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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내가 나를 죽였다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7.7.9

 
28.휴가
작성일 : 17-08-04 09:21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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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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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재는 통화가 끝나고서도 실실 웃었다.

 

  그리곤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반장님! 제가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후아암... 자네 지금 몇 시 인지는 알고 이러나? 자그마치 새벽 5시 일세. 이제 막 날이 밝아 오고 있고 내 귀중한 잠은 다 날아갔단 말일세.”

 

  “반장님 그럴 의도는 아니지만 귀중한 제보가 들어 와서요.”

 

  “무슨 사건 말인가? 설마 또 한은아 일은 아니겠지?”

  “바로 보셨습니다. 한은아 사건입니다.”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그러나! 며칠을 그건 때문에 철야로 일했지 않나! 간신히 마무리해서 이제 발 뻗고 좀 자려는데 도대체 자네는 왜 자꾸 성가시게 구는 거야!”

 

  “제 예상대로 한은아는 투신자살이 아니었습니다.”

 

  “헛소리! 이미 시체를 발견해서 자살로 매듭짓고 사건 종결시켰는데 왜 자꾸 그 소리인거야!”

 

  “반장님 말씀대로 물론 시체는 발견했지만 그것이 한은아라는 증거가 없잖습니까.”

 

  “군소리! 증거가 없기는 왜 없나? 자네 말대로 어차피 물속에서 오래된 시체는 누군지 알 수가 없어. 훼손도 심했고... 하지만 한은아가 광고에서도 입었던 옷을 입고 있었잖은가? 게다가 시체에서 발견된 반지도 유족들이 자기네가 사다준 단 하나뿐인 반지라고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몇 번이고 생각해봐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어째서 강 하류까지 떠밀려온 시체는 부패되어 심하게 진행되었는데 그 옷가지는 깨끗한지 알수가 없습니다. 마치 죽은 시체가 한은아 라는 것을 광고하듯이 말입니다.”

 

  “생소리!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문제될게 뭐가 있어? 이 걸 뒤집고 싶다면 이 시체 이상 명확한 한은아의 시체를 찾아오게”

 

  “그렇지만 반장님. 며칠을 이 잡듯이 수색했을 때는 보이지도 않던 시체가 하루아침에 나타난다는 게 앞뒤가 안 맞지 않습니까? 이건 분명 누군가 한은아를 죽인 후 어젯밤에 던져놓은 것입니다.”

 

  “뻘소리! 그럼 첫날 발견된 한은아양의 스포츠카는 대체 뭔가?”

 

  “그것은...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시체의 반듯하게 잘려나간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이 증거입니다.”

 

  “개소리! 그건 분명 자동차 문틈에 끼어서 잘려나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증언했네.”

 

  “그럼 이건 어떠십니까. 제가 그 잘려진 손가락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잡소리! 자네는 그 손가락이 한은아의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나? 만에 하나 아니라면 자네가 책임질 수 있냐는 말일세.”

 

  “그러고 있을 바에야 한번이라도 더 나서서 진실을 파헤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진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대중들이 원하는 건 경찰의 빠른 일처리라고! 자네 말대로 살인이라고 치자. 그럼 하루아침에 입장을 뒤집어버린 경찰을 언론들이 가만히 두겠나? 자살이 살인으로 바뀌면 시민들이 경찰을 신뢰하겠어? 경찰이 할 일은 범인을 잡는 것뿐만이 아니야! 기본은 치안을 유지하는 거라고. 자살은 민중에게 안타까운 일이지만 살인은 두려운 일이라고! 자네가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겠나? 우리는 단지 법이란 테두리 안에서 결과를 보여주면 끝이란 말일세.”

 

  “후우... 그래서 안 도와 주실 겁니까?”

 

  “그렇게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으면 혼자 움직여보게. 제멋대로 월차 쓰고 나간 골칫덩이 후임 놈은 감봉처리하면 그만이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끊겠습니다. 제가 바쁠 예정이어서요.”

