킨다. 니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의 중심에 선다.

 

  “좋아. 그러면 오늘은 마법사의 장비에 대해 간단히 교육 시켜주마.”

 

  니아가 싱긋 웃는다. 그 웃음에서 학도들은 불안 의외의 의미를 찾지 못 한다.

 

  “장갑을 끼지 않고 마법을 쓰면 얼마나 높은 확률로 손을 데이는지 말이야. 아, 오해는 하지 마. 나는 순수히 너희가 장갑의 필요성을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교육을 진행하는 거니까.”

 

  역시나. 맥켄지는 탄식한다. 사디스트 소악마 년이, 라는 로라의 중얼거림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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