 

  통화를 끝내자 반장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말귀 어두운 자식... 물불 안 가리고 열혈 수사하는 꼴이 마치 내 젊을 적과 판박이네... 그래 너도 모난 구석에 정이라도 맞아봐야 깨닫겠지... 어쭙잖은 탐정보다 탐탁찮은 공무원을 아래 위 모두가 바란다는 걸”

 

  전화를 끊은 동재는 바쁘게 움직였다.

 

  “최형사. 지금부터 아무것도 하지 말고 사건 첫날부터 시체 떠오른 시각까지 CCTV돌려보고 수상한 차량 및 인원 모두 보고해.”

 

  “네? 선배님. 그 사건 종결 났잖아요... 야근 끝나는 시간 얼마 안 남았단 말이에요.”

 

  “시끄러! 그 새끼 못 잡아내면 영원히 못 들어갈 줄 알아!”

 

  “하아... 선배는 어디 가는데요?”

 

  “나? 휴가”

 

  재용은 얼빠진 후배형사를 뒤로하고 차에 올라탔다.

 

  “딱 기다려. 내가 지금 잡으러 간다.”

 

 

 

 

 

  병실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며 동재는 슬픈 눈으로 서있었다.

 

  어머니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그저 숨만 쉬고 있었다.

 

  심장 박동은 미약하게나마 뛰고 있어서 살아 있음을 지표로만 나타내고 있었다.

 

  “엄마... 수술 잘 끝났데... 그러니까 눈 좀 떠봐.”

 

  동재가 울먹이며 물어봤지만 어머니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저 공허한 메아리처럼 병실 전체에 퍼질 뿐이었다.

 

  “엄마 그거 기억나? 왜 아빠 떠나고 있던 첫 참관일 날... 엄마는 두 새끼 먹여 살리려고 밤낮 없이 가게 주방에서 일했었잖아. 근데도 난 왜 엄마가 오지 않느냐고 막 떼쓰고 그랬잖아. 친구들 엄마가 예쁜 옷 입고 뒤에 서 계실 때 나 혼자 시무룩해서 앉아있는데 거짓말처럼 뒤 늦게 엄마가 왔었지... 옷도 쭈글쭈글하고 키도 제일 작았지만 난 엄마가 왔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어. 알아?”

 

  여전히 병실엔 독백만이 울렸다.

 

  동재는 기대치 않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때 한 녀석이 엄마를 비웃으며 날 놀려댔어. 난 참지 못하고 그녀석의 얼굴을 때져주었어. 그리고 그날 밤에 엄마는 내게 처음으로 매를 들었지... 난 그게 이해가 안됐었어. 그게 내가 참아야 하는 일이었을까? 아니면 엄마가 그런 차림으로 온 것이 잘못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치료비라는 명목 하에 한순간에 나가버린 엄마가 뼈 빠지도록 벌어온 돈 때문이었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리고 그날 이후였던 것 같아. 난 점점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가 되어갔어 공부도 손을 놨고... 엄마 듣고 있어?”

 

  짧은 적막 후에 동재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난 그냥저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돈을 벌기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어. 이것저것 일해 보다가 금방 또 그만두고 돈 생기면 술 마시고 그 마저도 떨어지면 엄마한테 다시 의지했지. 그러던 차에 어느 날 TV를 보는데 다혜가 나오는 거야. 그때 난생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그래서 매니저 일을 시작했지 한은아 매니저가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도 난 행복했어. 회사에 들리면 가끔 마주쳐서 인사정도는 할 수 있게 됐으니까... 난 행복했어. 근데 엄마는 행복해?”

 

  동재의 눈에서 커다란 물방울이 떨어졌다.

 

  “엄마는 내가 행복을 찾는 동안 뭐했어? 뭐했냐고! 여전히 식당에서 접시 닦고 엄마 보다 훨씬 어린 잡것들이 갑질 해도 고개 숙여 사과하고... 기껏 종이 쪼가리 몇 장 벌자고 웃음팔고... 이제는 엄마 인생도 살아갈 때도 됐잖아! 있지 은아가 우리 민재 학교도 보내준데... 엄마 수술비도 막 다 내주고... 이만한 수완이면 엄마 아들 성공했지 않아? 어? 눈 좀 떠서 날 봐봐! 이렇게 행복해서 웃고 있는 날 좀 봐보라고!”

 

  동재는 소리쳤다.

 

  그러나 그래프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좀! 일어나 보라고! 내가 당신 수술비 때문에 무슨 짓까지 했는지 알아? 내가. 내가.. 내가... 사람을 던졌어. 그게 누군지 알아? 내가 아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다혜야. 헤헤헤 웃기지? 내가 저 차가운 강바닥에다가 내던졌어... 어찌나 가슴이 찢어지던지... 막 날카로운 메스로 내 여기를 막 이렇게. 이렇게. 난도질해서 도려내는 것 같더라니까? 알아?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 내가 죽인 건 아니니까. 우리 위대한 갑인 한은아가 저지른 일이니까... 엄마의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동재는 울부짖었다.

 

  눈물이 앞을 가려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입만은 여전히 떠있었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내가 죽인 거나 진배없다고? 맞아! 맞아... 내가 동조한 일이지... 엄마 말이 맞아...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서 나 좀 때려줘. 내가 잘못했잖아... 젠장 내가 지금 엇나가고 있잖아! 그러니까 좀 일어나보라고! 어흐흑”

 

  동재는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동재는 울며불며 난동을 부리다가 어머니의 손을 부여잡고 기도를 올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아니 그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제 말을 듣고 있는 누구든 상관없습니다. 제발 우리 어머니 좀 살려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머리 숙여 빌겠습니다. 당신께서 제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 영혼이라도 바칠 수 있다면 그러겠습니다. 만일 죽어 영원한 노역에 시달리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만일 죽어 십자가에 매달려 매일 맹금류에게 심장을 파 먹히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만일 죽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지옥 불에 몸을 지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저희 어머니 좀 눈뜨게 해주십시오. 부디 어린양을 저버리지 마시옵소서...”

 

  동재의 간절한 기도에도 여전히 아무런 변화는 없었다.

 

  그러자 동재는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이 씨발 진짜 좆같네. 대체 당신은 하는 일이 뭐야? 당신이 만들어 놓은 피조물이라며! 좆같이 사는 모습 관망하는 것 말고 당신이 내게 해준 게 뭐냐고! 누구는 그 곱디고운 손으로 사람을 죽여도 저렇게 돈 많이 벌고 잘사는데 누구는 이렇게 갈라진 손으로 쌔가 빠지도록 일을 해도 거지 꼬라지를 벗어나지를 못하냐고! 어?!"

 

  동재가 불같이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뛰어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헤헤.. 에헤헤. 아하하 하하하하”

 

  갑자기 동재는 미친 듯이 마구 웃어댔다.

 

  그러다가 다시 어머니의 옆에 앉아 손을 매만지며 애원했다.

 

  “이것 좀 보라고요... 이 쩍쩍 갈라진 못생긴 손을 좀 보라고요... 이게 사람입니까? 이게 정녕 사람 손가락이라고 할 수 있냐고요?! 어흐흑... 그러니까 제발 좀 도와주세요. 안 그러면 나도 더 이상은 못 참아요. 이미 두 사람을 내가 죽였어요... 한 사람 더 못 죽일 것 같아요? 그게 당신이 원하는 바입니까? 당신이 만들어 논 피조물을 내 손으로 깨부숴버리기를 바라느냐고요. 난 우리 엄마가 죽으면 반드시 그년도 죽일 겁니다. 반드시...”

 

  동재는 격렬한 애원을 마치고 어머니 앞에 섰다.

 

  “미안해 엄마. 이런 추한 모습 보여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돈 구해서 돌아올게.”

 

  동재는 그대로 병실을 나갔다.

 

  그 순간 그래프가 일순간 높이 뛰었다가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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